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로 보는 세계 미술사] 서평을 올려주세요
지도로 보는 세계 미술사
바이잉 지음, 한혜성 옮김 / 시그마북스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이 독특한 점은 제목처럼 세계지도 위에 나라별로 대표적인 미술 작품을 표시해 놓고 이것이 또한 시대별로 분류되어 있어서 한마디로 '일목요연"하게 눈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19세기의 미술을 예로 들면, 중국에서는 해상학파,영남학파, 일본에서는 메이지시대 미술, 프랑스의 신고전주의,낭만주의,현실주의,인상주의,신인상주의,후기인상주의,상징주의, 나비파,원시주의....이런 식으로 지도 위에 번호로 매겨져 있어서 마치 참고서 요약본을 보는 것처럼 이해하기가 쉽고 정리가 잘 된다.

내용면에서도 군더더기 없이 설명이 잘 되어 있어서 어느 정도 미술사 지식이 있는 경우라면 내용 정리하는 데는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 같은데...그래서 이 책은 어느 정도 미술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가 읽어야 할 것 같다.

내 경우는-미술분야 전공도 아니고 미술에 관련된 직종에 종사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미술 관련 책 몇 권 읽은 게 고작임- 20여년 전에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다른 일은 아무것도 안하고 밥만 먹고 오로지 그 책만 읽어내는 데 꼬박 열흘이 걸렸던 기억이 난다. 페이지마다 나오는 작가들 주석도 달고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섭취를 위해 꽤나 열심히 읽었었다. 그리고 그 책은 그 당시 그림 도판이라야 흑백 사진이 몇 장 실려있는 정도였지만 설명이 자세하여 초보자가 읽기에도 무난했다고 생각된다.

그 책에 비하면 이 책은 도판도 (크기는 작지만) 적절하게 삽입되어 있고 편집도 깔끔해서 참 보기가 좋다. 그러나 미술사를 처음 접하는 독자가 읽기에는 다소 설명이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 나라별 시대별 그 많은 미술가와 작품을 다루기에는 이 이상 더 적절할 수 없지만 내용이 너무 군더더기가 없다보니 이 책만 붙들고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읽어내기는 쉽지 않을 듯싶다. 실제 내가 잘 모르는 중국의 미술사 부분만 발췌해 읽어보니 여간 인내가 필요한 게 아니었다. 물론 개별적인 작가의 이름조차 생소한 상태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어느 정도 기초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하거나 사전 찾기처럼 어떤 사실을 참고하고자 할 때 더 적절하게 쓰이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어 아일랜드의 수도사들이 만들었다는 <켈스서>같은 경우 이 책을 한 번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이 책에 대한 설명을 읽었다한들 그게 기억에 남겠으며 그게 또 무슨 의미가 있을까. 결국 이런 책은 그 유명한 말처럼 "아는 만큼 보이다"고 할 수 밖에.

(전공자가 아닌 나 같은 사람이) 이 책을 제대로 보려면 정말 많은 경험이 필요하고 늘 의문도 달고 살아야 할 것 같다. 덕분에 사 놓고 읽지 않은 책 <하이쿠와 우키요에>를 읽게 되었고 우키요에가 일본 미술의 한 사조라는 것도 알게 되어 흐뭇했다.

이 책의 지은이가 중국인이다보니 중국 미술사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그건 그렇다치고- 왜 우리나라 미술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되어 있지 않을까. 아쉽고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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