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역사를 품은 수학, 수학을 품은 역사 - 인류의 역사에 스며든 수학적 통찰의 힘 ㅣ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4
김민형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수학과 역사, 솔직히 생각해 본 적 없는 주제였다.
철저히 문과적 사고를 지녔고, 고등학교 졸업 이후 수학 쪽은 쳐다도 보지 않았던 사람이라 최근 읽은 책 중에 가장 낯설었다. 근데 지난 주제들로 만난 인생 명강 시리즈를 좋아하고 유명한 저자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나는 기회는 쉽게 없다고 생각해서 겸사겸사 도전의식으로 읽게 된 책이었다.
우선 이 책은 네이버로부터 '지식 라이브 ON'이라는 수학 강의를 제안받고 8번의 강의를 그대로 책으로 옮겨 냈다고 했다. 저자의 이야기에도 난해한 수학이 다소 포함되어 있기에, 과감하게 건너뛰어도 좋다는 허락을 서문에서 받았으니 내 식대로 읽어나갔다.
수학자가 이야기하는 역사라니 우선 호기심이 생겨났다.
고대, 중세, 근대, 현대에 걸쳐 유명한 학자들의 중심이 되어 차근차근 설명해가고 있었는데, 우선 고대에서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는 수학자 피타고라스가 등장했다. 그는 수학자이자 철학자로 이오니아인이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현재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한 마그나 그라이키아에 정착하여 금욕적인 공동체 생활을 하고 비밀스러운 학파를 창립하고 연구와 종교에 전념해온 생애를 보여준 학자라고 설명했다. 서간 문자와 상형문자 상징 문자를 공부하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연구한 이야기를 전하는 피타고라스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라는 역사적 규칙 발견했고 순수 대수학을 이용해 기하학을 기술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기하학에 대한 설명과 우주 기하의 설명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과학의 역사에 그가 왜 중요한지 나 같은 수학의 문외한도 어렴풋이 알 수 있도록 짧지만 간단하게 잘 정리해서 설명해 줬던 점이 마음에 꼭 들었다. 이외에도 그의 발견 중에 꽤 유명하다고 손꼽히는 화음 이론에 대해 설명하며 화음의 개념을 생각해낸 업적의 위대함에 대한 이야기 들을 수 있었는데 화음의 수학적 등식으로써의 중요하다는 설명과 주파수로써 우주와 자연현상을 설명하고 이해하는데 꽤 큰 도움을 주었으며, 주파수의 연구는 모든 소리 과학기술의 근본이 되었음을 처음 알게 되었다.
고대를 넘어 중세에서는 제곱근을 처음 사용한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었는데 어렵지만 따라가다 보면 누구나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근삿값 정하는 방법에 대해 꽤 오랜만에 천천히 읽어보았고, 실수 체계를 설명한 오귀스탱 루이 코시와 카를 바이어슈트라스, 리하르트 데데킨트 등의 학자들의 발견에 이어 수를 철학적으로 정의하거나 혹은 수학적 실체로써의 접근이 어떻게 다르며 역사 속에서 어떻게 발전해 나갔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꽤 흥미로웠다. 함수를 개발한 레온 하르 오일러의 이야기와 피타고라스의 정리만큼이나 유명한 이차 방정식을 처음 사용한 알 콰리즈미의 업적들 그리고 우리가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알고리즘의 유래에 대한 이야기 등도 꽤 재미있는 이야기들이었다.
중세에서는 레오나르도 피보나치란 인물도 흥미로웠는데 인도의 9개의 숫자를 교육받고 아라비아 숫자를 도입하여 수학과 과학의 놀라운 비약을 이루는데 큰 업적을 세운 그의 이야기와 그의 유명한 저서 주판서를 알게 해줬던 부분이었다.
근대에서는 경험론의 선구자로 스콜라 철학을 비판하고 귀납법을 확립한 베이컨의 업적과 과학과 수학 간의 학문적 경계에 대한 설명이 꽤 눈에 띄었고, 17세의 나이로 수녀가 된 우주를 책처럼 읽던 천재 시인 소르 후아나를 소개받았으며, 천재적인 시인이자 그녀의 과학관이 후대에 많은 영향을 끼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원자론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현대까지 생각만큼 어려웠지만 생각보다 술술 잘 읽혀서 놀라운 경험을 오랜만에 해내서 완독이 꽤 뿌듯한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처음으로 수학과 과학적 시선으로 역사를 거슬러 여러 관점에서 생각하고 바라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꽤나 낯설지만 흥미로웠던 경험으로 기억될 것 같아 색다른 독서 경험을 원하는 사람이나 수학적인 시선의 역사 체험을 원하는 사람에게 강추하고 싶은 또 다른 인생명강 시리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