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위구르자치구는 중국 영토의 6분의 1로 한국의 17배, 한반도의 8배로 유럽의 절반에 해당한다고 한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위스를 합친 것보다 넓다는 것을 여행을 준비하며 알게 되었다. 어쩐지 런던을 돌아다니다보면 런던이 동네(?) 처럼 느껴진다 했더니 런던을 품고 있는 영국, 나아가서는 서유럽 자체가 그리 큰 땅이 아니었던 것이다.

 

" 신장에 와보지 않고 중국의 크기를 말할 수 없으며, 카슈가르에 와보지 않고 신장에 왔다고 말할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신장은 과연 광대하고 멀고 낯설었다. 여기서 잠깐, 카슈가르는 이번 일정에 빠져서 가보지 못했으니 과연 신장에 갔었다고 말할 수 있으려나.

 

 

 

 

 

여행사 홈페이지에 있는 여행지 안전정보에는 여행자제 지역으로 티벳과 신장위구르자치구를 꼽고 있다. 한마디로 '중국의 화약고'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그 뜨거운 지역을 몸소 체험하고 왔다니 약간은 감개무량하다고나 할까.

 

이번 여행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단연 검문과 검색이다. 가는 곳마다 여권 검사는 기본이고 검문소에서 얼굴도 몇 번 찍혔다. 심지어는 여권을 가슴께에 들고 얼굴과 여권을 동시에 찍는, 뭐 죄수같은 신세가 된 적도 있었다. 어딜가나 검문 검색이다. 박물관이나 재래시장에 들어갈 때도 호텔이나 백화점에 들어갈 때도 엑스레이 검색대에 소지품을 통과시켜야 했으며 심할 경우 샌달도 벗고 발바닥 검사까지 받을 때도 있었다.

 

유심칩 이야기다. 중국에서는 인터넷 차단이 심해서 홍콩에서 만든 유심칩을 이용하면 웬만한 차단은 다 뚫을 수 있다하여 홍콩산 유심칩을 국내에서 미리 구입했었다. 우루무치에 도착하기 전 비행기에서 장착을 하면 도착하자마자 인터넷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리라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지난번 런던과 인도에서도 그렇게 했었다. 그런데 웬 걸. 친구들에게 실황중계를 해야 하는데 인터넷이 열리지 않는 거였다. 늦은 시각 호텔방을 배정 받고 현지 가이드가 점검을 할 때 물어보니 홍콩산은 이곳에서 열리지 않는다나.

 

 

 

보통의 주유소인데 우리와는 달리 울타리가 둘러쳐져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주유를 할 때는 차량에 탄 모든 사람이 하차해야 하며 운전자는 신분증을 제시해야 입장할 수 있다. 이유는?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누군가 주유소를 습격해서 불이라도 지를까봐 원천봉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명성대로 신장위구르인들의 독립쟁취를 위한 투쟁은 현재진행형인 듯하다. 그렇지 않다면 저렇게까지 살벌하게 차단하지는 않을 터. 지금처럼 중앙정부의 힘이 강력할 때는 숨죽이고 있다가 조금이라도 빈 틈이 보이면 언제 다시 독립투쟁의 불길이 일어날 지 알 수 없는 곳이다.

 

 

예전에 문명교류의 장이었던 실크로드는 현재 이렇게 폐쇄적인 공간이 되어 있었다. 원천봉쇄, 차단, 검문, 검색, cctv...곳곳마다 의심의 눈초리가 가득찬 곳에서 불온한 생각조차 들킬까봐 조심조심해야 했다.

 

 

 

 

 

우루무치역에 들어가기 위해선 저곳을 통과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