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의 데스크탑은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 거실에 있는 노트북을 벗삼곤 했는데, 딸아이가 학교에 가지고 가는 바람에 뜻하지 않게 하루종일 책만 읽었다.

 

 

 

 

 

 

 

 

 

 

 

 

 

 

근래에 읽은 부탄 여행기 중 제일 균형잡힌 책이 아닐까 싶다. 어느날 갑자기 부탄의 매력에 빠진 43세 미국여성이 부탄을 거듭 드나들며 삶의 새로운 장을 개척한다는 내용으로, 부탄의 숨겨진 이면도 잘 드러내고 있어서 찬미일변도의 일방적인 관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있기도 하다.

 

부탄은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지만 네팔계 부탄인에 대한 처우는 매우 가혹하다. 부탄에서 강제로 추방당한 네팔계 부탄인이 부탄 인구의 6분이 1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말하자면 그들만의 리그였던 셈이다.

 

그럼에도 부탄은 여전히 매혹적인 나라로 다가온다. 관광객 세금을 하루에 250달러씩 지불해야 한다는 것 빼고는 언젠가 가보고 싶은 나라이기도 하다. 단순한 관광차원이 아닌 봉사활동이라면 더 좋겠으나 글쎄...그런 기회가 오려나.

 

 

 

 

 

 

 

 

 

 

 

 

 

 

 

2014년 9월 23일 오후 4시 30분.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온 지 열흘만에 겨우 다 읽었다, 지금. 따로 페이퍼로 대충 쓰고 있자니 입안이 모래알을 씹은 듯하여 말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더니, 한순간의 실수로 다 날아가버렸다. 다시 옷매무새를 고쳐 작심하고 쓰기에는 하루의 노동이 너무 고되어서 그냥 여기에 덧붙여버리기로 한다.

 

사실 별로 할 말도 없다. 20대의 캐나다여성이 부탄에 영어교사로 갔다가 부탄의 자연에 매료되고, 더불어 부탄 남자를 사랑하게 되어 결혼하게 된다는 줄거리가 전부인데....그러나 읽다보면 부탄이 매우 궁금해진다. 부탄에 빠져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부탄에 가보지 못하는 마음을 한 권의 책으로 대산할 때, 이 책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며칠 전 읽은 위의 책도 좋지만 이 책은 좀 더 부탄을 밀착 취재한 듯한 감도 든다. 특히 네팔인들과의 갈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부탄은 어디까지나 그림의 떡이다. 부탄에 빠져들기에는 일상이 참으로 피곤하다. 그만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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