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평전과 미스테리에 계속 꽂혀 있는 중이다. 읽는 페이스는 인물평전 한권에 추리소설 네다섯권... 정도 되나보다.

동생 덕분에 온다 리쿠책들을 계속 사들이고 있지만, 드디어 히가시노 게이고를 안 사겠다고 선언했고, 이제 온다 리쿠 책들도 여기까지만 주문하려고 한다.

요렇게 세권을 예약 주문해 놓은 상태고,
'라이온 하트'는 패스하기로 했다.
워낙에 온다 리쿠가 순정추리물에 강하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그래도 본격 로맨스는 읽고 싶지 않은 심정.

<엔드게임>과 <민들레 공책>은 <빛의 제국> 읽으면서 기다렸던 책들이고( 근데, '빛의 제국이 또 따라온다. 염병할!) <유지니아>는 평이 좋으니, 아마 연결되는 시리즈 아닌 책 중에서 내가 사들이는 마지막 온다 리쿠 책이 될 터이다. 더이상 온다 리쿠와 히가시노 게이고를 주문하지 않는 것은, 이들의 책들중에는 재독하고 싶은 책들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재독'까지 가는 책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이 책은 또 읽어야지 하는 마음이 씌인 책들은 소장하고, 그렇지 않은 책들은 과감하게 풀어버리는 거다. 온다 리쿠와 히가시노 게이고를 읽는 마음은 재독은 차치하고라도, 시간과 돈낭비라는 생각이 점점 강하게 드니, 저 위의 책 세권가 집에 있는 읽지 않은 히가시노 게이고 책 몇권을 제하고는, (아, 그러고보니, 내가 처음 산 온다 리쿠가 <밤의 피크닉>인데, 아직도 읽지 않았다) 마지막 온다리쿠가 될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경우에는 <편지>가 마지막 구매였다.

쿄고쿠 나츠히코의 <백기도연대 雨>를 주문했다.
이 책도 참 한심한데, 그러니깐, 책이 아니라 '내'가.
<우부메의 여름>을 재미있게 읽고, 지금도 참 좋아하고, 손꼽히는 책이기도 하며,나를 미스테리의 세계로 이끌어준 책이기도 하다.

뒤늦게 추리소설을 읽기 시작한 동생(나에 비해 동생은 일본 추리소설만 읽어댄다) 도 다 읽은 이 시리즈들을 나는 나오는 족족( 주로 여름에 쿠폰과 함께 나온다) <망량의 상자>상, 하, <광골의 꿈> 상, 하까지 사 놓고, 한페이지도 읽지 않았다는거. 두권이라는 분량과 쿄고쿠 나츠히코의 장광설에 재미 있을텐데... 싶으면서도 쉬이 손에 잡히지 않는 까닭이다. 올여름에는 기필코 <망량의 상자>부터 읽어야겠다. 어느님 말에 따르면, 나는 요즘 '책신'이 빙의되어 있는 상태이므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싫은 기리노 나쓰오도 읽어대고 있지 않느냐 말이다.

기시 유스케의 <천사의 속삭임>과 <푸른 불꽃>
동생이 가장 좋아하는 책이 기시 유스케의 <검은집>이다.
나는 <검은집>과 <유리 망치>를 읽었다. 얼마전 이 누나를 앞질러 <푸른 불꽃>을 읽더니 너무 재미있다며 난리다. 동생의 추리소설 공급은 주로 내가 하기 때문에, 아니, 동생 부대의 추리소설 공급은 주로 내가 하기 때문에! ( 뿌듯하다. 동생 부대를 일본 추리소설로 깊이 물들였다. 어린것들이라 그런지, 나보다 더 많이들 읽어제껴주신다) 내가 안 읽은 책을 동생이 먼저 읽는 경우는 없지만, 요즘은 부대의 다른 동료(? 뭐라고 하지? 친구?는 아니겠고;;) 들도 가끔 찬솔이 누나가 보내주는 책 말고도 지들끼리도 사보나보다. 그런 이유로 <푸른 불꽃>과 동생이 주문한 <천사의 속삭임>- 상,하권으로 나왔다가 합본으로 새로 나와 있는데, 600페이지에 달한다. 동생도 나도 두꺼운 책에 껌벅 죽는다. -을 주문했다.

 <테메레르>와 <퍼언 연대기>
 둘다 용 이야기이다. 동생 있을때는 그런저런 환타지 소설도 빌려오면 많이 봤는데, 요즘은 영- 그래서 그런지 용 이야기가 고프던 찰나에 피터잭슨이 영화화한다는 <테메레르> 용들의 전쟁 이야기와 <퍼언 연대기> 용기사 연대기를 샀다.
두 책다 웬갖 상은 다 탔는데, <테메레르>는 역사물, 서사물에 판타지, <퍼언 연대기>는 자그마치 2천페이지에 헉헉, 로저 젤라즈니의 책들을 번역한 김상훈의 번역이라 기대된다.

어쨌든 간만에 미스테리, 일본 소설, 인물 평전에서 벗어나서 용이야기에 빠져 볼 수 있는 두 권의 책이다.

을유문화사의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오늘 도착했다. 평전 시리즈로는 해냄의 '삶과 전설 평전세트'와 을유문화사의 '세기의 눈, 현대 예술의 거장'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을유문화사의 인물들이 조금 더 내 취향에 가깝다. 해냄의 시리즈에는 마르코스, 마릴린 먼로, 체 게바라, 글로리아 스타이넘, 마리아 칼라스, 루 살로메, 사드, 클레오파트라, 보부아르와 사르트르, 티나 모도티, 까지 정도가 시리즈였고, 가장 최근에 나온( 시리즈는 아니지만) 인물 평전(???)은 김윤진이다. -_-;;; 을유문화사의 시리즈에는
빌 에반스, 피아졸라, 토스카니니, 헬무트 뉴튼, 피나 바우쉬, 마일즈 데이비스, 글렌 굴드, 히치콕,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프랑소아 트뤼포, 페기 구겐하임, 자코메티, 피터 브룩이고,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 중에서 내가 구매한 것은 요즘 읽고 있는 <자코메티>, <페기 구겐하임>,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고, 보관함에 들어 있는 책은 <히치콕>, <헬무트 뉴튼>, <트뤼포> 정도이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이야기를 하다가 좀 옆길로 샜는데,
지난 여행에서 <자코메티>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그러다보니 도쿄 현대 미술관에서 본 브레송 전시에서의 자코메티 사진들이 궁금해졌다. 브레송에 대한 책을 살 기회는 참 많았는데, 뉴욕에서도 도쿄에서도, 결국, 이렇게 한국에서 사게 되나보다. 을유문화사의 책에는 사진들이 많이 없는 것을 이미 알고 있으므로, <내면의 침묵>이나 까치의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사진집을 사게 되지 싶다. 혹은 아마존에 들어가서 간만에 책 몇권 담을 수도 있고, 여튼 고민중이다.

인물, 평전을 읽다보니, 주로 그 인물이 남겨 놓은 결과물, 작품들을 보고 궁금해져서, '도대체 어떤 인간이야?' 하는 마음에서 찾아서 읽게 되는데, 그 작품이 아무리 마음에 든다고 해도, 그 작품을 만든 인간에게서 마음에 드는 구석을 찾기가 힘들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작품에 대한 경외가 작가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지지 않는것. 가장 심한 경우가 에드워드 호퍼다. 이번에 휘트니 뮤지엄에 들러, 호퍼의 그림을 몇점 보고, 리졸리에서 나온 엄청시리 두꺼운(그 정도로 두껍게 한 사람을 까발리다니!) 호퍼의 평전을 접했다. 살까 말까 몇번을 들었다 놨다 하다가,결국 내려 놓고 왔는데, 이미 그 동안 사 모은 호퍼 관련 책들이 여럿 있기 때문이고, 호퍼의 작품에는 열광하는 내가, 호퍼라는 인간에 대해서는 애정 비슷한 감정도 안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참 속상하다. 인물의 무매력( 나한테 그렇다는 얘기다) 때문에 작품마저 싫어지게 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나한테는 일어나기 때문이다.

장 주네의 <자코메티의 아틀리에>
자코메티의 예술에 관해 쓴 책들 중에 손꼽히는 책이다. 그리 두껍지도 않고, 책의 표지도 너무 맘에 든다. 기대되는 책.

 

 

 오츠 이치의 책 두권 <ZOO>와 <쓸쓸함의 주파수>
zoo 역시 동생의 추천을 받았다. 호러는 내 취향은 아니지만,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이 따라온다길래, 겸사겸사 주문하고,
읽다보니, 평이 좋은 이 작가의 <쓸쓸함의 주파수>도 함께 주문. 제목만으로 보관함에 오랫동안 들어가 있던 책이다.

 

 

데니스 루헤인의 '사립탐정 켄지와 제나로' 시리즈. <가라, 아이야, 가라>를 엊그제 다 읽었고, <비를 바라는 기도>가 오늘 도착했다.
맘에 드는 탐정들은 아니지만( 그런 이유로 이 시리즈를 앞으로 얼마나 더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가라, 아이야, 가라>의 탄탄한 스토리에 반했다. 그지같은 결말에도 불구하고, 이렇게나 추천하는 책은 거의 없다고 해도 좋다.

미야베 미유키의 <나는 지갑이다>
꽤 흥미로운 소재의 책임은 분명하지만, 나는 언제부터인가
미미 여사의 단편집이 별로다. <스텝파더, 스텝>을 재미있게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읽을 마음은 안드는.. 위에 말했듯이, 재독의 여지가 없는 책들은 내게 있어서 아웃.이기에. 단편집인데도 사 놓고는 손이 안 가서, 심지어 기리노 나쓰오의 <아웃>을 읽고 있을 지경이다. (왜 샀냐?)

 

데이비드 모렐의 <도시 탐험가들>
이 책과 데니스 루헤인의 책들이 이번 알라딘의 추리소설 독자 인터뷰 이벤트에서 골라 놓은 책들이다. 도대체 어떤 책들이길래, 듣도 보도 못한 책을 고수들이 추천하나 싶어 급궁금해진 책. 그러나, 책을 받고 보니, 밋밋한 표지와 제목에 역시나 언제 읽을까 싶은 책이기도 하다.

 

 

이 정도가 근 며칠 주문한 책들이고

오늘 보관함에 들어가 있는 책들로는

두 책이 짝이다.
마르틴 발저의 <어느 비평가의 죽음>이 <사로잡힌 영혼>의 라니츠키를 모델로 했다고 한다. 비평가에 대한 작가의 복수라나 뭐라나, 문학 평론은 나의 얕은 독서이력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궁금하고, 평론가를 까는 이야기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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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7-07-21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싶은 건 잔뜩인데 전 속도를 못내고 있어요.
뭐 사노라면 언젠가는 다 읽을 날이 오겠지하고 세월아 네월아.
온다리쿠, 히가시노는 일단 읽을 때는 재미있는데 재독은 안해서 계속 안 사고 버티는 중.
공짜로 어디서 떨어지면 좋을텐데하고 여기저기 이벤트만 찔러보고 있어요 ㅎ

보석 2007-07-22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다 리쿠, 히가시노 게이고는 저도 몇 권씩 읽고 살짜기 마음을 접었습니다. 그래도 아직 미미 여사에게는 기대를 품고 있지만요.

Mephistopheles 2007-07-22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신과 지름신은 동기동창에 어렸을적부터 가까운 이웃이였다는 풍문이 나돌던데...
이 페이퍼를 보니 사실이라는 확신이 서버리는군요..^^

Sira 2007-07-24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책 많이 사시는군요!
저도 요즘 읽는 속도가 사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계속 밀리고 있습니다. 온다 리쿠를 저도 그만 사야지 싶었는데 <빛의 제국>을 읽고 도코노 일족의 이야기를 기다리던 참이라 그만 또 질러 버렸다는...그런데 하필 <빛의 제국>이 따라와서 누굴 줘야 하나 고민 하던 참입니다. 다른 걸 주면 좋을텐데... <망량의 상자> 재미있습니다. 충격의 강도로도 그 동안 읽은 교고쿠도 시리즈 중 제일이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