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우드의 [소설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마지막 절에서 두번째절(122) 247페이지 끝에서 발견한 다음과 같은 구절,

 

"... 영혼이 죽은 남자와 결혼했다는 것을 깨닫는 로마의 도러시아 브룩, ..."

 

이 통속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줄거리 일부 소개에 강력히 이끌리며 어떤 소설인가 찾아봤더니 조지 엘리엇의 [미들마치]였다. 아, 물론 조지 엘리엇과 [미들마치]는 이보다 앞서서도 몇 번 언급되지만, 우드의 책 또한 오래전에 읽다 중단한 뒤 다시 읽기 시작한터라(금정연의 [서서비행]에서 상기시켜준 덕분에) 말끔히 잊어버렸지 않았겠는가. 그러니 앞에 나왔는지 혹은 몇번이나 언급되었던건지 알게 뭔가.

여튼 찾아봤더니, 젠장, 번역본이 아직 없다.  

 

 

 

 

 

 

 

 

 

 

 

 

 

 

 

 

 

 

조지 엘리엇의 소설은 [플로스강의 물방앗간] [아담 비드] 정도가 번역되어 있고, [사일러스 마너]는 아마도 축약본이나 발췌본인 듯하다. 어쨌든 [미들마치]는 없잖은가.

 

 

 

 

 

 

 

 

 

 

 

 

 

 

 

헉, 다 두권씩이야. 허튼, 19세기 작가들의 수다스러움이란.

제임스 우드는 헨리 제임스의 [여인의 초상]과 [미들마치]의 작중인물에 대해 비교하기도 했는데, 이저벨 아처([여인의 초상]의 주인공)가 "정확히 어떤 인물 같은지는 무척 말하기 힘들며", 도러시어 브룩같은 "여주인공이 지닌 명징성 또는 깊이라고도 할 만한 것이 결여된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한다.

제임스 우드는 헨리 제임스가 의도적으로 그랬다는 쪽인데, 작중의 여러 인물들이 그리고 독자가 이저벨 아처를 형성시켜주길 기대하는 것이라고, 그것이 '아메리카적인 비어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본지 하도 오래돼서 기억도 잘 안나는 제인 캠피온의 영화 <여인의 초상>은 제임스 우드적 해석을 따른 것인가 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해본다, 어떤 의미에서든 '텅빔'이니까. 기회되면 영화도 다시 한 번.

 

 

 

 

 

 

 

 

 

 

 

 

 

 

 

 

 

'여인의 초상들'을 테마로 묶어보면 읽을 책 많겠다. 요 몇년 사이에 읽은 책중 그래도 강렬했던 여인은 마거릿 애트우드의 [눈먼 암살자]의 주인공 아이리스 인 것 같다, 일단은. ... 이 책도 다시 한번 보고싶다. 여전히 같은 느낌일지.

여자가 주인공인 소설들을 내가 별로... 읽은 게 많지 않다. 또... 여자 인물들에 관심이 쫌... 잘 안가는.... 흡. 별로 할 말이없네. 생각나는대로 이 리스트를 채워나가도 재밌겠네. 여자들한테도 관심좀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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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타임지 근혜표지기사 관련 새눌당 해석에 헛웃음 나온다. 
진짜 창피한줄 알아야한다.  박근혜가 역사와 민주주의에 대한 그 수준을 가지고도 대통령하겠다고 나올 수 있고 약40퍼센트의 콘크리트 지지를 받는다는 이 대한민국의 오늘의 현실을 냉정히 들여다봐야한다. 
부끄러운줄 알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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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늙어서 MBTI성격유형검사를 했다. 그렇게 됐다.

상당히 놀라웠다. 별자리나 혈액별 성격 심리 유형같은 이현령비현령 같은 건 적어도 아닌 듯했다.

분명히 유형에따라 분류될 수도 있고 이에 따라 같은 유형의 사람들은 셩격유형별 특징들을 뚜렷이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집단 검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놀라웠다.

나는 잘 몰랐지만 요즘은 특히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저런 기회를 통해 MBTI 검사를 상당히 많이 하는 모양이다.

최근에야 나는 이런 세계도 있음을 알게됐다.

인터넷에도 많이 있다. 간단하고 개략적인 것일지라도 나같은 경우는 전문검사 절차를 통해 해본 결과와 같았다.

애니어그램 검사도 한 번 해보라는 권유도 받았지만, 투명하게 드러나는 내 성격유형 특징들을 이미 본 마당에 더 해봐야,

검사한다고 해서 성격개조가 되는 것도 아니고, 이걸로 됐다.

 

MBTI는 Myers-Briggs Type Indicator로, 카를 융의 심리유형론을 근거로 캐서린 브릭스와 그녀의 딸 이사벨 마이어스, 손자 피터 마이어스까지 3대에 걸쳐 70년 동안 연구, 개발된 성격유형 검사다. 4가지 선호지표는 쌍을 이뤄 8가지 대표적 표현들을 얻으며 이를 통해 총 16가지 성격유형이 산출된다.

 

하여 내 성격유형에 따라 책 취향도 영향을 받는거 아닌가 싶은 생각에 이르게 됐다.

드디어 [레미제라블] 1권을 읽기 시작했고 절반쯤에 도달했는데, 계속해서 집중적으로 달릴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쟝발장이 등장하고부터의 얘기에서, 쟝발장이 자신에게 묻는 그 질문들(1부 2편 전락, 7. 절망의 이면 p.142~151)은 우리가 흔히 빵 하나 훔친 죄로 감옥에 가고, 자신에게 잘 대해준 주교의 집에서 은촛대를 훔친 쟝발장 얘기만 알고 있던 그 이면의 얘기, 우리에게(적어도 나에게는) 미처 닿지 못했던 쟝발장의 진면목의 시작, 그부분은 이 책을 계속해서 읽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추동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팡띤느가 나오는 대목에 이르렀는데, 이 정신없는 시기에 내가 계속해서 이 책을 읽을 수 있을까라는 깊은 회의에 사로잡히게 된다. 너무 곁가지들이 많어. 나는 거의 직선형이라 내러티브도 곧바로 뻗어나가야 한다. 그런 이야기를 선호함이 분명하다. 세세하고 정확한 것 보다는 전체적인 조망을 선호한다. 발목을 잡는 디테일들에는 상당히 어려워하는 편이다.

고작 1편 절반을 읽는 동안 너무 지쳐버렸다. 아, 이런.

 

내가 소설을 읽는 데, 무엇보다도 본격문학을 읽는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 오랜 시기 동안 소설을 거의 읽지 않았던 시기를 생각해보면 나의 성격유형과 모종의 관련이 있음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 핑곈가? 쩝. 4가지 지표 중 어느 한 지표의 지수가 다른 지수들 보다 상당히 높은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뚜렷한 성격을 표출하고 있는 바에 따라 내가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이런 젠장, 얼마나 더 노력하며 살아야 하는건가. 갖지 못한 부분 보다 가지고 있는 부분을 십분 활용하는 쪽이 나을 거라는 생각도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라서.

욕심인가 싶기도 하고, 다 가지려 하는. 어느 한가지는 느슨한대로 그렇게 사는 것도, 적응하며 사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은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여튼, 최근 몇 달 사들인 책들도 대개가 본격문학작품들인데 ....... 한 번 손에 잡으면 끝을 보는 이런 내 성향대로 잘 안읽힌다.

어렵다,씨바.

길들이는 게 필요하다.

 

유세현장에 나가볼까 생각도 해보고, 같이가자고 연락해볼까 하다가 에이, 춥고, 시간 아껴서 책이나 읽자로 마음이 급선회하는 중이다.

그래서 일좀 보고 본격적으로 읽어보려고 꺼내든 책은 윌리엄 깁슨의 [카운트 제로].

딱 20페이지 읽고 뒀더라고.

SF와 내 성격유형과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읽으며 생각해보기로 했다.

[레미제라블]도 계속 도전해보는거다. 올해가 가기 전까지 읽을 자신이 점점 없어지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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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연, 전 알라딘 인문MD의 [서서비행]도 최근 읽었다. 나, 아주 바쁘다, 흐흐.

새로운 글쓰기의 개척이랄까. 이걸 뭐라 규정해야 할지 모른다. 책에 대한 아주 나~이브한 에세이라고 할까. '매문'의 새로운 차원. 재밌게 봤다.

제임스 우드의 [소설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다시 들여다보게 하고, 가장 재밌는 글은 <젠틀 매드니스, 점잖게 미치기>.

첫 문장, "정말 넌 책을 그만 읽어야 돼."

짧은 글인데 정말 재밌다. 현실 없는 책서치의 수준을 잘 보여준다. 그래도 나는 그 수준까지는 아니다. 적어도 나는 다른 이에게, 특히 이 얘기에 나오는 그 친구와 같은 사람을 만날 때 절대 책을 권하는 행동 따위는 하지 않을 정도로 눈치를 가동할 줄은 아니까. 금정연 작가의 소설도 기대해볼만 하다.

 

<이것은 김사과다 : '테러의 시'>. 김사과의 W.G 제발트에 대한 글을 다시 보게 한 것.

아니, 처음 접하게 한 것. 프레시안 Books 65호에 나온 김사과의 "소설에서 '윤리'를 찾는 나르시스트에게 고함"(2011년 11월 11일)이라는 글.

작년 연말부터 올 초의 첫 책은 제발트의 [토성의 고리]였다.

이렇게 다시 올 초의 첫 책과 다시 만나게 되다니. [토성의 고리]는 결국 반 정도 읽다가 멈췄는데, 김사과의 글을 통해 다시 들여다보면 새롭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금정연에게, 김사과에게 감사할 수 있겠다.

다시 [토성의 고리]군.

 

이 시대 '문학의 윤리'가 문학에 대한 '세련된 알리바이'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김사과의 말은 잘은 모르지만, 금정연의 '매문'에 대한 자의식과도 통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모든 매문하는 자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붙잡는. 그냥그런 느낌, 감이다.

 

 

 

 

 

 

 

 

 

 

 

 

 

 

 

 

 

 

김사과의 글 좀 보자니, 막 이런 책들까지 한꺼번에 언급된다. 읽은 게 없다. 아, 보스헤스의 [픽션들]은 황병하 번역판으로 읽었다. 민음사에서 나온 송병선 번역은 아직 보지 못했다. 새로운 번역인데 금정연에 따르면 둘 다 각자의 매력이 있다고.

 

 

 

 

 

 

 

 

 

 

 

 

 

 

 

미셸 우엘벡의 [지도와 영토]

수전 손택의 [강조해야 할 것]

보스헤스 [픽션들]

루이 페르디낭 셀린느 [밤 끝으로의 여행]

 

수전 손택의 [강조해야 할 것]은 로쟈님의 페이퍼에 따르면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을 상당수 다루고 있어', '예술에 대한 안목을 한층 더 넓힐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맥락을 알 수 없기에 헤맬 수도 있'단다. 

책들을 읽고 살지만 최근 내가 읽는 책들이 더해주는 '허함'이 있다. 충족되지 않는 책읽기가 계속 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현실을 더 팽팽히 당겨주는 그런 책읽기가 필요한 것 같다. 책을 읽는데도 허기가 느껴진다면 삶을, 생활을 돌아볼 필요가 있는 건가... 책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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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D 맥도널드의 [푸른 작별]의 원제 - The Deep Blue Good-by

원제가 훨씬 감성적으로도 와닿는 제목이다, '푸른 작별' 보다는.

트레비스 맥기는 전설적 캐릭터에 해당한다고 한다. 보니, 이건 뭐 여자를 구조하는 걸 전문으로 하는 캐릭터인 듯 느껴졌다.

깨지기 쉬운 여자들이 온통 가득하다. 그와중에 맥기는 때론 그 순진무구함 '들'에 안타까워 차라리 분노하고, 오는 여자 막지 않고 가는 여자에 참으려 애쓰지만 결국 여자 품에서 오열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정박하지 못한 채 자신의 거처, '나의 집'이라고 스스로 칭하는 '버스티드 플러시(포커에서 같은 모양의 카드 다섯 장을 모아 플러시를 만들 수 있었으나 한 장이 모자라는 패를 가리키는 용어)'를 몰고 또 다시 떠난다, 새로운 '구조'를 위해.

 

그래서인지 번역자 송기철의 번역이 우리의 번역 풍토에서는 조금 낯설게 느껴진다. 얼마나 그런 인식에 길들여져 있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특히 맥기와 여자들의 대화에서 지금 이 대사가 누구의 대사인지 언뜻 구분이 잘 안가, 하나하나 이건 여자, 이건 맥기... 하면서 보게 된다. 나는 그랬다.

여자는 존대, 남자는 거의 무조건 반말, 이게 우리의 번역에서 주로 사용되는 상식아니었나? 처음엔 서로 비슷하다가도 섹스 한번 한 후에는 여지없이 반말 모드가 되는 남자 캐릭터들이 수두룩한 우리의 세계에서 이번 번역은 그 낯섬이 두드러지는 편이다. 이거 너무 의식하면서 가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대단히 하드한 장르인데다 번역이 그러하니 독자 역시 손에 땀을 쥐고 보게 되지는 않는다. 맥기의 '순정' 보다는 그래도 필립 말로의 냉소적이면서도 마른 분노와 뒤를 봐줘야 하는 여자에게는 철저히 뒤를 봐주는 심성(달리 뭐라 표현해야 좋을지 잘 모르겠다, 더 적절한 말이 있을텐데)이 나는 더 좋은 것 같긴 하지만. 허나 맥기와는 고작 첫 만남이었을 뿐이다.

시리즈의 첫 책인데 어떤 반응을 얻을지 궁금하다. 끝까지 잘 나와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 맥기가 더 보고 싶다!!!!

하드보일드와 관련해서는, 나아가 범죄소설과 관련해서 김용언의 [범죄소설]도 함께 보면 생각할 거리가 있을 듯도 싶다.

특히, 레이먼드 챈들러의 [안녕 내사랑]이나 [하이윈도] 등에 대한 언급.

 

 

 

 

 

 

 

 

 

 

 

 

 

 

 

어제 대선 TV토론을 기대않고 봤는데 와, 놀랐다. 그러나 내가 더 놀란 건 다카키 마사오를 모르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다는 점이다. 토론에 대한 댓글이나 트위터 반응을 보면서 무척 놀랐다. 잉? 이런 사실도 모르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단 말이야?

그렇구나........ 공중파든 종편 뉴스채널이든 가리지 않고 TV토론에 대해 보도나 패널 진단, 토론을 보니 이 정도로 잘 '정제'된 보도를 하는구나, 언론환경에 진저리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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