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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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게 밴! 

그래도 자네는 아주 운이 좋은 사람이야. 결국은 그렇게 하고 싶었던 일을 하게 되지 않았나. 

물론 중간에 우여 곡절이 아주 심했지만 말이야.  

내가 화가 났던 부분은 말이야, 자네 와이프가 바람 피우는 부분이었어. 그래 이해 못할 바는 아니야. 자기가 그렇게 주저앉게 된 게 모두 자네 탓 같았겠지. 그녀의 가장 큰 문제는 자기도 책임이 있다는 걸 깨닫지 못했다는 거야. 많은 사람들이 그러지. '너만 아니었어도 내 인생은 지금 이렇게 되진 않았을 거야.' 그게 인생의 가장 큰 굴레가 되는 거 같네. 하지만 꼬인 인생이 자신 탓이라고 인정하는 건 쉽지 않지. 나도 그러네. 

아무튼 자네는 커다란 실수를 저질렀네. 다분히 문학적 즐거움을 위한 설정이란 생각이 드네. 그리고 자네의 실수, 그리고 자네가 사고를 처리하는 부분은 눈에 보이는 듯 그려졌다네. 자네를 탄생시킨 작가의 글발이겠지? 아무튼 코헨 형제의 영화 중 제목은 떠오르지 않으나 분쇄기에 시체를 넣는데, 시체의 발만 분쇄기 밖으로 삐져나왔던 그 장면이 떠올라 살짝 웃겼네. 그걸 블랙 코미디라고 하지? 

그래. 자네의 인생 일부를 적은 이 책은 꿈을 잃고, 꿈을 제쳐두고 생계를 위해 살아야 하는 현대인의 삶을 극화한 거란 생각이 드네. 뭐라고? 출판사에서도 그렇게 홍보하고 있다고? 나도 그쯤은 알고 있네. 하하하하. 그런데 어쩌겠나. 나의 표현력이 딱 그 수준인 것을.... 

 아무튼 자네를 만나 반가웠고, 자네의 인생 이야기를 읽어 즐거웠네. 참, 심하게 마음 고생한 자네한테 조금은 미안하군. 여튼 밴, 이후 인생이 자네를 울리더라도 절대 울지 말게. 자네는 다른 사람이 인정해 주진 않을지 몰라도 스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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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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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어도 지루하지 않을 거 같은 재밌고 감동적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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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가족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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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 제목과 같은 생각이 든다. 

생각해 보시라. 나이 오십 줄의 두 아들과 딸이 신용불량자로, 깡패에 전과자로, 바람나 이혼 당해 좁은 집에 모여 사는 현실을.... 처음엔 그저 그런 막장 집안 얘기인가 보다 했다. 시종일관 읽는 사람을 빨아들이는 감각있고 신선하며 겪어 본 자만이 쓸 수 있는 실감나는 문체가 이어져 이렇게 웃긴 얘기로 끝을 낼 소설인가? 했다. 

 그런데, 이 소설은 알콩달콩한 연애 영화를 볼 때의 느낌을 주었다. 뜻밖에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무엇보다, 희망을 얘기하는 게 좋았다. 인생에 대한 통찰력을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로 담아 낸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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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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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은 지루한 처음의 전개... 그러나 번역이 잘 되어서 그런지, 조근조근 이야기하는 마리암의 음성이, 명랑한 성격이었다가 너무나 큰 상처를 받은 약간은 불안한 라일라의 음성이 들려오는 듯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런 세상이 있는 줄 몰랐다. 여자들의 인권이 합법적으로 묵살당하고 죽임 당하는 그런 세상이.... 남편의 매에 상처 받는 그런 세상이.... 여자라서 병원도 제대로 못가는 그런 세상이....

지독한 두여인의 불행한 인생사가 답답하고 읽는 동안 너무나 우울했지만, 그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 한 줄기를 볼 수 있었다.

문득 아프가니스탄이 궁금해졌다. 정말 이슬람이란 종교가 여자를 그렇게 무시하는 종교인지도 궁금해졌다.

작가는 미국에 오래 살았지만, 그렇게 생생하게 자신의 고향을 되살려냈다. 또한 거기에 살고 있을 만한 여인들의 마음을 정말 실제인 듯 너무나 잘 그려냈다. 그는 진짜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마지막이 제일 인상 깊었다. '여자 아이 이름은 벌써 정해 두었기 때문이다.'

아! 정말 너무나 감격해서 이 책을 다음에 또 한 번 읽으리라 결심했다. 정말 21세기 최고의 문학으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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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6 1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12 1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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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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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사람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이 책을 내밀겠다.

어느 미래인가? 아마도 핵전쟁이 있은 후 약 10여년이 지났을 때로 보인다. 찬란한 태양도 죽고, 화려하던 도시도 죽고, 초록빛을 내뿜던 자연도 죽은 그곳은 너무나 암울하다. 차라리 목표라도 있으면 좋을 것을.... 아버지와 아들에게는 그냥 추위를 피해 남쪽으로만 갈 뿐이다. 한치 앞에 무엇이 있을지 짐작할 수도 없는 길이다. 먹을 것도, 입을 것도 없는..... 따먹을 과일도, 잡아먹을 동물도 없는 길 위에서 이들의 유일한 양식은 과거 인류가 남겨 놓은 식문명의 잔재인 통조림 등이다. 그거라도 발견하면 다행이고 없으면 그냥 굶어야 한다. 그런 절박한 상황에서 희망을 보지 못한 사람들은 인간을 사육하고 잡아먹는다. 그러나 아버지와 아들은 자신들이 '좋은 사람들'임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사람은 그런 존재인 것 같다. 희망을 보지 못하고 포기하면 한 없이 악해질 수 있지만, 자기 안의 실낱 같은 선을 보고 희망을 찾으면 좋은 사람일 수 있는 그런 존재 말이다.

사람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좋았고, 모든 것이 풍요로운 시대에도 감사한 마음보다는 나를 조금 불편하게 하는 상황에 짜증냈던 마음을 되돌아 볼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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