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인어공주 -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 보리스 디오도르프
인어공주, 엄지아가씨, 눈의 여왕 이렇게 세 편의 동화가 수록되어있다. 내가 초등학생이었을 때 이런 책을 만났더라면 그야말로 '환장'했을 것이다. ㅠ_ㅠ 그림이 너무 예쁘다. 아주 고급스러우면서도 어린 여자아이들의 판타지를 채워줄 수 있을 듯.
당연히 예전에 다 읽은 이야기들이지만 새록새록한 즐거움이 있다.
50. 인도네시아. 천가지 이야기가 있는 나라 - 임진숙
여행서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물론 책은 좋아하지만 그 때처럼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늙었다는 뜻일까? ^^a; 그럴지도. ㅠ_ㅠ; 어디론가 떠나지 않아도 나는 이곳에서 행복한가보다. ^^*
51. 환영 - 김 이설
정이현작가의 추천사가 무척 와닿았다.
"..그 여자는 적어도 비겁하지 않다. 아무데로도 도망가지 않는다. 지독하고 또 지독하게. 여기 그 여자의 이름을 또박또박 불러준 작가의 진심을 나는 믿는다. "
그녀의 이름은 서 윤영. 이다.
윤영, 민영, 준영. 어쩌면 세 남매가 다 이렇게 사냐. 무섭고 허탈해서 자꾸만 외면하고 싶은, 그러나 읽지 않을 수 없는 소설이다. 작가는 말한다.
"이 <환영>은 마지막 문장에서 시작되었다는 걸 기록해둔다. 무엇보다도, 그 문장을 읽어준 당신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넨다. " p 195
그 마지막 문장은, "다시 시작이었다. "이다. "나는 누구보다 참는 건 잘 했다. 누구보다도 질길 수 있었다. "에 이어지는.
소설읽기의 매력이 다른 인생에의 대리만족이라면, 대리만족이라 참 다행이다. 내 인생에 감사하게 된다.
52. 낭만주의자의 독서 - 고솜이
그럭저럭 괜찮은데... 좋아하는 책에 대해 쓰고, 그 뒤에 이어지는 고솜이's fiction(그 작가에 대해, 혹은 그 책에 대한 작가의 fiction)은 좀 읽기 힘든다. 이제 이 작가와는 굿바이.
53. 죄와 벌 (상)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또예프스키
54. 죄와 벌 (하)
와. 재미있어. +_+;;; 역시 고전은 재미있구나!!! +_+;;; 또한번 신기해서 입을 쩍 벌리게 된;;; 1800년대 (1866-1867) 씌어진 책이 어떻게 이렇게 현대에도 무리없이 잘 어울리는지.
로지온 로마니치 라스꼴리니꼬프(헉헉 -_-;;;;) 의 어지러운 심리상태에 대한 묘사에는 와, 읽는 내가 막 두근두근. ㅠ_ㅠ 그러면 다 들통나버리잖아. 어떡해. 좀 가만히 있어. 이러면서. ㅠ_ㅠ;;;;;;;
55. 결혼해도 괜찮아. - 엘리자베스 길버트
eat, pray, love 가 하도 괜찮다길래 후속편인 이 책이 나오고 전편까지 같이 주문했다. 전작을 읽고 나서 바로 후회 -_-;;; 그렇게도 사랑받는 책이 내게는 왜 전혀 와닿지 않는 걸까. ㅠ_ㅠ 2010년에 샀나본데 쳐박아두었다가 3년이 지난 지금에야 이 책을 읽었다. 그런데 오! 생각보다 괜찮았다. 내게는 전작보다 훨씬 더 좋았다. (전혀 기대가 없었기에 그런걸까) 전작보다 덜 야단스럽고 더 현실적이고 더 진솔해서 좋았다. 그리고, 나는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것이다. 어쨌거나. ^^
56. 목요일의 루앙프라방 - 최갑수 포토에세이
으앙 나 진짜 늙었나봐. ㅠ_ㅠ 이젠 이런 감상적인 글들에는 거부감이 -_-;;;;;
그렇지만 이 책에도 미덕은 있다. 라오스 제 2의 도시라는 루앙프라방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는 것.
그런데 나, 루앙프라방이 프로방스 비슷한 덴줄 알았다. 책 읽다가 깜짝 놀랐다는. 무식해서 죄송해요. ㅠ_ㅠ;
57.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 무라카미 하루키
그렇다. 하루키다. 안 읽을 수 있나.
뭐랄까. 하루키의 작품들은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르다. 다르지만, 기본적인 슬픔은 같다. 가슴이 미어져서 나는 오히려 차근차근 읽지 못했다. 시간이 좀 흐르고 다시 조심스럽게 열어보아야 할 책.
58. 어두운 여관 - 아리스가와 아리스
하루키의 책을 읽고 좀 가벼워지고 싶어서 선택한 책. 굿 초이스. ^^
작가 아리스가와 아리스와 임상범죄학자 히무라 히데오 콤비의 활약. 34세로 설정되어있는 나이. 밤과 여관 (호텔), 그리고 술을 배경으로 두 사람의 유머가 어우러진 재미있는 단편집이다. 이 작가, 좋다. ^^*
59. 황홀한 자유 - 이 지상
아시아(인도, 미얀마, 태국 등) 여행기
재미있다. 재미있는데... 읽다보니 예전에 이미 읽은 책이라는 걸 (또;) 발견했다. 시무룩. ㅜ_ㅜ;;;
60. 토털 호러 - 한스 하인라인 에벨스 등
이런 책도 읽습니다. ^^; 수년전 교보문고 둘러보다가 샀다. 매우 고풍스러운 공포소설 모음집?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묘한 이야기", 기 드 모파상의 "유령" 등이 실려있다.
61. 무연사회 - NHK 무연사회 프로젝트팀
혼자 살다 혼자 죽는 무연사회. 미래의 내 모습을 그려보게 된다. 죽은 지 한 달쯤 지나 미이라로 발견되는 건 아닐까. -_- 라는 두려움. 주변사람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나는 것이 고독사 예비군(ㅠ_ㅠ)들의 공통된 마음일 것. 하여간에, 대비해야 한다. 최소한 금전적인 문제 만큼은.
62. 황금물고기 - 황 시내
와. 재미있어요. ^^ 작가는 실로 어마어마한 집안의;;; 할아버지 황순원, 아버지 황동규. ㅠ_ㅠ;;;;;;;;;;;;;;;;;;;;;
저자는, 때로는 이것이 굴레라고 생각했겠지만(학창시절 아버지가 심사위원이라 문예대회에도 못 나갔다고) 그리고 가끔은 굴레일수도 있겠지만 작가로서, 이것은 축복이다. 당연히.
이 책을 읽으며 기본적으로 작가에 대한 부러움이 가득했다. 특히 풍요로운 어린시절이 그랬다.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적으로, 항상 클래식이 흐르는 아버지의 서재. 라든가, 대학입학 선물로 오디오를 선물받고. 어머니가 만들어주시는 마멀레이드 토스트. 라니. 1969년생이던데, 물론 그 시절에도 그 이상을 누렸던 사람들도 많겠지만 그 중 하나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로서는 실로 부럽다. 부러운 건 그 뿐이 아니어서, 서울대작곡과를 나오고 독일과 미국의 대학에서 다른 전공을 택해 오래 공부할 수 있었다니. 그녀의 학구열과 능력도 물론 부럽지만 그래도 괜찮았던 그녀의 환경이 참 부럽다.
어쨌든, 이 책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샘쟁이로 변신하게 되는데, ^^;;; 추천사를 쓴 김형경작가도 그랬던 것 같다. 내가 김형경작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칭찬을 가장한 질시라는 느낌이 들더라는.
책을 다 읽고, 그녀가 언급한 클래식 음반들을 보관함에 담았다. 이제는 나도 이런 '누림'이 가능해서 기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