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이런 사람에게는 별 도움이 안 되는 책이다. 이를테면,

*골프 치는 친구를 두지 않는다.

*아파트 분양을 받은 적이 없다.

*관리비가 적게 나오는 아파트에서 산다.

*집에 투자하는 대신 여행 먼저 간다.

*가전제품 신모델을 구입하느니 그 돈으로 여행간다.

*책이나 cd, dvd 는 아낌없이 구입한다.

*보험은 최소한만 가입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다.

*한 개의 신용카드만을 집중적으로 사용한다.

*온가족이 15년된 자동차 한 대로 버티면서 평소에는 자전거나 버스, 도보로 출퇴근한다.

*자녀는 중학교때까지 사교육을 거의 시키지 않는다.

*사교육은 커녕 그 흔한 학습지 한번 시키지 않는다.

*살림의 모토-"자취생처럼 산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을 선호하며 일 년마다 갱신한다.

*근본적으로 정치를 믿지 않는다.

 

눈치 채셨겠지만 위의 것은 내 얘기다. 다만 한 가지, 딸아이의 초등시절 내내 영어학원에는 보냈다. 그러나 딸이 그런다. 초등학교 때 영어학원은 공부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고 영어에 거부감만 생기게 했다고. 그래도 영어듣기는 도움이 되지 않았느냐 했더니, 그것도 고등학교 때 하면 다 된다고 그런다. 실패했다는 얘기인데 나는 끝내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돈이 들었으니까. 이 책에서 우석훈은 그런다. 영어는 중1때 시작해도 이르다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중2,3때 시작해도 늦지 않는다고. 흠, 그럴지도 모른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을 선호하는 이유는 이게 목돈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단지 1년마다 갱신하는 게 아니라 갱신할 때 얼마간의 돈(몇 십만 원에서 몇 백만 원, 그때마다 가능한 금액)을 보태서 재예치하게 되면 그만큼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미미하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다.

 

" 이 책은 30대,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90년대 학번들을 염두에 둔 책이다."라고 명시하고 있지만 7080세대인 내 얘기를 책으로 쓴 것 같다. 30대라고 해서 뭐 특별할 것도 없고, 베이비부머 세대인 우리라고 해서 탁히 호황기를 누린 것도 별로 없다. 어디까지나 내 얘기지만. 삶은 늘 팍팍하고 정치는 늘 겉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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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09-08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 쓰신 리스트에 저와 겹치는게 많아서 반가와요. 특히 스마트폰, 저 아직 가지고 있지 않고 앞으로도 별로 갖고 싶은 생각 없고요 ^^
달구경하려고 했는데 구름에 가렸는지 달이 안보여요. 이제 차례 준비 끝내고 앉았습니다. 자야하는데 아까 잠깐 졸았더니 잠이 안오네요.
nama님, 추석 잘 보내세요~

nama 2014-09-08 09:41   좋아요 0 | URL
그렇죠?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다 싶어요. 잠시 스마트폰에 정신을 빼앗겨도 별로 달라지는 게 없어요. 저는 직장 그만두면 휴대폰도 없애고 싶어요. 머리도 한번 삭발해보고 싶고요.
오늘 밤엔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모르겠네요.

sabina 2014-09-10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기기발달이 인간미를 좀먹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 위의 두 분 반갑네요. 저도 무스마트폰입니다 . 몇개 항목 빼고는 완전 겹치네요.
정치는... 믿지 않을 뿐더러 권모술수의 온상 이라는 느낌?...
추석 당일에는 뭐가 그리 바빴는지 달을 못봤고, 어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창밖으로 하루 지난 보름달을 봤습니다. 굉장히 밝은 빛으로 세상 구석 구석 차별없이 골고루 비추고 있더군요.

nama 2014-09-10 19:52   좋아요 0 | URL
기기발달이 사람들로 하여금 착각을 일으키는 게 문제인 것 같아요.
그 물결에 동참하기를 교묘하게 강요하지요. 그 물결을 타지 않으면 뭔가 뒤떨어지고 손해보고 있다는 불안감을 조성하지요.
사악합니다, 세상이.
저는 보름달 구경을 놓쳤습니다. 달 대신 동네에 새로 들어선 아파트단지 옥상에 훤히 밝힌 불빛을 보고 감탄했어요. 궁궐에서나 볼 수 있는 입체적인 조명이 매우 유혹적이었지요. 문명의 이기가 끊임없이 공격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