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펭귄 책을 좋아한다. (아직까지는 원서에 한함. 펭귄클래식코리아와 절대 구별해주세요. 펭귄클래식코리아는 아주 싫어합니다.북노마드의 펭귄북디자인 번역본도 싫어합니다.)
펭귄 바이 디자인.도 좋았고,
펭귄 70주년 박스세트도 좋았다.
펭귄75는 약간 심드렁했는데, 뒤늦게 주문하고 엄청엄청 즐겁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을 그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그저 펭귄 75주년 기념책에 북디자인 같은 책이려니. 하고 있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이건 볼거리만큼, 혹은 볼거리보다 읽을거리가 많은 책이다.)
PENGUIN 75 designers | authors| commentary
그리고 눈여겨 봐야할 (the good, the bad...)
이 책에서 가장 먼저 '읽은' 것은 엘리자베스 길버트 꼭지다.

알다시피 난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EPL 현상에 빠진, 현상에 일조한 1人 이다.
그런고로, 책 둘러보다 제일 먼저 눈에 띈 이 꼭지를 읽게 되었는데..
이전에 했던 이 책 표지에 대한 포스팅은 여기
디자이너는 Helen Yentus로 이 디자이너 좀 좋아한다.
펭귄 75에는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작품이 두 개 있는데,
이 책하고 우리나라에는 번역되지 않은 Stern Men
둘 다 멋진 표지
여튼, 펭귄 75에는 할 이야기가 무궁무진하지만, 일단 엘리자베스 길버트로 시작해본다.
펭귄 75에는 책표지와 이 책의 편집자이자 펭귄의 EVP 이자 크리에이브 디렉터인 폴 버클리Paul Buckley 코멘트,
때때로 책의 아트 디렉터 코멘트, 저자 코멘트, 디자이너 코멘트 등이 나오면서 뒷이야기를 풀어 놓고 있다.
이 책의 뒷이야기는 착하지만 위의 부제에 나온 the bad... 이야기처럼 나쁜 이야기도 ^^; (그래서 더 재미있는 이 사악한 심리) 도 있다. 야한 이야기들도 한 세 개쯤 있다. (엄청 야한 이야기도 한개쯤! 오! 사드!)
일단 이 책,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eat, pray, love 에 대한 PB(Paul Buckley)의 코멘트
Often the visually simplest of things are the most difficult. Helen's styling of those three little words was nothing short of heroic. Suffice it to say, a ton of work went into the cover.
맞다. 단순한게 가장 어렵다.
이 책은 이 책 자체로 '현상'이었지만, 이 표지가 없었더라면 '현상'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진심이다.
허접한 책이 '현상'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겠지만, 대단한 책이 구린 표지로 '현상'이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 책, 하면 이 표지. 로 오래오래 기억남는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은(..응?) '현상'은 그야말로 기억될만 한 일이다.
그런 놀라운 일이 이 책에서 일어났다.
Helen Yentus 의 코멘트에는 이 책이 일으킨 '현상' 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고 있다.
누구도 이 책이 이렇게 성공할지 알지 못했다. 저자도 (이건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committed' 결혼해도 좋아에도 잘 나와 있는 이야기) 출판사도 표지 디자이너도! 엘리자베스 길버트가 좋은 작가이고, 이 책이 잠재력이 있다는 것은 이야기되고 있었지만, 저기요, 누가 정말 이 책이 이렇게 초초대박 날 줄 알았겠냐구요?!
처음 이 책의 디자인을 의뢰받았을 때는 어떻게 풀어나가야할지 아이디어가 없었지만,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순간, 정말 많은 것들을 느꼈다고 한다. 블라블라블라 블라블라블라
북디자이너들의 인터뷰를 보면, 정말 1분만에, 순식간에, 직관적으로 최고의 표지를 뽑아내는 경우들도 있지만,
책을 읽고, 리서치.라는 것을 하게 된다.
Helen Yentus 는 이 책에 유난히 리서치를 많이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가 갔던 장소들에 대해 잔뜩 조사해 두어도 이거다. 하는게 없었나보다. 그러다 나온 것이 스파게티, 염주, 꽃잎으로 쓴 제목이었는데,
아이디어가 나오고도 이 커버는 자신이 했던 작품 중 가장 어려웠던 작품이라고 한다.
스파게티와 염주 늘어놓는게 그렇게 힘들었나? 싶지만, 단순한 것일수록 창작하기는 가장 어렵고, 해 놓은 것을 보는 것은 아주 쉬운 법이니깐.
스파게티와 염주 늘어 놓는 것의 어려움을 꿍시럭 거리더니, 그래도 love의 꽃잎만큼 힘들진 않았다며, 그건 완전 악몽이었어! 라고 ^^; 근데, 어쩌다보니, 사진을 완전히 다시 찍어야 하는 일이 생겼는데, 꽃잎이 시들어 버리는 바람에, 그 악몽을 다시 반복해야했어!! 라고 절규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 하다.
그렇게 힘들게 만든 커버 작품의 책이 'eat pray love' 여서 자네 복 터졌네. 그려. 싶지만 말이다.
여튼, 시간과 집착의 산물인 이 커버를 만들어내고 보니, 이 책의 커버는 바로 이거야. 싶었다고 이야기를 맺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내가 사..사.. 좋아해 마지 않는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코멘트는 왠지 약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
사람들이 나에게 '왜 EPL 이 하나의 현상이 되었다고 생각하냐'고 물었을 때, 나는 '그건 다 책표지 때문이에요!'라고 대답하곤 했다. 그러니깐, 내가 그런 답변이 오만하고 건방지게 들린다고 생각되어 그와 같은 답변을 자제하게 될때까지 말이다. 물론 그 후에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 증거에 대해 약간 실없어 보이는 칭찬을 ^^; 블라블라 하다가)
사람들은 이 책의 표지를 보기를 좋아하고, 나 또한 그렇다. 이 책의 표지로 다른 표지를 상상할 수 조차 없다. 라고 마무리
뭔가 그녀다운 답변이라고 생각했다.
이 꼭지를 읽을때 까지만 하더라도 그래 이런 책이지. 예상범위였는데,
첫페이지부터 읽기 시작하니, 나의 예상을 홀랑 깨는 즐거운 일이 벌어진다. 펭귄75 만세!
이건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또 다른 책 'STERN MEN'
* 요건 좀 다른 얘긴데, 지금 쓰는 덜덜거리는 캐논 400D와(렌즈는 f2.8 17- 55mm로 좋긴한데) 소니 G1 (630만화소의 골동품 'ㅅ'근데 이 골동품 액정이 93만화소야;) 에 이은 카메라를 보고 있다. lx3를 생각하고 있던 찰나에 드디어마침내파이널리 lx4 패스하고 바로 lx5 가 나왔고(요즘같이 일년 안짝으로 계속 새기종이 나오는 시대에 한 4년은 걸린 것 같음 -_-+ ), 올림푸스 펜 PL1과 파나소닉 중에 고민하고 있었는데, GF1 도 사고팠는데, 이건 가격 때문에 일찌감치 아웃. 그러던 중에 m군이 한번 써 보라며, 펜을 덥썩 빌려주었다.
그래서 첫 사진들이 이 펭귄 75의 포토리뷰. 슬슬 꽃사진도 찍어봐야겠는데, 아직 처음이라 익숙해지는 중이지만,
꽤 만족스럽다. ... 이래서야 lx5랑 펜이랑 어떤거 살지 고민만 더해지잖아 ㅡ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