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에 걸쳐 책 두 권을 신나게 읽어내려 갔다.

나에게 똥을 주는 개야구 따위, 재미난 미스터리 두 권으로 날려 버릴 수 있었어 -_-;

 

 

 

 

 

 

 

 

 

 

 

 

 

 

 

 

리 차일드와 요네자와 호노부는 오랫동안 서재에서 이야기해왔던 작가들이고, 이번 신간도 이미 여러번 언급했더랬다.

 

요네자와 호노부는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던 <인사이트 밀즈> ( 모 일본 추리 카페에선 그 해의 소설 1위를 하기도 했지만 ) 는 너무 대놓고 재미만을 추구한듯 하여 별로였지만, (재미는 있다! 어쩌면 그 이상도!) 그 후에 소개되는 연작단편집들이 점점 더 마음에 들어진 케이스다. 이번 장편이 소재가 뜬금없다고 생각했지만, 그 이름을 믿었기에 기대했었다.

 

 

 

 

 

 

 

 

 

<부러진 용골>은 기사와 마술사, 영주와 왕이 나오는 12세기말 유럽 배경의 특수설정 (판타지 + 미스터리) '본격' 미스터리이다. 도대체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라 판타지도 좋아하고 미스터리도 좋아하고 요네자와 호노부도 좋아하지만, 시작이 그렇게까지 끌리지는 않았다.

 

근데, 재밌어! 특수설정 미스터리가 뭔가 한다면, 말그대로 특수한 설정을 끼워 넣는건데, 작가가 후기에서 들었던 <마법사가 너무 많다>의 마법이라던가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의 좀비 같은 설정이다.  이 책, <부러진 용골>에서는 기사와 마법사가 나온다.

 

영주의 딸이 화자인 것도 독특하고, 전개는 그야말로 눈을 뗄 수 없는 흥미진진함, 결말 또한 깔끔하고, 여운 남아 혹시 시리즈로 나오지 않을까 기대된다.

 

<61시간>은 잭 리처 시리즈.

한 겨울의 사우스 다코타에 늘 그렇듯 '우연히' 도착하여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잭 리처.

잭 리처 시리즈는 다 읽어왔는데, 흡입력 있고, 재미 있고, 남자 주인공 싸움머쉰인건 맞는데, 내가 왜 계속 읽는지 이유를 대라면 콕 집어서 말할게 없었다. 근데, <61시간> 보니깐 알겠다. 디테일 묘사가 출중하다.

 

 

 

 

 

 

 

 

정말 재미나게 읽었다. 그간 리 차일드의 책 중에서는 <원샷>이 추천되곤 했는데, <61시간>이 제일 재미있었다. (음.. <원샷>도 재밌고)

배경이 겁나 추운 사우스 다코타의 마을인데, ( 영하 3-40도 ) 리처가 한국의 겨울과 비교하는 깨알재미.

한 여름에 땀 삐질 흘리며 읽기에 씌원하지 않겠는가!

 

하나의 적을 상대로 주구장창 똑같은 패턴으로 람보처럼 싸우는건 좀 지루할 수도 있는데, <61시간>에서는 다양한 꺼리들이 책을 손에서 놓고 싶지 않게 한다. 뭔가 그 동안에 비해 잭 리처의 과거가 더 많이 풀린 것 같기도 하고. 처음에 리뷰 제목으로 하려고 했던 '싸우는 기계 잭 리처 vs. 동화속에서 나온 것 같은 사서 할머니' 였는데, 음.. 확실히 이 책에는 그 간의 잭 리처 시리즈와 다른 면이 있다.

 

여튼, 읽는 내내 추천하고 싶어 근질거렸던 두 권

리 차일드의 <61시간>과 요네자와 호노부의 <부러진 용골>

 

내일 저녁에 집에 다녀 온다.

간만에 제주 바람 킁킁 맡으며, 책도 읽고, 흑돼지도 먹고, 일도 하고, 잔소리도 듣고 ㅜㅜ , 회도 먹고, 그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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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2-06-08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이 제주도라뇨! 완전 부럽습니다.
그나저나 부러진 용골은 살까말까 고민중이었는데, 사야겠네요.

paviana 2012-06-08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도 나오나요? 판타지 드래곤 매니아 올림 ㅋ ㅋ

하이드 2012-06-08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재미나서 다 읽고 나서도 계속 음미 ^^ 용은 안 나옵니다. 데인인이 나와요. 아, 무서운 데인인! ^^
 

그러네, 여름이네, 미스터리도 많이 나오고, 읽을만한 책들도 많이 나오네.

누가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고 그랬나? 출판사와 서점에서 책이 하도 안 팔리니깐, 그랬지.

가을엔 말처럼 많이 먹고, 천장이 있는 실내를 벗어나 높디 높은 하늘을 즐겨야 하는 계절. 혹은 가을 타는 추남,추녀가 되거나.

 

사실, 이건 여름이라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여.름.이. 독.서.의.계.절.입니다.

 

각설하고, 찜해둔 신간.

 

  마쓰모토 세이초의 <미스터리의 계보>

 

'세이초 월드' 시리즈. 마쓰모토 세이초 미스터리 논픽션. 마쓰모토 세이초에게 있어 범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개인적인 선택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범죄이고, 다른 하나는 유전적 기질이나 사회적 압력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범죄이다. 이때 세이초는 정확히 전자에는 소설이라는 형식을, 후자에는 논픽션이라는 형식을 부여한다.

<미스터리의 계보>는 1967년 8월 11일부터 1968년 4월 5일까지 「주간 요미우리」에 연재된 것을 엮은 책으로 소위 논픽션으로 분류되는 책이다. 다만 단행본을 출간할 때는 주간지에 연재됐던 다섯 편의 이야기 '탈옥', '전골을 먹는 여자', '두 사람의 진범', '어둠 속을 내달리는 엽총', '여름밤의 연속 살인' 중에서 상대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두 편은 제외했다.

 

 

 

 

 

 

 

 

 

 

마스모토 세이초 전집은 안 사고 있는데, 책은 역시나 멋져 보인다. 언젠가부터 전집 욕심이 없어진지라, 이미 읽은 마쓰모토 세이초는 DMB 에서 나온 것들, 그리고, 이전에 같은 출판사에서 나왔던 단편컬렉션 정도.인데, 뭔가 여유로워지면 읽어야지. 하고 있었는데, <미스터리의 계보>는 좀 많이 땡긴다.

 

렌조 미키히코 <조화의 꿀>

 

2월 마지막 날. 남편과 이혼을 한 후, 어린 아들 케이타와 함께 친정살이를 하고 있는 카나코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유치원에 있던 아이가 벌에 쏘였다는 유치원 교사의 전화였다. 카나코는 친정아버지의 인쇄소에서 근무하는 직원 카와타와 함께 서둘러 유치원으로 향한다.

하지만 유치원 교사는 벌에 쏘인 할머니가 위급한 상황이라고 하면서 카나코가 카와타와 함께 와서 아이를 데려가지 않았냐고 되묻는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당황한 가족들은 경찰에 유괴 신고를 하고, 마침내 유괴범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자신이 케이타의 아빠라고 우기는 유괴범은 케이타를 자신에게 데려다 준 건 카나코이며, 몸값 따위는 필요 없다고 하는데…

 

 

유괴 미스터리. 렌조 미키히코의 소설은 가장 아름다운 꽃미스터리라는 <회귀천 정사> 정도가 좋았고, 나머지 작품은 딱히 추천할만큼은 아니었는데, <저녁싸리 정사>도 별로였어. 이번 책은 어떨까 모르겠다. 일단 이 더운 여름에 600페이지 넘는다니, 그건 좋다.

 

 

 

 

 

 

 

 

 리 차일드 <61시간>

 

<61시간>은 마약 밀매업자들의 암투와 그들에 대한 응징을 큰 골조로 삼고 있지만 이 책이 담고 있는 진짜 메시지는 단순한 권선징악의 문제가 아니다. 작가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개개인이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과 의무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사회적 책임과 의무는 잘 모르겠고..  어쩌다 잭 리처 시리즈를 읽게 되었을까나, 이런 싸우는 기계가 주인공인 마초 시리즈 따위.. 라고 하지만, 사실, 좀 좋아한다. ㄷ님 덕분에, g님 덕분에 잘 읽다가, 이번에 나온 <61시간>은 RHK에서 안 나오고, 오픈하우스에서 나왔다.

 

뭔가, 연휴동안 읽어야지, 싶어서 냅다 바로드림 했는데, 책띠도 아직 안 푸르고 있다. 'ㅅ';;

 

 

 

 시간이 가면 갈수록,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라인업>은 진짜 진짜 사랑스럽다! <라인업>으로 소개 받은 잭 리처며, 찰리 파커며, 기존에 알았던 작가들도, 이렇게 돌아볼수록 더 좋다.

 

 

 

 

 세라 워터스 <끌림>

 

1970년대의 여성 교도소와 영매의 세계를 배경으로 빅토리아 시대 여성들의 단면을 치밀하게 그려 낸다. 부유한 상속녀 마거릿과 사기죄로 감옥에 갇혀 있는 영매 셀리나의 미묘한 관계를 그리며, 감옥에서의 생활, 빅토리아 시대의 강신술, 성적 정체성에 대한 자각을 통한 사랑과 배신을 리얼하게 묘사한다.

 

예전 같았으면 마구 불뿜었을 세라 워터스의 신간. 정말 너무 좋아서, BBC 드라마도 다 챙겨 봤던 기억이 난다. 물론 이번에도 반가왔다! 무척! 보라 표지의 <끌림>의 책끈은 보라색일까나?

 

세라 워터스는 이야기도, 글도 캐릭터도 다 너무 좋기에, 굳이 '빅토리안레즈비언미스터리' 라는 카테고리로 저자를 규정하고 싶지 않다.

 

 

 

 

 

 

 

 

 

 

 

 

채드 하바크 <수비의 기술>

 

미국 작가 채드 하바크의 데뷔작. 2011년 아마존 올해의 책 1위에 선정되었다. 아마존 에디터들은 선정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야구 그 이상을 보여주는 진정한 야구 소설. 데뷔작이지만 너무도 자신감 있고, 조예 깊으며, 예측할 수 없고, 전적으로 기억할 만한 작품이라는 이유로 100권의 책 중 이 책을 1위에 올린다."

고등학교 때 야구선수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채드 하바크는 한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야구는 팀 게임이고, 팀 동료들은 일종의 가족과도 같지만, 필드 위에 선 선수들은 철저히 혼자다. 팀 동료들은 서로 믿고 지원해주지만, 중요한 순간 그들은 곤경에 처한 선수를 구할 수는 없다. 그것이 내가 야구에 매료된 이유다."

그는 이렇게 야구에 매료되어 야구를 소재로 <수비의 기술>을 썼지만, 이 작품을 꼭 야구 소설로 볼 필요는 없다. 청춘, 성장, 좌절, 재기, 절망, 희망, 우정, 사랑 등 다차원의 수많은 매력이 이 작품 안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책이 이야기하는 '수비의 기술'이란, 그 의미를 확장해보면, 인생의 그라운드에 느닷없이 찾아오는 위기를 수비하는 기술이다.

매 게임마다 승승장구하며 메이저리거로서의 장밋빛 미래를 꿈꾸다 어느 순간 송구를 할 수 없게 된 헨리, 지원한 로스쿨에 모두 떨어지고 빚만 남은 채 대학 졸업 후 갈 곳이 없어진 마이크, 느지막이 찾아온 어린 동성 연인과의 사랑에 고민하는 어펜라이트, 실패한 결혼 생활을 너무 일찍 겪은 펠라 등. 저마다의 이유로 상처 받고 아파하는 주인공들은 서로의 영혼을 채워주며 한 인간으로 성장해간다.

 

좀 길게 옮긴 책소개

롯데 개야구 보면서 야구 얘기 하기 싫지만 -_-; 그래도 일단. 아마존 올해의 책 1위, 야구 소설, 두툼한 분량( 분권이 하나라면), 멋진 데뷔작! 이래저래 꼭 읽고 싶은 책이다.

 

 

조너선 프랜즌 <인생수정>

 

소설은 한때 가부장적인 독재자였으나 이제는 파킨슨병에 걸려 힘없는 노인으로 전락한 앨프레드, 남편의 압제에 눌린 채 일 년 내내 크리스마스에 대한 희망으로 자신을 지탱하는 이니드 그리고 이들의 세 자녀로 이루어진 램버트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펼쳐지는 가족구성원 각자의 드라마에는 다양한 사회적 요소들이 자리하고 있다. 작가는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지닌 현대 미국 가정의 초상을 통해 21세기의 삶과 문화라는 거대한 캔버스 안에서 신자유주의, 소비 지향적 문화, 대학 사회의 비리 등을 광범위하게 분석하는 사회 소설적 면모를 보여준다.

 

 

 

<자유>의 작가 조너선 프랜즌의 책. 두껍다. <자유>도 중간 어디쯤인가 책갈피 끼워진채 어언... 다들 좋은 책이라고 하니깐, 좋은 책일꺼다.

 

그 외 관심 도서 및 구매 예정 도서 :

 

 

 

 

 

 

 

 

 

 

 

 

 

 

 

그리고,

 

 

 

 

 

 

 

 

 

이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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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2-06-06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빅토리안레즈비언미스터리' 라는 말이 참 별루라는 생각을 했었더랬는데. 그렇게 좋은 작가를 하나의 카테고리에 묶어둘 이유가 뭔지... 오늘도 신간마실 잘 보고 갑니다. 몇 권 또 보관함에 넣어버린..^^;;;
 

페이퍼의 제목은 니나 상코비치 <혼자 책 읽는 시간 : Tolstoy and Purple Chair> 의 챕터 제목이다. 별로 공감은 하지 않는다. 선물 받은 책에 '딜레마' 같은거 느껴본적 없어서 말이다. 제목은 그렇지만, 글에는 공감간다. 알라딘 서재라는 공간에서 책에 대한 글을 쓰는 나.를 생각한다면 말이다.

 

 

 

 

 

 

 

 

 

 

 

 

 

 

사람들은 자기들이 좋아하는 책을 공유한다. 어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좋은 점이나 그 책 속에서 찾아낸 사상을 친구와 가족들에게 퍼뜨리고 싶어한다. 좋아하는 책을 공유할 때 독자는 자기들이 맛본 흥분감, 즐거움, 오싹함, 전율을 다른 사람과 함께 느끼려고 노력한다.

 

 

나 역시 알라딘에서 오랫동안 책팔이 해왔지만, 그건, 내 서재를 찾는 나와 비슷한 취향 사람들에게 한정된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소설 같은건, 어디 다른데 가서 추천 하지도 못하고, 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 아무리 좋아하는 소설이라 할지라도.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그리고, 내가 누군가에게 책을 선물할 때에, 그 사람이 이 책을 좋아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고, 그 다음이 내가 좋아하는 책.이다. 잘난체 좀 하자면, 책 추천을 잘 하는 편이다. 책도 그런대로 가리지 않고 많이 읽었고. ( -> 아, 재수없게 들려야 하는데, 그냥, 나 같아;) 여튼, 그렇게 잘 추천해서 선물한다고 해도 받는 사람 맘에 들지 않을 수 있다. 그럼 할 수 없고. ^^ 

 

사람들이 책을 권할 때, 아무나 마음대로 보라고 자신의 영혼을 열어젖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라고 말하면서 책을 건네줄 때, 그런 행동은 그들 영혼의 적나라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 우리가 좋아하여 읽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다. 어떤 책을 좋아한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그 책이 우리 자신의 어떤 면모를 진정으로 나타내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알아줬음 해서 그 사람의 취향과는 상관없이, 단순히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만을 생각하고, 책을 선물한다면?

 

단순한 질문이지만, 실용적인 것인지, 현실적인 것인지, 그건 좀 힘들 것 같다.

잘 상상은 안 되지만,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서, 그 사람이 내가 이러이러한 책을 정말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 -> 내가 좋아하며 읽는 것이 바로 나 자신이라면) 라는 마음이 넘쳐나서 선물한다면, 이런 책들을 줄 것 같다.

 

 

 

 

 

 

 

 

 

 

이게 나에요.

당신은 누구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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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2-06-05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장르 소설을 암만 좋아해도 남들에게 쉽사리 추천하기 어려운 분야지요.장르소설을 추천하면 아니 나를 뭘로 봐하는 눈총을 받기 쉽상입니당^^;;;

하이드 2012-06-05 18:13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전 뭐, 그렇게까지는 ^^; 여튼, 피 튀기는 소설을 아무한테나 추천할 수는 없겠죠.

무해한모리군 2012-06-05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를 장바구니에 집어넣으면서.
저희 신랑이 '넌 왜 맨날 하이드님 따라읽기를 하는거야?'라고 궁금해 하더군요 ㅎㅎㅎ

하이드 2012-06-05 18:14   좋아요 0 | URL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를 아직 안 읽으셨어요?! 열린책들에서 버전이 많이도 바뀌어 나왔지만, 전 양장본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를 그 안의 내용과 하드웨어 모두모두 열렬히 사랑해요.

제가 알라딘 비공식 책추천(로)봇이다보니, 워낙 문어발식으로 많이 책 이야기 많이 해서 그래요. ㅎㅎ

moonnight 2012-06-06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저는 제가 좋아하는 책을 타인에게 권하기 주저돼요. 제 모습을 너무 드러내게 될까봐서요.

저도 책에서 이 대목 주의깊게 읽었어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때문에 친했던 동료와의 사이가 어색해진 에피소드에서 '그 책을 바보같다고 함으로써 그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바보같다고 말한 게 되어버렸다.' 그랬던가? 하여간 그런 뉘앙스.

하이드 2012-06-05 18:16   좋아요 0 | URL
그 매디슨 카운티 에피소드, 어떤 느낌인지 확 와닿긴 했어요. 근데, 전 그렇게 생각 안 할꺼에요. 누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 추천했는데, 거기에 뭐라고 안 좋은 말 하더라도, 전 제가 좋아하는 책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이 워낙 굳건하므로, 흔들리지 않을꺼거든요. ^^

moonnight 2012-06-06 12:14   좋아요 0 | URL
저도요. ^^ 어쩌면, 그래서 더욱더 (약간 비틀린;;) 뿌듯함. 같은 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단 생각했어요. 상대가 알아차리지 못했던 그 책의 좋은 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단 점에서요. 히히 ^^

책읽는나무 2012-06-05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공식이 아닌 공식 책추천가 아니었던가요?ㅋ
편독하는 저같은 사람에겐 님과 같이 책을 추천하는 사람들의 페이퍼가 참 유용하고 고맙던데요.
요즘은 아이들책만 구입하다보니 내책 사기도 버거워 도서관서 빌려다 읽곤 하지만,예전에 알라딘서 내책을 구입할땐 님의 책추천에 의지 많이 했었어요.
확실히 도서관에서 빌린책과 알라디너들의 추천책을 구입해서 읽으면 읽는 재미가 달라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여러장르의 책을 추천해주는 사람들이 많았음 좋겠어요.
저도 몇 권의 책을 눈에 입력하고 갑니다.도서관에서 한 번 찾아봐야겠네요.^^
 

   계속 사야지, 사야지 하다가 중고샵에서 산 책. 책을 두 번 후루룩 읽었는데, 지금에야 눈에 들어오는 표지의 '비즈니스 잠언집'

 

아- 아, 그렇구나.

 

 읽으면서, 약간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까지 떠올렸다면, 상당한 오버가 되겠지만, 실제로 여러 장면에서 떠올랐다.

 

 무라카미 류와 무라카미 하루키가 '호적수', '라이벌'인 것은 우리나라에서만은 아니였나보다.

 <무취미의 권유>, 부제, 무라카미 류의 비즈니스 잠언집(?) 의 '호적수'에서 그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내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라이벌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나는 하루키의 작품과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얻는 것에 늘 경의를 보내지만 특별히 그와 라이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루키도 나와 같은 생각일 것이다. 무라카미라는 성이 같아서일 수도 있겠지만 주변에서 나와 그를 호적수로 여긴다는 건 둘 다 세상의 주목을 받는 평가의 대상일뿐더러 무엇보다도 팔리는 소설을 꾸준히 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호적수는 두고 싶다고 둘 수 있는 게 아니다. 누군가를 겨냥해 '저 녀석에게만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지 않을 테다.'라며 마음속으로 별러 봐야 속절없다. 자기에게 충실하고 일에서 성공하는 것이 우선이다.

'능력도 처지고 평가도 별로여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사람은 연애 같은 개인적인 일에서라면 모를까 업무 등에서는 누구의 라이벌도 되지 못한다.'

 

이런 식으로 가볍지 않은 주제에 대해 던지는 짤막짤막한 글들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의 책들을 소설이고, 에세이고 가리지 않고, 늘 읽어 왔지만, 마음 속에선 하루키가 늘 윈이었다. 류의 글은 늘 다 읽고 나면, 뭔가 불만스러워.

 

그런 이유로 별 기대없이 읽었는데, 오, 강하구나. 싶다.

 

책의 표제작이기도 한 '무취미의 권유'

 

취미란 기본적으로 노인의 것이다. 너무나 좋아해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몰두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다면, 젊은이들은 그것을 취미로 하는 아마추어가 아니라 일로 삼는 프로가 되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취미의 세계에는 자신을 위협하는 건 없지만 삶을 요동치게 만들 무언가를 맞닥뜨리거나 발견하게 해 주는 것도 없다. 가슴이 무너지는 실망도, 정신이 번쩍 나게 하는 환희나 흥분도 없다는 말이다. 무언가를 해냈을 때 얻을 수 있는 진정한 성취감과 충실감은 상당한 비용과 위험이 따르는 일 안에 있으며, 거기에는 늘 실의와 절망도 함께한다. 결국 우리는 '일'을 통해서만 이런 것들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이 책의 많은 부분에서, 취미를 따지고 있을 만큼 한가하단 말인가? 목표를 정하고, 보둠고, 걱정하고, 치열하게 살아라. 그것은 '일'로서 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열심히 하는 사람이 좋아서 하는 사람 못 따라간다는 말이 있다. '취미'와 '일', 그리고 '생활'과 '일'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

 

주로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그래서 아마도 부제가 '비즈니스 잠언집'

그러다보니, 일, 열정, 목표, 꿈, 품격, 미학, 취미, 파트너..., 이렇게 일을 중심으로 다양한 키워드들을 배치하고 있다.

이 책에서 무라카미 류가 이야기하는 '목표와 꿈'

 

목표는 있는 게 없는 것보다는 나은 그런 것이 아니라 물이나 공기와 마찬가지로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필수적인 것이다. 목표가 없다면 사람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노력해야 할지 알지 못한다. 모든 일에서 우선순위도 매길 수 없다. 또 당연한 말이지만 목표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며 다른 누군가가 정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스스로 세우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목표와 어감은 비슷하지만 전혀 개념이 다른 말이 '꿈'이다. '꿈을 꿔라', '꿈을 이어가라', '꿈을 잊지 마라', '꿈을 향하여' 따위의 구호를 언론이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야말로 일본이 국가적인 희망과 목표를 잃어버렸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뭔가 구체적인 것을 지향하는 사람이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꿈이 아니라 현실이다. (...) 꿈은 싫증난다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즐겨야 하는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한다. 하지만 목표는 그런 게 아니다. 목표는 실천으로 달성해야만 하는 것이지 입으로 하는 게 아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은 다른사람에게 자기 목표를 설명할 시간도 없다.

 

각각의 다양한 키워드에 대한 무라카미 류의 답변이 항상 정답인건 아니겠지만, 일하면서 느끼는 많은 부분을 각각의 키워드로 뽑아 생각거리를 돌직구로 날려주는 건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일과 인생에서의 파트너쉽>으로 마무리

 

 

사업의 동반자와 부부는 닮은 점이 많다. 신뢰가 기본이라는 건 두말할 나위도 없고, 결정적인 상황에서 상대의 잘못을 바로잡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도 부부 사이나 사업 동반자 사이가 마찬가지이다. 또 상대가 힘들어할 때에 힘을 북돋아 주는 말이나 태도를 보여 줄 수 있는지도 중요한 대목이다. 그리고 가장 절실한 조건이 있다면 혼자서도 생존할 수 있는지, 그러니까 자립과 자율이 가능한지에 관한 것이다.이상적인 사업 동반자는 '그 없이는 사업을 해 나갈 수 없는' 사람이 아니다. '당신 없이는 일도 할 수 없고 살아갈 수도 없다.'는 감정은 사랑으로 충만한 것이기는 하지만 부지불식간에 의존적인 관계를 굳힐 위험이 크다.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 신뢰와 전망을 공유할 때 이상적인 동반자로서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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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2-06-04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직구란 말이 팍 와닿네요. ^^ 무라카미 류의 책은 더이상 사지 않지만;; 우회하지 않고 가혹하다 싶을만큼 직설적인 어투는 역시 인상적이에요.
 
파리5구의 여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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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은 재미가 있건 없건, 늘 흥미롭다. 그건, 그가 유럽인의 시각으로 미국을 이야기하기 때문인듯한데,

알게 모르게 미국 문화의 영향을 흠뻑 받고 살고 있는 입장에서, 그런 지적들이 신선해 보이며, '맞아,맞아' 하게 된다.

 

그래서 이 작가가 프랑스에서 더 인기 있는 미국작가인듯도 하고 말이다.

 

" (..) 미국인들은 지나치게 도덕성을 강조하니까 당신 전처도 다를 바 없을 거라 생각했어."
" 프랑스 사람들은 달라? "
" 적어도 프랑스 사람들은 두 가지의 다른 세계가 공존한다는 걸 인정하지. 이를테면 가정에 대한 책임감과 자유로운 생활이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하며 균형을 유지해가는 거야. 뒤마도 말했어. '결혼의 사슬이란 너무 무거워 여러 사람이 운반해야 한다'라고. 하지만 가정에 대한 책임감과 개인의 자유가 수시로 부딪쳐서는 곤란하겠지. 둘 사이에 팽팽한 균형을 유지해야 하니까. 당신은 전처에게 온갖 일을 다 솔직하게 털어놓았을 것 같아."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을 보다보면, 지독하게 감정이입되어 이건 진짜 무섭다. 싶은 장면이 꼭 나오는데, 이번에도 역시.

 

불륜을 저지른 해리는 불륜으로 인생이 엄청 꼬이고, 이 꼬이는 과정이 무서운 단계 1, 정도라면, 프랑스로 도망쳐 와서 범죄와 연류되어 꼬이게 되는 건, 2단계, 여기서 끝이 아니다. 3단계의 꼬임은 더 내면적이고, 본질적이고, 벗어날 수 없는 꼬임.

 

3단계는 '상상 이상'이라서, 2단계 정도에서 가장 끔찍함을 느끼게 되는데, 도대체 영화를 가르치던 3류교수가 어떻게 이렇게 미래가 깜깜한 밑바닥까지 추락할 수 있는가, 그것도 파리까지 와서 싶어서 감정이입 잔뜩하며, 끙끙거리며 읽게 된다.

 

왠 판타지? 싶었지만, 더글라스 케네디는 어떤 장르를 쓰건간에 그만의 스타일이 있어서, 전혀 이질감이 없다. 작가가 주인공인 <모멘텀>은 반칙 같아. 라는 느낌이었지만, 주인공이 작가 지망생인 <파리 5구의 여인>은 주구장창 글을 쓰더라도 덜 반칙 같았다.

 

아마,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더글라스 케네디의 책은 늘 강력한 뜬금없는 교훈을 남긴다.

이번 책에서는 '남자/여자를 잘 만나야 한다' 는 강력한 교훈.

 

주인공 괴롭히기로는 최고인 더글라스 케네디.라서, 그 교훈 또한 최고로 맘에 와 닿는다.는 건, 반농담이다만.

 

<빅픽처>에 이어 <위험한 관계>, <모멘텀>, 그리고, <파리 5구의 여인>까지 한 번도 실망시키지 않고, 만족스러운 독서경험을 준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작 <행복의 추구>가 6월 신간으로 대기중이다. 이번에도 역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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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2-06-01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은 어떻게 이렇게 책을 빨리 읽으세요!!! (라며 새삼스럽게 감탄;) 바로 이삼일전에 이 책 살까말까 생각했는데 이미 지난달에 산 책이었다. 고 하셔서 웃게 만드시더니(공감의 웃음^^;) 이렇게 뚝딱 바로 읽으시고 리뷰까지 쓰셨어요! +_+
파리5구의 여인은 서점에 서서 몇 페이지 읽었는데 와, 재미있겠다. 생각하고 아직 사지는 않았어요. 모멘텀도 사놓기만 했기에 ㅠ_ㅠ 하이드님 리뷰에 또 급땡깁니다. 바로 읽지는 못하겠지만 ;; 땡투하고 사러 가야겠어요. 리뷰 잘 읽었어요. ^^

2012-06-01 1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01 17:1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