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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이덕일 / 김영사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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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 작가의 말처럼 송시열이 가난한자, 없는 사람, 낮은 사람들의 입장에서 소신을 굽히지 않은 사람이었다면 정말 훌륭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이익과 당의 이익을 위한 소신을 절대 굽히지 않았고, 주자학이라는 한 시대의 학문을 평생의 지침으로 삼은 그 사람의 일생은 많이 아쉽다. 돌아 보니 무려 한 달에 걸쳐 읽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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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귀 맞은 영혼 - 마음의 상처에서 벗어나는 방법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장현숙 옮김 / 궁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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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저 요즘 왜 이렇게 사람들이 미운지 모르겠어요."

"당신, 요즘 마음이 힘들구나."

이렇게 말하며 아는 언니는 나에게 이 책을 소개해 주었다. 

그 때쯤 나는 왠지 나만 궁지로 몰아 넣고, 믿었던 나를 배신하고, 자기네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인 것 같은 느낌에 푹 젖어 있었다. 나만 손해를 볼까 겁내면서 어떤 일을 당면해서 꼭 나쁜 쪽으로 시나리오를 펼치고... 그러면서 '이건 아닌 것 같다. 내가 너무 삭막해졌다. 그리고 악해졌다.' 이런 생각에 괴로운 나날이었다.

아는 언니가 소개해 준 이 책을 읽으면서 나를, 내 마음을 좀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 그게 이책을 읽은 가장 큰 성과였다. 그리고 다른 사람도 내가 의도하지 않았던 나의 언행으로 상처 받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을 할 여유가 생겼다. 그러면서 내가 이렇듯 나에게 의도적으로 상처를 주는 거라 생각되었던 사람들의 언행도 99퍼센트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였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책을 읽으며 나 스스로의 마음에게 말을 걸게 되었다.

"그렇게 생각할 건 아니야. 저렇게 다르게도 한 번 생각해봐. 네가 그 사람이었다고 생각하고 말야."

이 과정은 왠만한 비난이나 약간 억울한 상황에서 내 마음이 덜 상처 받는 법을 알려 주었다. 내가 앞으로도 상처받고 괴로워하지 않으리라 장담은 감히 할 수 없어도, 내 속의 어린 아이를 잘 다독이는 노력을 하는 방법은 어느 정도 알았으므로, 좀 덜 상처 받고 좀 덜 상처 주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누구나 한번쯤 꼭 읽어 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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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시몬 비젠탈 지음, 박중서 옮김 / 뜨인돌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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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까마득한 옛날 일 같은데, 사실은 수십 년 밖에 안 된 일이다. 유대인이란 족속을 아예 없애 버리겠다고 수백만의 사람들을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방법들로 없애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이....

그걸 당하는 유대인은 희노애락을 느끼고 존재의 가치와 용서란 무엇일까 고민하는 인간이었지만 가해자인 독일군에게 있어 그들은 짐승이었다. 없애버려야 할.... 이 세상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지만 일어나 버렸다. 그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었다는 것이 사람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짐작케 한다. 다시는 그런 일이 절대로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그런 일들이 반복되고 있을 거라는 사실이 소름 돋게 한다.

그런 잔인한 일을 당했다면 나는 가해자를 용서할 수 있을까? 그 당시나 직후에는 용서해야 한다고 생각은 해도 마음 깊이 용서하게 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오랜 세월이 흐르고 내가 겪은 고통이 희석되어 떠오를 때쯤이면 용서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 역시 비젠탈과 같은 지독한 고통을 겪지 못한 소시민의 짐작이겠지.

용서.... 이 책의 화두다. 이 책을 읽으며 영화 '밀양'이 자꾸 생각났다. 영화 밀양에서는 여주인공이 아들을 죽인 범인을 신께서 말씀하신 대로 용서하고자 범인을 찾아갔다. 그 자리에서 범인은 자기는 주님의 사랑으로 이미 용서를 받았다며 어머니를 위해 기도한다고 한다. 여기서 여주인공은 자기도 용서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신이 자기 대신에 먼저 용서를 한 거냐며 신에게 배신감마저 느낀다. 정말 인간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기독교에서 주장하는 용서와 사랑이 현실과 만났을 때 얼마나 정의롭지 못한가... 신은 인간에게 '인간'임을 뛰어 넘어야 한다고 하시는 걸까.... 그 노력을 가상히 여기시겠다는 것인가...

유대인들은 당사자가 아니면 용서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기독교는 무조건적인 용서를 내세운다. 어느 쪽이 옳으냐.... 이런 답을 구하게 되는데.... 이 부분에 대한 답은 한 마디로 말하기 힘들 것이다, 어느 누구라도... 다만 저마다의 소신만 밝힐 뿐....

그러나 '용서'를 빌미로 비슷한 악이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진리이다. 살인을 저지를 때 이미 자신만은 용서를 받을 수 있을 거라 여기고 있다면 이는 용서받을 수 없는 짓이다. 따라서 진정한 용서란 가해자의 진정한 반성이 수반되어야 한다. 잘잘못은 잘 가려야 한다.

우리 나라도 유대인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 일제의 압제 속에서 상상도 못할 만큼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그 때 일제와 함께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민족을 저버린 친일파에 대한 정죄는 정식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것은 또다시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잘못이 저질러질 수있음을 뜻하기에 정말 섬짓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보통의 문명 생활을 하는 내가 생각할 기회가 별로 없던 '용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할 기회를 주었다.

<인상 깊은 말>

151쪽-침묵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때로는 말보다 침묵이 더욱 설득력 있으며, 또한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224쪽-하지만 제가 당신에게 남편을 용서하라고 말하는 까닭은, 계속 당신의 머릿속에 남아 있으면서 당신을 더 괴롭히고 분노하는사람으로 만들 만한 자격이 그에게 없기 떄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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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신 - 신은 과연 인간을 창조했는가?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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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킨스가 신에 대한 믿음을 7단계로 나눈 분류에서 나는 딱 반은 신을 믿고 반은 불신하는 단계에 속한다. 실제로 나는 기독교인을 자처하고 일요일에는 교회에 나간다. 나는 신을 믿고 싶어한다. 그럼에도 100% 믿지 못하고 의심한다. 교회측에서 보면 불쌍한 회의론자요, 세상 쪽에서 보면 욕먹는 기독교인 중 한 명일 것이다. 결국 여기에도 저기에도 확실히 끼지 못하는....

이 책을 구입한 것은 나 같은 회의론자가 뭐라도 100% 확실한 입장을 갖고 싶었기 때문이다. 설사 그게 무신론일지라도....

그러나, 이 책을 보면서 세상에 절대적인 해법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킨스가 구사하는 무신론 증명법(대체로 유신론의 논증을 비판하는 방식의)은 솔직히 이성이 아닌 고집스런 자기 믿음의 설파처럼 느껴졌다. 이건 먼가.... 자기가 그토록 비판하는 유신론자들과 별로 다르지 않은 증명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증명에 설득 동감될수 없었다.

결국, 누군가는 무신이란 신념을 믿고, 누군가는 유신이란 신념을 믿고.... 도킨스는 무신의 전도사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무신을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증명하고 싶어하니 말이다. 결국 무신론도 100% 완전할 수 없다!

아무튼 오늘 나는 교회에 나가 나의 50%의 불신앙을 뉘우치고, 믿음을 달라고 기도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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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과 신앙 2007-09-07 0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읽었습니다. 참고로 도움이 될 만한 책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김용옥의 하나님 VS 성경의 하나님"(도서출판 누가)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도킨스의 주장에 대한 반론과 하나님 존재에 대한 이성적인 확신을 갖게 될 것입니다. 샬롬

무심 2007-09-19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도킨스의 무신론 주장이 그닥 설득적이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결국은 '고집스런 자기 믿음 설파'라는 데도 공감이 가네요. 전 사실 러셀의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도 좀 실망스럽더군요. 은근 기대를 갖고 (설득당하고자 하는) 읽었는데 말이죠. ㅎㅎ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세상을 뒤바꾼 위대한 심리실험 10장면
로렌 슬레이터 지음, 조증열 옮김 / 에코의서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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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정말 모순투성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배우지만, 그리하도록 몹시 애쓰지만 실은 우리 인간은 나면서부터 모순투성이다. 한 여자가 무참하게 살해당하는 동안 기회는 많았으나 목격자 38명 중 아무도 전화기를 들어 경찰서에 신고하지 않았고, 남에게 해가 되는 일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는 상식에 위배되게도 전기고문에 기꺼이 참여하며, 수상쩍은 연기에도 타인의 자세에 따라 반응이 다른 존재...

그렇다. 그러므로 내 삶 속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모순과 부조리는 당연한 것이다. 배운 게 다가 아니다. 나라는 사람 속에 존재하는 모순과 부조리를 파악함으로써 오히려 좀더 모순과 부조리를 피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책이라고 한다면, 내가 너무 도덕적으로 이 책을 받아들인 것일까?

읽는 내내 즐거웠고, 사람 즉 나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무척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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