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하게 살기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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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잠이 깨었다. 학교도서실에서 들고 온 하이타니 겐지로의 책을 펼쳐든다.

 

만약 학교를 그만두면...심심찮게 생각에 잠기는데...하이타니 겐지로처럼 살기야 힘들겠지만 시골에서 살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능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 책, 하이타니 겐지로의 글모음집인데, 후반부로 갈수록 집중력을 흐리게 하지만 싫증을 참아내지 못하는 내 탓이 클 터.

 

자급자족 문제와 국정교과서 문제를 언급한 부분을 읽다가 일본이 우리나라와 다르지 않음을 발견했다. 이렇게 분명하게 짚어주는 글을 읽으니 반갑기도 했다. 그간 그저그런 에세이류에 질리기도 했고.

실제로 1년 동안 농사를 지어보고, 한 사람이 자급자족을 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훨씬 작은 땅이면 충분하다는 사실을 알았다...학교에서 일본은 국토가 좁아서 공업을 발전시켜 외국에서 사들인 원료를 가공해서 수출해야 먹고살 수 있다고 배웠지만, 이것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선생님들에게 부탁이 있다. 아이들에게 부디 그 부분에 대한 진실을 말해주기 바란다.
"일본은 국토가 좁아도 잘만 궁리하면 충분히 자급자족할 수 있지만, 농지를 갈아엎고 공해물질을 내뿜는 공업을 발달시켜 외국에서 사들인 원료를 가공하여 수출한다. 그리고 거기서 벌어들인 돈으로 모자라는 식량을 외국에서 비싼 값에 사들인다. 그래야만 부자는 돈을 벌 수 있고 정치가는 뇌물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리고 말이다.

자민당의 교과서 문제 소위원회는 3월 5일 첫 모임을 갖고 현행 교과서를 재고하고 `편향 교과서 문제`를 국민운동으로 전개하기로 합의했다. 또 교과서를 `검정`에서 `국정`으로 바꾸는 제도 개정도 검토하겠다고 한다.
이성을 잃은 발언이다. 그들은 교육의 중립성 따위는 멋대로 할 수 있다고 여길 만큼 오만하다.
사실 자민당에서 이런 말을 꺼내는 것은 딱히 놀랍지도 않다. 비리와 뇌물 등 온갖 농간을 부려 거머쥔 다수의 힘을 등에 업고 예전부터 벼르고 있던 것을 입 밖에 낸 것뿐이니까.
놀랄 일은 아니지만 한 가지 걱정스러운 점은 있다. 교과서 문제는 국민 전체의 문제인데도 자민당 대 야당, 문부성 대 일본 교직원 노동조합의 문제로 비친다는 점이다.
신문 보도 등을 보면 훨씬 뚜렷이 드러난다.
"...사회당·공산당과 일교조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야당 쪽은 검정 후 교과서를 수정하는 문제나 이른바 전후 교육 재고 등을 포함한 자민당의 잇따른 움직임이 교육 반동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이런 식이다. 이것은 위험하다.
교과서 문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기본적인 인권 문제이지 결코

정치 문제가 아니다. 이 관점을 놓친다면 자민당이 회심의 미소를 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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