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가뭄끝에 내리는 비라고? 주구장창 비만 오던 때가 엊그제였는데, 널을 뛴다, 널을 뛰어. 아침부터 나도 널 좀 뛰고. 이제 남은 시간 주말 기다리면 되나.... 싶은 희망이... 오늘 나꼼수 방송 날인데, 기다린다..........   

서울시장 후보 TV 토론이 각 방송사에서 차례로 진행된 것 같던데, 1차 토론 때 좀 보다 껐다. 안끌려... . 나, 너무 감정적이야.

서서히 결산모드 전환을 준비해야 하는데, 비도 오고, 쫌만 틈이 나면 헛헛해지는 마음이라니,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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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10-14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볕 좀 쬐면서 한낮에 막걸리에 파전 좀 먹고 그래줘야 덜 헛헛한데요, 그래도 가뭄에 비님이 오시니 다행이지요~

포스트잇 2011-10-14 12:1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제 마음을 아시는군요^^ 날씨 쌀쌀해지면 정종이 좀 더 땡기기도 합니다, 흠.
 

오랜만에 김훈의 글을 펼쳐봤다. 새로 낸 소설 [흑산] 때문이다. 정약전을 중심으로 한 소설인 모양인데, [풍경과 상처]에 실린 <정다산에 대한 내 요즘 생각>이라는 글에서 그 단초를 엿볼 수 있다. 뭐 아님 말고.  

 

 

 

  

 

 

 

 

 자산은 흑산이다. 나는 흑산에 유배되어 있어서 흑산이란 이름이 무서웠다. 집안사람들의 편지에는 흑산을 자산이라 쓰고 있었다. 자는 흑 자와 같다.  

                    - [자산어보 서] -

 

 정약전의 '무서움'은 정약용의 '치욕'과 비교된다. 현실의 무서움과 통절한 절망이 '고등어 가자미 노래미 오징어 꽁치 병어 꼬막을 들여다보게 하는 모양이다'고 쓴 대목에 이르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지경이다.  

대상을 언어로 순정하게 정리하는 자세로 대상의 '핵심적 진실'과 만나게 되기를 간절히 염원했던 모양이라고 썼다. 예를 들어 고등어에 관한 언어로 조립된 구조물이 고등어의 핵심적 진실과 만나게 되기를 염원했으리라... 뭐 이런 식이다. 아, 이런 문장을 쓸 수 있는 자라니... .  

[자산어보]는 대상을 언어화할 수밖에 없는, 버려진 자의 외로움의 기록으로 읽힌다. 절해 고도의 유배지에서 인간의 언어로 고등어를 설명하는 자가 되느니, 차라리 원양을 헤엄쳐 다니는 등푸른 고등어가 되는 편이 더 유복했으리. 정약전은 섬에서 죽었다.  

              - [풍경과 상처] , 49페이지 - 

    

[자산어보]를 읽어보지 못하고 대신 [현산어보를 찾아서]를 재밌게 읽었던 적이 있었다.   '자산' '현산'에 대한 견해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정확히 잘 생각나지 않고 이 역시 예전 메모를 찾아봐야 할 모양이다.  

 

 

 

 

 

 

기대되는 면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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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옅어지는 듯하다. 일단 매일 곁에서 부딪치지 않으면 잊어버릴 수도 있다. 그렇게 회피하다시피 미뤄두고 나는 다시 일상을 산다. 새삼 산다는 것, 어쩌다 세상에 생겨나와 성장하고 그리고 늙고 자연사하는 길을 밟는 생명에 대해 생각해본다. 연로하신 부모님 때문에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한다. 앞으로 닥칠 일들에 대해서도. 그렇다고 수월해지는 것도 아니겠지만.  

바람 좀 쐬고 오라는 말을 들었지만 그냥 저냥 버틸만 한듯해서 다름없는 생활을 이어가는데, 생각보다 집중이 잘 안된다. 일시적 버퍼링같은 것일지 뜻밖에 갖게 된 장애일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일단 큰 일들을 마치고 난 뒤의 다음 일들 가닥잡기 전의 공허감 때문일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새벽거리에서] 읽는 데도 일주일 정도 걸린 것 같다. 오랜만에 읽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었는데 묵직한 책은 아니다.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해 했던 행동이 반전으로 활용되는 설정을 이용했지만 그게 그다지 신선하지는 않다.  

 

 

 

 

 

 

 

 

지난 주말에 북스피어의 '에스프레소 노벨라' 시리즈를 사들였다.  

 

 

 

 

 

 

 

 

 

문고판 크기로 기껏해야 120, 130여 페이지 정도되는 책들이라 부담감 없지만 레이먼드 챈들러의 [심플아트오브 머더]와 로저 젤라즈니의 [집행인의 귀향] 두 권을 읽었을 뿐이다.  

레이먼드 챈들러의 에세이 [심플아트 오브 머더]와 함께 실린 단편 [스페니시 블러드]도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 마지막 반전에 공헌한다. 이런 일종의 안타까운 사랑 모티브는 챈들러의 소설에 종종 나온다. 비열한 거리에서 살아가는 탐정의 우울이 트레이드마크처럼 새겨진 단편이다. 

개인적으로 관심가는 책은 [나오키의 대중문학 강의]이다. 나오키 상, 나오키 상 말만 들었는데 그 상의 이름의 주인인 나오키 산주고의 대중문학에 대한 에세이다. 편집자이자 영화감독이기도 했다는데 어떤 견해를 갖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나오키 상은 그의 절친이었던 문예춘추의 사장 기쿠치 간이 1935년에 아쿠타가와 상과 함께 설립한 상이라는데 정작 나오키 본인 보다는 친구 덕이 큰 것 같다. 웃자고 한 말이다.  

필립 K. 딕의 [높은 성의 사내]도 사놓고 첫 페이지만 몇 번째 읽고 있는지 모른다. 지난 여름인가 사놨던 딕의 걸작선 세 권도 아직 그대로다. 부지런히 읽어야 한다. 매그레 시리즈도.  

 

 

 

 

 

 

   

 

 

 

 

 

 

  

 

  

 

 

 

 

 

  

  

 

 

 

로그아웃하고 나가려는데 검색창에 김훈 소설이 떴다. 표지가 설마 이건 아니겠지. 아직 정해지지 않은 모양이다. 신작. [흑산]. 정약전의 얘기인 듯하다. 김훈 자신이 언젠가 쓰고 싶었던 것이었는지 모르고 옆에서 발전시켜 보라고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정약용, 정약전 형제에 대해 썼던 예전의 글들이 인상적이었는데 언젠가 이렇게 소설이 될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다. 집에 가서 예전 글들을 찾아볼 생각이다. 흑산, 흑산도, 자산. 자산어보. 크게 기대는 안가지만 그래도 김훈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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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봤다. 같이 본 사람들 모두 분노했다. 애들 우는 장면에서는 정말 미칠 것 같더라. 애들 눈에 피눈물나게 만들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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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여유로워질까? 이젠 새로운 페이퍼를 한달 간격으로 쓰냐? 바쁘긴 하지만 시간이 없다기 보다는 머릿속이 잡다한 생각들로 가득 차는 바람에 책 한 줄 읽기가 쉽지 않다. 오늘 보니 방문객이 만 명이 넘었다. 보잘 것 없고, 먼지 쌓이기 일쑤인 이곳을 찾아주신 분들께 감사.  

정신없는 와중에도 빵가게재습격 님 말마따나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로쟈님의 새책을 사서 받아보긴 했다. [애도와 우울증]. 제목 좋고........ . 책 받자마자 이리저리 훑어보고 본격적으로 30여 페이지 읽은 뒤에 모셔뒀다. 지난 주에 이어 추석연휴까지 책이라곤 단 한 줄 읽지 못했으니까. '정념'이란 말이 요즘처럼 내게 크게 울린 적이 있었던가 싶다. 10월 초까진 마음의 여유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당분간 일이 흐르는 대로 가 볼 생각이다.  

 

 

 

 

 

 

 

 

멜빌의 [모비 딕]도 꽂아둔 책갈피를 보니 45장에 머물러 있다. 아, 이런 식의 독서는 안되는데...... . 그래도 지난 달에는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김영하 번역판을 읽었다. 김욱동 교수 번역의 민음사판은 읽었지만 가물가물. 김영하의 문학동네판을 읽고 있자니 누구 말대로 슬펐다. 이런 얘기였더랬어?  

 

 

 

 

 

 

 

 

 

하지만 여전히 인물들이 명쾌하게 그려지는 건 아니다. 명쾌하게 자리잡을 수 있는 인물들이 아닐 수도 있지만 여튼 다시 읽으면서는 개츠비에 한발짝 다가가볼 수는 있었던 것 같다.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읽고 또 읽는다는 게 어떤 건지 조금씩 알아가는 것도 같다.  

 

그리고 최인호의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내가 또... 이 분의 소설을 읽은 게.... 없는 것 같다. 지난 날 나는 뭐 하며 살았는지 모르겠다. 젊은 최인호의 작품들을 읽지 않았던 내가 새삼 그의 새 소설을 읽은 건 아마도 암을 앓고 있는 작가의 현재가 궁금해서이지 않았을까?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꿈의 노벨레]가 연상되는 소설이었다. 스탠리 큐브릭의 마지막 영화가 된 <아이즈 와이드 셧>의 원작.  

 

 

 

 

 

 

 

 

  

읽고 나서 탁 떠오르는 게 그랬다는 얘기다. 자세하고 깊이 따져보는 일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심농의 책들도 그저 쌓아두고 있고, 장정일의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2]도 일단 책꽂이에 꽂아두고. 행복한 책읽기는 아마도 다음 달이 돼 봐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 놈의 '정념'이 문제다, 머릿속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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