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럭키걸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
세오 마이코 지음, 한희선 옮김 / 비채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루이즈라는 다소 엉뚱한 점성술사가 등장하는 매력적이고 따뜻한 작품이다. 점을 보러 오는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루이스의 행동 속에서 작가는 진짜 운과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아빠와 엄마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여덟 살 아이를 돕기 위해 잠복근무까지 하는 루이즈의 열정과 그 사정에 우리는 마음이 포근해진다. 무뚝뚝한 남자와 친해지는 방법을 끊임없이 가르쳐달라는 여고생의 사정을 알고 다시 한 번 산다는 건 참 좋은 거라는 걸 느끼게 된다. 끝이 보인다는 젊은이의 예언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아닌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되고 남자친구의 강한 운보다 남자친구가 진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비록 그것이 나쁜 쪽일지라도 좋게 생각하려는 루이즈에게서 삶의 냄새를 맡는다. 니베아 냄새 같은...
무엇보다 아무리 나쁜 점괘가 나와도 나쁘게 말하지 않고 좋아질 거라고 얘기하는 그녀가 마음에 든다. 위로 받으려고 확인 받으려고 온 사람들에게 정답 없는 세상살이에 꼭 정답을 말해줄 필요는 없는 거 아닌가. 누가 미래를 알겠는가. 하지만 노래에도 있듯이 “괜찮아. 잘 될 거야.”라고 말해줄 수는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다. 끊임없이 주문처럼 되 뇌여도 좋은 그 말. 그 말을 점성술사 루이즈는 제대로 말해준다.
루이즈 같은 점성술사에게 찾아가는 사람들은 재미삼아 갈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 말할 수 없는 고민 때문에 찾아갈 수도 있다. 주변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이야기들,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 믿어주지 않을 이야기들 이런 사연 때문에도 찾을 것이다. 언젠가 진짜 속마음은 가장 친한 사람에게가 아니라 남에게 더 잘 얘기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루이즈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이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누군가에게도 할 수 없는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답답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하기 때문에.
작가 세오 마이코는 그런 사람들의 중요하지만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따뜻하게 만들어내는 작가다. 이 작가의 작품을 두 편째 읽었지만 참 세상을 보는 시선이 곱다는 생각이 든다. <행복한 식탁>에서도 그렇지만 어떻게 보면 특이하다면 특이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그것을 그저 평범하게 그들의 삶과 보통 사람의 삶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건 쉽지 않을 텐데 하는 내 생각을 돌려 어려운 상황을 침착하게 받아들이게 하고, 읽고 나면 아, 저렇게 사는 것도 좋구나 하고 끄덕이게 만든다. 세상을 보는 시선을 따뜻하고 다양하게 만들어주는 이 작가의 작품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나도 가끔 루이즈에게 상담 받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이 책 속의 루이즈를 불러내보려고 한다. 누가 아는가? 지니처럼 책 속에서 루이즈가 나와서 “괜찮아. 틀림없이 좋은 일이 생길거야!”라고 말해줄지... 이런 위로가 필요한 분들, 함께 읽어 보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