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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 시칠리아에서 온 편지
김영하 글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p.108 어떤 풍경은 그대로 한 인간의 가슴으로 들어와 맹장이나 발가락처럼 몸의 일부가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가볍게 전해줄 수 없는 그 무엇이 되어버린다. 그런 풍경을 다시 보게 될 때, 우리 몸의 일부가 갑자기 격렬히 반응한다.....풍경의 장엄함도 우리 몸 어딘가에, 그 자체의 생명을 가진 채 깃든다고 믿는다.
119. 지중해에서는 겨울을 같이 나야 비로소 이웃으로 인정해준다는 말이 있다.
207. 정치가 혼란스러우면 많은 지식이들이 할 수 없이 정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에 따라 정치 철학은 발전하지만 그때 발전한 사상들은 그 당대에는 별 쓰임이 없는 경우가 많다. 마키아벨리 역시 피렌체의 혼란스런 정치 상황을 보며 <군주론>을 집필했지만 문제의식은 세월이 한참 흘러서야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기행문을 잘 쓴다는 게 무엇인지를 느끼게 하는 책이고나할까. 참 잘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