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금요일마다 꼭 하는 일이 있다. 한겨레신문에서 김진해의 <말글살이> 칼럼을 찾아서 읽기다. 오늘 제목은 '되묻기'.


' 예컨대, 누군가가 미워질 때, 뭔가에 즐거움을 느낄 때, 화가 치밀 때, 다시 말해 불현듯 어떤 생각이 떠올랐을 때 되물어보라. "그게 그렇게 미워할 만한 일인가? 그게 그렇게 즐거워할 만한 일인가? 그게 그렇게 화낼 만한 일인가?" 공식처럼 이런 문장을 되뇌는 순간, 조금 전까지 당연했던 내 판단은 다시 의심의 대상이 된다. '그게 아닐 수도 있구나!'

 우리는 대개 자기 생각을 의심하지 않는다. 남은 쉽게 틀렸다고 하면서도, 자신은 늘 옳다고 생각한다. 되묻기는 그 자명함에 금을 낸다. 자신에게 되묻기를 반복하다보면 우리는 고집스러운 꼰대에서 유연한 어른 쪽으로 다가가게 될 것이다.'


2. 















수피즘에 대해서 대강 알고는 있지만 입으로는 매끄럽게 나오지 않을 설명. 이 책에서 깔끔한 문장을 만났다.


p.46~47

수피주의는 종래의 현학적이고 이론적인 정형화에 맞서, 명상과 몰아의 체험을 통해 절대자에게 다가가려는 대중적 종교 운동이었다. 수피 사상의 요체는 존재의 통일로서, 모든 피조물은 유일한 정점인 알라에 귀속되고, 가장 완벽한 피조물인 인간은 알라의 한 작은 부분이라고 보았다. 그리하여 수피라 불리는 수피주의자들은 세속적, 물질적 욕망을 버리고 영적인 세계를 추구하고 자신의 내면세계를 정화시킴으로써 그 안에 절대자(알라)가 도래하기를 기다렸다. 또 수피주의 현자들은 형이상학적인 이성을 통해서가 아닌, 무한한 명상과 영감의 길을 통해서 존재의 실체, 즉 알라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설파하였다(신양섭 2000: 26).


수피즘 창시자인 메블라나 루미(1207~1273)의 7가지 교훈도 음미할 만하다.


* 연민과 사랑을 태양처럼 하라

* 남의 허물을 덮는 것을 밤처럼 하라

* 분노와 원망을 죽음처럼 하라

* 자신을 낮추고 겸허하기를 땅처럼 하라

* 너그러움과 용서를 바다처럼 하라

* 있는 대로 보고, 보는 대로 행하라


3. 














이웃서재 님의 글을 읽다가 흥미가 당겨 읽었는데, 한여름 무더위에 몰입하기 알맞은 책이다. 

과거 일본의 무사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보면서 더위를 잊는 것도 좋고. 그게 그렇게 고결한 세계였나?


p.305

 이제는 알겠다. 성 내에서 신고와 칼부림 사태를 벌였을 때 자신은 아무런 각오도 없었다. 그때는 할복해야 할 것이 두려워 그저 살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 그러나 무카이야마 촌에서 슈코쿠를 접하며 차차 생각이 달라졌다.

 사람은 마음이 정하는 곳을 향해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마음이 향하는 곳에 뜻이 있고 그것이 이루어진다면 목숨을 잃는 것도 두렵지 않다.


p.324

 "이상한 일이야. 너는 눈에 띄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너와 관여하는 자는 모두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는 것 같더란 말이지. 마음가짐이 선한 자는 더욱 선한 길을, 마음가짐이 악한 자는 더욱 악한 길을 가는 것 같더구나."


p.336

 "미련이 없다는 말은 이 세상에 남을 이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않는다는 뜻이나 다름없는 것. 이 세상이 정겹다, 떠나고 싶지 않다, 이리 생각하며 가야지, 그러지 아니 하면 뒤에 남는 자들이 힘드네."

 (중략)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말씀하신 대로 미련 없이 저세상으로 간다고 해서는 설익은 깨달음이라고 욕을 먹어 마땅하군요. 역시 저세상으로 가려니 가슴이 아픕니다."


4. 

산골 생활에는 씨를 뿌리지도 않고 돌보지도 않았는데 거저 얻는 수확이 있다. 6월에는 오디를 얼마다 줏었는지 오디잼을 대여섯 병이나 만들었다. 재작년에 심었던 봉선화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한무더기 피어서 발톱에 봉선화물을 들였다. 역시 재작년에 심었던 들깨가 여기저기 씨앗을 날린 덕에 깻잎찜을 해먹고 또 해먹고 있다. 감자는 또 어떤가. 잔디밭에서 캐낸 잡초 무더기와 음식물쓰레기가 쌓여 퇴비가 된 곳에 겨울을 나며 퍼렇게 된 감자를 한 소쿠리 버렸었는데 진흙속의 연꽃처럼 파란 감자순이 올라왔다. 꽃도 피웠다. 당연 감자를 수확했다.


    



그러나 애지중지 물도 주고 약도 주고 비료도 주면서 살갑게 키우는 과일나무는 도무지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있다. 사과 하나 먹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를 절감하고 있다.


무더위에, 널뛰는 주식에 어찔어찔한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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