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천항로 1
이학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9년 3월
평점 :
절판


이 작품을 보면서 작가의 개인적인 역량도 중요하지만 사회적인 풍토와 역량도 중요하다고 느꼈다. 개인의 능력과 사고가 경직된 것이 아니라 사회의 경직된 분위기가 좋은 만화가 나올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재일동포 작가 이학인이 시나리오를 쓰고 대만출신 작가가 그림을 그린 이 작품을 보면 알 수 있다. 만약 이 작가가 우리 나라에서 작품을 썼다면 이런 작품이 나올 수 있었을까 의문을 가진다.

삼국지라는 동양의 고전을 그린 만화는 많다. 대표적으로 <용랑전>이 있다. 하지만 그 만화는 아이들이 보는 만화다. 심오하고 철학적이면서 역사적 당위성을 부여할 수 있는 작품은 <창천항로>가 가장 탁월하다. 기존의 나관중이 쓴 삼국지를 뒤집고 조조의 중심에서 새로운 역사를 바라보게 한 작품! 작가의 뛰어난 능력을 알 수 있다.

불행하게도 작가가 작품을 끝마치지 못하고 타계해서 아직 시작인 작품이 끝까지 갈 수 있을 지 우려가 되지만 이렇게 튼튼한 토대 위에서라면 끝까지 좋은 작품으로 남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 공태랑 나가신다! 1 - 유도편
Tatsuya Hiruta / 학산문화사(만화) / 1997년 1월
평점 :
절판


일본 만화 코믹의 계보를 잇는 작품. <멋지다 마사루>처럼 유치하지 않고, <이나중 탁구부>처럼 엽기적이지도 않으면서 재미있는 내가 좋아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전작인 <공태랑 나가신다>와 마찬가지다. 사상 최고로 강한 공태랑이 이제는 유도에 도전한다. 물론 그도 무술을 하는 사람이지만 유도의 '유'자도 모르고 배우려고 노력하지도 않으면서 도장부지가 걸린 유도대회에 나가게 된다.

하지만 부원들은 모두 초자들, 그중 보석이라면 유도 9단인 빨간띠 할머니가 있는 구미, 어려서부터 유도를 했지만 한번도 이긴 적이 없는, 그러나 실력을 알 수 없는 심약한 시로, 공수도의 일인자인 후백, 공태랑의 여자친구가 한 팀이 되어 시합에 나간다. 물론 모두 이기고 공태랑이 최고라는 사실을 입증하겠지. 중요한 것은 이이기까지의 과정이다.

주인공이니까 물론 이길 꺼라고? 우리는 <슬램덩크>를 통해 그런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도 여기서는 이길 것이다. 이것은 스포츠정신을 강조하는 스포츠 만화라기보다는 코믹 만화라는 생각이 우월하기 때문이다. 아직 갈 길은 멀다. 공태랑, 파이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로이야기 1
모리나가 아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4월
평점 :
절판


사실 <타로 이야기>는 슬픈 이야기다. 절대로 웃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아주 찢어지게 가난한 아이, 타로의 가난 탈출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꾸만 웃게 된다. 너무 황당해서 웃고, 기가 막혀서 웃기도 하지만 재미있기 때문에 웃는다.

가난한 집안의 6남매의 장남. 아버지는 무책임의 대명사로 그림여행중이고 엄마는 부잣집 외동딸이어서 경제관념이 빵이라 모든 책임은 타로가 짊어지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몇 가지씩하고 동전소리는 아무리 작아도 들을 수 있고 아무리 못 먹을 것도 먹어치우고 절대로 탈이 나지 않는 천하무적 타로 네 집 아이들. 가난도 이 정도면 기술과 장인정신을 낳는다.

타로의 단짝 친구는 부자 집 외아들 승규. 이들의 콤비플레이가 또한 웃음 짓게 한다. 가난의 완전 생활화가 된 타로가 과연 언제쯤 평범한 생활을 할 수 있을 지, 하지만 그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타로의 가난은 이제 타로에게 모든 지표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걸스 1
이빈 지음 / 시공사(만화) / 1998년 9월
평점 :
품절


<안녕, 자두야>의 작가, 이빈의 또 다른 향수를 자극하는 작품. 이 작품을 읽고 있으면 우리들의 여고시절이 불현듯 되살아난다. 그렇다고 여고시절이 좋았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결코 아니다. 친구 중에는 졸업하면 학교 쪽으로는 얼굴도 돌리고 싶지 않다는 아이도 있었으니까.

학창시절이 그리운 것은 아니다. 단지 너무 빠르게 흐르는 세월이, 너무 일찍 나이를 먹고 있다는 자각이 아쉬울 뿐이다. 자두 같은 아이가 자라면 람바다 같은 아이가 되어 여고시절을 보내리라. 나처럼, 내 친구처럼, 내 동생처럼... 그리고 그 아이가 어른이 되면 아마 <체리체리 고고>의 고체리 같은 당찬 직장 여성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는 또 자두처럼 자라고 람바다처럼 자라고, 세상은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다.

요즘아이들은 <걸스>에서처럼 학교생활을 해서 <오달자의 봄>같은 학창시절은 모르겠지. 오달자처럼, 옛날 교복도 입고, 교복자율화 시대를 거친 80년대와 이상하게도 90년대의 <걸스>는 닮아있다. 아주 기분이 좋다. 변하지 않은 어떤 것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랄까. 이 책을 읽으면서 가물가물한 그 시절 친구생각을 많이 할 수 있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녕? 자두야!! 1
이빈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0년 3월
평점 :
절판


누군가의 일기장을 몰래 본다는 것은 가슴 두근거리는 스릴과 재미를 준다. 그렇게 열어본 일기장에서 내 이야기와 비슷한 것을 발견한다면 그것 또한 묘한 공감대를 형성해서 감동을 준다.

여기 마치 자신의 어릴 적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 있다. <안녕, 자두야> !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작가가 몇 살일지 궁금했다. 이렇게 자세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니 참으로 놀랍다. 아마도 작가의 일기가 참고가 되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똑같다'를 연발하는 자신을 본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까지의 이 시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유년의 기억이 여기에 모두 있다. 첫 장부터 모두 내 이야기라고 해도, 내 친구의 이야기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우리 이야기다. 오랜만에 즐거운 작품이었다. 이제는 모두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던 아스라한 추억이 코끝을 찡하게 한다.

아이들에게 우리는 70년대를 이렇게 보냈단다 하고 보여주면 그대로가 엄마, 아빠의 옛날 이야기가 된다. 자신이 직접 격은 이야기만큼 재미있는 이야기 소재도 없다는 생각이다. 아마 무궁무진한 자두의 활약이 펼쳐지리라.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