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들어봤음직한 옛 도시 페르가나. 그 이름도 찬란했던 곳.

금광으로 유명한 앙그렌.
사과가 많이 나는 알마릭.
비단으로 유명한 마르길란.
아름다운 자연경관지구 샤히마르돈.
칸의 도시 하나바드.

그러나 이 중에서 한군데도 못 가보고 떠난다. 오쉬가 국경도시여서 들렀듯 페르가나 역시 타슈겐트를 가기 위해 하룻밤 머문 도시이다.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다시 올 기회도 거의 없는 곳인데..

아쉬움은 말뿐, 어제 오후 반나절도 알차게 보내지 못했다. 택시라도 타고 비단 공장에 다녀오면 좋으련만 비단엔 관심이 없고, 날은 더워서 늘 목이 타고, 쌓인 여독으로 몸은 천근만근. 겨우 전통시장에 가서 멜론 하나 사가지고 온 게 전부였다. 물론 머리통만한 멜론의 맛은 먹어본 것 중 최고. 가격은 3,000원 정도.

오쉬 시내에서 자동차로 십여분 거리에 있는 국경 출입국 사무실을 통과하는 일은 요식 행위에 불과할 정도로 쉬웠다.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이 이웃사촌 같은 느낌이랄까. 삼엄하던 중국 출입국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우즈베키스탄 입국할 때는 심지어 엑스레이 스캔도 없이 무사통과였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

대우에서 생산한 다마스Damas 자동차. 쉐보레가 인수해 여전히 이곳에서 생산하며 국민차로 부상. 도로에 즐비한 다마스를 보니,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구나 하는 생각.

사진 한 장 찍지 않은 하루. 호텔방 인테리어가 야무지게 아름다우나 구구절절 읊조리는 건 그렇고 액자 사진 한 장 남긴다. 이발소 그림이 썩 잘 어울리는 방, 이 또한 견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