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라의 옛 성터와 박물관을 둘러보고 한때 이곳이 세상의 중심이었음을 갑자기 깨달았다. 멀고도 먼 곳을 찾아온 많은 관광객들을 보고 다시 깨달았다. 여전히 세상의 중심임을.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경험이다.
중국집에서 거나하게 점심을 먹고 오는 길에 한국인 노부부를 만났다. 원숭이띠(71세)와 양띠(72세) 부부로 전라도 광주에 살며, 나주에 주말 농장이 있어서 유기농 채소를 먹으며, 부부 모두 공무원으로 퇴직한 후 산티아고 순례길을 비롯하여 중남미 등 세계 각지를 다녀왔으며, 지금은 자유여행 중이라면서, 자식한테 재산 물려주는 거 소용없는 일이라며 열변을 토하는 아주머니. 옆에 멀뚱히 있는 남편분은 세번이나 그만 가자고 재촉하는데 아주머니는 삼십년 지기라도 만난듯 수다삼매경에 몰입. 광주에 오면 무등산을 안내해 주겠노라는 약속 아닌 약속까지 했다. 나는 서너 문장 정도 답변만 했을 뿐인데 어름어름하다가 서로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엥...이건 뭐지?
박물관에선 스페인 발렌시아에 사는 할아버지가 말을 걸더오더니, 오늘은 말에 굶주린 사람들을 만나는 날인가보다.
사진1. 부하라 성의 성벽
사진2. 이스마일 사마일 묘. 벽돌로 뜨개질한 듯한 느낌. 10세기에 지어진 건물로 중앙아시아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건축물 중 하나.
사진3. 동영상으로 보면 좋았을 거리 공연. 한참동안 넋을 잃고 보았다.
사진4. 중학교 영어 교과서에도 실렸던 현자, 나스레딘 호자 동상.
사진5. 누룽지계의 신라면, 김치 누룽지.
사진6. 쪼그라든 아랄해 변천사. 내 일생과 딱 겹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