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악하악 - 이외수의 생존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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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안에서 읽으며 몇 번을 소리나게 웃게 만든 책이다.

동료들에게 들려 주고 싶은 일화도 있었다. horeesickness라든지 백설공주 성형설이라든지....

그리고 절망에 심장을 쥐어뜯겨 본 자만이 희망을 논할 수 있다는 그런 절망한 사람한테 희망을 주는 말도 있었다.

글보다 여백이 많은 이 책은 여백의 힘을 느끼게 해 준다. 그 여백마저 세상을 살아가는 소통법을 알려 주는 요소가 아닐까? 생각할 여유를 가지며 살아야 한다는.....

정태련씨의 그림, 정말 좋다. 이쁘다. 자연이 그림으로 환생하여 그렇게 이뻐질 수 있다니. 물론 원래의 자연도 아름답지만 정태연씨 그림 속 자연도 정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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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의 전화박스 아이북클럽 7
도다 가즈요 글, 다카스 가즈미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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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 정말 이렇게 가슴아프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정녕 어린이책에 담겨 있단 말이야? 너~~무 좋다!!!

엄마 여우와 아기 여우가 살고 있었다. 아기 여우는 엄마 앞에서 귀엽게 재롱 떨고 쑥쑥 커가는 느낌을 엄마에게 선물로 줄 줄 아는 여우다. 그런데, 이유도 모르게 아기 여우는 죽는다. 엄마 여우는 아기 여우를 그리워하며 눈물 짓는다. (우쒸~ 정말~ 너무 가슴 아프다. 왜 아기 여우는 죽고 난리야! ㅠㅠ ㅠㅠ 엄마 여우 마음 정말 이해된다!) 어느 날, 엄마 여우는 아기 여우처럼 통통하고 귀엽고 기분 좋은 냄새를 풍기는 인간 아이가 전화박스에서 자신의 엄마에게 전화하는 모습을 보게 되고, 이내 그 아이를 자기 아기 여우인 양 기다리게 된다.

사내 아이가 "엄마, 오늘은 밥 많이 먹었어요." 하면 전화 속 엄마 대신 "응, 그래 우리 이쁜 아가~" 그렇게 대꾸하면서 마치 이제는 하늘나라에 간 아기 여우와 이야기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걸로 엄마여우는 조금 위안을 받는 것 같다. 하지만 이내 전화박스가 고장나고 매일 오던 사내 아이를 볼 수 없을 것 같은 위기감에, 여우는 자신의 특기를 발휘, 또 다른 전화 박스로 변신한다. 사내 아이는 전화박스로 변신한 엄마 여우의 품 속으로 들어와 자신의 엄마에게 전화를 한다. 하지만 사내 아이는 내일 엄마에게로 가서 살게 된다며 좋아한다. 엄마 여우는 전화 속 엄마 흉내를 내며 자신의 아기 여우를 떠올리며 가슴아프고 이제 사내 아이를 볼 수 없을 것 같아 섭섭하다.

쫄랑쫄랑 뛰어가 버린 사내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여우는 가슴아파하는데, 때마침 고장난 전화박스에 불이 깜빡 하고 들어온다. 책은 전화 박스가 엄마 여우를 위로하기 위해 마지막 힘을 짜내어 불을 켠 것이라고 말한다.(ㅠㅠ 정말 슬프고 가슴 아픈 이야기다.)

그렇다. 이 이야기는 엄마 여우의 슬픔이 감정적인 주조를 이루지만, 서로 다른 존재가 전혀 상관 없는 남을 조금씩 아껴 주고 배려하는 따스한 마음이 창호지를 물들이는 새벽빛처럼 티나지 않게 가슴 아픈 누군가에게 위로를 선사한다. 그런 동화 속 세상이 아름답듯, 이 세상에서도 나와 전혀 상관 없는 누군가를 아주 조금씩 배려하는 한 조각의 마음이 이 세상을 조금씩 조금씩 살기에 아름다운, 좋은 세상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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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전달자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0
로이스 로리 지음,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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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표지였다. 갈릴레오 갈릴레이 얼굴 같기도 하고.... 대체 청소년 책 표지가 어찌 저리도 우중충한 것인가?

이 역시 누군가의 추천이 아니었다면 읽지 않았으리라.

아무튼 읽으면서 머나먼 미래일지, 가상 현실일지 모를 배경 속으로 쏙 빠져드는 경험을 했다. 단순한 플롯이 아쉬웠지만(어느새 '매트릭스' 같은 장대한 스토리에 익숙해진 나.) 어린이 청소년에게 선택의 소중함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에는 단순함이 그렇게 흠이 될 수는 없는 것 같다.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불안한 요소는 제거하고, 안전하게 살아가는 이야기 속 사람들 속에서도 감정은 꿈틀거렸다. 그러나 그것 역시 약으로 제한하는 세상이다. 이들은 큰 불행이 없다. 그러나 큰 행복도 느끼지 못한다.

아! 그러나, 작가의 의도 중 나는 반만 동의한다. 선택을 배제하는 환경은 바람직하지 않으나, 감정 조절을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큰 행복이 없더라도 불행하지는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분노하고, 슬퍼하고, 기쁠 때도 이 기쁨이 또 어떻게 변질될까 불안해하고... 어른이 되고 보면 내 감정이 제일 나를 불행하게 한다.

아무튼 구성이 치밀하고 설득력 있는 좋은 소설이다.

표지는 왜 그렇게 만든 건지 이제는 알 것 같다. 바로 회색 세상 속에서 색깔이 살아 있는 세상을 그리워하는 기억 전달자의 피곤함.... 그러나 너무 어렵게 표지 만들었다. 한눈에 뭔 뜻인지 모르겠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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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둑 1
마커스 주삭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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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즐겨읽는 소설?

재미있고 톡톡 튀는 소설이다. 아니면 추리, 스릴러쯤...  그런데, 왜 이 책을 골랐을까? 아는 사람의 강력 추천이 있어서였다. 최근들어 아는 사람이 추천하여 읽은 책 치고 실패한 책이 없다.

이 책 역시 결과적으로 성공작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 책을 성공작이라고 생각한 건 아니다. 이 책 속에는 재미있는 말이나 톡톡 튀는 유머, 혹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러는 없다. 지루할 정도로 무난한 흐름이다. 출퇴근 짬짬이, 잠자기 전 짬짬이 읽는 나다 보니, 지루한 전개에 책을 놓아 버릴 위기가 한 두 번쯤은 있었다. 그럼에도 놓지 않았던 건 강력추천 동료에 대한 신뢰, 그리고 '나도 읽었다'는 말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을 다 읽은 이제, 나는 다른 사람에게도 "정말 좋은 소설"이라며 추천할 것 같다. 인생에 대해, 그리고 잔혹에 대해,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주는 좋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책의 주인공 책도둑에게 현실은 비극의 점철이었다. 아빠는 애초부터 없었고, 어린 동생은 죽고, 남의 집 더부살이를 하고... 지극히 믿어 마지 않았던 친구와 양부모... 그들이 원한 건 아니었지만 역시 책도둑의 인생에 지극한 슬픔을 선사하였다. 이 모든 슬픔의 원인은 바로 전쟁이었고, 그 전쟁은 말로 자라난 나쁜 열매였다.

이토록 지독스럽게 비참하고 나쁜 전쟁 속에서도 책도둑의 어린시절은 아름답게 피어났다. 나마저도 약간은 설레었다. 책도둑의 손에 몇 권의 책이 쥐어졌을 때는 뿌듯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아빠, 책, 아코디언, 옷장 같은 로자, 유대인 막스, 시장 부인, 서재, 귀여운 루디 슈타이너.... 책도둑의 아름다운 인생을 구성한 것들.... 그 아름다움이 전쟁으로 인해 희망의 여지 없이 사그러들 때, 난 정말 가슴 아팠다. 이 가슴아픔은 나에게 인생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해 주었고, 이 소중한 인생을 정말 아끼며 살아가야겠다는 의지를 심어 주었다.

오늘 아침에 있던 반(half) 엄마의 지극히 무례한 언어로 상처 받은 나의 자존심, 다소곳이 '네' 하지 못하고 내가 받은 상처만큼의 반발로 상대방에게 비슷한 상처를 되돌려 주었다는 약간의 자괴감, 오늘과 같은 일은 앞으로도 지속되리라는 절망감이 뒤섰여 아주 복잡한 오늘 하루를 이 책으로 마무리하게 되어 다행이다. 이토록 복잡하고 비참하게까지 느껴지는 인생마저도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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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정태원 옮김 / 태동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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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폴러 많음^^;;;>

유키호와 료지의 모종의 거래가 보였을 때, 이 두 범인들은 '나쁘다'고 생각했다.

자신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모든 것들을 제거해 나갔으니까.

그러나, 하권 마지막 부분을 읽으면서 슬펐던 이들의 어린 시절과 20년 시간이 잔잔히 떠올랐다. 책을 덮고도 이들을 하얀 밤 속을 거닐게 한 것은 무얼까? 답을 찾으려 애쓰게 되었다.

결론은 어른의 욕심과 죄! 였다. 육체적인 순간의 즐거움을 얻고자 자신보다 가난하고 약한 사람을 이용했던 어른들의 죄는 어린아이들로 하여금 자기 방어를 위해서라면 사람을 속이고, 죽이는 일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죄인들로 만들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잘 팔리는 추리 소설로 만들기 위해 이 책을 썼을 것 같다. 사람들의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장면이 간혹 나오고, 전체적으로 범인을 쫓는 구성이 촘촘해서 놀랍다. 그리고 다른 추리 소설이 사건이 일어난 후 한두달 내에 범인이 밝혀지는 것과 달리 무려 20년 동안을 담은 구성 방식도 감동스러울 정도로 놀랍다. 작가는 죄는 죄를 낳는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을까?

나는 그랬을 것이라고 본다. 욕심은 없어져야 한다. 특히 약한 어린아이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그런 범죄들은 말이다.

또한 마지막에 료지는 죽음을 통해 생애동안 그토록 보호하려 애쓴 유키호를 영원히 보호한다. 불만이다. 범인이 밝혀지고 징벌을 받으려면 받고, 아이들을 그렇게 만든 범죄에 대한 특별법을 만들고 이렇게 끝났다면 어땠을까? 내가 바라는 모습이다.

그러나, 결말이 미심쩍기 때문에 한번 더 작품 내용을 생각하고 역시 죄는 죄를 낳는다는 뻔하지만 경각심을 가져야 할 진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잘 짜여진 추리소설, 현실을 되돌아 보게 하는 이 책을 내가 읽은 륭한 책의 반열에 올려 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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