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한탄해도 좋다. 그러나 체념해서는 안된다. 세상은 어차피 이런 거라고 단정해 버리는 순간 이 나라를 사유하고 국민을 노예로 만들어 실컷 즙을 빨아 먹는 자들의 승리에 가담한 결과가 된다. 학대받는 피해자이면서 어수룩한 가해자가 되는 꼴이다. - P105
속해 있는 회사나 국가에 그렇게까지 감사할 필요는 전혀 없다. 국가는 세금을 빼앗고 기업은 노동력을 착취하기만 할 뿐이다. 고맙다는 인사를 받아야 할 쪽은 오히려 당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렇게 비굴하게 구는가. - P98
진정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일하는 정치인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들이 높은 뜻을 가지고 그 지위에 올랐다고 생각하는가. 그들을 지지한 이들이 선량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들에게 선동되어 한 표를 던진 결과 탐욕스러운 무리에게 큰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 P96
아무리 이상적인 국가라 할지라도 국가와 국민은 지배자와 노예의 관계로 성립한다. 그리고 국민의 99퍼센트 또는 그 이상이 피억압자로서 일생을 살다 간다. 부단히 노력하고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도 도무지 인생이 풀리지 않는 것을 재능의 결여나 불운 탓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 P91
다시 한번 말한다. 아니, 몇 번이고 말한다. 그것은 민중을 위한 국가가 아니라고. 특정 무리가 불로소득을 독점하기 위한 국가라고. 그들의 호사스러운 생활을 위해 우리가 존재하고 그들의 노예로 살다 일생을 마치는 것이라고. 국가란 헛된 것이라고. - P122
할 말이 있는데 침묵해서는 안 된다.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혼자가 되었다 하더라도 들을 귀를 가진 사람이 거의 없다 하더라도 말을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억압받는 국민이야말로 국가의 주인이라고. - P119
적어도 예술에 종사하는 자, 그중에서도 언어와 깊게 관련된 문학인은 개인의 자유를 가장 싫어하는 국가 권력이 선도한 행사 따위에 참가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예술가의 혼을 스스로 팔아넘기는 어리석고 부끄럽기 그지없는 행위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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