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굿윈의 '환관 탐정 미스터 야심'을 읽고 있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아무래도 린지 데이비스의 '로마의 명탐정 팔코 시리즈' 시대상을 잘 드러내는 탐정 이야기다.

일단은 책날개의 저자 사진이 참으로 훈훈하다는거.
얄쌍하고 샤프한 것이 주인공 여자배우 전남자친구같이 생겼는데, 인터넷에서 아무리 찾아도 이미지를 당췌 찾을 수가 없다 .-_-+

둘째는,,,, 둘째는,,, 지금 앞부분 읽고 있긴 하지만, 책이 당췌 독해가 안 된다는거 -_-+
번역이 개판인걸까, 편집자의 탓인걸까, 원래 글이 이런 걸까??? 

그는 겉옷을 대충 걸치고 노란 슬리퍼를 질질 끌며 문까지 걸어갔다.
"누구요?"
"시동입니다."
어두운 방 안으로 키가 껑충한 노인이 들어오는 모습을 바라보며 야심은 시동이라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갑작스레 불어든 외풍에 하나뿐인 촛불이 흔들리고 벽에 두 사람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두 그림자가 서로 싸우는가 싶더니 시동의 그림자가 단도 같은 것으로 야심의 그림자를 찔렀다.
야심은 두루마리를 받아 들고 인장을 바라보았다. 아직도 마룻바닥이 움직이는 것 같았다. 비틀거리는 촛불을 보자니...

 그래서, 야심은 두루마리 다 읽고 노인은 야심한테 막사로 복귀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하는데,시동의 그림자가 단도 같은 것으로 야심의 그림자를 찌른건, 그건 뭔데??

음식시장이나 향료시장, 신발시장처럼 사람들이 모여드는 이스탄불의 다른 시장에 비해 양철시장은 손님이 많은 곳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금세공사 거리가 더 분주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야심은 길 한가운데를 활보하면서도 그다지 눈길을 받지 않았다. 양철장이들은 그를 낯선 사람이라고 여기고는 더 이상 신경도 쓰지 않는 모양이었다.

 

굳이 이해하려면 이해못할 것도 없지만, 워낙 손님이 많은 곳이 아니라서, 야심이 양철시장을 활보하면서도 눈길을 받지 않았다고, 그니깐, 낯선 사람이니깐, 손님이 아닐꺼다. 라고 양철장이들이 생각했다는건가??

한 여인이 어두운 그림자 사이로 미끄러지듯이 걸어 나왔다. 그녀는 고개를 한쪽으로 약간 기울이며 두 손을 뻗었다.
"야심, 달링! 자네의 오랜 친구를 기억하나?"
발리데 술탄(술탄에 버금가는 지위와 권력을 지닌 황태후), 다름 아닌 모후였다. 그녀의 목소리가 메르퇴유 후작 부인의 목소리와 똑같았지만 야심은 놀라지도 않았다. 실은 발리데가 그 책을 주었던 것이다. (중략) 발리데가 그의 두 손을 잡고 뺨에 세 번 가볍게 입맞춤했다. 그러고는 그가 검시하던 아름다운 시신을 내려다보았다.
"슬프군." 그녀는 이렇게만 말하고 그와 눈을 마주쳤다. "자네도 안됐고."
그는 그녀의 말뜻을 정확히 이해했다.
"저기 누가 그랬는지 아십니까?"
"물론. 불가리아의 어부야."
바릴데 술탄은 아름다운 손을 입에 갖다 댔다.
"난 곧 열다섯이 될 거였지."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야심, 자넨 너무 심각하군. 그녀는 죽었어.-지금 소리치지 말게. -더구나 내 보석도 사라졌어. 나폴레옹의 보석이지. 이곳에서 모두들 힘들어하고 있지."

난 곧 열다섯이 될 거였지. 가 왜 나오는지 절대 모르겠다. 그 전의 불가리아의 어부에 대해서도 앞 뒤 문맥에 전혀 내용이 나오지 않는다.

게다가 가뜩이나 생소한 이야기, 배경을 써대면서, 이야기는 (적어도 아직까지는) 지루한 편이고,  전혀 알 수 없는 농담을 등장인물들이 지껄이는데, 각주도, 역주도 없다. 황당-

앞에 열몇장 읽었을 뿐인데도 둔한 내 눈에도 걸리는 독해불가 문장들은,

작가가 아무리 잘 생겼다고 해도 용서할 수 없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ephistopheles 2007-07-24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시동이 그림자놀이 한겁니다.
2.저놈은 양철시장을 돌아다녀도 물건을 사거나 돈을 풀 놈이 아니기에 모른척 하는 겁니다.
3.혹시 난...이 그 인도에서 먹는 빵이 아닐까요..15개의 난을 구웠다는..
(과로가 불러오는 헛소리댓글.)

하이드 2007-07-24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번까지, 근가? 하며 읽었다는;;
요즘 꽤나 새벽까지 깨어 있으시군요. 저는 해 지면 일어나서, 해 뜨면 부시럭거리다가 잔다는;;
근데, 메피님은 제가 깨어 있을때에도 깨어있고, 제가 잘 때도 깨어 있는 것 같아요. =3=3

Mephistopheles 2007-07-24 0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4시간 풀가동일지도 모르죠..^^

비로그인 2007-07-24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잘생기면 용서가 되는데 재미없으면 용서가 안되지요. 전 진짜 책던지거든요.

- 책에 나름 가혹한 너구리
 
나는 지갑이다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야베 미유키의 초기작인 <나는 지갑이다>(원제 : 기나긴 살인) 은 여러가지 면에서 매력적인 소설이다. '형사의 지갑', '공갈꾼의 지갑', '소년의 지갑'.... 여러 인물의 지갑이 화자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읽기 전에는 단편집으로 생각했었으나, 네번의 살인에 대한 한편의 잘 짜여진 장편이다. 뒤로 갈수록 미미여사의 걸작 <모방범>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지갑'을 화자로 해서 사건과 관련된 열개의 지갑, 즉 지갑 주인 열명의 눈으로 본 사건을 이야기해나간다. 같은 이야기를 다른 시점에서 이야기한다기보다는 사건은 계속 진행되고, 그 진행을 각기 다른 인물, 아니 지갑의 눈으로 보는 것이다. 같은 사건을 이야기하다보니, 등장하는 인간들은 때로는 주연으로(지갑의 주인으로), 때로는 조연으로 계속해서 등장하게 된다. 두,세가지 시점이 아닌, 무려 열가지 시점으로 이야기를 진행시켜나가는 것은 꽤나 실험적이며, 동시에 미야베 미유키가 얼마나 머리가 좋은지를 나타내준다. 무생물의 눈으로 보는 사건 이야기에 처음부터 감정이입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야베 미유키의 매력을 십분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다. 피해자, 목격자, 매스컴, 그들의 가족, 범인등의 여러 입장에서 사건을 묘사하는 것은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나 이유, 모방범과 같은 여러 걸작들에서 트레이드마크처럼 보여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넓은 시야와 각각에 대한 깊은 이해, 그러면서도 누구 하나 겉돌지 않고, 모든 등장인물들이 유기적으로 촘촘히 얽혀있게 만드는 미야베 미유키의 재주가 돋보이는 초기 대표작이다. 그 이후의 걸작들처럼 다듬어지고, 예리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읽어볼만한 작품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7-07-23 1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07-07-23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에필로그까지 하면 열한개가 맞아요. 열세개로 예정했다가, 열개만 쓴거고, (에필로그 빼고) 3개를 출판사에서 빠트리거나 한 건 아니구요.

비로그인 2007-07-24 13:12   좋아요 0 | URL
아, 질문하면 이거 바보되는거 아냐? 하고 소심을 떨었는데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
 
아웃 2 밀리언셀러 클럽 65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목에서 손이 튀어나올만큼 돈이 필요해. 너와 함께라면 지옥까지 가겠어."
종점은 지옥인가. 마사코는 흐려진 앞유리에 시선을 향했다. 하염없이 내리는 비 너머에는 앞차의 어렴풋한 미등 불빛 말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나는 분명 기리노 나쓰오란 작가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녀의 이야기에서 '혐오'를 느꼈으나, 이 작품을 힘겹게 읽어낸 후 '찬탄'이라는 감정이 더해졌다. 토막살인이라는 소재를 이렇게 풀 수 있다니. 무섭다. 결코 흔하지 않고, 결코 평범하지 않다. 이 책과 같은 책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을 것이다.

평범하게 힘겹게 살아내고 있던 네 여자는 그 중 가장 연약하고 아름답게 보이던 한 여자의 살인에 연관되게 된다. 등장인물 누구 하나 행복한 자 없다. 아니, 행복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항상 불행하지만은 않으면 좋으련만. 가장 미련하고, 가장 먼저 아웃되는 허영의 노예가 된 구니코만이 물질로써 한정된 시간 행복하다고 착각할 뿐이다.

네 여자와 얽히게 되는 남자들. 폭주족 출신의 겉모습 번지르르한 채권업자 주니몬, 야쿠자 출신에 그 속에 한 없는 어둠을 간직한 남자 사다케, 그리고, 도시락 공장의 네 여자와 같은 도시락 공장 야간반에 일하는 브라질 혼혈 가즈오.

이야기는 철저하게 네 여자 중심이지만, 그 주변의 세 남자 또한 흥미롭다.

어둠만이 가득한 세상에 유일한 빛처럼 보이는 가즈오. 브라질에서 온 이국적 외모의 순수한 마음의 그는 그래서 더욱 이 세상의 것 같지 않다. 지도속에서나 본 '브라질'이라는 이국의 느낌만큼이나 이 소설 속에서도 동떨어진 존재로 보인다. 유일한 동아줄.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
결론은 '자유'라는건 꽤나 무책임하지만, 그래도, 그것으로 좋다. 고 생각한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7-07-22 0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07-07-22 14:22   좋아요 0 | URL
글 쓸때, '툴박스' 왜 글씨폰트나 가로정열, 등등 있는 맨 위에 나오는 박스요, 거기서 글씨 폰트 옆이 '글박스'에요. 거기서 선택하심 되요.

moonnight 2007-07-22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은 아직 못 읽어봤는데, 기리노 나쓰오의 책은 정말, 무서워요. 흑흑. ㅠㅠ; 가슴이 둥당둥당 뛰고 소름이 도도도. 사람이, 정말 이렇게도 되는걸까. 싶어지더라구요. ;;

하이드 2007-07-22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러영화를 좋아하시는 달밤님, 이 책 꼭- 읽어보세요-!

2007-07-23 1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물평전과 미스테리에 계속 꽂혀 있는 중이다. 읽는 페이스는 인물평전 한권에 추리소설 네다섯권... 정도 되나보다.

동생 덕분에 온다 리쿠책들을 계속 사들이고 있지만, 드디어 히가시노 게이고를 안 사겠다고 선언했고, 이제 온다 리쿠 책들도 여기까지만 주문하려고 한다.

요렇게 세권을 예약 주문해 놓은 상태고,
'라이온 하트'는 패스하기로 했다.
워낙에 온다 리쿠가 순정추리물에 강하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그래도 본격 로맨스는 읽고 싶지 않은 심정.

<엔드게임>과 <민들레 공책>은 <빛의 제국> 읽으면서 기다렸던 책들이고( 근데, '빛의 제국이 또 따라온다. 염병할!) <유지니아>는 평이 좋으니, 아마 연결되는 시리즈 아닌 책 중에서 내가 사들이는 마지막 온다 리쿠 책이 될 터이다. 더이상 온다 리쿠와 히가시노 게이고를 주문하지 않는 것은, 이들의 책들중에는 재독하고 싶은 책들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재독'까지 가는 책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이 책은 또 읽어야지 하는 마음이 씌인 책들은 소장하고, 그렇지 않은 책들은 과감하게 풀어버리는 거다. 온다 리쿠와 히가시노 게이고를 읽는 마음은 재독은 차치하고라도, 시간과 돈낭비라는 생각이 점점 강하게 드니, 저 위의 책 세권가 집에 있는 읽지 않은 히가시노 게이고 책 몇권을 제하고는, (아, 그러고보니, 내가 처음 산 온다 리쿠가 <밤의 피크닉>인데, 아직도 읽지 않았다) 마지막 온다리쿠가 될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경우에는 <편지>가 마지막 구매였다.

쿄고쿠 나츠히코의 <백기도연대 雨>를 주문했다.
이 책도 참 한심한데, 그러니깐, 책이 아니라 '내'가.
<우부메의 여름>을 재미있게 읽고, 지금도 참 좋아하고, 손꼽히는 책이기도 하며,나를 미스테리의 세계로 이끌어준 책이기도 하다.

뒤늦게 추리소설을 읽기 시작한 동생(나에 비해 동생은 일본 추리소설만 읽어댄다) 도 다 읽은 이 시리즈들을 나는 나오는 족족( 주로 여름에 쿠폰과 함께 나온다) <망량의 상자>상, 하, <광골의 꿈> 상, 하까지 사 놓고, 한페이지도 읽지 않았다는거. 두권이라는 분량과 쿄고쿠 나츠히코의 장광설에 재미 있을텐데... 싶으면서도 쉬이 손에 잡히지 않는 까닭이다. 올여름에는 기필코 <망량의 상자>부터 읽어야겠다. 어느님 말에 따르면, 나는 요즘 '책신'이 빙의되어 있는 상태이므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싫은 기리노 나쓰오도 읽어대고 있지 않느냐 말이다.

기시 유스케의 <천사의 속삭임>과 <푸른 불꽃>
동생이 가장 좋아하는 책이 기시 유스케의 <검은집>이다.
나는 <검은집>과 <유리 망치>를 읽었다. 얼마전 이 누나를 앞질러 <푸른 불꽃>을 읽더니 너무 재미있다며 난리다. 동생의 추리소설 공급은 주로 내가 하기 때문에, 아니, 동생 부대의 추리소설 공급은 주로 내가 하기 때문에! ( 뿌듯하다. 동생 부대를 일본 추리소설로 깊이 물들였다. 어린것들이라 그런지, 나보다 더 많이들 읽어제껴주신다) 내가 안 읽은 책을 동생이 먼저 읽는 경우는 없지만, 요즘은 부대의 다른 동료(? 뭐라고 하지? 친구?는 아니겠고;;) 들도 가끔 찬솔이 누나가 보내주는 책 말고도 지들끼리도 사보나보다. 그런 이유로 <푸른 불꽃>과 동생이 주문한 <천사의 속삭임>- 상,하권으로 나왔다가 합본으로 새로 나와 있는데, 600페이지에 달한다. 동생도 나도 두꺼운 책에 껌벅 죽는다. -을 주문했다.

 <테메레르>와 <퍼언 연대기>
 둘다 용 이야기이다. 동생 있을때는 그런저런 환타지 소설도 빌려오면 많이 봤는데, 요즘은 영- 그래서 그런지 용 이야기가 고프던 찰나에 피터잭슨이 영화화한다는 <테메레르> 용들의 전쟁 이야기와 <퍼언 연대기> 용기사 연대기를 샀다.
두 책다 웬갖 상은 다 탔는데, <테메레르>는 역사물, 서사물에 판타지, <퍼언 연대기>는 자그마치 2천페이지에 헉헉, 로저 젤라즈니의 책들을 번역한 김상훈의 번역이라 기대된다.

어쨌든 간만에 미스테리, 일본 소설, 인물 평전에서 벗어나서 용이야기에 빠져 볼 수 있는 두 권의 책이다.

을유문화사의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오늘 도착했다. 평전 시리즈로는 해냄의 '삶과 전설 평전세트'와 을유문화사의 '세기의 눈, 현대 예술의 거장'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을유문화사의 인물들이 조금 더 내 취향에 가깝다. 해냄의 시리즈에는 마르코스, 마릴린 먼로, 체 게바라, 글로리아 스타이넘, 마리아 칼라스, 루 살로메, 사드, 클레오파트라, 보부아르와 사르트르, 티나 모도티, 까지 정도가 시리즈였고, 가장 최근에 나온( 시리즈는 아니지만) 인물 평전(???)은 김윤진이다. -_-;;; 을유문화사의 시리즈에는
빌 에반스, 피아졸라, 토스카니니, 헬무트 뉴튼, 피나 바우쉬, 마일즈 데이비스, 글렌 굴드, 히치콕,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프랑소아 트뤼포, 페기 구겐하임, 자코메티, 피터 브룩이고,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 중에서 내가 구매한 것은 요즘 읽고 있는 <자코메티>, <페기 구겐하임>,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고, 보관함에 들어 있는 책은 <히치콕>, <헬무트 뉴튼>, <트뤼포> 정도이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이야기를 하다가 좀 옆길로 샜는데,
지난 여행에서 <자코메티>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그러다보니 도쿄 현대 미술관에서 본 브레송 전시에서의 자코메티 사진들이 궁금해졌다. 브레송에 대한 책을 살 기회는 참 많았는데, 뉴욕에서도 도쿄에서도, 결국, 이렇게 한국에서 사게 되나보다. 을유문화사의 책에는 사진들이 많이 없는 것을 이미 알고 있으므로, <내면의 침묵>이나 까치의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사진집을 사게 되지 싶다. 혹은 아마존에 들어가서 간만에 책 몇권 담을 수도 있고, 여튼 고민중이다.

인물, 평전을 읽다보니, 주로 그 인물이 남겨 놓은 결과물, 작품들을 보고 궁금해져서, '도대체 어떤 인간이야?' 하는 마음에서 찾아서 읽게 되는데, 그 작품이 아무리 마음에 든다고 해도, 그 작품을 만든 인간에게서 마음에 드는 구석을 찾기가 힘들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작품에 대한 경외가 작가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지지 않는것. 가장 심한 경우가 에드워드 호퍼다. 이번에 휘트니 뮤지엄에 들러, 호퍼의 그림을 몇점 보고, 리졸리에서 나온 엄청시리 두꺼운(그 정도로 두껍게 한 사람을 까발리다니!) 호퍼의 평전을 접했다. 살까 말까 몇번을 들었다 놨다 하다가,결국 내려 놓고 왔는데, 이미 그 동안 사 모은 호퍼 관련 책들이 여럿 있기 때문이고, 호퍼의 작품에는 열광하는 내가, 호퍼라는 인간에 대해서는 애정 비슷한 감정도 안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참 속상하다. 인물의 무매력( 나한테 그렇다는 얘기다) 때문에 작품마저 싫어지게 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나한테는 일어나기 때문이다.

장 주네의 <자코메티의 아틀리에>
자코메티의 예술에 관해 쓴 책들 중에 손꼽히는 책이다. 그리 두껍지도 않고, 책의 표지도 너무 맘에 든다. 기대되는 책.

 

 

 오츠 이치의 책 두권 <ZOO>와 <쓸쓸함의 주파수>
zoo 역시 동생의 추천을 받았다. 호러는 내 취향은 아니지만,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이 따라온다길래, 겸사겸사 주문하고,
읽다보니, 평이 좋은 이 작가의 <쓸쓸함의 주파수>도 함께 주문. 제목만으로 보관함에 오랫동안 들어가 있던 책이다.

 

 

데니스 루헤인의 '사립탐정 켄지와 제나로' 시리즈. <가라, 아이야, 가라>를 엊그제 다 읽었고, <비를 바라는 기도>가 오늘 도착했다.
맘에 드는 탐정들은 아니지만( 그런 이유로 이 시리즈를 앞으로 얼마나 더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가라, 아이야, 가라>의 탄탄한 스토리에 반했다. 그지같은 결말에도 불구하고, 이렇게나 추천하는 책은 거의 없다고 해도 좋다.

미야베 미유키의 <나는 지갑이다>
꽤 흥미로운 소재의 책임은 분명하지만, 나는 언제부터인가
미미 여사의 단편집이 별로다. <스텝파더, 스텝>을 재미있게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읽을 마음은 안드는.. 위에 말했듯이, 재독의 여지가 없는 책들은 내게 있어서 아웃.이기에. 단편집인데도 사 놓고는 손이 안 가서, 심지어 기리노 나쓰오의 <아웃>을 읽고 있을 지경이다. (왜 샀냐?)

 

데이비드 모렐의 <도시 탐험가들>
이 책과 데니스 루헤인의 책들이 이번 알라딘의 추리소설 독자 인터뷰 이벤트에서 골라 놓은 책들이다. 도대체 어떤 책들이길래, 듣도 보도 못한 책을 고수들이 추천하나 싶어 급궁금해진 책. 그러나, 책을 받고 보니, 밋밋한 표지와 제목에 역시나 언제 읽을까 싶은 책이기도 하다.

 

 

이 정도가 근 며칠 주문한 책들이고

오늘 보관함에 들어가 있는 책들로는

두 책이 짝이다.
마르틴 발저의 <어느 비평가의 죽음>이 <사로잡힌 영혼>의 라니츠키를 모델로 했다고 한다. 비평가에 대한 작가의 복수라나 뭐라나, 문학 평론은 나의 얕은 독서이력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궁금하고, 평론가를 까는 이야기도 궁금하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매지 2007-07-21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싶은 건 잔뜩인데 전 속도를 못내고 있어요.
뭐 사노라면 언젠가는 다 읽을 날이 오겠지하고 세월아 네월아.
온다리쿠, 히가시노는 일단 읽을 때는 재미있는데 재독은 안해서 계속 안 사고 버티는 중.
공짜로 어디서 떨어지면 좋을텐데하고 여기저기 이벤트만 찔러보고 있어요 ㅎ

보석 2007-07-22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다 리쿠, 히가시노 게이고는 저도 몇 권씩 읽고 살짜기 마음을 접었습니다. 그래도 아직 미미 여사에게는 기대를 품고 있지만요.

Mephistopheles 2007-07-22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신과 지름신은 동기동창에 어렸을적부터 가까운 이웃이였다는 풍문이 나돌던데...
이 페이퍼를 보니 사실이라는 확신이 서버리는군요..^^

Sira 2007-07-24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책 많이 사시는군요!
저도 요즘 읽는 속도가 사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계속 밀리고 있습니다. 온다 리쿠를 저도 그만 사야지 싶었는데 <빛의 제국>을 읽고 도코노 일족의 이야기를 기다리던 참이라 그만 또 질러 버렸다는...그런데 하필 <빛의 제국>이 따라와서 누굴 줘야 하나 고민 하던 참입니다. 다른 걸 주면 좋을텐데... <망량의 상자> 재미있습니다. 충격의 강도로도 그 동안 읽은 교고쿠도 시리즈 중 제일이지 싶네요~
 
아웃 1 밀리언셀러 클럽 64
기리노 나쓰오 지음 / 황금가지 / 200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리노 나쓰오는 히가시노 게이고만큼이나 내 취향이 아니지만, 엄청나게 평이 좋은 '아웃' 만큼은 읽어보기로 했다. 여전히 끈끈하고, 동시에 건조하고 차가운 그녀의 소설이다. 내 기호대로라면, 별 다섯개는 어림없지만, 1권에서의 그 강력한 캐릭터들과 스토리에 별 다섯개다.

책의 앞머리에 '절망에 이르는 길이란, 어떤 체험도 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라는 플래너리 오코너의 말이 나와 있다. 1권을 읽은 지금 어렴풋이 알 것도 같은 그 말은 이 소설을 끝까지 읽어냈을때 어떤 깨달음으로 다가올지 궁금하다.

네 여자가 있다. 그녀들은 도시락 공장의 야간반에서 일한다는 점과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빈곤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도박과 여자에 미친 남편을 둔 야요이, 낮에는 반신불수의 시어머니 수발에 밤에는 공장 야간조에서 일하면서 몸과 마음이 닳을대로 닳아버린 요시에, 그녀를 벼랑으로 모는 사치와 허영심과 꼬인 마음으로 가득한 구니코. 그리고 마사코.

공장 안의 컨베이어 벨트처럼 반복되는 괴로운 일상의 호수 속에 던져진 살인이라는 커다란 바윗덩어리. 살인사건에 엮여버린 네 여자는 사건 이후 롤러코스터 같은 비일상으로 던져진다.

그리고 그 롤러코스터에 꼬이는 파리같은 남자들. 사채업자인 주몬지와 과거의 어둠을 봉인한채 야쿠자의 외모로 살아가는 도박장과 클럽 주인 사타케가 있다.  

살인과 시체 토막 유기에 대한 묘사는 어찌나 기리노 나쓰오 다운지. 그녀는 범죄, 가해자, 피해자 등에 대해 어떤 이해나 배려나 동정도 없고, 그러고자 하는 노력도 없다. 미화도 과장도 없이 건조하게 묘사한다. 그리고, 그런 소설의 가장 강렬한 감정들을 배제한 상태에서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독자 입장에서는 그것이 픽션이 아니라 논픽션이라도 되는양 진심으로 불쾌해지는 것이다.

결말까지 단숨에 읽어나갈 수밖에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