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스님들의 못 말리는 수행 이야기
천진 지음, 현현 엮음 / 불광출판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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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쪽.  티벳 밀교 수행에는 다음과 같은 관상법이 있다. 

"숨을 들이 쉴 때마다 세상의 모든 고통과 괴로움이 검은 연기로 내 안으로 들어오고, 숨을 내 쉴 때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자비스럽고 평온한 에너지가 흰빛으로 나간다." 

114.  상대방이 화를 내면 당신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할 것인가? 화를 화로 되돌려주지 말고 연민심과 자비심으로 바꾸어서 돌려주어야 할 것이다. 늘 맑은 기운만 받아들이고 탁한 기운은 내 보내려는 사고는, 다른 사람에게서 자비와 사랑의 에너지는 착취하면서 자신은 세상에 도움이 안되는 생각들만 쏟아내는 것과 다르지 않다......숨을 쉴 때마다, 어떤 사람은 세상을 해롭게 하고, 반대로 어떤 사람은 세상을 이롭게 함과 동시에 자신의 자비와 지혜를 점차적으로 확장시켜 나간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아직도 맑은 기운을 받고 싶은가, 아니면 맑은 기운을 내 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한 권의 책에서 한가지 만이라도 행동으로 옮겨봐야겠다는 다짐이랄까, 그런게 생긴다. 가끔씩은 이런 책을 읽고 정신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점점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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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 (양장) -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
혼마 야스코 지음, 이훈 옮김 / 역사공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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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노무현 대통령의 49재가 있는 날이다. 그때의 충격과 슬픔, 분노도 이제는 서서히 잦아들고 있다. 그래도 살아남은 사람은 살게 마련이다,라고 했던가. 어떻게든 그래도 삶은 살아진다. 조금만 비겁해지려고 마음 먹으면 못살 것도 없는데...그래도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인지는 모르겠지만.

고종의 고명딸이며 이씨 조선의 마지막 왕녀였던 덕혜옹주에 관한 책을 읽었다. 평소대로라면 나는 이런 류의 책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는다. 더구나 왕조사하면 더욱 질색이다. 그런데 이 책이 그런 나의 편견과 무지를 단박에 깨뜨렸다. 덕혜옹주의 생애를 집중 조명하면서 그를 둘러싼 오해를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열정과 솜씨가 독서의 즐거움을 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눈시울을 적시고 위안을 받았다면, 시대의 희생양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한 여자의 쓸쓸하고도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운 삶을 그래도 한조각 살려내려고 애썼다는 점이다. 남편이었던 대마도의 백작인 소 타케유키의 인간됨을 누누이 강조하면서, 한 여자로서 그리고 한남자의 아내로서 사랑을 받았다는 점에 시종일관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읽다보면 그대로 믿고 싶은 심정이 강렬해진다. 묘한 느낌이다.   

덕혜옹주의 정신분열증을 설명하기위해 저자가 어느 책에서 인용한 부분 -' 분열증 환자(여성)들에게서는 "모성"적인 것에 대한 경험이 공통적으로 결여되어 있었다' - 은 나름 탁월한 해석이라고 여겨진다. 결과적으로 덕혜옹주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평생 정신병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는데 이를 둘러싼 많은 오해를 풀이하면서, 내내 침묵을 지키며 뭇오해를 감당할 수 밖에 없었던 소 타케유키를 위해서도 많은 장을 할애하고 있다. 그들을 향한 시선이 참 따뜻하다.

덕혜옹주에 대한 인간적인 연민일까? 물론 이 책을 쓴 사람이 일본인이라는 사실을 꼭 집고 넘어가야한다. 가해자인 그들의 입장에서라면 이렇게해서라도 그들의 죄책감을 덜어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일본과의 관계에서는 왜 꼭 이런 부분을 따지게 되는지..어지럽다.) 

하나 더. 덕혜옹주에게는 마사에라는 딸이 있었는데 어느 날 홀연히 사라져서 행방불명 되었다한다.  그녀의 장례식에는 '작은 항아리에 한 알의 진주를 넣고 그것을 상자에 담아 치렀다고 한다,' 그녀의 아버지였던 소 타케유키는 생전에는 끝내 마사에의 사망신고를 내지 못했다고도 한다. 1976년에 발표된 그의 <진주>라는 시가 심금을 울려 옮겨본다. 마침 노무현 대통령 49재라서 더욱 더 절절하게 다가온다. 

   
 

여름 산 푸른 잎 우거진 길을 넘어갔음에 틀림없다
  

바위가 많은 곳을 지나가면 

작은 돌들이 뒹구는 강가 

그날 그 언저리는 

비가 내렸을 것이라 한다 

조금만 더 가면 길은 끊겨버린다 

하늘로 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하늘로 날아가 버린 걸까 하얀 비둘기처럼 

(일부러 버렸을까 젊은 날의 갈피를) 

 

납골당의 작은 항아리에 

면으로 휘감겨 있는 작은 진주여!                                                  

 
   
17살에 앓기 시작한 정신분열증은 77세로 세상을 마감할 때까지 덕혜옹주를 괴롭혔다한다. 그 한많고 쓸쓸한 인생을 그나마 한조각 복원하려고 애썼던 이 일본인 저자가 그래서 참 고맙고 몇 년에 걸친 열정의 작업에 새삼 감탄스러워진다. 어디까지나 고마운 것은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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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부터 내 피부는 검은 색                                 
WHEN I BORN, I BLACK
 
자라서도 검은 색                                                        
WHEN I GROW UP, I BLACK
 
태양아래 있어도 검은 색                                             
WHEN I GO IN SUN, I BLACK
 
무서울 때도 검은 색                                                    
WHEN I SCARED, I BLACK
 
아플 때도 검은 색                                                        
WHEN I SICK, I BLACK
 
죽을 때도 여전히 나는 한 가지 검은 색이죠              
AND WHEN I DIE, I STILL BLACK
 
그런데 백인들은                                                        
AND YOU, WHITE FELLOW.
 
태어날 때는 핑크색이잖아요                                          
WHEN YOU BORN, YOU PINK
 
자라서는 흰색                                                               
WHEN YOU GROW UP, YOU WHITE
 
태양아래 있으면 빨간색                                                  
WHEN YOU IN SUN, YOU RED.
 
추우면 파란색                                                                
WHEN YOU COLD, YOU BLUE.
 
무서울 때는 노란색                                                         
WHEN YOU SCARED, YOU YELLOW
 
아플 때는 녹색이 되었다가                                               
WHEN YOU SICK, YOU GREEN.
 
또 죽을 때는 회색으로 변하잖아요.                                            
AND WHEN YOU DIE, YOU GRAY.
 
그런데 백인들은 왜 나를 유색인종이라 하나요?                         
AND YOU CALLING ME COLO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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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역사를 따라걷다
이훈 지음 / 역사공간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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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 그 일본의 변경 지방인 대마도.   

언제부턴가 그 대마도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대강 대마도에 대한 서적을 검색해보면 '대마도는 우리땅', '대마도는 우리의 속국이었다' 는 식의 무슨 동시상영 영화 타이틀 같은 제목이 그리 많은지, 결국 이 책이 알맞겠다 싶었는데 알라딘에서는 구할 수 없어서 교보문고에서 겨우 구해 읽었다. (동종 업종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그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서로를 살리는 길이다.)
 

약간 지루한 감이 없지 않으나  설명이 차근차근하게 잘 되어있다. 읽어보지 않아도 읽은 것 같은 명작 소설 같았던 대마도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역사가 켜켜이 쌓여있는 땅이 조금씩 실체가 잡히는 듯하다. 역시 우리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역사의 땅이다. 

조선시대의 통신사, 최익현, 덕혜옹주, 그리고 이름없는 수많은 사람들. 한국전쟁 때는 대마도로도 피난을 갔었다고 하니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책을 쓴 이훈이라는 분이 덕혜옹주 얘기를 재미있게 풀어 놓았는데 역시 <덕혜옹주>라는 일본서적을 번역하기도 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다음에는 그 책을 읽어 볼 생각이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교토건 변방이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할 숙제같은 나라다. 그래서 일본 여행은 답사여행일 수밖에 없나보다, 내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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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강상중
강상중 지음 / 삶과꿈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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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재일로 태어났는가. 재일이란 어떤 사람인가. 나는 그것에 대해 내내 질문해 왔다. 그것의 답을 나는 '동북아시아에 산다'라는 것으로 활로를 찾은 것이다.(219쪽)

 
   

재일 교포 2세. 지문날인거부 제1호. 동경대 교수.....저자 강상중을 표현할 수 있는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동북아시아에 산다'에서 활로를 모색한 과정을 쓴 자전적 에세이이다. 다른 삶의 배경을 살고 있지만 충분히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그의 부모 세대인 재일 1세는 배경만 다를 뿐 한국전쟁때 월남했던 우리 부모의 삶과 많이도 닮아있다. 읽으면서 나도 우리 부모 세대의 이야기를 남겨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웬지 서글퍼지는 기분도 숨길 수 없었다.  

인사이더이자 아웃사이더인 재일인들의 삶. 이 책에서 인상적인 것은, 1세대가 주어진 조건에서만 머뭇거렸다면 2세대인 저자는 그것을 뛰어넘어 더 넓고 더 바람직하고 더 적극적인 삶을 모색해나갔다는 점이다. 70, 80년대의 격동기를 겪으면서 끊임없는 고민과 사색을 통해 자신의 행동양식과 가야 할 길을 철저하고도 치열하게 모색해나가는 과정은, 뭐라할까, 한 편의 드라마 같다고 하면 너무나 상투적인 표현이 되려나. 같은 시대를 살면서도 더 열심히 살아간다는 것이 이런 모습일까? 저자의 이 같은 치열한 삶을 통해 세상은 조금씩 진보하고 나아지는 것이리라.

그러나 이 책 자체는 불만스럽다(내용이 아니라). 번역자의 세대가 한문 세대라 그런지 한자 처리가 매우 부자연스럽고 매끄럽지 못하다. 다른 언어에 비해 일본어 번역서가 읽기가 쉽다고 생각해왔는데 그런 것도 아니라는 것을 새삼 알았다고나할까. 그리고 너무 자세한 주석이 때론 이해를 도와주기도 했으나 불필요한 부분도 많았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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