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지미 지음, 이민아 옮김 / 청미래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도시는 이렇게 삭막하다. 도시는 늘 사람을 외롭게 한다. 여자는 늘 왼쪽으로만 가고 남자는 늘 오른쪽으로만 간다. 우린 습관이라는 것에 이끌려 하늘 한번 쳐다보지도 않고 땅만 쳐다보며 걸어간다. 넘어지면 아무도 일으켜 주지 않으리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안다는 듯이... 믿음이 없는 만남과 애쓰지 않는 사랑, 소통하지 않는 마음을 지닌 채 우리는 도시에서 살아간다. 그러면서 우린 모두 이 지긋지긋한 도시의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도시가 아닌 우리가 잘못이라는 생각은 결코 하려 하지 않는다. 앞집에 누가 사는 지도 모른다. 윗집에 무슨 일이 있는지도 모른다. 설사 누군가 죽어 살이 썩어 그 냄새가 진동을 한다 해도 우린 그 냄새를 도시의 냄새로 여기로 신경도 쓰지 않는다.

이러한 도시인의 무심함이 두 남녀의 스쳐 지나가는 만남 속에 들어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과 단 한 줄의 글 속에 우린 그래서 감동하며 서글퍼지는 것이리라. 누군가의 사연이나 픽션이 아니라 바로 내 일이고 내 일상의 생활임을 아는 까닭에...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의 존재도 알지 못하는 우리, 그리고 상처가 부메랑이 되에게 돌아오는 것도 모른 채 무심코 타인에게 상처 주는 것이 일상이 된 우리, 이제 우리도 좀 변해야 하지 않을까. 왼쪽으로 가는 여자는 방향을 바꿔 그 사람에게 가려는 시도라도 해보길.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또 그렇게 산다가 아니라 그렇게 살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도 살아보지 뭐. 이렇게 도시에 희망이라는 새로움이라는 싹이 돋아날 수 있게 씨라도 뿌려 보자. 아님 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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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4-09-21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롭지 않은 도시를 우리가 건설해 보아요^^
(아주 잘 쓰셨어요)

물만두 2004-09-21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안의 말씀이 넘 감격적입니다. 흑...

내가없는 이 안 2004-09-21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부터 감동적이에요. 저 오늘 누구한테 상처받았는데, 흑흑, 이 리뷰 보고 조금 덤덤해지려고 그래요. ^^ 그리고 저도 (아주 잘 쓰셨어요)... ^^

물만두 2004-09-22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안이 맘에 듭니다...^^

설박사 2004-09-23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쓰시는데요.. 양보다 질로 승부하셔도 되겠어요. ^^

물만두 2004-09-23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박사님까정... 흑...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