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방콕 출발 농카이행 기차(1박)-비엔티안(2박)-방비엥(2박)-루앙프라방(4박)-비행기로 이동-방콕(2박)
*환율:1달러=약 8,048kip(낍). kip×0.145=원화
이렇게 이해를 해도 감이 잘 잡히지 않아서 다음과 같이 종이에 써서 여행 내내 들고 다녔다.
500kip=72원
600kip=87원
∼
1,000kip=145원
~
10,000kip=1,446원
~
50,000kip=7,232원
~
100,000kip=14,464원
1. 어찌어찌 하다 보니 일행 구성이 요상하게 되어버렸다. 3년 동안 여행적금을 함께 부었던 강샘, 조샘, 김샘, 안샘 중에서 안샘 만이 동참하게 되었고, 내 중학 동창들인 조성 여사와 조인 여사가 더불어 동행하게 되었다. 애초의 구성원은 그래서 나, 딸아이, 안샘, 조성여사, 조인여사였는데 항공권 발권 직전에 남편이 합류하게 되어 인원은 6명이 되었다.
여행 출발 두어 달 전에 항공권 발권을 끝내놓은 후(탑항공), 방콕 출발 농카이행 기차 예약(방콕 소재 홍익여행사)과 더불어 여행자보험가입(트래블게릴라)을 마치니 마음은 이미 라오스에 가 있었다.
그런데 사고는 예기치 않는 법, 출발 한 달을 앞두고 안샘이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하게 되어 가슴을 철렁하게 했으나 강철 같은 안샘은 끝까지 여행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렇게 한 쪽에서 여행의 전의를 다져나갈 때, 내 오랜 친구인 조인 여사는 친정어머니의 팔 부상을 이유로 여행을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항공권, 기차예약을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느라 머리를 쥐어짜게 했다. 소금이라도 뿌리고 싶은 심정인데 날마다 웬 눈은 그리 많이 내리는지... 혹시 발목이라도 삐끗해서 급기야 석고 반죽을 뒤집어쓰게 되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가슴을 쓸어내리며 여행 출발 날짜를 기다렸다.
출발 5일 전. 여행 전 친정엄마를 뵈러 시골집에 내려가는 길에 조성여사를 만나 여행 준비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어디 좀 잠깐 다녀와서 연락을 다시 하겠다던 이 친구는 소식이 없고 이미 한 달 전에 여행 취소를 했던 조인여사한테서 전화가 왔다. 조성여사가 교통사고가 났다고. 그러나 다시 연락이 닿은 조성여사는 멀쩡하다며 나를 안심시켰다. 안샘이나 조성여사나 듣고 보니 비슷한 사고였다. 차는 완전 폐차 상태가 되었으나 몸은 외관상 다친 데가 없다는 것이다. 이 무슨 우연의 장난인가, 장난의 우연인가. 더불어 나도 점점 신파조가 되어갔고 빙판길 걸음걸이도 더 한층 조심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끝내 조성여사는 여행 출발 전날,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며 여행취소라는 최후통첩을 보내왔다. 아, 못 믿을 친구들이여! 게다가 사고 후 뒤처리 마냥 마무리를 지어야할 일이 남아있었다. 조성여사의 항공권을 취소하고 나니 다시 마음이 심란해지기 시작했다. 기차예약은 그냥 내버려두기로 하고 여행자 보험도 그냥 두었다. 그간의 여행 준비과정이 떠오르면서 속이 쓰려왔다. 항공권 구매하느라 숱하게 클릭 클릭하던 순간들, 여행자 보험 확인하느라 며칠씩 전화 걸어 재촉하던 일, 기차 예약하느라 여행사 홈피를 이 잡듯 살펴보던 일, 방콕 공항 픽업으로 친구들을 기쁘게 해주려고 7인승 택시까지 다 준비해놓았는데... 모두 내 부덕의 탓이지, 하며 마음을 달래며 스스로를 추스르는 수밖에. 역시 나는 조직 관리 같은 거 체질에 안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