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 속, 높은 곳에서 자생하는 병풍취. '산나물의 여왕'이라는 별명대로 맛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나 할까. 상큼하고, 향취가 남다른 것이 고기와 함께 먹으면 고기맛을 못 느낄 정도여서 딸아이는 고기 먹을 때 상추와 깻잎은 먹어도 병풍취는 먹지 않는다. 저 길다란 줄기를 살짝 껍질을 벗겨서 딸아이게 건네주면 냉큼 받아서 아작아작 잘 씹어 먹는다. 맛만 좋을 뿐인가. 크기는 엄청 커서 봄나물의 대왕급쯤 된다. 말하자면 크기는 대왕급, 맛은 여왕급이다.

 

병풍취를 산에서 채취하는 일은 언감생심. 현지인인 지인이 채취하여 냉장고에 고이 보관해둔 것을 선뜻 우리에게 주는 바람에 맛보게 되었다. 우리가 귀한 대접을 받은 것이다. 가을에 송이와 능이가 최고라면 봄엔 단연 병풍취가 최고다. 그간 강원도 오지을 오가며 얻어듣고 얻어먹은 경험에 따르면 그렇다는 말이다.

 

병풍취는 봄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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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5-07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병풍취의 봄 맛. 궁금하네요..^^

nama 2017-05-07 22:21   좋아요 0 | URL
제가 먹은 봄 나물 중 최고라는 의미지요.^^ 반하실 거예요.
 

 

 

 

 

 

 

 

 

 

 

 

 

 

사회과학자들은 우리가 느끼는 행복 중 약 70%가 질적인 면에서나 양적인 면에서나 친구, 가족, 직장 동료, 이웃과의 관계에서 나온다고 추정한다. 살다가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는, 주위 사람들의 정이 고통을 덜어준다. 그리고 좋은 시절에서 주위 사람들 덕분에 행복이 한층 더 커진다.

따라서 행복의 가장 큰 원천은 타인이다. 그럼 돈의 역할은 뭐지? 돈은 우리를 타인에게서 고립시킨다. 돈 때문에 우리는 주위에 실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벽을 쌓아 올린다. 우리는 학생들이 들끊는 대학 기숙사에서 아파트로, 다시 단독주택으로 차츰 옮겨 간다. 아주 돈이 많다면, 아예 넓은 땅을 사서 저택을 짓기도 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신분이 상승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벽을 쌓아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다.   - 169쪽

 

 

타인은 행복의 가장 큰 원천이자 지옥의 가장 큰 원천이기도 하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지옥이 될 수도....

 

우리의 행복은 전적으로, 철저히 다른 사람들과 관련되어 있다. 가족, 친구, 이웃, 게다가 우리가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무실 청소부까지도 모두. 행복은 명사도, 동사도 아니다. 접속사다. 연결 조직.      -4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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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찾아 세계 일주를 하다니...배포 하나 크다. 흥미롭게 읽고 있는데 이 책 속에 인용된 책과 그 책 속의 구절들이 오늘따라 마음을 파고든다. 적어놔야겠다.

 

 

 

 

 

 

 

 

 

 

 

 

 

 

풍경은 개인의 역사와 부족의 역사가 시각적으로 구현된 것이다.

언뜻 이해되지 않는 문장인데,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장소가 타임머신과 같다는 뜻인 것 같다.'고.

 

 

 

 

 

 

 

 

 

 

 

 

 

 

 

 

우리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없다는 말이 사실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랑, 범죄, 행복, 운명적인 결정이 이루어진 곳으로 되돌아갈 수는 있다. 그런 일들이 벌어진 장소는 계속 남아 우리의 소유가 될 수 있으며,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그런 사람(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우주시민임을 느끼며, 우주가 보여주는 장관과 우주가 주는 기쁨을 흔쾌히 즐긴다. 그는 자신이 후세에 태어날 사람들과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죽음을 생각하며 고민에 빠지지 않는다. 우리는 삶이라는 개울과 이처럼 심오하고 본능적으로 하나가 되는 것에서 가장 커다란 기쁨을 얻을 수 있다.

 

 

소아마비 백신의 발명가인 조너스 소크가 이런 말을 했단다.

 

인생의 가장 커다란 목적은 "좋은 조상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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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전 복도에서 동료가 묻는다.

 

"오늘 중요한 거 있어요?

 

"중요한 거요?...오늘도 버티는 거죠."

 

"존버정신을 아세요?"

 

"?"

 

"존나게 버티는 거래요. 이외수가 한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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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환자들로 붐비는 단골의원은 대기 시간이 평균 1시간이나 된다. 어쩌다 날씨가 궂을 경우 그나마 환자가 적어서 기다리는 시간이 단축되지만 그것도 예상할 수 없다. 이 의원의 의사는 친절하고 상냥한 성품이고 늘 성실한 모습이어서 절로 신뢰감이 드는 분인지라, 내가 그렇듯, 많은 사람들이 단골로 삼고 있다. 심지어 멀리 다른 곳으로 이사간 후에도 병원만은 이 병원을 찾아오는 사람도 있다. 나도 20년 넘게 이 의원을 친정 출입하듯 드나들었다. 나중에는 남편까지 이끌고.

 

익숙한 병원 풍경 하나. 1시간이나 순번이 오기를 기다리다보면 대기실엔 늘 말끔한 양복차림의 젊은 남성이 다소곳이 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떤 때는 두 명씩이나 눈에 띄는데 한눈에 보아도 환자는 아니다. 아니나다를까. 칙칙하고 지루한 낯빛의 환자들을 제치고 이들은 다음 진료차례를 나타내는 모니터에 이름도 오르지 않은 채 어느 순간 진료실로 들어가는 특혜를 누린다. 틀림없이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이다.

 

10년도 훨씬 이전, 얼떨결에 고혈압 환자가 되었다. 혈압이 높으니 몸무게를 5kg정도 줄여서 혈압을 떨어뜨리지 않으면, 당장은 괜찮아도 나중엔 합병증으로 고생하게 된다기에, 몸무게를 줄여볼 생각은 해보지도 않은 채 덜컥 약을 먹기 시작했다. 고도비만도 아니고 약간 표준 체중을 넘은 정도에서 몸무게를 그 정도 줄인다면 혹여 바람에 날아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함께. 몇 년 후엔 중성지방이 높다하여 그 약까지 복용하게 되었다. 약만 처방하는 친절하고 상냥한 단골의사만 믿고.

 

친절함. 언젠가는 남편과 함께 진료실에 들어갔는데 남편이 혈액검사를 받기 위해 옆 방으로 가게 되었다. 진료실에 덩그러니 홀로 남은 나는 남편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그동안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채 첫마디가 끝나기도 전에 대기실로 가시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날은 내가 환자로 온 게 아니어서 나를 상대할 의무가 없음을 상기시키는 행동이었다. 순간 20여 년 간의 신뢰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환자는 그저 의약 소비자에 불과하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그러면 당신은 그저 약만 처방하는 전문가? 제약회사와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고?

 

우리 몸에 불편한 증상이 생겨 병원에 가면 현대 의학은 약을 주거나 수술을 권합니다. 저 역시 처음 진료를 하면서 선배들에게 배운 노하우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환자들을 많이 만들어내야 병원 운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공중보건의를 하던 시절에 공중보건의협회에서 주관하는 고혈압 유병률 조사에도 참여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소리 없는 살인자, 고혈압'이라는 조금 무서운 표현을 써가면서 마을 회관에 주민들을 모아놓고 혈압을 재준 뒤 조금 높게 나온 주민들은 다시 보건지소로 불러 재검한 다음 계속 혈압이 높으면 약을 처방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고혈압이 사람을 죽이는 질병이라고 교육한 뒤 보건지소에 오게 해서 혈압을 잴 때는 누구도 편안한 상태가 아니었을 것입니다. 즉 상당한 불안감을 안고 왔을 때에는 당연히 혈압이 올라가 있을 터이고, 그것이 정상적인 과정입니다. 그런데도 이제부터 당신은 고혈압 환자라고 이야기해주고 앞으로 평생 약을 먹으며 살아야 한다고 친절하게 알려주었습니다.

 

현대 의학의 대증 치료를 하는 병원은 환자가 늘기를 바랍니다. 그런 이유로 환자를 만들어낼 궁리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건강교육을 할 때 우리나라 병원은 전 국민이 약을 먹는 그날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반대로 모든 국민이 건강해지면 망하는 것은 병원이고 제약 회사일 것입니다.

 

 

두 달 전. 대체의학, 통합의약으로 불리는 자연치유에 기대를 품고 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주로 장 해독과 영양보충을 핵심으로 하는데 물론 전반적인 식습관을 새롭게 바꾸어야 했다. 그 맛있는 남이 해주는 직장의 급식도 끊었다. 급식 뿐 아니라 그간 오랫동안 복용했던 혈압약도 고지혈증약도 다 끊었다. 약을 끊은 후, 혈압은 그럭저럭 정상 범위에 머무는데 직장에서 혈압을 재면 조금 올라가는 수준. 딱히 걱정할 정도는 아니란다. 빨간색으로 표기되었던 염증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왔는데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아직도 빨간 수치가 몇 개 더 있다. 혈압약 끊은 것만 해도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내 마음도 내가 모르는지라. 이러다가 어느 순간 옛시절로 돌아가 이 약 저 약 먹게 될지도 모른다. 그럴 때마다 '양심적인' 의사들이 써내려간 이와 같은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다잡아야겠다. 죽을 때 죽더라도 돈에 휘둘리는 한낱 의약품 소비자로 남아 저들의 배를 채워주고 싶지 않다.

 

 

증상이 심해지면 다들 큰 병원으로 가서 좀 더 정확한 값비싼 검사를 받고 진단명을 받아 들게 되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약물 투여가 시작됩니다. 진짜 질병의 원인이 무엇인지도 모른 체 말입니다.

우리가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약이 있을까요? 저는 단 한 가지도 없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우리 몸은 스스로 증상을 일으키고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믿고 따르는 것이 선행될 때, 단 한 알의 약이라도 체내에 들어오는 것을 거부하게 될 것이고 그래야 건강해집니다.(중략)

그러기 위해서는 질병에 대한 두려움부터 없애야 합니다. 질병은 나를 죽이는 것이 아니므로 질병이 생겼을 때 병원에 반드시 가야 할 필요도 없고 약을 먹어야 할 일들도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몸에 불편한 증상이 생겨 병원에 가면 이런저런 약을 처방해주면서 꼭 챙겨 먹어야 한다는 소리를 합니다. 더 나아가 약을 안 먹으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도 따라붙습니다. 결국 몸이 나빠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환자가 되고 마는 것입니다.(중략)

질병에는 분명한 원인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원인을 제공한 것은 자기 자신입니다. 내가 만든 질병을 누가 고쳐야 하겠습니까? 나 외에는 그 누구도 어떤 물질도 질병을 치유할 수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불치병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불치의 습관이 있을 뿐입니다.

 

아프다니까 내 주위에서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내용은 소위 명의를 찾아 유명 대학병원으로 가보라는 것이다. 이게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반응들이다.

 

두 번째 밑줄. 어느 병원의 의사가 꼭 저랬다. 약을 꼭 먹으라고. 약국의 약사는 신이나서 말했다. 평생 먹어야 한다고. 무조건 먹어야 한다고.

 

의심하면서 살아야겠다.

 

아직도 크론씨병을 검색하면 원인은 알 수 없다고 나옵니다. 제가 의과대학에서 배웠던 내용을 지금도 똑같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말 원인을 모를까요? 어쩌면 알고 싶지 않은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환자가 계속 약을 먹고 그러다 증상이 심해져서 수술까지 하게 되면 병원으로서는 나쁜 일이 아닐 테니까요.(중략) 원인을 모른다고 하면서 약물만 처방하는 병원을 다녀서는 절대 치유될 수 없습니다. 미 병은 본인이 만든 병이어서 본인만이 치유할 수 있는 것이므로 올바른 방법만 안다면 약을 먹거나 수술할 필요가 없는 질병입니다.

제가 이런 내용을 제 블로그에 써놓았더니 어떤 분이 댓글을 달았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전파해서 환자들이 따라 하다가 잘못될까 두럽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마 제 글을 읽고 따라 했을 때 가장 두려운 쪽은 환자가 아니라 약과 수술로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고칠 수 없는 불치병이라고 했는데 먹는 것만 바꿔도 낫는 질병이니까요. 우리 몸에 생기는 질병은 분명한 원인이 있습니다. 그 원인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 뿐입니다. 

 

이제 의사를 판단하는 기준이 생겼다. '원인'을 분명히 말해줄 수 있는 의사가 좋은 의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블로그

http://dr.ottuk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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