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동의 손바닥 아트
박재동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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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삭은 능청스러움이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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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사진 읽기 - 사진심리학자 신수진이 이야기하는 사진을 보는 다른 눈
신수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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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사진→다시 심리학으로, 경계를 넘나든 사람이 쓴 사진책이다. 이쪽 분야에 아는 바가 별로 없어서 이 책에 소개된 사진가들이 대부분 낯설다. 아주 유명한 작가인 배병우, 김영갑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다. 몰라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다만, 만연체의 글을 내가 잘 참아내지 못한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다. 이 책도 내게는 약간 만연체로 읽혔다. 다섯 줄 중 한두 줄을 건너뛰며 읽었다. 오늘은 시간도 넉넉했는데 찬찬히 읽히지가 않는다. 책을 서너 권 쌓아놓고 읽은 탓도 있다.

 

그래도 다음의 밑줄은 읽고 또 읽었다. 경계를 넘나드는 것도 좋고, 경계를 확인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도 좋다. '경계'라는 단어에 매력을 느낀다고나 할까.

 

그래, '머무는 자에게 기회는 없다.'

결과적으로 난 사진과 심리학을 둘 다 활용하는 사람이 되었다. 좋아하는 두 가지를 전부 지켰다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내가 선 땅이 위태롭다고 느끼지 않는다. 이 부분에 있어선 내가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에서 한가지 분명히 배운 것이 있다면 경계를 확인하는 작업을 지속해야만 경계를 넘나들 수 있고, 그래야만 내가 선 땅을 넓고 탄탄하게 다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머무는 자에게 기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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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장인 이유미박사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산림청에서 실시하는 연수에서 였다. 야생화나 나무메 문외한이었던 그간의 무지가 한순간 균열되면서 또 하나의 세계로 들어가는 순간이었다. '이런 것도 있었구나.'하는 놀라움에 눈이 번쩍 떠지는 황홀한 경험이었다. 뭐 그렇다고 해서 그후 내 생활이 확 바뀌었다거나 그쪽 세계로 급속히 빨려 들어갔다거나 하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나란 인간이 그렇게 바뀔 수 없다는 건 나 자신 너무나 잘 알고 있으므로. 그러나 그 놀라움과 새로움은 오래 지속되었다. 야생화와 나무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책들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수년 전의 일이다.

 

 

 

 

 

 

 

 

 

 

 

 

 

 

 

 

한달 전 드디어 말로만 듣던 최재천의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라는 책을 도서관  폐기 처분 코너에서 발견했다. 뜻밖의 횡재에 반가움을 금치 못했다. 역시 도서실 업무를 잘 맡았군, 하면서 황홀해 했다. 그러나 일상의 잡다한 업무에 지쳐 읽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오늘 비로소 완독했다. 다 읽고 난 느낌은, '동물 분야의 이유미'였다. 아마 최재천교수의 강의를 먼저 들었더라면 그 순서가 바뀌었을 지도 모른다. '식물 분야의 최재천'으로. 하여튼 두 분 모두 쉬운 글로 자신의 분야를 펼쳐주어서 고마울 따름이다.

 

 

 

 

 

 

 

 

 

 

 

 

 

 

         

 

비너스의 꽃바구니(출처: daum백과사전)

 

 

이 책이 앞으로 내 소유가 될 확률은 거의 없다.(절판된 책이 아니니 물론 새로 구입할 수도 있지만) 도서관 폐기 처분 코너에서 발견했지만 다시 살려놔야 할 임무가 내게 있으니까. 그래서 베껴본다.

자연계는 언뜻 보면 늙고 병약한 개체들은 어쩔 수 없이 늘 포식자의 밥이 되고 마는 비정한 세계처럼만 보인다. 하지만 인간에 버금가는 지능을 지닌 고래들의 사회는 다르다. 거동이 불편한 동료를 결코 나 몰라라 하지 않는다..다친 동료를 여러 고래들이 둘러싸고 거의 들어나르듯 하고...그물에 걸린 동료를 구출하기 위해 그물응 물어뜯는가 하면 다친 동료와 고래잡이배 사이에 과감히 뛰어들어 사냥을 방해하기도 한다....고래들은 또 많은 경우 직접적으로 육체적인 도움을 주지 않더라도 무언가로 괴로워하는 친구 곁에 그냥 오랫동안 있어주기도 한다.

코끼리들은 늘 신선한 물과 풀을 찾아 이동하며 살지만, 그렇게 이동하는 중에도 자기 어머니의 두개골이 놓여 있는 곳을 늘 잊지 않고 들러 한참동안 그 뼈를 굴리며 시간을 보낸다.

인간과 유전자의 거의 99%를 공유하는 침팬지 사회에서는 힘과 나이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른바 `끈`도 무척이나 중요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침팬지 사회에서는 무엇을 하느냐보다 누구를 아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

맵시벌 애벌레에게 농락당하는 거미의 운명...평소에는 우리가 흔히 보는 모양의 둥근 거미줄을 치던 거미의 몸에 맵시벌이 알을 낳아 애벌레가 자라기 시작하면 기괴한 일이 벌어진다. 거미는 홀연 섬세한 거미그물 만들기를 중단하고 강한 바람에도 끄떡없는 X자 모양의 구조를 만든다. 결국 맵시벌 애벌레는 거미를 죽이고 그 든든한 버팀 구조 한복판에 매달려 번데기를 튼다. 실험적으로 거미의 몸에서 맵시벌 애벌레를 제거하면 한 이틀 밤은 계속 애벌레가 원하는 X자형 구조를 만들지만 이내 정상적인 둥근 그물구조를 만들기 시작한다.
...우리 유전자들의 정체가 속속 밝혀지면 그중 상당수가 그 옛날 우리 조상들의 몸 속에 들어왔다 그냥 눌러앉은 바이러스들의 유전자들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우리가 모르는 가운데 얼마나 많은 기생생물들이 우리 몸 속에 들어와 우리로 하여금 하고 싶지 않은 크고 작은 일들을 하도로 조정하고 있을까 생각하면 적이 섬뜩하다.

한 정당이 스스로 개미라 칭할 때 대부분은 놀고 먹는 것처럼 보이는 일개미에 비유하는 것인지 아니면 국민들은 일개미처럼 죽어라 일하도록 만들고 그 위에 군림하는 여왕개미가 되고 싶은 것인지, 개미의 행동과 생태를 연구하는 나로선 뭔가 석연치 않다.

새들 중에서도 갈매기만큼이나 암수가 공평하게 자식 양육에 동참하는 예는 그리 흔치 않다. 조류학자들의 관찰에 의하면 갈매기 부부는 거의 완벽하게 열두 시간씩 둥지에 앉아 서로 알을 품는다. 그리고 나머지 열두 시간은 바다에 나가 물고기를 잡아들이는 바깥일을 본다. 바깥양반이나 집사람의 개념이 전혀 없는 사회다. 남녀평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갈매기가 우리 인간보다 훨씬 앞선 동물들이다.

일본에서는 `비너스의 꽃바구니(Venus`s flower basket)`라 부르는 바다 해면동물을 말려 결혼 선물로 주는 풍습이 있다. 재미있게도 이 해면동물의 몸 속에는 새우가 들어와 산다. 그런데 이 새우는 어려서는 비너스의 꽃바구니 몸에 나 있는 격자 무늬의 구멍으로 드나들 수 있지만 몇 번의 탈피를 거쳐 몸집이 커지면 더 이상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그 안에서 평생을 살게 된다. 그래서 비너스의 꽃바구니를 우리말로는 한자어를 빌어 `해로동혈(偕老同穴)`이라 부르기도 한다.
물론 새우는 비너스의 꽃바구니가 만들어준 아름다운 유리 격자 안에서 다른 포식동물들의 위협으로부터 보호를 받으며 편안하게 살지만,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가정이라는 창살 속에 갇혀 무료한 삶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왜 일본 여성들의 사회참여도나 여권이 대체로 우리 나라 여성들에 비해 뒤지는지 조금은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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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6회째 이어져오는 양평 산나물축제를 4회 때부터 다녔다. 작년에는 세월호참사로 축제가 취소되었지만 일부러 양평장날에 맞춰 다녀오기도 했다. 그러니까 횟수로 따지면 네 번 다녀온 셈이다.

그렇다고 이 산나물 축제에 뭐 깊은 뜻을 품었다거나 지대한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다보니 나이를 먹듯 그렇게 되었을 뿐이다. 흠, 나이를 이렇게도 먹는다.

 

분명 축제라서 이런저런 행사가 많은데 남편과 나는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기보다 오로지 나물만 사가지고 온다. 

 

그래도 오늘은 나물 구입하는 것 말고 두 가지를 더 했다. 행사장에서 생맥주 마시기와 주변 식당에서 밥먹기.시중에서 파는 kloud 보다 알콜도수가 높다는 kloud 생맥주는 예상보다 맛이 좋았다. 이른 아침부터 마시는 생맥주가 맛있기는 사실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목도 마르지 않고. 맥주를 마시는 조건으로는 썩 어울리는 상황이 아니다. 그런데도 맛있었다. 길 안내 엉터리로 한다고 타박을 주던 남편도 요순간만은 그리 밉지 않고...

 

자동차가 밀리기 전에 가야한다며 10시 30분 쯤에 점심을 먹었다. 분명 아침을 먹고 나왔고, 생맥주를 한 잔씩 들이켜서 식욕이 별로 당기지도 않았는데, 그래도 먹었다. 평소 직장 생활에 충실하다보니(?) 몸이 알아서 따라준다. 직장에서 먹는 점심밥은 맛으로 먹거나 배가 고파서 먹기보다 일종의 해치워야할 업무라고 할 수 있다. 제 때 먹지 않으면 일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밥 시간이 되면 그냥 먹는 것이다. 아침밥을 수저만 들면 먹듯 점심도 시간이 되면 먹어줘야 하는 것이다. 일로써.

 

그렇게 먹었는데....맛있다. 더덕무침, 된장찌개, 나물쌈, 나물반찬, 하나도 버릴 게 없다. 그래서 남편과 나는, 내년에는 아침밥을 굶고 오자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요렇게 이름표를 달아주니 저절로 눈길이 간다.

 

 

처음 보는 거.

 

 

맛이 궁금해서 찍고

 

 

반가워서 찍었다. 강원도 법수치에서 먹어본 적이 있는데 말 그대로 심심산중에 있어 만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궁금.

 

 

숲해설가가 옆에 있다면 좋았으련만...

 

 

 

 

 

가운데 하얀별은 박주가리 열매일 것이다.

 

 

양 옆에 있는 지네가 특이해서 한 컷!

 

 

목 축이는 새끼오리들. 사람이나 동물이나 물 흐려놓는 녀석이 꼭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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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5-05-02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크크크 마지막 말씀_ 빵 터졌어요. 그나저나 오리들이 원래 저렇게 아름다운 녀석들이었던가요? 저는 식물에는 젬병이라서 ㅠㅠ 식물만 보면 그저 한없이 고개가 숙여져요. 그저 부럽습니다. 산나물들만 먹고 살라고 한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일도 없을 거 같아요.

nama 2015-05-02 19:30   좋아요 0 | URL
새끼오리를 본 적이 거의 없어서 처음에는 병아린줄 알았어요. 어린 것들은 모두 귀엽죠?
산나물 데치느냐고 솥으로 열 번 물을 끓여 겨우 마무리했답니다. 산나물이 저를 먹으려고 하네요^^
 
나의 서양음악 순례
서경식 지음, 한승동 옮김 / 창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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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식의 글을 읽는 건 숨겨놓은 양심을 바깥으로 꺼내는 것 같아서 종종 불편하고 부담스럽다. 별로 재밌지도 않다. 그런데도 묘한 매력이 있는데, 그 글을 읽음으로써 양심의 세계에 한발을 들여 놓았다는 안도감 같은 게 생기기 때문이다. 적절한 비유있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기분이 들곤 한다.

 

그러나 이 분의 또 다른 글인, 음악이나 미술에 관한 글을 읽을 때는 묘한 반발심도 생긴다. 순도 높은 이 취미는 또 뭐지, 하고.

 

이 책에서 그 단서를 발견했다. '다른 차원의 세계를 엿보고 말아...처절할 정도로 고독했다.' 이 기분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내게는 그게 '여행'이었으니까.

순식간에 콘서트가 끝나고 쌀 쁠레옐을 나오니 밤도 깊은데 추운 포부르 생또노레 거리를 사람들이 왁자지껄하게 오가고 있었다. 까페의 환한 유리창 너머 담소하는 남녀의 모습이 보였다. 모두 모르는 사람들이다. 이곳엔 누구 한 사람 내가 아는 이가 없다. 여기는 나의 세계가 아니다. 이 세계에 발을 들여놓아서는 안된다....중학시절부터 뇌리에 각인된 시구가 있다. 스즈끼 키로꾸라는 시인의 <용서해요>라는 시다.

`또다시 音의 세계와 色을 즐기는 곳으로
돌아가서는 안된다.`

텅 빈 지하철을 타고 까르티에 라땡으로 돌아가면서 나는 마음 속으로 그 시구를 자꾸 떠올렸다. 나는 "음(음향)의 세계와 색(색채)을 즐기는 곳"에 있어서는 안된다. 내가 몸을 두어야 할 곳은 예컨대 한국의 감옥이 그렇겠지만 음도 색도 없이 치열한 투쟁만이 있는 그런 세계인 것이다. 원래 나는 그런 세계의 인간이고 그런 세계로 돌아가야 할 존재인 것이다.

처절할 정도로 고독했다. 다른 차원의 세계를 엿보고 말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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