나의 아름다운 비행 - 조종실에서 바라본 세상, 그 특별한 이야기
신지수 지음 / 책으로여는세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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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해보지 못한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이 늘 궁금하다. 내가 몸 담고 있는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가 늘 궁금하다. 그중의 하나 비행기 조종사라는 직업이다.

 

이 책은 현직 비행기 조종사가 쓴 에세이집이다. 흥미롭게 읽었는데 책 두께가 약간 얇은 게 좀 아쉽다. 나도 한가지 일을 20년 넘게 하고 있지만 그것을 이야기로 엮어낸다면 그리 많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아마 평생을 해도 그러지 않을까 싶다. 비행기 조종사라고 다르지 않을 것이다. 늘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일상적인 날들의 연속일 것이다.

 

그러나 비행기 조종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고 그 관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p.79....사람들은 목표점을 높은 곳에서만 찾으려 한다. 더 높을수록 더 원대하다. 뒤를 돌아보고, 낮은 곳을 쳐다보는 이는 진취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경기 중에 수비가 백패스를 하면 야유를 보내고, 희생번트보다는 홈런으로 점수를 내야 더욱 큰 박수를 받는다.

   하지만 비행은 늘 마지막에 낮은 곳을 조준한다. 미래와 정상보다는 과거와 집을 지향한다. 이미 높은 곳을 마음껏 날은 비행기는 집으로 그리고 원래의 자기로 돌아가는 것을 꿈과 모험의 피날레로 여긴다.

 

'비행기는 늘 마지막에 낮은 곳을 조준한다.'.....당연한 말인데 이 말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을 읽다보니 비행기 조종실에 앉아서 캄캄한 밤하늘을 날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단 한순간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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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천년의 시간을 걷다 - 벚꽃향 아련한 흥망성쇠 이야기 Creative Travel 3
조관희 글 그림 / 컬처그라퍼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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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이 된 도시, 교토.

 

이 책은 천년에 걸친 교토라는 도시를 제대로 설명해주고 있다. 시간별 구성도 좋고 역사적인 인물에 대한 설명도 좋고 기타 세세한  일본 문화에 대한 설명도 매우 적절하고 알맞다, 그리고 읽기에도 너무 지루하거나 너무 가볍지도 않으며, 어느 정도 지적인 향기마저 풍겨 읽는 내내 어떤 품격마저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도서관 서가에 꽂혀있는  이 책을 도서관에 갈 때마다 조금씩 읽다가 이제야 드디어 완독을 했다. 한참 걸렸다. 천년의 시간을 단 한순간에 읽어치우는 게 예의가 아니다 싶어서, 는 물론 아니었지만.

 

교토를 여행한다면, 교토를 제대로 알고 싶다면, 이 책이 훌륭한 안내자 역할을 하리라.

 

(어제와 오늘, 도서관에서 밀린 독서와 밀린 학교일을 하느라 녹초가 되어서 더 이상 쓸 여력이 없어서 이 정도로만 기록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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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학교 - 이정록 시집
이정록 지음 / 열림원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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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록 시인의 글은, 시집이건 산문집이건 큭큭거리거나 낄낄거릴 수 있어서 좋다. 점잖은 척 폼 잡지 않아서 더더욱 좋다. 시를 읽는 순간순간이 어찌나 유쾌하던지...

 

<저승사자>

 

세상 모든 집에

하느님을 보낼 수 없어서 어머니를 보냈다는

쑥스러운 말이 있더구나

 

세상 모든 집안에

저승사자를 보낼 수 없어서 아내를 보냈다는

얼토당토않은 말도 있더구나.

 

아내한테는 자식한테처럼 자분자분

이 어미한테는 아버지한테처럼 든든당당.

그럼 어디 감히, 저승사자가

이승에다 호적을 두겄냐?

 

'세상 모든 집안에/저승사자를 보낼 수 없어서 아내를 보냈다는' 구절을 읽고 한참을 숨 죽이고 웃었다. 도서관 일반실에서 읽고 있었다.

 

<남는 장사>

 

목 아파 죽겄다.

 

- 곡식자루 이고 장에 다녀오셨어요?

 

내다 팔 거나 있냐?

니들도 아버지도 다 떠나서 그렇지.

 

-돌아가신 지 이십 년 가까운데

아직도 목 빼고 기다리세요?

 

잠을 잘못 잤나벼.

이젠 베개까지 달아나야.

머리에 착 달라붙어서 자석베개련만.

 

-베개를 아예

요에다 꿰매놓으세요.

 

식구들 잠들었을 때

배갯머리 잘 디밀어줘라.

 

-자지 않고 베개만 지킨데요?

 

깜깜한 잠자리에 그런 눈길 두어 번이면

자식이고 아내고 지극정성을 다하는 법이여.

잠결에도 그런 건 다 느끼는 거여

그만큼 남는 장사가 어디 있겄냐?

 

요즈음 말썽꾸러기 녀석이 있어 속을 무척 상하고 있다. 그저께 금요일에도 그 녀석이 다른 녀석과 내 앞에서 보란듯이 싸우기에 싸움을 말리느라고 교무실에 붙잡아놨더니 자꾸 도망치기에 소리 좀 질렀더니 금새 목이 가버렸다. 내 목은 비교적 강인한 편인데 얼마나 사납게 질러댔으면 금방 목이 가버리나 싶어 한심하기도 하고...사실은 힘들다.

 

이 말썽꾸러기 녀석이 자꾸만 말썽만 피우는 건, 바로 잠결에 베갯머리 디밀어주는 사람이 없어서였다. 어려서 부모가 이혼하는 바람에 탁구공처럼 이 사람 저 사람 손에서 옮겨가며 자랐다. '깜깜한 잠자리에 그런 눈길 두어 번이면' 이 아이도 다른 아이들처럼 '지극정성'다하는 평범한 아이로 자랐을텐데. 지금은 너무나 멀리 베갯머리가 떨어져있다. 아마 이 아이에게는 지금 베고 잘 베개가 없는지도 모른다.

 

에이, 이 시인의 시는 모처럼 유쾌한가 싶어 혼자서 숨 죽이며 키득거리다가 끝내는 가슴에 묵직한 바위 하나 얹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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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퇴근길. 퇴근하기 위해 출근한다고 할만큼 이 길은 매력적이다.

 

평소 한 시간 걸리는 퇴근길이 폭설 때문에 한 시간 십 분이나 걸렸다. 걸어도 걸어도 길이 줄어들지 않았다. 겨우 공원 출구가 보이는 지점에 이르니 가로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이런 날은 공원에 산책나온 사람도 드물다.

 

 

사진이 흔들렸군. 눈길을 걷는 내 발걸음도, 인적 드문 공원을 걷는 내 마음도 이렇게 흔들렸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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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일본 - 닌자와 하이쿠 문화의 나라
모로 미야 지음, 김택규 옮김 / 일빛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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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라면,목욕,세시풍속,괴담 등 이야기로 읽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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