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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1. 어떤 식으로 끝낼려고 이렇게 방만하게 전개되는가. 사뭇 걱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던 소설이 아닌가. 뭔가가 있을 것이라고 여기면서 읽어나갔다. 벌써 반이 넘었는데도 사건은 더욱 부풀려지기만 했다. 그리고 마지막 장. 이와 같은 반전만은 정말 예상치 못했다. 갖은 것을 상상하면서 읽었으나 이것만은 생각지 못했다. 그리고 다시 처음부터 곱씹어보니 아하, 그랬구나 하고 작가의 솜씨를 인정하게 되었다.
2. 그런데 내가 정말 재미있게 읽은 것일까? 다시 생각해보니 그렇지만은 않은 듯했다. 가장 아쉬웠던 건 말이 너무 많다는 것. 세부 묘사가 지나칠 정도로 많았다. 없어도 될 말, 묘사하지 않아도 되는 인물의 심리, 쓸데 없이 너무 긴 대화들. 이런 것들이 나를 너무 지루하게 했다. 더 압축적이고, 더 서정적으로 쓸 수는 없었을까. 그랬으면 더 좋은 작품이 되었을 것이다.
3. 이 소설은 과연 완벽한가?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다시 처음부터 곱씹어봤다. 하지만 빈틈이 정말 많았다. 야쿠자에 들어가 사건을 해결하는 장면도, 또 인물들이 서로 부딪치는 장면에도 모순이 많았다. 앞으로 읽어야 할 독자들을 위해 자세히는 말하지 못하겠으나 내 생각에는 추리소설의 적이라 할 우연적인 요소가 많은 작품이라고 생각되었다.
4. 알라딘 리뷰를 하나씩 읽어보았다. 대부분 이 소설이 사회문제를 건드리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계속 생각해봐도 이 소설에는 뭔가가 부족하다. 이 소설에서 주장하는 ㅇㅇ문제(사서 읽어보세요^^)와 사회의 악이라 할 만한 호라이 클럽의 사기 행각이 서로 씨줄과 날줄처럼 연결되지는 않는다. 호라이 클럽은 그저 악의 세력일 뿐이다. 그리고 ㅇㅇ문제는 마지막의 반전에서 툭 튀어나올 뿐이지 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내내 고민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소설을 다 읽은 다음 그 문제에 대해 모두 생각하게 하는 장점은 있지만) 그러니까 ㅇㅇ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뤘다고 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그 문제의 표면적인 면을 살짝 건드렸을 뿐이며, 본질을 파헤치지는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5. 이 소설에 이렇게 기막힌 반전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과연 뛰어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었을까? 한번쯤 생각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