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강상중
강상중 지음 / 삶과꿈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왜 재일로 태어났는가. 재일이란 어떤 사람인가. 나는 그것에 대해 내내 질문해 왔다. 그것의 답을 나는 '동북아시아에 산다'라는 것으로 활로를 찾은 것이다.(219쪽)

 
   

재일 교포 2세. 지문날인거부 제1호. 동경대 교수.....저자 강상중을 표현할 수 있는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동북아시아에 산다'에서 활로를 모색한 과정을 쓴 자전적 에세이이다. 다른 삶의 배경을 살고 있지만 충분히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그의 부모 세대인 재일 1세는 배경만 다를 뿐 한국전쟁때 월남했던 우리 부모의 삶과 많이도 닮아있다. 읽으면서 나도 우리 부모 세대의 이야기를 남겨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웬지 서글퍼지는 기분도 숨길 수 없었다.  

인사이더이자 아웃사이더인 재일인들의 삶. 이 책에서 인상적인 것은, 1세대가 주어진 조건에서만 머뭇거렸다면 2세대인 저자는 그것을 뛰어넘어 더 넓고 더 바람직하고 더 적극적인 삶을 모색해나갔다는 점이다. 70, 80년대의 격동기를 겪으면서 끊임없는 고민과 사색을 통해 자신의 행동양식과 가야 할 길을 철저하고도 치열하게 모색해나가는 과정은, 뭐라할까, 한 편의 드라마 같다고 하면 너무나 상투적인 표현이 되려나. 같은 시대를 살면서도 더 열심히 살아간다는 것이 이런 모습일까? 저자의 이 같은 치열한 삶을 통해 세상은 조금씩 진보하고 나아지는 것이리라.

그러나 이 책 자체는 불만스럽다(내용이 아니라). 번역자의 세대가 한문 세대라 그런지 한자 처리가 매우 부자연스럽고 매끄럽지 못하다. 다른 언어에 비해 일본어 번역서가 읽기가 쉽다고 생각해왔는데 그런 것도 아니라는 것을 새삼 알았다고나할까. 그리고 너무 자세한 주석이 때론 이해를 도와주기도 했으나 불필요한 부분도 많았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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