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네, 여름이네, 미스터리도 많이 나오고, 읽을만한 책들도 많이 나오네.
누가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고 그랬나? 출판사와 서점에서 책이 하도 안 팔리니깐, 그랬지.
가을엔 말처럼 많이 먹고, 천장이 있는 실내를 벗어나 높디 높은 하늘을 즐겨야 하는 계절. 혹은 가을 타는 추남,추녀가 되거나.
사실, 이건 여름이라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여.름.이. 독.서.의.계.절.입니다.
각설하고, 찜해둔 신간.
마쓰모토 세이초의 <미스터리의 계보>
'세이초 월드' 시리즈. 마쓰모토 세이초 미스터리 논픽션. 마쓰모토 세이초에게 있어 범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개인적인 선택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범죄이고, 다른 하나는 유전적 기질이나 사회적 압력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범죄이다. 이때 세이초는 정확히 전자에는 소설이라는 형식을, 후자에는 논픽션이라는 형식을 부여한다.
<미스터리의 계보>는 1967년 8월 11일부터 1968년 4월 5일까지 「주간 요미우리」에 연재된 것을 엮은 책으로 소위 논픽션으로 분류되는 책이다. 다만 단행본을 출간할 때는 주간지에 연재됐던 다섯 편의 이야기 '탈옥', '전골을 먹는 여자', '두 사람의 진범', '어둠 속을 내달리는 엽총', '여름밤의 연속 살인' 중에서 상대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두 편은 제외했다.
마스모토 세이초 전집은 안 사고 있는데, 책은 역시나 멋져 보인다. 언젠가부터 전집 욕심이 없어진지라, 이미 읽은 마쓰모토 세이초는 DMB 에서 나온 것들, 그리고, 이전에 같은 출판사에서 나왔던 단편컬렉션 정도.인데, 뭔가 여유로워지면 읽어야지. 하고 있었는데, <미스터리의 계보>는 좀 많이 땡긴다.
렌조 미키히코 <조화의 꿀>
2월 마지막 날. 남편과 이혼을 한 후, 어린 아들 케이타와 함께 친정살이를 하고 있는 카나코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유치원에 있던 아이가 벌에 쏘였다는 유치원 교사의 전화였다. 카나코는 친정아버지의 인쇄소에서 근무하는 직원 카와타와 함께 서둘러 유치원으로 향한다.
하지만 유치원 교사는 벌에 쏘인 할머니가 위급한 상황이라고 하면서 카나코가 카와타와 함께 와서 아이를 데려가지 않았냐고 되묻는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당황한 가족들은 경찰에 유괴 신고를 하고, 마침내 유괴범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자신이 케이타의 아빠라고 우기는 유괴범은 케이타를 자신에게 데려다 준 건 카나코이며, 몸값 따위는 필요 없다고 하는데…
유괴 미스터리. 렌조 미키히코의 소설은 가장 아름다운 꽃미스터리라는 <회귀천 정사> 정도가 좋았고, 나머지 작품은 딱히 추천할만큼은 아니었는데, <저녁싸리 정사>도 별로였어. 이번 책은 어떨까 모르겠다. 일단 이 더운 여름에 600페이지 넘는다니, 그건 좋다.
리 차일드 <61시간>
<61시간>은 마약 밀매업자들의 암투와 그들에 대한 응징을 큰 골조로 삼고 있지만 이 책이 담고 있는 진짜 메시지는 단순한 권선징악의 문제가 아니다. 작가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개개인이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과 의무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사회적 책임과 의무는 잘 모르겠고.. 어쩌다 잭 리처 시리즈를 읽게 되었을까나, 이런 싸우는 기계가 주인공인 마초 시리즈 따위.. 라고 하지만, 사실, 좀 좋아한다. ㄷ님 덕분에, g님 덕분에 잘 읽다가, 이번에 나온 <61시간>은 RHK에서 안 나오고, 오픈하우스에서 나왔다.
뭔가, 연휴동안 읽어야지, 싶어서 냅다 바로드림 했는데, 책띠도 아직 안 푸르고 있다. 'ㅅ';;
시간이 가면 갈수록,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라인업>은 진짜 진짜 사랑스럽다! <라인업>으로 소개 받은 잭 리처며, 찰리 파커며, 기존에 알았던 작가들도, 이렇게 돌아볼수록 더 좋다.
세라 워터스 <끌림>
1970년대의 여성 교도소와 영매의 세계를 배경으로 빅토리아 시대 여성들의 단면을 치밀하게 그려 낸다. 부유한 상속녀 마거릿과 사기죄로 감옥에 갇혀 있는 영매 셀리나의 미묘한 관계를 그리며, 감옥에서의 생활, 빅토리아 시대의 강신술, 성적 정체성에 대한 자각을 통한 사랑과 배신을 리얼하게 묘사한다.
예전 같았으면 마구 불뿜었을 세라 워터스의 신간. 정말 너무 좋아서, BBC 드라마도 다 챙겨 봤던 기억이 난다. 물론 이번에도 반가왔다! 무척! 보라 표지의 <끌림>의 책끈은 보라색일까나?
세라 워터스는 이야기도, 글도 캐릭터도 다 너무 좋기에, 굳이 '빅토리안레즈비언미스터리' 라는 카테고리로 저자를 규정하고 싶지 않다.
채드 하바크 <수비의 기술>
미국 작가 채드 하바크의 데뷔작. 2011년 아마존 올해의 책 1위에 선정되었다. 아마존 에디터들은 선정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야구 그 이상을 보여주는 진정한 야구 소설. 데뷔작이지만 너무도 자신감 있고, 조예 깊으며, 예측할 수 없고, 전적으로 기억할 만한 작품이라는 이유로 100권의 책 중 이 책을 1위에 올린다."
고등학교 때 야구선수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채드 하바크는 한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야구는 팀 게임이고, 팀 동료들은 일종의 가족과도 같지만, 필드 위에 선 선수들은 철저히 혼자다. 팀 동료들은 서로 믿고 지원해주지만, 중요한 순간 그들은 곤경에 처한 선수를 구할 수는 없다. 그것이 내가 야구에 매료된 이유다."
그는 이렇게 야구에 매료되어 야구를 소재로 <수비의 기술>을 썼지만, 이 작품을 꼭 야구 소설로 볼 필요는 없다. 청춘, 성장, 좌절, 재기, 절망, 희망, 우정, 사랑 등 다차원의 수많은 매력이 이 작품 안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책이 이야기하는 '수비의 기술'이란, 그 의미를 확장해보면, 인생의 그라운드에 느닷없이 찾아오는 위기를 수비하는 기술이다.
매 게임마다 승승장구하며 메이저리거로서의 장밋빛 미래를 꿈꾸다 어느 순간 송구를 할 수 없게 된 헨리, 지원한 로스쿨에 모두 떨어지고 빚만 남은 채 대학 졸업 후 갈 곳이 없어진 마이크, 느지막이 찾아온 어린 동성 연인과의 사랑에 고민하는 어펜라이트, 실패한 결혼 생활을 너무 일찍 겪은 펠라 등. 저마다의 이유로 상처 받고 아파하는 주인공들은 서로의 영혼을 채워주며 한 인간으로 성장해간다.
좀 길게 옮긴 책소개
롯데 개야구 보면서 야구 얘기 하기 싫지만 -_-; 그래도 일단. 아마존 올해의 책 1위, 야구 소설, 두툼한 분량( 분권이 하나라면), 멋진 데뷔작! 이래저래 꼭 읽고 싶은 책이다.
조너선 프랜즌 <인생수정>
소설은 한때 가부장적인 독재자였으나 이제는 파킨슨병에 걸려 힘없는 노인으로 전락한 앨프레드, 남편의 압제에 눌린 채 일 년 내내 크리스마스에 대한 희망으로 자신을 지탱하는 이니드 그리고 이들의 세 자녀로 이루어진 램버트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펼쳐지는 가족구성원 각자의 드라마에는 다양한 사회적 요소들이 자리하고 있다. 작가는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지닌 현대 미국 가정의 초상을 통해 21세기의 삶과 문화라는 거대한 캔버스 안에서 신자유주의, 소비 지향적 문화, 대학 사회의 비리 등을 광범위하게 분석하는 사회 소설적 면모를 보여준다.
<자유>의 작가 조너선 프랜즌의 책. 두껍다. <자유>도 중간 어디쯤인가 책갈피 끼워진채 어언... 다들 좋은 책이라고 하니깐, 좋은 책일꺼다.
그 외 관심 도서 및 구매 예정 도서 :
그리고,


이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