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에 걸쳐 책 두 권을 신나게 읽어내려 갔다.
나에게 똥을 주는 개야구 따위, 재미난 미스터리 두 권으로 날려 버릴 수 있었어 -_-;
리 차일드와 요네자와 호노부는 오랫동안 서재에서 이야기해왔던 작가들이고, 이번 신간도 이미 여러번 언급했더랬다.
요네자와 호노부는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던 <인사이트 밀즈> ( 모 일본 추리 카페에선 그 해의 소설 1위를 하기도 했지만 ) 는 너무 대놓고 재미만을 추구한듯 하여 별로였지만, (재미는 있다! 어쩌면 그 이상도!) 그 후에 소개되는 연작단편집들이 점점 더 마음에 들어진 케이스다. 이번 장편이 소재가 뜬금없다고 생각했지만, 그 이름을 믿었기에 기대했었다.
<부러진 용골>은 기사와 마술사, 영주와 왕이 나오는 12세기말 유럽 배경의 특수설정 (판타지 + 미스터리) '본격' 미스터리이다. 도대체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라 판타지도 좋아하고 미스터리도 좋아하고 요네자와 호노부도 좋아하지만, 시작이 그렇게까지 끌리지는 않았다.
근데, 재밌어! 특수설정 미스터리가 뭔가 한다면, 말그대로 특수한 설정을 끼워 넣는건데, 작가가 후기에서 들었던 <마법사가 너무 많다>의 마법이라던가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의 좀비 같은 설정이다. 이 책, <부러진 용골>에서는 기사와 마법사가 나온다.
영주의 딸이 화자인 것도 독특하고, 전개는 그야말로 눈을 뗄 수 없는 흥미진진함, 결말 또한 깔끔하고, 여운 남아 혹시 시리즈로 나오지 않을까 기대된다.
<61시간>은 잭 리처 시리즈.
한 겨울의 사우스 다코타에 늘 그렇듯 '우연히' 도착하여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잭 리처.
잭 리처 시리즈는 다 읽어왔는데, 흡입력 있고, 재미 있고, 남자 주인공 싸움머쉰인건 맞는데, 내가 왜 계속 읽는지 이유를 대라면 콕 집어서 말할게 없었다. 근데, <61시간> 보니깐 알겠다. 디테일 묘사가 출중하다.
정말 재미나게 읽었다. 그간 리 차일드의 책 중에서는 <원샷>이 추천되곤 했는데, <61시간>이 제일 재미있었다. (음.. <원샷>도 재밌고)
배경이 겁나 추운 사우스 다코타의 마을인데, ( 영하 3-40도 ) 리처가 한국의 겨울과 비교하는 깨알재미.
한 여름에 땀 삐질 흘리며 읽기에 씌원하지 않겠는가!
하나의 적을 상대로 주구장창 똑같은 패턴으로 람보처럼 싸우는건 좀 지루할 수도 있는데, <61시간>에서는 다양한 꺼리들이 책을 손에서 놓고 싶지 않게 한다. 뭔가 그 동안에 비해 잭 리처의 과거가 더 많이 풀린 것 같기도 하고. 처음에 리뷰 제목으로 하려고 했던 '싸우는 기계 잭 리처 vs. 동화속에서 나온 것 같은 사서 할머니' 였는데, 음.. 확실히 이 책에는 그 간의 잭 리처 시리즈와 다른 면이 있다.
여튼, 읽는 내내 추천하고 싶어 근질거렸던 두 권
리 차일드의 <61시간>과 요네자와 호노부의 <부러진 용골>
내일 저녁에 집에 다녀 온다.
간만에 제주 바람 킁킁 맡으며, 책도 읽고, 흑돼지도 먹고, 일도 하고, 잔소리도 듣고 ㅜㅜ , 회도 먹고, 그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