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이 사는 연립주택단지 옆.

꼬부랑 할머니가 매일 가꾸는 작디 작은 텃밭. 

감히 누구도 담배꽁초 하나 버리지 못하는 곳.

카메라 무겁다고 2g폰으로 대충 찍자니 할머니께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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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7-11-07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끈으로 묶어 놓으셨네요 ^^ 곧 김장 하는데 유용하게 쓰이겠지요?

nama 2017-11-08 07:01   좋아요 0 | URL
도시의 오염된 땅에서 자란 작물이라서 먹기엔 좋지 않을 수 있어요. 안타까운 일이지요.

나와같다면 2017-11-08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배추군요
상추인 줄 알았습니다 --;;

nama 2017-11-08 18:45   좋아요 0 | URL
배추는 배추인데 시멘트 섞인 땅이어서요.ㅠㅠ
 

 

지난 달 학생들을 인솔해서 어느 외국어교육연수원에 갔었다. 아침에 시작해서 점심 먹고 오후까지 이어지는 프로그램이라서 학생들에게는 점심이 무료로 제공되었다. 그런데 학생들을 인솔한 교사에게는 점심이 유료가 아니었다. 점심값 4,000원을 담당자에게 건네며 투덜거렸더니 그게 그렇다고 한다. 교사는 출장비를 따로 받기 때문에 4,000원짜리 점심을 얻어 먹게되면 이중으로 받게 되는 거라서 감사에 걸린다고. 하루 출장비는 10,000원이다.

 

새록새록 터지는  박근혜정부 때의 온갖 수작들이 정말 가관이다. 구역질조차 아깝다. 이런 글조차 구질구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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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근무를 할 경우 일일이 수기로 시간을 써넣던 것을 개선하고자 당직실에 지문인식기가 설치됏다. 기초작업으로 지문을 등록해야 한다기에 오른손 검지를 인식기에 넣었다. 등록 실패! 오른손 엄지도 실패. 물티슈로 다른 손가락들을 박박 문질렀다. 왼손 엄지, 검지도 실패.  이것만은 아닌데 하며 마지막으로 왼손 가운데 손가락을 넣었는데 이것도 실패다. 지문이 닳아서 그렇다는데, 아, 내가 일을 많이 하긴 했구나! 예전에 우리 엄마도 지문이 닳아서 주민등록증 만들 때 애를 먹었노라고 하셨다. 실제로 엄마의 손은 노동의 흔적이 여실히 드러난 거친 모습이었다. 그에 비하면 내 손은 아직도 아름다운 자태(?)를 뽑내고 있다. 옛말에 '손 발 예쁜 미인이 없다' 고 하듯 내 손은 내가 미인이 아님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증거로써 더할나위 없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학창시절엔 친구들이 '손콘테스트'에 나가라고 할 정도였다.

 

결국 손가락 등록을 포기하고 아라비아숫자로 된 비번을 따로 암기하기로 했다. 과히 나쁘지 않다. 아니 다행이다. 적어도 게으르게 살아온 것은 아니니까. 그러나 이젠 내 손을 아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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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7-11-03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노동도 별로 안했는데 지문 인식 안된지 벌써 오래 되었어요 ㅠㅠ 아마 지문이 얕게 새겨져 있나보죠.

nama 2017-11-04 21:02   좋아요 0 | URL
컴퓨터 자판 두드리는 것도 노동이 아닐까요. 근데 자판 두드린다고 지문이 닳을까요?
 

 

거의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옆자리 동료와 같은 공간에서 지낸 지 8개월이 되었다. 나이도 비슷하다. 급식을 거부하고 소박한 점심을 함께 먹은 지도 꽤 되었다. 하루도 아프지 않은 날이 없는 통증을 달고 사는지라 틈만 나면 내 옆자리 동료에게 하소연을 하곤 했다. 오늘은 어디가 아프고 어떻다고....미안할 정도였다. 병원이 어떻고 하는 얘기도 귀가 따갑게 읊었다.

 

오늘, 내 옆자리 동료가 그런다. 자기도 가끔 손가락이 아프지만 며칠 지나면 그냥 낫는다며 나도 그런 거 아니냐고 묻는다. 순간 말문이 막혔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같은 말을 반복해야 하나.

 

내 부어오른 손가락을 볼 때마다 돌아가신 엄마가 생각난다. 엄마는 자주 당신의 퉁퉁 부어오른 손가락을 식구들에게 보여주곤 하셨다. 종종 있는 일이고 엄마를 뺀 나머지 식구들은 아프지 않은지라 위로의 말도 별로 건네지 않고 그냥 무심히 듣곤 했다. 기껏해야 병원에 가보시라는 말 정도를 했을 뿐이었을 게다. 그러면 엄마는 더 이상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실망하는 표정을 짓거나 섭섭하다는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그냥 가만히 계셨다. 그게 다였다. 다시 일상이 이어지고, 며칠 후 엄마는 손가락을 보여주시고, 우리는 또 무심히 엄마의 손가락을 바라보았다. 아무데도 아프지 않은 우리는 엄마가 얼마나 아프셨는 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부끄러운 얘기이다.

 

내 가방에 달고 다니는 노란색 세월호 리본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내가 얼마나 타인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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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의 미학 - 20주년 개정판
승효상 지음 / 느린걸음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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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이지만 학교라는 테두리를 벗어난 공간이 아닌 곳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공간. 업무 아닌 업무. 인솔하고 온 학생들은 저쪽 공간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나는 이쪽 공간에서 주어진 일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오늘의 내 업무는 수업이 아니라는 것. 수업 받는 아이들을 기다리는 일이다. 좋다. 잠시나마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이 작은 책을, 이 작디 작은 책을 여러 공간에서 나누어 읽는다. 역시 아이들을 인솔하는 일을 끝낸 후, 딸을 만나러 간 대학교정 나무 그늘에서 읽고, 오늘은 연수원에서 아이들이 수업 받는 교실 옆에서 이 책을 읽는다. 낯선 공간에서 읽는 맛이 각별하다. 이 책은 책을 읽은 공간을 품게 될 것이다, 나에게는.

 

나는 이를 '빈자의 미학'이라 부르기로 한다.

빈자의 미학. 여기에선 가짐보다 쓰임이 더 중요하고, 더함보다는 나눔이 더 중요하며, 채움보다는 비움이 더욱 중요하다.

 

I shall call this the "beauty of poverty".

Because of poverty. Here, it is more important to use than to have, to share than to add, to empty than to fill.

 

승효상의 철학이 담겨 있는 명문장이다.

 

우리말 어감도 좋지만 영어 표현도 매우 매끄럽다. 착착 감긴다.

 

 

반기능

우리가 지난 몇 십 년간 교육 받아온 '기능적'이라는 어휘는, 그 기능적 건축의 실현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을 피폐화시켰는가. 보다 편리함을 쫓아온 삶의 모습이 과연 실질적으로 보다 편안한 것인가. 살갗을 접촉하기보다는 기계를 접촉하기를 원하고, 직접 보기보다는 스크린을 두고 보기를 원하고, 직접 듣기보다는 구멍을 통해 듣기를 원하는 그러한 '편안한' 모습에서 삶은 왜 자꾸 왜소해지고 자폐적이 되어가는가.

우리는 이제 '기능적'이라는 말을 다시 검증해야 한다. 더구나 주거에서 기능적이라는 단어는 우리 삶의 본질하머 위협할 수 있다. 적당히 불편하고 적절히 떨어져 있어 걸을 수밖에 없게 된 그런 집이 더욱 건강한 집이며, 소위 기능적 건축보다는 오히려 반(反)기능적 건축이 우리로 하여금 결국은 더욱 기능적이게 할 것이다.

 

주말이나 공휴일에 도로가 꽉 막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많은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나도 이따금 그 인파 중의 하나가 되지만 나는 그 많은 사람들을 집 밖으로 몰아내는 주된 이유가 아파트라는 공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아파트는 거주 공간으로는 대단히 편리한 곳이다. 지붕이 샐 염려도 없고, 집안으로 빗물이 들이닥칠 일도 없고, 빨랫줄에 넌 빨래를 걷어야 할 걱정도 없고, 땔감이나 연탄을 들여놔야 하는 걱정도 없다. 집을 지키는 똥개 따위를 키울 필요도 없다. 도대체 할 일이 없는 것이다.

 

반면, 숨을 데가 없는 곳이 아파트이다. 어린 시절 그 불편하고 바람 숭숭 들어오는 재래주택에서 살 때는 속상한 일이 생기거나 숨어들고 싶을 때는 아무도 찾지 않는 나만의 공간이 집안 곳곳에 있었다. 생쥐가 드나드는 광, 어두컴컴한 다락방, 낡고 못쓰는 물건들이 쌓여있는 뒤란에서 상처난 마음을 달래곤 했다. 그러나 아주 편리하고 기능적인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이 숨을 곳들이 모조리 사라져버렸다. 이제 숨을 곳이 없으니 그 숨을 곳을 찾아 밖으로 밖으로 나가게 된 것이다. 너무 편리해서 심심한 곳이 되어버린 게 아파트이다.

 

하나 더. 이런 아파트가 돈이 되어 버린 세상이 안타깝다. 아파트는 집이 아닌 곳이 되어버렸다.

 

 

저자의 말처럼, '적당히 불편하고 적절히 떨어져 있어 걸을 수밖에 없게 된 그런 집이 더욱 건강한 집'이고, '기능적 건축보다는 오히려 반(反)기능적 건축이 우리로 하여금 결국은 더욱 기능적이게 할 것이다'.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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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7-10-19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 노무현대통령 묘역 설계하신 분이시죠?
봉하에 갔을 때 승효상님이 어떤 의미로 설계하신건지 조금은 알것 같았어요

nama 2017-10-20 07:02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제가 봉하에 갔을 때는 묘역 완성 전이라 좀 아쉽네요.
부여에 있는 신동엽문학관도 이 분이 설계하셨는데 인상적이었어요.

보통 2024-01-19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선생님 리뷰를 보고 책 구입을 결심했습니다. 건축이라는 학문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글이었어요. 감사합니다.

nama 2024-01-25 12:55   좋아요 0 | URL
제겐 좋은 책이었는데 보통님에게도 좋은 책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