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미스
앤디 위어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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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이렇게 마구 대한 인간, 바로 너!” 하늘에서 땅까지 심장이 진자 운동을 할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드라마 속 까칠한 남자는 세상 어디에도 없던 여자에게 강하게 끌린다. “이런 마음 처음이야!” 지나고 보면 별반 다를 것 없건만 현재라는 시간에 담기면 이제껏 없던 마음이 활어회인 양 팔딱거린다. “이런 물건은 온 세상을 통틀어 하나밖에 없어. 왜냐고? 내가 직접 만들었으니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무언가는 유형이건 무형의 것이건 간에 매혹적인 대상이다. 유일하다는 말이 강한 끌림으로 다가오듯이.

드넓은 우주, 그마저 팽창하는 공간을 내려다본다면 달은 아마 먼지보다 작은 존재일거다. 고작 별 하나에 얽매인 8개의 행성 중 하나에 속박되어 돌고 있는 평범하고 자그마한 돌덩이. 달이 많은 이들에게 의미심장한 천체인 것은 지구를 돌고 있는 유일한 위성이기 때문만은 아니리라. 움직이며 하늘에 떠있는 대상에 발자국을 남겼다는 점은 매번 떠올릴 때마다 몽환적인 신비감을 준다. 인류가 지구 아닌 천체에 유일하게 발을 내디뎠다는 것. 그 옛날 많은 이들이 상상했겠지만 설마 실현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한 사건이다.

 

이 책은 달에 건설된 도시 아르테미스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범죄 관련 소설이다. 여주인공은 얼떨결에 도시 장악을 위한 거대한 음모에 얽히고 천재적인 머리로 이를 해결한다. 주인공의 동선을 쫓아가다보면 한 편의 영화와 같은 이미지가 그려진다. 영화제작자의 입장이라면 환영할만한 작품이다. 사건의 주요 꼭짓점이 선명하여 두 시간 가량의 필름에 담길 내용을 발췌하기 쉬울 테니.

다만 영화와 구분될만한 소설적인 요소는 다소 약하다. 영화화된 소설들을 보면 영화가 더 낫다든지, 소설이 더 낫다든지, 둘 다 좋다든지 등의 평들이 있다. 대략 이런 영화 작품이 나오리라는 상상은 되지만, 문학 작품이 뿜어내는 독특한 매력이 적다. 발상이라든지 이야기의 전개라든지 반전 요소들은 감히 평하기 어려울 정도로 곳곳에 배치되어있지만, 다 읽고 나서 2% 부족한 엉성함을 느꼈다. 웃으라고 한 말 인데 어느 포인트에서 웃어야할지 어정쩡했다. 성적인 농담을 빼고 담백한 범죄 스릴러에 집중했으면 더 나았겠다 싶다. 동성애 관련 내용도 전개 방식이 억지스러워 전체적인 흐름에서 겉도는 느낌이다.

책의 표지에는 달에 사는 수학 천재의 기발한 범죄 프로젝트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저자가 붙인 건지 편집 과정에서 탄생했는지는 몰라도 내용을 적절하게 반영한 문구는 아니다. 나는 주인공에게서 수학 천재의 면모를 찾을 수 없었다. 끊임없이 숫자가 등장하지만, 주거공간의 층수나 화폐의 액수, 시간 계산을 수학으로 보기에는 민망하다. 산수 정도라면 적당할까. 이야기 속에는 산소나 다른 물질들과의 화학 반응, 중력의 크기 차이에서 오는 지구과학적 요소가 등장하지만 그것이 주인공의 공은 아니다. 차라리 감자 재배를 위해 밭의 면적과 필요한 물과 산소의 양을 치밀하게 계산했던 <마션>의 와트니야말로 수학 천재에 가깝다. 이 책의 주인공에게는 문제해결능력의 천재정도면 수긍이 가겠다.

 

도시 아르테미스를 구성하는 버블 명칭의 유래가 궁금했다. 달 탐사에 대한 아폴로 계획을 찾아보았다. 암스트롱과 올드린은 인류가 첫 번째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의 사령관과 달착륙선 조종사 이름이다. 빈과 콘래드는 두 번째로 착륙한 아폴로 12호의 사령관과 달착륙선 조종사이고, 셰퍼드는 세 번째로 착륙한 아폴로 14호의 사령관이다. 버블들의 상대적인 위치도 실제 아폴로 11,12,14호의 착륙지와 같은 배치를 보인다. 작가의 세심함이 감탄스럽다.

인터넷 자료를 찾다보니 아르테미스의 로고는 아폴로 미션 로고의 응용 버전으로 추측된다. 실제 아폴로 계획에서는 알파벳 A를 중심으로 행성의 궤도 운동 모양을, 소설에서는 활과 화살 모양을 합체시켰다.

작가는 소설의 시작에 앞서 마이클 콜린스, 딕 고든, 잭 스위거트, 스튜어트 루사, 앨 워든, 켄 매팅리, 론 에번스 등 7명의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면서 어떠한 찬사를 보내도 부족한 이들이기 때문(p4)’이라는 설명을 더한다. 생소한 인물들이었다. 어떠한 찬사를 보내도 부족한 이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인터넷 자료를 찾아보았다. 아폴로 11호부터 17호까지의 사령선 조종사였다. 여기까지 확인하고 나서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사령선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왜 이들이 찬사를 보낼만한지 이해되지 않았다. 아폴로 계획에 대한 자료를 좀 더 찾아보면서 작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지구에서 출발하는 아폴로 우주선에는 모두 세 명이 탑승했다. 사령관, 달착륙선 조종사, 사령선 조종사였다. 이들 중 실제로 달에 발을 디디고 탐사를 한 이들은 두 명이다. 달착륙선은 2인용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한 명은 탐사가 완료될 때까지 사령선을 타고 달 궤도를 순회한다. 미지의 천체를 직접 밟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을 텐데. 바닷가에 놀러가서 바다에 발도 못 담가보는 격 아닌가. 더군다나 혼자서 낯선 공간을 돈다는 것은 외로움과 불안함을 견뎌야 하는 극한 미션이었을 것이다.

대중들은 아폴로 11호 암스트롱의 발자국을 안다. 두 번째는 기억해주지 않는다며 올드린까지 머릿속에 담는다. 언급조차 되지 않은 사령선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는 얼마나 소외감을 느꼈을까. 달에 갔다 왔으나 발을 땅에 디뎌본 것이 아니니 참 애매한 상황이다.

여기까지 생각하자 작가가 다르게 보였다. 사령선 조종사들을 유일한 대상으로 볼 수도 있을 텐데 앤디 위어는 아마도 그들을 특별하게 보았을 거라는 생각에서이다. 작가의 관점이 존경스러우면서 마음에 든다. 나처럼 자료를 찾아보면서 이들이 누구인지 알게 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테니 표지 안쪽에 적힌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기쁨이 되어주지 않을까.

 

주관적으로 보면 <마션>이 더 낫다. 다음 장면이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던 강한 흡인력이 꽤나 충격이었던 경험이 아직도 생생하니. <아르테미스>는 일부 전개가 예상되는 데다 <마션>만큼 감탄할만한 장면이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소설 <마션>과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거다.

인류에게 유일한 달에서의 가상적인 사건을 구상한 점, 소설 속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가까운 미래에 충분히 있을 법하겠다 싶다는 점, 과학적인 요소가 디테일하게 담겨있는 점, 자칫 소외되기 쉬운 이들에게 주목한 점으로 판단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이다. 다른 소설과 비교한다면 뛰어난 점은 넘친다. 작가만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특별함이 있다.

다음 작품의 무대는 어디일까. 그가 계속 우주를 배경으로 글을 썼으면 한다. 소설을 읽은 누군가는 우주를 연상하고, 과학과 수학의 재미를 느끼고, 소외된 무언가에 집중하고, 이야기의 반전을 생각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똘똘 뭉쳐 굳어있던 상상력이 어느 순간 빅뱅으로 빵 터질지 누가 알겠는가. 이것이야말로 유일함이 지닌 강력한 파급력일 것이니.

 

 

p325, 6째줄 : 게네 제품 걔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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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 완결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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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를 반복되는 고리에 담다 삶의 마침표를 찍고 싶지 않다. ‘하루는 1년의 축소판’(p445)이라면 이런 모습으로 재미없게 살면 안 되었다. 해보지 않은 것을 해보아야겠어. 작년 11, 나 홀로 여행을 꼭 떠나리라! 서재 블로그에 공표했다. 그랬건만, 야심차게 주먹 불끈 쥔 결심이 무색하게도 1231일의 나는 스스로 한 발자국도 떼어보지 못한 채 1년을 마무리하고야 말았다.

왜 떠나지 못했을까? 직장 일이 바빠서, 부양가족을 챙겨야 해서, 막상 혼자 떠나려니 겁이 나서. 떠나야 할 이유보다 떠나지 못한 변명은 분분했다. 지키지 못한 계획에 갖가지 핑계를 매달고 있었다. 뭐라 하는 사람도 없는데 괜스레 혼자 껄끄러웠다.

빠른 여행자란 자기 발로 가는 사람’(p85)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곱씹다보니 깨달아지는 것들이 생긴다. 스스로의 한 걸음이 지닌 무게를, 한 걸음이 담고 있는 수많은 망설임의 시간들을, 그것이 품고 있을 순수한 용기를. 가지 않은 길을 걷기 위해서는 얼마나 커다란 힘이 필요한지 한참을 생각했다.

 

지난 명절에는 두 종류의 전을 부쳤다. 빈대떡과 동태전. 이 두 가지는 제조과정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빈대떡은 녹두를 갈아 당근, 김치, 숙주, 양파, , 찹쌀가루 등을 넣고 잘 버무린 뒤 프라이팬에 부친다. 반면, 동태전은 밀가루를 묻히고 계란 물을 입힌 다음 부쳐낸다. 이런 이유로 동태전을 먹다보면 알맹이가 부침 옷과 분리되어 쑥 빠져나오기도 한다. 소로우의 삶은 이를테면 빈대떡 같다고나 할까. 겉과 속이 분리되지 않는 삶. 마음이 원하는 대로, 몸이 원하는 대로 다양한 요소들이 적절히 버무려져 하나 된 삶 말이다. 월든 호수 주변에서의 소박한 삶이 다른 이들에게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간소화하고 간소화하라. (중략) 일을 두 가지나 세 가지로 줄일 것’(p141)을 말하며 말한 대로 실천하던 사람. 참 홀가분하겠지 싶었다. 무소유의 삶이란 이런 모습이겠지. ‘내 인생에 넓은 여백이 있기를 원한다.(p171)는 말이 마음으로 스며들었다. 그의 문장들이 붓이 되어 수묵화와 닮은 삶을 그렸다. 그 삶이 품고 있을 드넓은 시간과 공간이 너른 마당처럼 펼쳐졌다.

 

책 자체로 판단하면 각주가 해당 페이지의 아래에 있다는 점은 친절하고 좋았으나 나는 ~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와 같은 유형의 번역은 읽기에 편하지 않았다. 존댓말과 반말이 뒤죽박죽 섞인 문장을 접한 듯 거부감이 들었다. 원문의 맛을 모르니 감히 문체를 언급할 깜냥은 되지 못하지만 중간 중간 지루한 구간이 웅덩이처럼 나타났다. 사막을 꾸역꾸역 걸어가는 사람인 양 중간에 그만 멈추고 싶은 유혹을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삶에 적용해도 될 만큼 싱싱한 내용의 문장들을 붙들어가며 느린 속도로 걸었다. 무사히 끄트머리에 도착하니 담백한 맛이 나는 글들이 묵직한 위력을 발휘했다. 변화를 원하는 내 마음의 외피에 더께로 덮여있던 망설임들을 조금씩 날려 보냈다.

 

요즘은 버리는 중이다. 입지 않아도 아까워서 옷장 한 구석에 몇 년씩 자리를 보전하고 있는 옷을, 언젠가 쓸지 몰라 몇 년을 벽지처럼 머물던 물건들을 찾아 버린다. 버리는 만큼 마음은 점점 개운해지고 있다. 벌레가 무서워 자연에서의 삶은 엄두내지 못하지만 나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변화시키고 싶은 마음에 계속 버린다. 며칠 전에는 사무실 책상과 사물함을 정리했다. 각종 서류와 물건들을 버리면서 깨달았다. 우리가 지닌 물건의 70%는 쓰레기라는 말이 맞구나 싶었다.

가지 않던 공간, 가지 않던 길을 조금씩 가보면서 바라보는 풍경의 변화를 체험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커피숍은 몇 달 전만해도 상상도 못했던 장소이니. 한동안 쓰지 않던 일기도 가끔 쓰며 마음을 재정비한다.

하지 않던 일도 해본다. 독립서점의 주인장이 운영하는 고독한 독서가들이란 프로그램을 신청하여 하루 30페이지 이상씩 책을 읽는 중이다. 처음 계획은 1월과 8, 두 달만 참여하려 했지만 1월말에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무사히 과속방지턱을 넘은 지 두 달째다. 이런 추세라면 학기 중에도 무난히 해낼 수 있겠다. 자신감이 생기니 독서 속도도 조금씩 빨라진다.

모든 행동의 이유는 하나다. 내 마음은 지금 변화를 원하고 있다. ‘인간은 행동의 동기를 자신의 내부에서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p172) 책을 통해 숲에서 살아가는 소로우의 모습을 바라보며 생각만으로는 변화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선명하게 깨닫는다. 몸이 서서히 들썩이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풍경을 향한다.

 

처진 달팽이<말하는 대로>를 들으며 소로우의 삶과 겹치는 부분을 발견한다. ‘어느 날 내 맘에 찾아온/ 작지만 놀라운 깨달음이/ 내일 뭘 할지 내일 뭘 할지 꿈꾸게 했지// 사실은 한 번도 미친 듯 그렇게/ 달려든 적이 없었다는 것을/ 생각해 봤지 일으켜 세웠지 내 자신을//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단 걸 눈으로 본 순간/ 믿어보기로 했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할 수 있단 걸 알게 된 순간/ 고갤 끄덕였지 (중략) 멈추지 말고 쓰러지지 말고/ 앞만 보고 달려 너의 길을 가/ 주변에서 하는 수많은 이야기/ 그러나 정말 들어야 하는 건/ 내 마음 속 작은 이야기/ 지금 바로 내 마음속에서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고 될 수 있다고/ 그대 믿는다면

정말 들어야 하는 건 내 마음 속 작은 이야기. 새삼 뭉클해지는 가사에 잠시 코끝이 찡해진다.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이런 것 아닐까. 자연에서의 삶이 무조건 좋다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먹은 대로 당신의 길을 가라고.

어떤 사람이 자기의 또래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 그가 그들과는 다른 고수의 북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p482)’ 내 심장의 북소리를 따라가려 한다. 마음이 말하는 대로 심장이 뛰는 대로 그런 공간으로 나의 몸을 데려다 놓고 싶다. 그러므로 나는 이 낯선 발걸음들을 계속 내딛으려 한다. 간절하고 순수한 동기가 흘러넘쳐 홀로 떠나는 여행의 첫걸음에 닿을 때까지. 그 안에서 나만의 자유를 찾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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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스페셜 에디션, 양장)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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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맘을 먹어야 했다. 기저귀, 분유통, 보온병, 물티슈, 여벌의 옷, 딸랑이, 분통, 가제수건, 아기 띠. 아이가 어렸을 때 어딘가로 이동한다는 것은 족히 아이의 두 배도 넘는 부피의 짐들을 감당해야함을 의미했다. 혹시 일어날지도 모를 상황들을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하며 커다란 기저귀 가방과 보조 가방 안에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 집을 떠나는 일이었다. 결코 만만치 않았다. 아이를 돌보는 것은 하나부터 열까지 완벽하게 부모의 손을 필요로 했다.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 싸는 것까지 한시도 나의 손을 멈추면 안 되었다.

 

고작 바퀴라니! 수년 전 과학 뉴스를 검색하다 인류의 3대 발명품 중 하나가 바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세상에 기가 막힌 물건들이 얼마나 많이 쏟아지는데 무려 인류라는 타이틀이 붙은 내용에 바퀴라니요. 하지만 뒤따라온 설명을 읽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은 우리가 사용하는 수많은 물건들의 시초였다. 너무나 오랜 세월 거슬러 내려왔기에 공기나 물처럼 처음부터 있었다고 여겨진 것. 당연하지 않은 것인데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이었다.

잊고 있었다. 세상에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얼마나 많았던가를. 아이와 함께 딸려가던 짐의 크기가 줄어들수록 그래서 결국 몸만 가뿐하게 나설 수 있던 순간으로부터 한참이 지난 지금까지 오면서.

 

나는 참 쉽게 살고 있었구나. 화성에 홀로 남겨진 과학자의 긴박한 생존기를 따라가면서 당연하게 여겼던 것을 하나 둘씩 떠올렸다. 숨 쉴 때마다 굳이 고마움을 표시하지 않는 산소부터 집안에서 수도꼭지만 틀면 콸콸 쏟아지는 물까지. 가까운 슈퍼나 인터넷으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음식에서부터 살고 있는 공간, 사소한 종이와 펜, 공구들에 이르기까지.

수소와 산소를 이용해서 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방사선의 위험을 무릅쓰고 난방을 위한 열을 얻는 과정에서, 토양과 박테리아를 이용해서 감자를 재배하는 과정에서, 무선통신으로 지구와의 연결을 꾀하는 과정에서, 태양전지판을 이용하고 모래폭풍을 피하고 위성으로 방향을 알아내는 과정에서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이 새삼 만들어지는 모습들을 보면서 이제껏 잊고 있던 것들이 삶에 주는 의미를 생각했다.

 

신호 감지(p186)’라는 네 글자가 이토록 울컥할 일이더냐! 어느 순간 와트니의 시점에서 와트니에 빙의된 듯 황량한 화성을 걷고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하는 나를 발견한다. 1970년대, 외계인을 향한 갖가지 메시지를 금속판에 실어 허공에 날려 보낸 인류의 염원을 떠올린다. 태초의 아담과 이브를 연상시키는 그림과 형이상학적 문양을 어떻게 알아차릴까 말도 안 된다 생각했더랬다. 외계인이 등장하는 책도 아니건만 이 책을 읽으니 어쩌면 먼 미래에는 소통에 대한 답변도 날아오지 않을까 꿈꾸게 된다. 우주여행 상품이 과학 뉴스에 등장하는 요즘이다. 소설 속 화성 유인탐사가 구현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주인공이 죽는 법은 결코 없을 테지만, 돌발적인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이 궁금했다. 감자를 심어 식량 문제를 해결했을 때 그것으로 식량에 대한 언급은 더 이상 되지 않으리라 예상했다. 하지만 식량이나 물이나 산소의 문제는 어느 것 하나 만만하게 해결되는 법이 없다. 수시로 뒤집어지면서 전개되는 상황이 아슬아슬하다. 이 책이 매력적인 건 툭툭 튀어나오는 황당한 사건 속에서도 결코 좌절하지 않고 상황을 극복해가는 주인공의 낙천적인 기지에 있다. 그는 무너진 환경을 베이스로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지 않는다. 실제로도 그렇게 될까 싶으면서도 실제로도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언젠가는 실제로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게 한다.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지 어떤 결말이 나올지 궁금해서 틈이 나는 대로 책을 펼쳤다. 흡인력 있는 서술 덕분에 598쪽의 만만치 않은 두께의 책을 사흘 만에 덮었다.

 

주인공의 독백에는 작가의 인간관이 잘 드러난다. ‘모든 인간이 기본적으로 타인을 도우려는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p597)’ 그가 시도한 방법들이 과학적으로 얼마나 타당성이 있고 실제로도 가능한가를 조목조목 분석하고 싶지는 않다. 이 작품에서 가장 높이 평가할만한 요소는 과학성 너머에 있기 때문이다. 과학적인 방법이 소설의 주를 이루고 있지만 그건 수단일 뿐 작가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인간이라 생각한다. 극한상황에 처한 인간의 생존본능, 낙천적인 기질의 중요성, 버려야 할 것은 과감하게 버릴 줄 아는 순간적인 판단력, 주인공과 동료들과의 끈끈한 동료애를 통해 드러나는 인간이란 존재 말이다. 특히 화성으로 되돌아간 헤르메스에서 이들이 도킹하는 장면은 찡함과 더불어 생존본능을 넘어선 인간 사이의 신뢰를 생각하게 한다.

 

긍정적이고 유머러스한 서술이 긴박한 상황과 잘 버무려진 소설을 읽으면서 내내 유쾌하고 행복했다. 과학적인 요소가 묻어있는 행복 바이러스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묻어나왔다. 이 책은 어느 순간부터 잊어버린 채 살아온 것들을 일깨워주었다. 존재가 살아간다는 것은 온 우주를 배경으로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당연하지 않은 수많은 요소들이 담긴 환경 속에서 이루어지는 경이로운 일이었다. 그래서 더욱 소중하게 여겨져야 하는 기쁨이라는 생각에 한동안 뭉클했다.

 

 

p522, 2째줄 : 로비 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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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교수의 의학세계사 - 주술사부타 AI 의사까지, 세계사의 지형을 바꾼 의학의 결정적 장면들!
서민 지음 / 생각정원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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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교과서의 단 한 줄로 지나치지만, 이 한 줄에 기록될 지식을 발견하기까지 몇 십 년 혹은 일생을 바치는 과학자들도 있었다는 겁니다.” 내 말을 듣는 학생들의 표정이 자못 진지하다.문명과 식량을 읽고 나서부터였다. 식량을 얻고자하는 인류의 지난한 노력의 역사를 접하면서 교과서의 문장들이 다른 무게로 다가왔다.

암모니아의 합성을 가르치면서 책에서 읽었던 내용을 교과서에서 발견하였다. ‘그리하여 당시 사회 문제였던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중학교 3학년 과학, 천재교육, p90) 몇 년을 가르쳐왔어도 무심코 지나치던 부분이었다. 여기에서 주안점은 질소와 수소가 반응하여 암모니아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화학 반응식으로 표현하는 것이었기에. 하지만 암모니아를 이용한 인공 비료의 합성으로 식량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었는지 알게 된 이상 교과서의 건조한 한 줄은 더 이상 지나칠 수 없는 문장이었다. 학생들에게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마도 그들 중 몇몇은 무언가를 위한 인류의 노력에 대하여 한 번 쯤은 깊이 생각하게 되었으리라.

 

중학교 3학년 과학 생식과 발생단원에는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물질이 한 페이지로 등장한다. 교과서에는 제시되어있지 않지만, 교사용 교과서에는 탈리도마이드에 대한 설명이 있다. 입덧을 막는 용도로 임산부들이 복용했다가 많은 기형아가 나와서 사용이 금지되었다는 내용이다. 살짝만 언급하고 지나갔다. 그런 약이 있었다더라. 무척 위험했다더라. 그래서 금지되었다더라 하고.

이 책에서 탈리도마이드를 보니, ! 나 이거 알아! 라는 생각에 반갑고 우쭐했다. 하지만 관련 이야기를 읽고 보니 내가 결정적으로 빠뜨렸던 부분이 있었음을 발견한다.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 심사관의 반대로 미국에서는 허가가 나지 않았기에 46개국에서 1만 명의 기형아를 발생시킨 약의 위험을 피해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임신한 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반대의 이유였다.

이야기의 초점은 위험한 약이 나왔다더라가 아니라 약 시판을 앞두고 임상시험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있다. 그 점을 학생들에게 얘기하지 못했던 거다. , 역시 다방면으로 많이 알아야 수업이 풍성해진다. 토론의 주제로도 얼마나 바람직한가! 나의 학생들은 무식한 교사를 만나 결정적인 생각꺼리를 놓쳐버렸구나, . 서민 교수님! 이 책이 1년만 더 일찍 나왔더라면 140명의 학생들이 제 입을 통해 이 이야기를 인상 깊게 들었을 텐데 말입니다.

 

작가가 쓴 책의 장점은 가독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이다. 글쓰기에 대한 책이건, 정치에 대한 책이건, 기생충에 대한 책이건 장르를 불문하고 일관성이 있다. 때문에 두꺼운 책을 앞에 두고도 작가가 서민이라면 망설임 없이 첫 장을 펼치게 한다. 이러한 장점은 그의 성향에서 온다고 판단된다. 유머를 즐겨하고, 지루하고 난해한 글을 못견뎌하는. 나와 코드가 맞는 부분이다. 작가의 책을 만나면 부담이 없고 편하다. 이 책은 의학의 세계사라는 방대한 지식까지 담겨있으니 나의 세계가 몇 단계 업그레이드되어 풍성해진 느낌이다.

책을 많이 읽어야하는 직업군 중 하나는 교사라 생각한다. 과학 교사라고 과학에 대한 책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전혀 연관 없어 보이는 인문학이나 철학, 음악, 미술, 심리학 관련 책도 어떤 식으로든 수업 시간에 언급이 된다. 이 대목을 설명하는 데 이 내용을 써먹네? 수업하다 불쑥 생각이 나서 비유할 때 스스로의 순발력에 감탄하기도 하고, 그 책을 읽기 잘했다며 저자에게 고마워했다. 이 책도 두고두고 고마워하며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새삼 깨닫는다. ! 의과대학 교수님이시지! 의과대학 교수님이라 해서 무조건 의학의 역사에 해박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과학교사라고 해서 과학의 모든 분야를 잘 안다든가 과학적인 발견과 발명의 역사를 많이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이 책에서 높이 평가할만한 점은 내용의 취사선택과 서술 방식에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색한 부분이 없이 이어지는 의학의 역사는 이 분야에 문외한인 독자가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다. 중간 중간 유머 섞인 서술은 깊이 있는 지식과 지식을 이어주는 접속사 역할을 한다.

아이스 맨 외치를 이렇게 써 먹다니! 수업 시간에 과학 뉴스로 소개하는 데 그친 이 인류가 의학의 역사를 소개하는 앵커로 등장하다니. 신선한 발상이 감탄스럽다. ‘사람들이 의학의 역사에 관심이 없었다기보다, 재미있게 서술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p13) 의학의 역사에 관심이 없었는데, 재미있게 서술된 이 책을 보니 관심이 생겼다. 나에게는 작가의 의도가 적중한 셈이다.

 

역사는 관점이다. 서술의 주체에 따라 전혀 다른 색깔을 띤다. 따라서 어떤 분야의 역사이든 상대적일 수 있음을 잊지 않는다. 똑같은 사건이라도 기자의 시각에 따라 전혀 다른 내용으로 보도되듯이. 의학적인 기술의 발달사에만 중점을 두었으면 전혀 다른 내용으로 서술이 되었으리라. 이 책에는 의학의 발달사보다 더 큰 내용이 담겨있다. 그건 작가의 관점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서민'적 관점이랄까. 그 관점이 나는 가장 좋았다. 이는 책의 마지막 부분, 외치의 말에 고스란히 담기는데, 순간적으로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한 방이 있다. ‘제가 만난 의사들은 말입니다.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어요. 어떻게 하면 환자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을지 고뇌했고, 자신의 능력으론 치료할 수 없는 상황을 미안해했어요. 시대와 지역은 달랐지만, 그 마음만은 똑같았습니다. 이 강좌를 열면서 제가 전하고 싶었던 것도 의사들의 그런 마음이었습니다.’(p410) 중심에 사람을 두고 서술된 의학의 역사, 이 책을 만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유이다.

 

 

p68, 밑에서 7째 줄 : ‘, , , , , 비장, 신장, , 심장의 순서를 이왕이면 맞췄어도 좋았겠다는 나만의 생각^^;

방법 1 : , , , , ....라면, 심장, 신장, , , 비장

방법 2 : 보통의 음양오행 서술 방식으로 목, , , , ....라면, , 심장, 비장, , 신장

p162, 7째 줄 : 스노우 스노

p191, 두 번째 단락 5째 줄 : 갖기 않기에 갖지 ~

p204 마지막 단락 1째 줄, p205 4번째 단락 2째 줄 : 초음파의 발명 ~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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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 2019-01-22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꼼꼼한 읽기와 오기 지적까지! 대단하십니다

나비종 2019-01-22 19:11   좋아요 0 | URL
^^; 독서 속도가 느리다보니 눈에 띄었을 뿐입니다.

마태우스 2019-01-26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종님 리뷰 감사드립니다. 오타 지적도 감사드립니다. 제가 교정을 잘 못봐서 그랬습니다. 혹시 2쇄를 찍는다면, 말씀하신 대목 반영해 달라고 요청하겠습니다. 꾸벅

나비종 2019-01-27 17:27   좋아요 0 | URL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방대한 지식에 감탄하면서 내내 유쾌했구요.
오타는 시험지 원안을 매의 눈으로 검토하던 습성이 있어 그저 눈에 띄었을 뿐입니다. 2쇄를 찍을 만한 책이니 기필코 반영이 되겠군요.^^;
 
떨림과 울림 - 물리학자 김상욱이 바라본 우주와 세계 그리고 우리
김상욱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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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텅 비어있는 입자라니! 주변을 둘러보면 온통 실체 있는 물건들뿐인데, ‘보이는 것과  비어있음이 겹쳐진 원자의 모습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가르치는 것과 근본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우주는 떨림이다.(p5)’ 프롤로그에 나온 짧은 문장에는 상상할 수 있는 최대치가 담겨있다. ‘떨림원자와 비슷한 맥락이다. 전자와 양성자, 중성자 등 소립자가 진동을 하니 그들로 이루어진 원자가 떨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눈앞에 가만히 있는 딱딱한 탁자가 오들거리며 나 떨고 있냐?”하는 모습은 어쩐지 우습다. 그 개념을 우주 전체로 확장하자니 눈으로 감지되지 않는 떨림이란 얼마나 유리인 듯 섬세할까.

 

우주, 시간, 공간, 힘과 관련된 물리 법칙과 이론들에 인문학적인 색깔을 입힌 책이다. 기본적인 역학의 법칙부터 장에 관련된 이론에 이르기까지 물리에 대한 지식들이 총망라된다. 전문가답게 이런 저런 물리 이론들을 쉽게 풀이하여 설명하려는 노력이 가득하다.

원자의 관점에서 탄생과 죽음을 해석한 부분은 탁월한 설명 방식에 감탄한다. ‘인간의 탄생과 죽음은 단지 원자들이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과 다르지 않다.(p49)’ 이런 관점에서 아끼던 이들의 죽음을 상상하니 많은 위안이 된다. 지구상의 모든 물체들은 중력장을 벗어나지 않는다. 누군가의 죽음 이후에도 그를 이루고 있던 원자들이 세상 어딘가에 떠다닌다고 상상하면 슬픔이 덜할 것도 같다.

 

다만 후반부에서 이론들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살짝 도약된다 싶은 내용들은 비전공자들이 이해하기에 좀 어렵지 않을까 싶다.

아쉬운 점은 후반부로 갈수록 인문학적인 에너지가 약해진다는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물론 극히 주관적인 나만의 느낌이다. 야채, 새우, 오징어, 고구마, 감자 등 신선하고 알찬 재료를 튀겼는데, 인문학으로 이루어진 튀김옷이 쏙 빠져 버린 느낌이랄까. 인간과 삶과 관계의 속성을 물리 법칙에 비유한 점은 좋지만, 무리가 있어 보이는 부분이 간혹 눈에 들어온다. 인문학적인 사유가 다소 가볍다는 느낌이랄까. 경박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내가 자주 느끼는 한계라는 표현에 비교적 가까운 의미이다. 삶의 심연에 접근해보지 못한 관찰자들의 상상 같은 거 말이다. 거리에서 폐지 줍는 할아버지들이 눈에 띌 때마다 먹먹한 마음에 시를 떠대지만, 쓰고 또 써도 당신들 삶의 바닥까지 접근하지 못하는 나처럼.

 

처음 부분은 물리의 다양한 원리를 인문학에 접목시키려는 시도에서 작가의 여유로움이 느껴져서 좋았다. 주변을 떨림과 울림으로 해석하는 작가의 관점을 따라가며 세상을 신선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인간은 울림이다.(p6)’라는 문장은 작용과 반작용처럼 우주의 떨림으로 확장된 상상력을 내게로 향하게 했다. 우주의 떨림에 인간의 심장이 공명하는 장면을 상상한다. 스스로 감지하지 못했지만 책을 읽는 동안 나의 심장도 몇 번씩이나 평소보다 큰 울림을 반복했을 터이다. 몽환적인 그림 앞에 선 인간처럼 묘한 느낌이 들어 두근거렸다.

 

 

p51, 6째줄 : 소행성 명왕성 왜소행성 ~

p54, 7째줄 : 탄소 원자 두 개 ~ 한 개

p122, 밑에서 4째줄 : 존재하기기 위해서는 존재하기 ~

p127, 마지막 줄 : 영자역학 양자역학

p169, 밑에서 3째줄 : 페러데이 패러데이

p191, 밑에서 3째줄 : 수증이 수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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