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연인에게, 일용할 양식, 영원한 주사위, 연작시 트릴세, 희망에 대해 말씀 드리지요, 나는 웃고 있습니다, 배고픈 사람의 수레바퀴` 등의 시들을 엮고 시세계와 연보를 해설했다.
중남미 현대시의 흐름을 바꾼 거장 바예호의 시선집,인디오들의 소박한 영혼을 노래하는 그의 시에서 우리는 인간에 대한 깊은 신뢰와 소외 계층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읽을수 있다.
1892년 페루 와마추코 성(省) 산티아고 데 추코에서 태어났다. 트루히요대학교 문과대와 산 마르코스 대학교 이과대에 입학,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을 중도 포기하는 일이 잦았으나 1915년 트루히요 대학교에서 「스페인 시의 낭만주의」라는 논문으로 학사 학위를 받았다. 이때부터 트루히요 지식인·시인들과 교류하며 신문과 잡지에 시를 기고하기 시작하였다. 주요 작품으로는 시집 「검은 전령」 「트릴세」 「인간의 시」 「스페인이여! 내게서 이 잔을 거두어다오」등과 소설 「야만적 우화」 「삶과 죽음의 저편」 「파코 융케」 「텅스텐」, 희곡 「콜라초형제」 「지친 돌」등이 있다. 1920년의 정치적 긴장상태에서 방화범으로 오인되어 체포되었다가 풀려났으나 그 일로 다시 쫓겨다녔으며, 마르크시즘에 심취하였고 평생을 경제적 고통과 병마로 시달리다가 1938년 프랑스 파리에서 건강이 악화되어 사망했다.
바예호를 소개하면서
추천의 말
'검은 전령'에 포함되지 않은 시들
검은전령
트릴세
'트릴세'에 포함되지 않은 시
인간의 노래
스페인이여! 나에게서 이 잔을 멀리해다오
세사르 바예호의 시세계
세사르 바예호 연보

 내가 당신,이라고 부르는 사람에 대해 나는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마찬가지로, '시'를 읽는다고 하지만 시가 무엇인지 명확한 결론을 내릴수 있는 이 역시 얼마나 될까. 이 책은 저자가 사랑하는 시들을 엮은 것이다. 그녀에게 시는 세상 모든 것이다. 팝송이나 재즈의 노래말, 영화속에서 만나는 대사 모두가 그녀에게는 시의 범주에 들어간다. "모든 이의 가슴엔 시인이 있"기에 그들이 만들어내는 모든 언어가 시가 되는 것이다.
1부는 사랑의 감정을 노래한 시와 노래말들이 담겨있다. 김소월의 시를 시작으로 구전민요인 <아리랑> 중국 고전 『금병매』의 절창 등이 담겨 있다. 2부는 알려지지 않은 좋은 시와 노래말이 담겨 있다. 밥 딜런의 <바람만이 아는 대답> 짐 모리슨의 <사람들은 이상하다> 등이 담겨 실려 있는데, 그동안 가져왔던 시에 대한 편견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한 노래말들이다. - 일용할 양식 ― 알레한드로 감보아에게 바침세사르 바예호 아침은 마시는 것. 묘지의 젖은 흙은 사랑하는 이의 피... 일상어를 시어로 흡수, 승화시킨 중남미 시 개혁의 기수 세사르 바예호, 45세로 요절하기까지 그의 삶은 가난과 비극과 계속된 투쟁의...

 대제국 '잉까의 땅' 페루는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인 나스까 대평원 지상 그림·고대의 유물들을 수없이 감추고 있는 흙벽돌 무덤·세계적인 관광지 꾸스꼬·‘잃어버린 공중 도시’ 마추삑추 등 단연 돋보이는 유적지와 더불어 남미의 등뼈를 이루는 장엄한 안데스 산맥, 판암 고속도로를 따라 길게 펼쳐진 해안 사막 그리고 아마존 유역의 정글 등 다양한 자연 환경으로 ‘남미의 백미’라 알려진 곳이다.
실제로 페루는 이 책의 부제처럼, 안데스라는 높직한 콧날 양쪽으로 왼쪽엔 황색의 눈을, 오른쪽엔 녹색의 눈을 가진 기이한 나라이다. 폭스 테리어 개의 머리 형상인 페루 지도를 보더라도 안데스 산맥을 기준으로, 왼쪽 태평양 연안은 온통 사막지대로 황색 투성이며, 오른쪽은 아마존 밀림지대가 광범위하게 녹색으로 칠해져 있다. 이렇게 사막과 고산, 밀림이라는 극적인 자연에 따라 사람들이 사는 모습 또한 극적이다. 사막지대 사람들, 안데스 고산 지대 사람들, 그리고 아마존 셀바 지역의 사람들은 각각 그들만의 풍습으로 토양과 기후에 따라 따로따로 의식주 생활을 한다.
이 책은 6년여 동안 중남미를 여행한 김안나 씨가 멕시코 여행기에 이어 두 번째로 세상에 내놓은 페루 여행기이다. 페루 곳곳을 여행하면서 자연과 사람, 문화와 역사를 상세하게 기록하고 직접 찍은 사진을 담았다. 그렇다고 해서 한때의 관광에서 포착한 멋들어진 광경을 소개하는 ‘가이드북’은 절대 아니다. 홀홀단신 여자의 몸으로 배낭 하나만 둘러멘 채로 목숨을 걸고 아마존 밀림을 누비며 느낀 자연과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안데스 오지마을을 찾아 문명에 지배되지 않은 사람들의 당당한 모습을 찾아 섬세한 여성적 시각으로 전해주고 있다.
1. 페루이야기, 2. 안데스 이야기, 3. 사막 이야기, 4. 아마존 이야기 총 4부로 구성되어 페루에 대한 모든 것을 한 권에 담았으며, 풍경처럼 펼쳐져 있는 때묻지 않은 자연인들의 숨결을 통해 정신과 영혼을 해방시키는 신비스러운 느낌과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는 문화기행기이다. -
그때 지붕에 들새 한 마리 찾아와 울겠지. 산띠아고 데 추꼬라는 안데스 산지에서 태어난 페루의 위대한 시인 세사르 바예호(Csar Vallejo: ****-****)가 안데스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노래한 시구이다.

 이 책은 당대의 사람들에게는 '광인' 혹은 '천재'라 불리며 시대와 불화한 예술가들에 대한 기록이다. 그들은 보편적 시대정신에 반하여 산사람들이며, 니체의 '광기에 반대되는 것은 건강이 아니라 길들여진 두뇌다' 라는 말에 비추어 보면 시대에 길들여지지 않은 사람들이다. 여기에 기록된 예술가들은 영화 감독이자 시인이며 소설가였던 피에르 파졸리니,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 3번의 자살 시도 끝에 31세로 생을 마감한 시인 실비아 플라스, 20세기 음악게의 이단적 존재 작곡가 에릭 사티, 사진의 아버지 스티글리츠, 세계를 돌아다니며 시를 쓴 프랑스 시인 상드라르, 스페인의 영광과 상처가 된 시인 페데리코 로르카, 난쟁이와 거인등 '비정상적' 인물들을 피사체에 담았던 다이안 아버스, 무용의 신 니진스키 등 모두 17명이다.
이 책은 1998년 박가서장에서 출간되었다가 출판사의 운명과 함께 절판되었던 책이다. 이 책을 그린비에서 재출간하는 이유는 17명의 예?들의 삶이 지금에도 여전히 큰 울림을 갖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자가 이들의 삶의 궤적을 기록하되 단순한 연대기적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감성적인 문장으로 그들의 고뇌를 드러내 보이는 방식을 택하여, 자신의 시대와 불화하며 현재에 미래를 살았던 예술가들의 삶이 마치 지금 여기의 삶인 듯 느끼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흔히 볼 수 없는 280여 장에 이르는 사진 자료도 빼놓을 수 없는 재출간의 이유다. 국내에서 흔히 보기 힘든 이 사진들만으로도 17인의 예술가들의 삶과 사상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스페인 내란'이라고 불리는 이 전쟁, 헤밍웨이, 조지 오웰, 영국의 시인인 오든과 스티븐 스펜서, 페루의 시인 세사르 바예호 등이 공화군 편에 가담한 이 전쟁, 그래서 '시인들의 전쟁'이라는 다소 화사한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 이 전쟁,

 《세계일보》문화부에서 근무하며 소설 집필을 함께 해 오고 있는 작가 조용호의 '중남미·아프리카 문학 기행' 『키스는 키스 한숨은 한숨』이 출간되었다. 그동안 세계문학 기행이 여러 번 선보였지만, 주로 유명 작가들을 위시한 서구 문학 중심이었다. 이번 책은 세계 문학의 중심에 진입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심영역의 주변에 머물고 있었던 중남미와 아프리카 문학의 현장을 최초로 돌아보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저자 조용호는 2001년과 2002년에 걸쳐 중남미 5개국 8개 지역, 아프리카 3개국 10개 지역을 직접 발로 뛰면서 제 3세계의 문학 현장을 담아냈다. 저자가 직접 찍어온 125컷의 사진은 중남미·아프리카의 오늘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은 낭만으로 윤색되어 있거나 머나먼 미지의 땅 정도로 인식되어 왔으며 그들의 문학 역시 '환상적 사실주의'나 '마술적 사실주의' 등 단편적인 문학사조 차원에서 얕게 이해되어 왔다. 저자는 중남미 지역에서의 우익 군부 독재의 통치, 식민지 경험으로 인한 아프리카의 흑백 갈등과 빈부 격차 등 정치·사회적 혼란이 어떻게 문학을 통해 반영되고 있는지에 주목하는 한편, 오늘날 민중들의 삶을 직접 취재함으로써 제3세계에 대한 이해를 보다 입체적으로 가능케 하고 있다. 또한 이들의 역사적 정황이 한반도의 가까운 근현대사와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점에서 비교적인 관점을 취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문학 현실을 되돌아보는 계기 또한 마련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인 『키스는 키스 한숨은 한숨』은 영화 <카사블랑카>의 주제곡인 <세월이 가도 As Time goes by>에서 인용한 것이다.
"기억해둬요. 키스는 키스, 한숨은 한숨! 세월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두 흔적. 상처받은 두 사람. 아직도 미련 있어. 키스는 키스, 한숨은 한숨……."
세월의 부침 속에서 두 남녀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과 상처를 표현한 노래이지만, 이 가사를 중남미·아프리카의 현실에 대입해 은유적으로 해석하더라도 무리가 없다. 역사의 격변에 시달린 민중들의 상처는 아물지 못한 채 남아 있으며, 대립과 반목의 세월은 멈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세월이 가도' 문학은 소외된 현장의 구석구석을 기록하고 증언하고 있으며 역사와 문학이 어떤 식으로 맞물리고 있는지를 재조명하는 작업 또한 방기해서는 안될 중요한 작업임에 틀림없다. -
시에서는 세사르 바예호 Cesar Vallejo를 위시한 개혁적 시인들이 활약하며, 산문에서는 보르헤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다스리지 못한 화는 재앙이 되지만, 분노는 본래 유익한 것이다.
이 책은 인간의 화가 어디서부터 비롯되었으며 어떤 얼굴로 우리에게 나타나는지 그 연원을 밝히면서 시작한다. 저자는 아담과 이브에서부터 신화와 성경, 소설 속 인물들까지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서 화의 얼굴을 보여준다.
저자는 화를 버리지 않고 다스릴 수 있으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도 화를 표출할 수 있다고 한다. 화는 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독자들은 책 속에서 세상을 사랑하는 하나의 방법으로서 화를 만나게 될 것이다. 사랑하지 않으면 화도 나지 않는 법이다. 이 책은 화는 우리가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이므로 잘 다스려서 필요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다스리지 못한 ‘화’는 재앙과도 같다
최근 가장 충격적인 뉴스는 ‘군부대 총기난사 사건’일 것이다. 아깝고도 아까운 청춘 여덟 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믿어지지 않는 사건은 한 군인의 ‘화’에서 비롯되었다. 자신의 동료들을 향해 수류탄을 던지고 총을 쏘아댄 김 일병은 왜 그랬냐는 질문에 “그냥 너무 미워서”라고 대답했다. 그냥, 너무, 미워서, 죽였단다. 다스리지 못한 인간의 화가 불러온 재앙은 이처럼 참혹했다. 그것은 인간이 손쓸 수 없는 천재지변과 다르지 않았다.
총기난사 사건 같은 일어나선 안 되는 극단적인 경우는 차치하더라도, 화는 늘 우리 가까이에 있다. 사실 우리는 하루 24시간, 일 년 열두 달을 ‘화’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로 살아간다. 화는 우리 삶의 일부이며, 때론 전부가 되었다가, 운 좋은 어느 날은 저 멀리로 달아나 있기도 하는 존재이다.
인간인 이상 화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인간의 감정인 이상 화 역시 꼭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저자의 말처럼 화를 내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 어떤 식으로 화를 내야 할 것인지, 어떤 때는 화를 내고 어떤 때는 내지 말아야 할 것인지 판단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때문에 다스리지 못한 화는 재앙이 되지만, 다른 모든 창조물과 마찬가지로 분노는 본래 유익한 것이었다.
화의 여러 가지 얼굴들
그렇다면 화를 잘 다스려서 ‘유익한 분노’로 만들어야 한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듯, 화를 알고 나를 알면 그 놈을 잘 다스려 삶의 에너지로 만들 수 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열두 번씩 “화나 죽겠어”를 외치면서도 정작 ‘화’가 무언지는 모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간의 화가 어디서부터 비롯되었으며 어떤 얼굴로 우리에게 나타나는지 그 연원을 밝히는 것에서 시작하고 있다. 태초의 인간 아담과 이브에서부터 신화와 성경, 소설 속 등장인물들까지 저자는 다양한 인간군의 모습을 통해 화의 얼굴을 규명하고 있다. 물론 ‘화를 잘 내는 것이 집안내력’인 저자의 모습이 가장 유용한 재료로 쓰였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
이 책은 총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도대체 화가 뭐길래?’에서는 화가 ‘두려움, 특권, 슬픔, 자비’라는 얼굴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2장 ‘화는 사소함에서 비롯된다?’에서는 화의 기원을 밝히고 있다. 인간의 모든 감정이 그러하듯 화 역시 가정에서부터 비롯되며 가장 사소한 것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을 통해 맨 처음 드러난다. 3장 ‘화가 선물이라고?’까지 읽으면 화에 대해 갖고 있던 오해가 점차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무조건 나쁜 줄로만 알았던 화가 세상을 이기는 방법이 되어주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4장 ‘세상 속에서 화는 필요하다?’를 통해 우리는 세상을 사랑하는 하나의 방법으로서의 화를 만나게 된다. 사랑하지 않으면 화도 나지 않는 법이다. 따라서 화는 우리가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필요악’으로서의 화, ‘유익한 분노’로서의 화를 접하고 나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짐을 느끼게 될 것이다.
화를 다스릴 수 있는 날은 분명 올 것이다!
이 책은 화를 파괴하지 않고도 다스릴 수 있으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도 화를 표출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 얼마나 근사한 말인가! 화를 다스리면서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다니! 그러니까 화의 얼굴이 못생겼다 해도 성형수술을 받지 말고 거리를 활보하라 이 얘기이다. 중요한 건 마음껏 거리를 활보하는 것이다. 단, 지나가는 사람과 어깨를 부딪치지 말고.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자기 얼굴에 자신감을 갖고 밝은 표정을 지으려 노력하는 것이다.
얼굴이 못생겼다 해서 고치거나 숨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화 역시 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인간의 모든 감정이 그러하듯 화 역시 억제하고자 하는 노력은 무의미하다. 우리는 정직한 분노를 허락받은 존재이고, 다른 모든 창조물과 마찬가지로 화는 본래 유익한 것이지 않은가.
유익하기에 버려서는 안 된다. 잘 구슬리고 다스려 ‘필요악’으로 만들어야 한다. ‘유익한 분노’로 만들어야 한다. 다스리지 못한 인간의 화는 천재지변이 되지만, 잘 다스린 인간의 화는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
세사르 바예호(Cesar Vallejo)가 쓴 제목 없는 시의 첫 줄 '어른을 아이로 전락시키는 화'에 한 구절만 덧붙이면 다음과 같다.

 <일 포스티노>의 아름다운 시인, 민중에게 가장 사랑받은 노벨상 수상자
빠블로 네루다가 세상을 떠난 지 30년이 넘었지만, 그의 시는 여전히 전 세계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하나의 절망의 노래??는 1960년대에 이미 백만 부 이상 발행되었고, 지금도 가장 많이 읽힌 스페인어 시집이다. 네루다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누린 노벨상 수상자는 흔치 않다. 그는 시인일 뿐만 아니라 민중 앞에서 낭송하고 연설하기를 즐긴 활동가였으며, 굳은 정치적 신념을 가지고 부패한 정권을 비판하여 오랜 세월 지하생활과 망명의 수모를 겪기도 하였다.
네루다는 2004년 탄생 백주년을 맞아 그의 조국 칠레에서 국가 통합의 상징으로 자리매김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대대적인 기념행사가 벌어지는 등 다시 한번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기획된 이 평전은 국내 독자들에게 처음으로 구체적이고 생생한 네루다의 초상을 제공한다. 많은 미공개 자료를 담고 있는 이 전기에는 작가가 저널리스트 특유의 직업정신으로 발품을 팔아가며 축적한 시인의 친구들과 지인, 전문학자들의 숱한 목소리가 들어있다. 네루다의 절친한 벗이자 정치적 동지인 볼로디아 떼이뗄보임이 쓴 네루다 전기의 신화적 색채나, 시인이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구술한 자서전의 다소 환상적인 분위기와 비교한다면, 이 전기의 구체성과 엄밀성은 “움직이지 않는 여행자”였던 시인의 다채로운 면모를 오롯이 되살려내는 미덕을 지니고 있다.
저자는 떼무꼬의 자연 속에서 시인의 꿈을 키웠던 유년기부터 보헤미안적인 삶에 탐닉했던 산띠아고 학창시절, 외교관으로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와 유럽을 유목하던 시절, 그리고 안데스를 넘어 망명길에 올랐던 시절을 거쳐 이슬라 네그라에서 눈을 감는 마지막 순간까지 파란만장한 네루다의 삶의 행로를 쫓는다. 또 열정과 고뇌에 물든 에로티시즘, 세계의 상실과 파괴에 대한 초현실주의적 직관, “양귀비로 뒤덮인 형이상학” 대신 “거리의 피”를 노래하는 투철한 역사의식, 그리고 동양적 에스프리에 이르기까지 시인의 광대무변한 창작 여정을 따라간다. 또 이 책에는 자신의 삶을 “모든 삶들로 이루어진 삶”으로 이해하고 ‘모두의 노래’를 불렀던 시인의 전기답게 가르시아 로르까, 사르트르, 미스뜨랄, 보르헤스, 바예호, 엘뤼아르, 아라공, 에렌부르크, 아스뚜리아스, 빠스, 삐까소, 디에고 리베라 등 20세기를 풍미했던 작가·예술가들은 물론 체 게바라, 마오쩌둥, 까스뜨로, 스탈린, 히틀러, 프랑꼬, 트로츠키, 아옌데 등 수많은 정치적 인물들이 잇달아 등장함으로써 당대 역사의 지형도를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을 제공한다. - 
네루다는 극동으로 가는 길에 처음 친구가 된 페루 시인 세사르 바예호와 함께 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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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Death in the Fifth Position  1952
 2) Death Before Bedtime  1953
 3) Death Likes It Hot  1954
As 'Cameron Kay'
 1) Thieves Fall Out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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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림 이야기>에서의 자연은 생명을 가진 실체로서 환상적 이야기의 근간이 되고 있다. 인간을 먹이사슬의 가장 높은 단계에 있는 만물의 영장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동물들과 모두 한데 어우러져 갈등을 빚고 대립하고 끝내는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자연이라는 무대의 동등한 등장인물들로 이야기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과 진행, 의의의 결론에 당혹스러워할 독자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린이들이 보기에는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사실적인 표현이 눈에 띄고 갈등의 과정을 이해하지 않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결론들이 나기 때문이다. 이솝우화의 인과응보, 해피엔딩식 결론을 기대한다면 넌센스다. 옛 이야기의 결론은 이러저러 해야한다는 식의 선입견을 버리고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지극히 현실적인 결론들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고 자연의 질서와 섭리를 알게 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들은 모두 등장한다. 앵무새, 거북이, 가오리, 호랑이, 뱀, 플라밍고…… 이들은 사람처럼 인격을 가지고 사고하고 행동한다. 더구나 멀리 라틴 아메리카의 밀림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분위기는 사뭇 이국적이고 환상적이다.
라틴 아메리카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원색의 그림들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발동시키기에 충분할 만큼 특이하며 재미있다. 국내에서는 보기 어려운 그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번역자가 후기에서 말했듯이, 인간과 자연환경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사실에 저절로 공감이 간다는 사실이다. 인간에 의해 자연과 인간의 유대가 난폭하게 단절될 때의 끔찍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포의 모든 것―100명의 작가, 100편의 작품
지난 해 공포 문학 대가들의 숨은 작품을 발굴함으로써 공포 문학의 새 지평을 연《세계 호러 걸작선》 1·2를 소개한 책세상에서 이번에는 100명의 작가들의 100편의 호러 단편 작품들을 선별한《세계 호러 단편 100선》을 출간했다.《세계 호러 단편 100선》은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인 공포와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100편의 호러 소설이 수록된, 가히 호러 문학의 집대성이라 할 만하다. 이 책에 수록된 100편의 소설은 대부분 국내 초역으로 호러 문학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 지평을 보다 확장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 책은 호러 문학의 대표적 작가들뿐만 아니라 오노레 드 발자크, 안톤 체호프, 찰스 디킨스 등 거장들의 알려지지 않은 호러 작품들을 수록하고 있다. 이들은 호러라는 공통적인 키워드로 접점을 이루면서도 각기 독특한 차별성을 잃지 않는다. 이와 같이 정통 문학과 호러 문학을 아우르는 작가 선별은 문학성이 다소 떨어지고 단순한 흥미만을 만족시킨다고 평가절하되어온 장르 문학으로서의 호러 문학에 대한 기존의 평가에 의문을 제기한다. 여기에 소개된 호러는 강렬한 핏빛의 처절함에서부터 차가운 섬뜩함, 뒤통수를 치는 반전, 공포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유머러스함까지 호러가 줄 수 있는 모든 빛깔의 공포를 만끽할 수 있게 해준다. 이제 독자들은 100명의 작가가 펼쳐 보이는 흥미진진하고도 공포스러운 세계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
문학의 거장들이 내뿜는 호러의 숨결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작가들의 면면이다. 오 헨리, 체호프, 발자크, 디킨스, 조지 고든 바이런, 토머스 하디, 너대니얼 호손, 잭 런던, 기 드 모파상, 마크 트웨인, 버지니아 울프,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등의 이름에서 호러를 연상하기란 쉽지 않다. 이들의 작품에는 선혈이 낭자한 충격적 공포와 뱀파이어, 유령 등 호러의 전형적 창조물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음울한 분위기와 일상에 숨겨진 낯설음과 의외성이 초래하는 공포, 평온한 질서에 의해 유지되는 일상을 전복하는 반전이 수준 높은 문학적 수사로 묘사되어 있다.
현실과 환상, 일상과 비일상의 공존하는 호러의 세계
근대 단편 소설의 거장인 안톤 체호프의〈잠꾸러기〉에는 호러의 전형적 코드인 기괴함이나 환상성이 드러나 있지는 않다. 그러나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로도 인간의 순간적인 어두운 충동과 소설 전체를 지배하는 리얼리즘적 분위기를 일거에 뒤집는 섬뜩한 반전을 담아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위대한 소설가 너대니얼 호손의〈세 언덕 사이의 분지〉는 가정과 사회로부터 추방당한 한 여인의 이야기를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암시적으로 들려준다. 이 작품은 자연스레 호손의 대표작《주홍글씨The Scarlet Letter》와 오버랩된다.
사회주의적 공상소설《강철군화The Iron Heel》로 유명한 잭 런던은〈문페이스〉에서 타인에 대한 이유 없는 증오심으로 인해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살인까지 저지르는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작품은 시종일관 유머러스하게 전개되다가 마지막에는 쓴웃음을 짓게 만드는데, 증오심과 범죄에 빠져드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묘한 공감과 동일시를 불러일으킨다. 특유의 유머와 모험담으로 유명한 마크 트웨인은〈유령 이야기〉에서도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작품 중반부까지 으스스하고 섬뜩한 분위기가 유지되다가, 뜻밖에도 갈 곳 없는 딱한 유령이 모습을 드러낸다. 사람들의 틈바구니에서 처량 맞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유령의 모습에 우리는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고전 호러에서 현대 호러까지
흔히 고딕 소설은 고전 호러를 통칭하는 개념으로 쓰인다. 기묘한 공간을 배회하는 어두운 그림자를 떠올리게 하는 고딕 소설의 이미지는 초자연성을 부인하는 18세기 계몽과 이성의 시대에 반(反)하는 자유로운 상상과 억압된 잠재의식의 표출로 해석된다. 또한 고딕 소설의 공포는 질서와 안정에 가치를 둔 중산층 부르주아 계급의 잠재적인 불안을 자극하기도 했다.
E.T.A. 호프만은 독 일 낭만주의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고딕 소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자동인형〉에는 당시 그가 문학주의자들로부터 공격받은 빌미가 된 초자연적이고 보이지 않는 세계에 천착한 그의 문학적 세계가 그대로 펼쳐져 있다. 유령 소설의 대가 몬터규 로즈 제임스의〈학교 이야기〉는 유령과 유령에 의한 복수라는 호러의 전형적인 서사구조와 종반으로 갈수록 실마리가 서서히 풀리는 치밀한 이야기 전개방식으로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이와 같은 고전 호러는 19세기 말 이후《드라큘라Dracula》로 유명한 브램 스토커와 공포의 연금술사라 불리는 러브크래프트를 거치면서 한층 발전한다. 브램 스토커의〈스쿼〉는 그야말로 몸서리쳐지는 전율과 선혈이 낭자한 잊을 수 없는 장면을 각인시킨다. 우리에게는《지킬 박사와 하이드씨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로 더 유명한, 2차 대전 이후 현대적 호러의 전범적 작가인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악령이 든 재닛〉은 악령에 사로잡힌 한 여인, 그로 인해 공포에 떠는 마을 주민의 모습을 모호한 분위기와 긴장감 넘치는 문체로 묘사하고 있다.
다양하게 변주되는 공포, 호러의 매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호러 문학은 끊임없이 변주되고 재생산되며 그 힘을 증폭시켜왔다. 호러 문학에서 종종 페미니즘과 기존 사회 질서에 대한 비판의 단초를 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그 근거이다. 미국 여성운동의 주요 이론가인 샬럿 퍼킨스 길먼의〈커다란 등나무〉는 억압적인 가치 체계에 희생당한 여성의 영혼이 유령으로 나타난 이야기를 통해 페미니즘 문학으로서의 호러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러브크래프트의〈아웃사이더〉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회로부터 차단된 한 인간의 모습을 치밀한 묘사를 통해 그리고 있는데, 이는 우리 시대 많은 소수자들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익숙하던 것이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 보이지 않는 더 큰 세계가 존재한다고 믿는 순간, 평온한 일상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음을 예감하는 순간 우리는 공포에 사로잡힌다. 인간의 진보된 지적 능력으로 인해 더 이상 미지의 예측 불가능한 것이 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현대에도 호러 문학의 매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현대에 심화되는 개인의 소외와 불안은 호러의 비정상성과 대치되면서도 맞물리는데, 호러의 비정상성은 기존 질서로부터의 일탈과 자유를 형상화하며, 이는 현대인의 소외와 단절을 표현하고 그 이전의 근원적인 통합에 대한 희망을 암시하는 것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 84. 깃털 베개 - 오라시오 키로가

 에드거 앨런 포의 등장에 힘입은 근대적 환상문학의 출현과 20세기로의 전환기의 환상문학, 그리고 이 시기와 맞물린 대중적 환상문학의 출현 등 '환상'이라는 요소를 안고 있는 문학세계를 총정리한 책. '환상'이라는 요소를 단일한 장르에 국한시키지 않고, '인간 이성의 한계에 대한 상상적 체험'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띈다.
디킨스, 모파상, 투르게네프, 카프카 등 이 책에 등장하는 무수한 유명 작가들은 모두 고전적이든 현대적이든, 확고하든 주변적이든 간에, 일시적으로 또는 지속적으로 환상의 차원에 머물렀던 작가들이다. 이러한 환상의 차원은, 작중인물의 확신 체계와 그가 직면하게 되는 불가해한 사건들 사이를 가르는 간극의 크기에 따라 그 규모가 좌우된다. 이 간극은 미미할 수도 현저할 수도 있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이 간극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 5. 양차 대전 사이
새로운 경향 그리고 새로운 장르 | 체스터턴, 길버트 키스 | 파레르, 클로드 | 도텔, 앙드레 | 사비니오, 알베르토 | 그린, 알렉산드르 | 키로가, 호라시오 | 그락, 쥘리앙 | 브리옹, 마르셀 | 슈나이더, 마르셀 | 에메, 마르셀 | 그린, 쥘리앙 | 파피니, 조반니 | 울프, 버지니아 | 드 라 마르, 월터 | 하비, 윌리엄 프라이어 | 야코비, 칼 | 블로흐, 로버트 | 잭슨, 셜리 | 불가코프, 미하일 | 톨스토이, 알렉시스 니콜라예비치 | 블릭센, 카렌 | 엘리아데, 미르체아 | 베리, 피에르 | 화이트헤드, 헨리 S. | 환상문학과 정신분석학 | 환상문학과 초현실주의 | 환상문학과 탐정소설 | 환상문학과 공상과학소설 | 환상미술

 라틴아메리카의 고대에서부터 현대까지의 역사를 아우른 3부작. 저자는 콜롬버스, 코르테스와 같은 신세계 정복자들의 총칼에 짓눌린 원주민들의 삶과 투쟁을 쫓아가고,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노예들의 절규에 귀 기울인다. 독재자들의 억압 아래서도 희망을 포기 하지 않은 라틴아메리카인들의 생생한 삶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책 속에 수록된 이야기는 각자 독립적으로 완결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잘 짜여진 인과관계의 역사가 아니라 동시다발적인 여러 사건의 집합으로서의 라틴아메리카 역사를 전달한다. 1천권이 넘는 방대한 참고문헌을 이용한 저자는 추상과 압축, 극화의 형식을 이용하여 긴장감 넘치는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를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3권 <바람의 세기>는 20세기 벽두에서부터 라틴아메리카 대부분의 국가를 짓눌렀던 군사독재정권들이 무너지기 시작한 80년대 중반까지의 격변의 세월을 아우구스토 산디노와 에밀리아노 사파타,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 페론과 에비타 등 우리에게도 낯익은 인물들과 인간의 수치의 세월이라고 말해지는 군사독재의 시대를 희망으로 버텨낸 수많은 라틴아메리카인들의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민중의 이름으로 이룬 개혁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요리한 사이비 혁명가들과 지역공동체들의 믿음인 공동의 선을 무참히 짓밟으며 성장한 풋내기 자본주의, 미주협력의 허울 아래 자행된 미국의 라틴아메리카 침략과 음모를 발가벗긴다.. - 1914년 산 이그나시오 : 키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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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4년 에코가 청년기에 발간한 ??종말론자와 순응론자: 매스커뮤니케이션과 대중문화이론?? 중 1984년에 이탈리아 밖의 독자들을 위해 따로 골라 독일어로 옮긴 ??종말론자와 순응론자: 대중문화에 대한 비판적 비평??의 우리말 번역본이다. 1권 ??스누피에게도 철학은 있다??와 2권 ??대중의 영웅??은 <슈퍼맨>과 시리즈 그리고 대중소설의 영웅 등 대중의 상상 세계를 사로잡았던 ‘대중의 영웅’들을 흥미롭게 통찰한 것으로 대중문화 이론에 관한 고전이라 할 수 있다. 이 두 책은 대중문화의 본격적인 대두를 맞이하여 새롭고 파괴적인 현상을 바라보는 두 입장, 즉 비관적인 입장과 낙관적인 입장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문화가 하나의 산업이 된 시대의 “커뮤니케이션과 대중문화”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진지하게 모색하고 있는 에코의 청년기의 역작이다. 서구에서 대중문화가 지배적 문화 양태로 떠오르던 1960년대에 ‘진정한 예술의 죽음’을 예언한 종말론과 ‘대중을 위해, 대중에 의해 생산된 대중의 문화가 진짜 문화’라는 순응론의 두 입장을 발전적으로 극복하려는 움베르토 에코의 통찰력이 돋보인다.

독일어판 서문
서론

제1부 대중문화와 "문화수준"
기소된 대중문화
카이에 드 돌레앙스
대중문화에 대한 옹호
잘못 설정된 문제
문화에는 세 가지 수준이 있다는 논리에 대한 비판
가능한 결론 또는 연구를 위한 몇 가지 제안

제2부 저급한 취향의 구조
키치의 양식
키치와 대중문화
미드컬트
시적 메시지의 구조
소비와 예술적 메시지의 회복
"파르스 프로 토토" 또는 "볼디니주의"로서의 키치
말레이시아의 호랑이 - 이 책이 맞나?
결론

제3부 '스티브 캐니언' 읽기
메시지 분석
만화의 언어
이로부터 도출되는 몇 가지 질문
흄과 인도인들: 경험적 연구 서설
비평과 역사 서술의 과제

제4부 '찰리 브라운'의 세계

 ‘에밀 싱클레어의 청년시절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으며, 1919년에 초판이 나왔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발표하여 에밀 싱클레어 작품으로 알려졌었다. 이 소설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중상을 입은 싱클레어라는 청년의 수기(手記)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싱클레어가 연상(年上)의 친구인 데미안의 인도를 받아 정신착란상태를 벗어나 ‘이 세상의 인간에게는 자기 자신이 인도하는 길을 가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없다’라는 사실을 깨닫고, 오로지 내면(內面)의 길을 파고드는 과정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 패전으로 말미암아 혼미상태에 빠져 있던 독일의 청년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으며, 문학계에도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데미안이란 말은 데몬(Dämon)과 같은 뜻으로 ‘악마에 홀린 것’이라는 뜻에서 유래한다.

  죽음의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다시 살아나고, 유령과 대화하며, 돼지꼬리를 단 아이가 태어나는 등 거짓말 같은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현실로 그려지는 서술기법이 매력적인 작품. ‘고독’을 대물림하며 번영과 몰락을 거듭한 부엔디아 가문의 100년 역사를 통해 라틴 아메리카의 슬픈 운명을 그린다. 돼지꼬리를 달고 태어난 아이의 죽음을 마지막으로 끝내 마을에서 사라져 간 부엔디아 가문의 운명은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자아낸다. 우화처럼, 전설처럼 잔잔한 여운으로 읽히는,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대표작.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이며 마술적 리얼리즘의 창시자로 널리 알려진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대표작을 영어식 윤색을 고치고, 스페인어 판본을 텍스트로 삼아 자구 하나까지 그대로 옮겨, 제3세계의 비극적 현실세계를 환상적인 알레고리로 승화시킨 마르케스의 작가정신에 접근했다.

 노벨 문학상 후보에 두 번이나 오른 바 있는 그리스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대표작이다. 이 책의 주인공 조르바는 실제인물이다. 그는 물레를 돌리는데 거추장스럽다고 제 손가락을 도끼로 잘라내 버리는가 하면, 여성의 치모를 모아 베개를 만들어 베고 자고, 수도승을 꼬여 타락한 수도원에 불을 지르는 등 기괴하고 상식을 뛰어넘는 야생마 같은 자유인이다. 니체, 베르그송, 불교 등에서 큰 영향을 받은 카잔차키스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으로 현대인에게 큰 해방의 미덕을 전해준다.
소설의 주인공 조르바는 교육을 받지 않은 늙은 노동자이지만 육체의 즐거움을 정신의 즐거움으로 도약시킬 줄 아는 놀라운 마법을 지닌 인물이다. 꽃 핀 나무, 빵 한 조각 등 일상의 모든 것이 그를 거치면 신성한 야만으로 돌아간다. 야성의 영혼을 가진 조르바에게서 뜨겁고 치열하게 생에 밀착해 있는 자만이 얻을 수 있는 자유를 발견할 수 있다. 한편, 이 책은 역자 이윤기가 20여 년 전에 출간한 것을 고치고 다듬어 새로낸 개정판이다. 역자는 또 개정판에 작가와 작품에 대한 충실한 설명을 덧붙여, 신성모독으로 몰리기도 했지만 용기와 영혼의 자유를 일깨워 수많은 '골수 추종자'를 거느린 고전의 참맛을 살려냈다.

 1949년 발표. 선량한 농부 모리츠는 유대인으로 오인(誤認)되자 헝가리로 탈출했으나, '적성(敵性) 루마니아인'으로 체포되어 나치스의 강제노동 수용소로 보내진다. 그곳에서 게르만 민족 연구가인 한 독일군 장교에 의해 그는 게르만 영웅족(英雄族)의 순수한 혈통을 이은 후예로 인정되어 강제노동의 감시병이 되었으나 다시 연합군 지역으로 탈주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적국 병사로 잡혀 수용소에 갇히어, 이를 아무리 항변해도 소용이 없다. 전쟁이 끝나 간신히 석방되어 처자를 만났으나 18시간 뒤에는 다시 감금된다.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서유럽에 사는 동유럽인들이 갇히게 된 때문이었다.
미·소 양진영의 틈바구니에 끼인 약소민족의 고난과 운명을 묘사한 이 작품으로 작자는 일약 명성을 얻게 되었다. 한국에도 소설과 영화로 소개되었다.

 국내에서최초로 번역, 소개되는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고전!
멕시코 현대 문학의 거장 후안 룰포(Juan Rulfo, 1917~1986)의 대표작 <뻬드로 빠라모>는 멕시코 교과서의 필수 수록 작품일 뿐만 아니라 가정마다 따로 한두 권을 비치해 둘 정도로 널리 읽히는 멕시코의 국민 문학이다. 전 세계 문학계의 관심 또한 지대하여 그간 발표된 평론이나 연구서는 그 수를 헤아리기가 힘들 정도이다. 평생 단 두 권의 작품만을 남겼던 후안 룰포의 문학 세계는 이번 출간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소개된다.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거인 후안 룰포!
룰포의 삶은 그의 작품처럼 대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는 역사의 격변기(멕시코 혁명과 끄리스떼라 반란) 때 아버지를 잃고 곧이어 어머니마저 여의는 아픔을 겪으면서 암울한 유년 시절을 보낸다. 이후 고아원에 들어갔다가 친척 집을 전전하며 살게 되는데, 그의 삶과 문학 역정이 우울하다 못해 비극적으로 여겨지는 것은 이러한 어두운 과거에서 기인한다. 최종 학력이 초등학교 졸업에 불과한 룰포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퇴근 시간 이후 틈틈이 작품을 써 내려가 1938년부터는 간헐적으로 문예지에 단편을 발표한다. 이 단편들은 1953년 ‘불타는 평원’이라는 제목의 단편집으로 묶여 출간되었다. 그러나 이 작품집은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묻혀버리고 만다. 1955년 룰포는 30년 만에 다시 찾은 고향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모티브를 끌어낸 글을 원고로 완성하여 150쪽 분량의 책으로 펴내게 된다. 이렇게 하여 탄생한 작품이 바로 <뻬드로 빠라모> 이다. 이 작품은 까를로스 푸엔떼스나 옥따비오 빠스와 같은 작가들을 비롯한 수많은 비평가들에게서 극히 ‘예외적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현대 멕시코 문학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또한 1967년에는 영화화되었고, 다양한 음악의 테마가 되는가 하면, 수십 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끊임없이 읽히고 있다. <뻬드로 빠라모> 이후 룰포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절필에 가까운 침묵을 지켰는데, 이를 두고 라파엘 꼰떼는 “(후안 룰포가 다른 작품을 발표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이상할 게 없다. 이 작품은 모든 문학의 자식이자 요약이며 정점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신화와 전설이 되어버린 <뻬드로 빠라모> 를 마지막 작품으로 남기고 룰포는 비교적 덤덤한 생활을 영위하다 멕시코시티에서 세상을 떠났다. * 후안 룰포의 삶과 문학을 기려 제정된 ‘라틴 아메리카 및 카리브 해 문학상’(‘후안 룰포’ 상으로도 알려져 있다)은 칠레의 니까노르 빠라를 첫 수상자로 선정한 이래 권위 있는 중남미 문학상으로 자리 잡아왔다. 올해는 브라질 작가 루벰 폰세카(78)가 수상자로 선정되었는데, 폰세카는 자신과 가르시아 마르케스 모두 후안 룰포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는 말로 수상 소감을 전한 바 있다.
삶과 죽음, 현실과 과거가 교차하는 새롭고도 낯선 문학 세계!
작가 자신이 ‘무엇보다 구조에 역점을 두고 쓴 작품’이라고 평한 바대로 『뻬드로 빠라모』는 제일 먼저 그 독특한 구조가 시선을 모으는 작품이다. 일단 화자의 변화에 따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쁘레시아도(‘나’)가 이끌어가는 1인칭 화자 부분이며, 두 번째는 3인칭 화자 부분이다. 또한 수사나의 독백이나 뻬드로 빠라모의 독백에서 볼 수 있듯이 2인칭 화자가 나오는 부분까지 등장한다. 그 와중에 무차별적으로 끼어드는 등장인물들의 독백과 대화, 무질서하게 뒤섞인 사건들로 인해 독자는 낯선 독서의 세계를 체험하게 된다.
<뻬드로 빠라모> 는 주인공 후안 쁘레시아도는 모친의 유언에 따라 생부인 뻬드로 빠라모를 찾아가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부친이 살고 있다는 꼬말라는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의 세계이다. 쁘레시아도는 자신이 죽음의 세계에 있는 것을 자각하면서 차츰 정신을 잃어가며 죽음을 맞이하는데, 이 시점부터 이야기는 뻬드로 빠라모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뻬드로 빠라모는 꼬말라의 절대 권력자인 토호(土豪)이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갖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차지하고 마는음흉하고 폭력적인 인물이다. 멕시코 혁명과 끄리스떼라 반란을 거치며 더욱 광폭해진 그는 평생 기다렸던 수사나의 마음을 구하지 못하자, 꼬말라를 황폐하게 만들며 끝내 자신도 죽음을 맞이한다.
이처럼 <뻬드로 빠라모> 는 유령들의 지하 공동체(꼬말라), 한 여자(수사나)를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하는 남자(뻬드로 빠라모)의 지독한 사랑, 태초적 인간의 전형을 보여주는 남매(도니스 남매)의 모습, 평생 가질 수 없는 자식을 좇는 여자(도로떼아)의 회한 등이 본 줄거리와 밀접하면서도 독자적인 맥락을 형성하면서 책 읽기의 풍요로움을 안겨준다. 또한 이 작품은 독창적인 구조, 모호성, 새로운 혁명소설의 패러다임이 신화적 상징 등과 함께 다양한 해석의 단초를 제공하면서 영원히 고갈되지 않는 분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작가 까를로스 푸엔떼스는 이 작품을 두고 ‘멕시코 들판의 언어와 혁명의 주제론을 세계의 보편적인 문맥으로 병합시켰다’라고 평한 바 있다. ) 특히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꼬말라’는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백년의 고독』에서 창조한 ‘마꼰도’의 토대가 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끊임없는 비평과 재해석을 불러일으키며 작품을 영원히 살아 있게 만드는 주요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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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매달린 여우의 숲
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박종대 옮김 / 솔출판사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작품을 처음 접할 때 자연적으로 눈길이 가는 것이 표지와 제목이다.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은 이 작품은 왜? 라는 생각을 하며 작품을 읽게 했다. 왜 제목이 목 매달린 여우의 숲일까?


그건 단순하게 숲 속에 자리를 잡게 된 범죄 동업자를 피해 도망 온 금괴 도둑과 모의 전쟁 훈련 도중 우연히 그 도둑을 본 술 주정뱅이 소령이 무급 휴직을 하고 그를 찾아와서 숲속의 오두막에서 동거를 하게 되고 그곳에 다시 양로원으로 데려가려던 사회복지사에게서 도망을 친 사미족 노파가 오면서 그 숲에서 여우가 많으니 덫을 놓아 잡으라는 말에서 유래가 되었다. 그들은 숲에 여우를 잡을 덫을 놓고 그 숲을 <목 매달린 여우의 숲>으로 명명했다. 그리고 그들은 도둑이 가지고 온 금괴로 생활을 한다.


이 작품의 아이러니한 유머는 도둑이 공범이 감옥에서 나오게 되자 금괴를 나눠주기 싫어 마치 자기는 정당하게 금괴를 가질 만한 사람이고 그들은 아니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대목부터 시작된다. 거기에 술주정뱅이 소령이 막무가내 모의 전투를 순식간에 승리로 장식하는 장면 또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하지만 사미족 노파에게 아흔살 생일 축하를 빙자해서 온 사람들은 웃음보다 그들이 처한 상황을 대변하는 듯했다. 그들은 자신들을 사미족이라 부르지만 라프족이라고 부르는 것, 우리나라 백과사전에도 사미족은 없지만 라프족은 있다.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자신들의 종족 이름조차도 남들이 부여한 데로 불려야 하는 처지가 지금도 사라지고 있다는 수많은 소수 종족들을 대변하는 것 같아서 마음 아팠다.


하지만 할머니는 대번에 오두막에서 자신의 위치를 차지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보내는 일상을 담담하게 보낸다. 그것이 평범한 일상이라면 말이지만. 심각한 것이 너무 없이 쉽게 풀려서 오히려 심각하게 보여 지는 작품이다. 과연 이 작품을 재미만으로 볼 수 있을지. 내 눈에는 산다는 건 자신이 바라던 것을 얻게 되면 자연적으로 술술 풀리는 거라고 말하는 것 같이 느껴져 씁쓸했다.


파실리나식 유머는 그 덫에 하필이면 독일어로 쓴 ‘만일 당신이 사람이라면 이 덫을 조심하십시오. 매우 위험합니다.라고 쓴 것과 그 덫에 예견한 것처럼 마지막에 독일들만 걸랴들었다는 것에서 절정을 달리는 것 같지만 그것은 아직도 유럽인들의 독일인들에 대한 생각은 우리가 일본인을 생각할 때 느끼는 것만큼 깊다는 것을 말하는 듯 느껴졌다. 총리가 무릎을 꿇었음에도 아직도 용서받지 못한 그들의 모습에서 이 책이 일본에 번역되어 출판되었다면 일본인들은 무엇을 느낄지가 궁금하다.

 

또한 오백마르크를 물고 가서 이름이 오백마르크가 된 어린 여우가 어미가 되어 새끼를 열마리 낳았다며 이제 오천마르크가 되었으니 숲을 보존하는데 이보다 더 유익하고 남는 장사가 어디있냐는 말은 그야말로 기발하기까지 하다. 그 어떤 구호보다 좋았는데 그럼 왜 벌목으로 숲을 망치는 것은 안되고 여우를 덫으로 잡는 건 허용되는지 의문이 들 수 있을 것이다. 그건 일종의 자연의 매카니즘이다. 사슴이 너무 많으면 일정량을 잡아야 하는 것처럼. 범죄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일정하게 감옥에 보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사슴에게도 오백마르크라는 이름을 지어줬으면 좋았을 것을... 그런데 주인공이 아니니 안된 일이다. 뭐, 사는게 그런건데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나 싶다.


우리에게는 핀란드는 아주 먼 나라다. 그래서 그들 식 유머는 낯설다. 하지만 별거 아니라는 듯 내보이는 작가의 글 속에서 비범한 단면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뭐, 이런 삶도 있어도 상관없겠지... 세상에 똑같은 삶이 꼭 필요한 건, 똑같은 가치관이 필요한 건 아니니까 말이다. 계속 주목해보고 싶다. 다음에 출간될 작품이 <독을 끓이는 여자>라는 또 입맛 당기는 제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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