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모와 어둠 속의 기적 - 전2권 세트
발터 뫼르스 지음, 이광일 옮김 / 들녘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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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작년에 <꿈꾸는 책들의 도시>를 읽었다. 책과 독자, 작가 등을 소재로 상상력을 펴나가는 솜씨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이 연작을 다 읽을 생각으로 이 책의 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선 <꿈꾸는 책들의 도시>보다 스케일이 좀더 작다고 느껴졌다. 이 작품의 주제는 사랑이다. 그 사랑을 찾아 떠나는 모험, 그러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조금씩 찾아간다는 내용이 주된 기둥이다. <꿈꾸는 책들의 도시>에서 느꼈던 상상력의 즐거움을 이 작품에서는 별로 느끼지 못했지만, 그래도 아주 흥겨워하면서 읽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김용의 무협소설과 조금 닮은 듯했다. 그것도 <신조협려>의 양과나 <의천도룡기>의 장무기보다는 <사조영웅전>의 곽정과 흡사하게 느껴졌다. 양과나 장무기는 조금 '야비'한 면이 있지만,  곽정은 루모와 비슷하게 자신의 모든 걸 걸며 우직하게 길을 간다. 사랑과 자신의 나라를 찾기 위해. 또 조금 멍청하면서도 착한 것도 비슷하다. 또 싸움을 익히는 속도가 무지하게 빠르다는 것도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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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작품이 어떻게 일본에서 나오키 상 등 세 개의 상을 받을 수 있었을까?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이름이 그렇게 상품성이 있단 말인가? 기대를 많이 했으나 기대만큼 알찬 책은 아니었던 듯하다. 아마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이름값 때문에 더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수학자와 물리학자의 머리싸움은 그다지 치밀하지 못하다. 두 사람의 관계나 인물설정도 다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수학자의 헌신적인 사랑 또한 아쉽게도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운명이라고 해야 할 듯. 그러나 소설은 재미있다. 마지막 트릭도 그래서 반갑게 느껴졌다. 한 남자가 무뚝뚝하게 자기의 길을 가고 자기 스스로 만든 무덤 속으로 들어간다는 설정이 통속적이었지만 가슴에 와 닿았다.

'옮긴이의 말'에 소설의 모든 줄거리(반전까지도)를 밝혀놓았던데 다시 편집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블로그에도 그대로 옮겨놨던데... 그 글을 보고 소설을 읽으면 정말 재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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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8-28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리소설은 원래 옮긴이의 말을 읽지 않는 거지요^^

새들처럼 2006-08-28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에, 그렇죠.^^

얄라리랄라 2006-08-30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히가시노 씨의 팬은 아니지만 X의 헌신의 마지막을 읽고 가슴이 찡했습니다. 사랑보다 더 숭고한 헌신이란 단어가 딱 잘 어울리는 소설이 아니엇나 싶네요. 본격 추리를 좋아하는 저로선 13계단 이후로 제일 재밌게 봤어요
 
 전출처 : 물만두 > [퍼온글] 엉뚱한 List

오늘 oXXXXXd 형님과 밥을 먹으면서, 추리문학의 고전기 작가들의 출판 가능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decca님이 인터뷰에서 밝히신 것처럼 도일, 르블랑, 크리스티 등 고전기 작가와 현재의 작가들 사이에 블랙 홀과 같은 간극이 존재하죠. 예를 들자면, 하드보일드 삼위 일체중 더실 해밋의 다른 작품들이나 로스 맥도날드나 미키 스필레인, 그리고 존 딕슨 카, 도로시 세이여즈와 같은 황금기 거장들...일본으로 치자면 여기저기 리스트의 상위권에 있는 작가들...그리고 좋아하는 아이리시도 빼놓으면 섭섭하겠죠?

저와 형님은 긍정적으로 생각했지만, 어쩌면 이미 애호가가 되어버린 독자의 협소한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전설처럼 대접받는 작품 중 일부는 지금 읽기에는 낡았거나 후대에 차용되어 이미 트릭은 알고 보게 되는 경우도 있을 거구요, 그리고 취향의 차이라는 것이 존재할 테니. 그리고 설사 나온다고 해도 트릭도 매끈하고 더 친숙한 현대의 일본 신본격이나 미국의 스릴러/서스펜스 물에 비추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어찌저찌 이야기가 저작권까지 흘렀습니다. 만약 위에서 언급한 작가들의 저작권이 풀린다면? 물론 이 좁은 장르 시장에서 고가의 계약금을 낼리는 없지만, 시장이 협소하기 때문에 인세마져도 부담이 되어서 못 나오는 경우도 분명 있을 것이고, 어쩌면 저작권자를 찾을 수 없어서 나오지 못하는 작품도 있을 테구요. 가장 좋은 현상이야 시장이 커져서 이런 작품들도 소화될 수 있는 규모가 되는 것이겠지만, 만약에 그렇게 안된다면 나중에 저작권이 풀려서 출판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 것 같아요. 인지도나 기타 상징적인 의미가 훨씬 크겠지만, 홈즈, 뤼팽의 재발간에는 저작권이 없다는 부분도 있었을 겁니다.

몇몇 작가를 언급하면서 이야기를 발전시켜 해보니 현실성이 있는 것도 있었고, 과연 그 때까지 제가 살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작가들도 있었습니다. 집에 들어가다가 버리기는 호기심이 생겨서 짤막한 명단을 하나 만들어보았습니다. 사망년도를 조사하다니 좀 음침한 리스트긴 하네요; 소양이 부족한데다가 취향의 차이-일본어를 몰라서 일본 작가는 잘 못 찾겠네요ㅠㅠ-때문에 많은 작가를 적지는 못했지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잘못된 정보나 추가하실 분이 있으면 알려주셔도 좋구요. ^^

추신) 현재 저작권은 사후 50년입니다만 FTA 이후 70년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합니다. FTA를 반대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군요 -_-; 여기서는 50년 기준입니다.

어디까지나 제 기준입니다. ^^;

0. 역시, 시장성이 문제인가? (~2006)

1930 : 멜빌 포스트
1942 : 어네스트 브레머
1943 : 오스틴 프리맨
1947 : 에무스카 바로네스 오르치
1952 : 조세핀 테이

1. 30대 : 곧 볼 수 있어야 할텐데...(2006~2015)
1957 : 도로시 세이어즈, 크레이그 라이스, F. W. 크로프츠
1959 : 레이몬드 챈들러**
1961 : 더쉴 해밋
1964 : 이언 플레밍
1965 : 에도가와 란포, 윌리엄 서머셋 몸, 로이 비커즈

2. 40대 : 부장님은 추리소설'만' 좋아해 -_-;;(2016~2025)
1968 : 윌리엄 아이리시
1969 : 샬롯 암스트롱
1970 : 얼 스탠리 가드너
1971 : 프랜시스 아일스&앤소니 버클리*, 클레이튼 로슨
1972 : 프레드릭 브라운, 니콜라스 블레이크
1973 : J. J. 맬릭&존 크리시*
1975 : 렉스 스타우트

3. 50대 : 명퇴의 순간에도 추리소설을 읽겠다. -_-(2026~2035)
1977 : 존 딕슨 카, 제임스 M 케인
1978 : 에드먼드 크리스핀
1980 : 빌 벨린저
1982 : 엘러리 퀸
1983 : 로스 맥도널드, 조나단 라티머
1984 : 체스터 하임즈
1985 : 제임스 해들리 체이스

4. 60대 : 은퇴하고 집에서 봐야겠다.(2036~2045)
1986 : 존 D. 맥도널드, 스탠리 엘린, 니키 에츠코
1987 : 알리스테어 매클린
1988 : 월리엄 P. 맥기번, 크리스티아나 브랜드, 존 볼
1989 : 조르쥬 심농
1990 : 조이스 포터
1992 : 마쓰모토 세이초
1995 : 다카키 아키미쓰

5. 70대 : 살아서 볼 수 있을지 아슬아슬(2046~2055)
1996 : 윌리엄 데안드리아, 해리 케멜먼
1998 : 로렌스 샌더스, 에릭 엠블러
2000 : 패트리시아 모이즈
2002 : 핸리 슬래셔
2003 : 개빈 라이얼
2005 : 에드 멕베인, 트레바니언

6: 80대+ : 죽어서 볼 가능성이 높겠군 -_-;;(2056~)
2006 : 미키 스필레인

*챈들러의 경우에는 Playback때문에 넣었습니다.
**&는 같은 작가의 다른 필명입니다. 

추신) 이 리스트를 보니, 저작권 풀리기를 기다리는 것은 꿈 같군요. 가장 가능성 있어보이는 것이 그나마 도여사님이시네요. 내년이니...란포나 더실 해미트는 괜찮을 듯도 싶은데...차라리 추리소설 시장이 커져서 계약하고 출판되는 것이 나을 듯 싶습니다. 딕슨 카, 엘러리 퀸, 로스 맥도널드 다 최소 20년짜리 프로젝트네요 -_-;; 미키 스필레인은...커억 ㅠ_ㅠ 2056년이면 80살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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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stella.K > 古典, 제대로 읽자

 

“古典, 제대로 읽자”

교수신문 최고 번역본 선정

‘고전(古典)이란 누구나 그 가치를 인정하는 책이지만 누구도 읽지 않는 책’이라는 아나톨 프랑스의 말처럼,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도대체 수많은 고전 번역본들 중 무엇을 읽어야 할지도 잘 알 수 없다.

24일 출간된 ‘최고의 고전 번역을 찾아서’(교수신문 엮음, 생각의나무 출판사)는 각계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논어’ ‘맹자’ ‘삼국유사’ ‘사기열전’ ‘삼국지연의’ ‘국가’ ‘군주론’ ‘자본론’ ‘꿈의 해석’ 등 동서양 고전 30권을 1차로 선정한 뒤 국내에서 출간된 번역본 중 최고(最高)의 버전을 뽑아냈다.〈표 참조〉 ‘주역’ 등 11권은 ‘최고의 번역본’을 찾지 못해 ‘추천 번역본’으로 대신했으며, 밀의 ‘공리주의’는 그 조차도 찾아내지 못했다. 이문열 평역 ‘삼국지’처럼 오역이 많다고 판단한 몇 권은 ‘비판 번역본’으로 추려냈다.


유석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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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옥 - My Songs - DVD 포함 한정판
신영옥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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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옥의 크로스오버 앨범 ‘마이 송’은 우선 다채로운 레퍼토리가 돋보인다. 양희은의 ‘한계령’, 김민기의 ‘가을 편지’, 윤연선의 ‘얼굴’과 같은 한국 대중가요에서부터 아일랜드 민속음악 ‘여름날의 마지막 장미’, 흑인 영가 ‘깊은 강’, 영국 민요 ‘대니 보이’ 등이 쉼없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산길’, 가을밤‘ 등의 한국 가곡과 드보르자크의 ’어머니가 가르쳐준 노래‘, 모차르트의 ’반짝 반짝 작은 별‘, 브람스의 ’자장가‘ 등의 클래식 작품도 포함되어 있다. 마치 종합선물 세트를 열어보는 느낌이 들 정도로 다양한 국적의 다채로운 장르가 담겨 있다.

너무 많은 국적과 장르가 나오다 보니 조금은 산만한 느낌이 없지 않다. ‘한계령’이 나왔다가 포크 음악이 나오고, 다시 한국 가곡, 그리고 미국 민요, 동요가 흐르는 식이라서 한 음악이 주는 정감을 다른 음악이 해치는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한 곡 한 곡을 독립해서 들으면 상당히 매력적이다. 특히 우리 대중음악의 명곡 ‘한계령’과 ‘겨울 편지’가 인상적이다. 국내 포크 음악계를 대표하는 양희은과 김민기의 곡을 신영옥은 자신의 개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재해석하고 있다. ‘한계령’에서는 양희은의 고혹적인 고음을 한껏 표현하면서도 좀더 두터운 질감을 섞어 놓아 색다른 맛을 풍기는 곡으로 변형시켰고, ‘가을 편지’에서는 김민기의 저음을 소프라노 특유의 청아함으로 대신하면서 맛깔스런 곡으로 재해석해놓았다.

그리고 다양한 나라의 민요를 멋들어진 편곡과 함께 되새김한 것도 이색적으로 들린다.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돼 미국에서 널리 알려진 ‘The Water Is Wide’ 같은 경우는 원곡의 포크 음에 재즈적인 느낌을 첨가해 전혀 색다른 음악으로 보이도록 구성한 점이 눈에 띈다. 유명한 동요 ‘매기의 추억’도 마찬가지다. 원곡에서 풍기는 동심의 분위기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성인들의 사랑노래처럼 재해석하고 있다.

그리고 드보르자크의 ‘어머니가 가르쳐준 노래’나 브람스의 ‘자장가’에서도 개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녀 특유의 정통 어법으로 부르고 있지만 조그마한 변화를 가하면서 색다르게 들리도록 꾸미고 있다. 이 두 곡에서 그녀는 원어와 한글 가사를 동시에 사용하며 클래식을 좀더 친근하게 들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이밖에도 ‘Mother Of Mine’, ‘Annie Laurew’, '대니 보이‘, ’깊은 강‘ 등에서도 원곡 나름의 흥취를 살리면서 신영옥의 개성적인 해석을 더해놓았다. 반주를 맡은 FCM(Friends Of Chamber Music)도 비교적 뛰어난 편이어서 모든 곡이 나름의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

사실 신영옥은 크로스오버 음반을 비교적 많이 선보인 편이다. ‘찬송’, ‘화이트 크리스마스’, ‘마이 로망스’ 등의 음반이 모두 크로스오버 성향의 음반이다. 하지만 이 음반들은 그녀의 명성에 비해 그다지 큰 빛을 보지 못했다. 이는 조수미의 ‘온리 러브’가 대단한 성공을 거둔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그렇지만 이번 음반의 완성도는 이전의 음반과 차원이 다르다. 선곡의 다양함과 뛰어난 재해석이 어우러져 많은 대중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그녀의 노래는 매력적이고 여운이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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