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니와 몬스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8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가이도 다케루의 시라토리 시리즈를 나는 꽤 재미있게 읽어왔다. 의학엔터테인먼트미스터리를 표방하는 의사출신 작가 가이도 다케루의 이야기는 때론 유머러스하고, 때론 전문가의 식견이 담긴 사회파 소설로 읽히기도 하며, 일본 드라마 특유의 아슬아슬한 과잉 감정의 카타르시스 또한 있다.

 

꽤 재미있게 읽어 온 정도였고, 딱히 내 취향의 이야기들은 아니었기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제목 '나니와 몬스터' , 그리고 책소개에 얼핏 나온 바이러스 이야기에 더더욱 기대치는 낮았다.

 

왠걸, 앞에 몇 장 읽자마자, 작년에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고 생각하는 다카노 가즈아키의 <제노사이드>에 필적하는 재미다.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더 분량이 많거나 아님 시리즈로 빼 줬으면 좋았겠다 싶은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다. 앞부분에 나온 '바이러스' 이야기는 '제노사이드' 와도 겹치는 부분이 있어 더 재미있게 본 것 같다.

전반부, 중반부, 후반부.그리고 각각을 잇는 솜씨 또한 절묘한데, 결말 부분이 0.5% 정도 아쉽긴 했지만, 더 읽고 싶은 마음이 강해서 그런 부분도 없지 않으니, 나는 이 작품의 흠을 잡을 수 없다.

 

그간 의학계의 정치를 비판해왔던 것에서 더 나아가 정치 비판. 그리고, 의익주의까지의 포부가 나오는데, 황당하면서도 납득되어 버린다.

 

바이러스로 시작된 이야기는 어떻게 끝날까? 그간 많이 봐왔던 바이러스가 주인공인(?) 영화나 소설들을 떠올려보라. 소설 속에서 비판하는 현실은 너무 낯익어 소름끼치지만, 소설로서의 이 이야기는 신선하다.

 

제목의 '나니와'는 가상 도시이다. 아마도 오사카를 모델로 한. '몬스터'는 뭘까? 이 작품에서의 '몬스터'는 과연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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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우는 세 권.

소설 두 권이랑 비소설 한 권이랑. 여행짐 이런거 아니고, 평소에.

집에도 읽을 책 많고, 샵에도 읽을 책 많고, 집과 샵은 고작 지하철 13분.

뭐 읽고 싶을지 모르니깐 세 권.

 

지금 가방 안에는

 

 

 

 

 

 

 

 

 

 

 

 

 

 

너무 무거운 책 (<디지털 치매> 같은 거) 은 놔두고 다니면서 읽지만, 가볍다고 네 권,다섯 권 넣으면 무거워짐.

그래서 베낭을 벗을 수가 없다.

 

 다카노 가즈아키의 신간 <K N 의 비극>

 

젊은 나이에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 자리에 오른 슈헤이는 새로운 맨션을 구입하고 아내 가나미와의 행복한 삶을 꿈꾼다. 그러던 어느 날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 가나미가 기뻐하며 남편에게 소식을 전하지만, 슈헤이는 불안정한 직업과 맨션을 구입하는 데 탕진한 재산 때문에 좀 더 여유가 생긴 다음에 아이를 갖자며 중절 수술을 제안한다.

가나미는 괴로워하면서도 마지못해 수긍한다. 그러나 이후 가나미에게 다른 여성의 의식이 나타나는 이변이 벌어지고 정신과 의사인 이소가이라 그녀를 돕기 위해 나서면서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이 급변한다. 과연 가나미에게 깃든 여성이 중절을 거부하기 위해 생긴 다른 인격인가 아니면 유령이 빙의한 것인가?

 

 

 

재미와 의미를 모두 챙기는 작가. <제노사이드>는 너무 재미있어서 두 번이나 샀다.( 근데, 읽고 싶어서 또 샀는데, 안 읽고 있;)

 

의학엔터테인먼트미스터리 작가 가이도 다케루의 <나니와 몬스터> 는 얼른 빨리 결말까지 봐버리고 싶은 책이다.

미스터리가 속속 나오니, 여름인가. 싶기도.

 

 

 

 

 

 

 

 

 

빈스 플린이 어제 날짜, 47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떴다. 2년째 암투병중이었다고.

하필 빈스 플린 사망뉴스 트윗 바로 아래 '미치 랩 언제 나오냐는' 트윗이 리트윗 되어 있었다.

RHK에서 준비중인 여섯번 째 미치랩이 곧 나올텐데. 아..

 

미치 랩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애너 보기 싫기도 하고.. 는 지금은 넣어두고)

빼놓지 않고 읽는 좋아하는 시리즈인데, 이제 더 이상 못 보겠구나.

 

건강하게 살자. 고 생각한다. (요즘 생각하는게 다 그 쪽) 47세. 45세 부터 투병했다고 하니. 사람 일은 모르는 거.

특히 생로병사에 관한건 말이다. 요즘은 나이는 숫자. 라는 말이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내 몸의 나이가 과연 내 나이일까? 훨씬 많을듯. 좋지 않아. 좋지 않잖아?

 

 

 

 

 

 

 

 

 

 

 

 

 

 

 

 http://newspeppermint.com/2013/06/18/counterclockwise/

 

 

 음식으로 젊어지기 위해 그녀는 굶고, 다이어트 하고, 독소를 제거하고, 장 청소를 하고, 딸기류와 좋은 지방을 가진 연어를 이용한 슈퍼차지 식단을 먹고, 최신 유행인 항산화 식단을 먹어봅니다. 운동으로 젊어지기 위해 그녀는 스트레칭을 하고, 역기를 들고, 단거리 경주를 하고 운동에 최적화된 구호를 열심히 외치는 수업을 두 개나 들어 봅니다.

 

그녀는 다양한 비타민과 약품들을 섭취하고, 의심스러운 효과를 주장하는 동양의 차를 먹어봅니다. 평온함과 낙관주의를 길러준다는 최면술사의 최면을 받아보고 그녀의 “올드 올디”라고 불렸던 할머니의 할머니가 100살이 될때까지 가족의 아침식사를 잘 차려 주던, 미래를 내다보던 분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이런 1년동안의 활동 후 그녀는 노화에 의한 문제의 70%는 인간의 노력에 의해 극복될 수 있으며, 실제로 자신의 생물학적 수치가 객관적으로 향상되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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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케 2013-06-20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빈스 플린이 세상 떠났군요. 미치 랩 시리즈 팬으로서 이거 참. 이런....이런 ㅜㅜㅜ

비연 2013-06-21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가벼울 땐 2권, 무거울 땐 1권인데... 아무래도 핸드백은 무거워서 힘들어요..;;
그래서 배낭을 구매할까 생각중입니다...
 
심플하게 산다 - 마음이 고플때가 아니라 배가 고플때 먹자

요즘 한가쩍다보니, 책을 그야말로 우걱우걱읽고 있다. 음식도 과식이 안 좋은데, 과독은 어떨까? 마음이 마구 살찌나?

여튼, 그 와중에 좋았는데, 페이퍼 한 번 못 쓰고 쓸려 내려간 책, 주창윤 <허기사회> 

눈치 챘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나의 가장 큰 화두는 '심플하게 살자'이다. '우아하게 살자' 이다.

심플하게 사는게 우아하게 사는 거. 라는 결론은 맘속으로 이미 내리고 있다.

 

잡동사니들과 과식..은 아닌 것 같은데, 늘 과잉포만감을 느끼며 힘들어하는 미련한 짓거리를 하고 있다.

반그릇만 먹으면 딱 좋을 것 같은데, 교육의 힘은 징그러워서, 밥을 남기지를 못하겠다. ㅜㅜ 누가 그러던데, 음식을 쓰레기통에 버릴래, 니 뱃속에 버릴래.

그러게 말이다.

 

여튼, 오늘 새벽에는 동생군과 함께 나오며, 터미널에 새로 생긴 '양평해장국' 에 가보기로 했다. 나는 소고기국밥, 동생군은 내장탕을 주문. 우리 둘은 어제 다섯시에 '비빔밥'과 '순대국밥'을 나눠 먹었고, 저녁에 나는 라면 1/4개 (에 계란 3개 ...응?) 동생은 라면 한 개를 먹었다. 그리고 오늘 새벽 여섯시 반경에 아침을 푸짐하게 먹은 것.

 

내가 먹은 소고기 국밥은 무가 채로 썰어져 있고, 고기도 듬뿍이었다. (익혀 먹는 무를 무지 좋아함. 갈비탕 무 좋아하는데, 요즘 갈비탕에 무가 없어!) 동생은 국밥의 정석대로 받침에 뚝배기를 기울여 국물까지 싹싹 먹고,  나는 식탐은 많지만, 위는 작아 (정말일까?) 금새 배불렀지만, 밥이랑 고기랑 무를 꾸역꾸역 먺고, 두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배불러 하고 있는 중이다.

 

<심플하게 산다> 에서 몸이 아니라 마음이 고파 밥을 먹는다고 했는데, 바로 다음에 읽은 <허기사회>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와서 옮겨둔다.

 

 

 

 

 

 

 

 

 

 

 

 

우리 사회는 두 개의 위장이 있는 듯하다. 인간의 위장처럼 음식물이 들어가면 '채워지는 위장'과 무엇인가 들어올수록 '비워지는 위장'. 전자가 시스템의 위장이라면, 후자는 정서의 위장이다.

 

우리 사회는 시스템이나 네트워크로 긴밀하게 채워지고 있다. 그것들은 체계적인 연결망을 형서하고 있으며, 무엇인가로 넘쳐나는 듯하다. 그러나 우리 시대의 정서는 허기로 가득하다. '과잉 속의 허기' '허기 속의 과잉' 이라는 모순이 우리 사회의 정서를 지배하는 중이다.

 

정신의학자 굴드는 탐식환자들을 심리치료하면서 왜 사람들이 먹는 것을 멈추지 못하는가를 탐구했다. 정신과 의사인 그에게 온 많은 환자는 사랑에 실패하거나 다른 사람이 몹시 미워서, 혹은 다른 여러 이유로 과식을 하고 탐욕스럽게 머거도 배가 고프다고 호소했다. 환자들의 탐식 기저에는 '무기력증'이 있었다. 식욕은 자신의 무기력증을 메우려는 시도다. 그러니 아무리 먹어도 탐식은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 사회는 탐식환자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것 같다. 우리는 이미 식탁에서 밥을 먹었다. 욕구는 해결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남아 있는 빈 밥그릇을 보면서 허기를 느낀다. 나는 이 마음들의 상태를 '빈 밥그릇의 허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욕구만 채우면 되는 동물이 아니기 때문에 채우고 싶어하는 욕망들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 욕망은 채워지지 않고 있어서 허기는 더 큰 허기를 야기한다.

 

허기에 관한 부분만 옮겨 놓긴 했는데, '빈 밥그릇의 허기' 에 대한 분석은 무척 흥미롭다.

 

역시나 요즘 읽는 책에 거의 공통적으로 나오는 이야기가 '힐링' 꺼져. 인데, 이 책에 나온 이야기들이 가장 공감 갔다.

드디어 베스트셀러에서 '힐링' 책들이 내려갔다는 이야기를 교보 류영호님 트윗에서 보았다. 힐링 다음의 트랜드로 '소설'을 점찍고 계시던데, '소설'이 되건, 뭐가 되건 '힐링' 이 내려갔다는 것이 의미심장.

 

'정리'와 '심플한 삶' '덜어내는 삶'을 이야기하는 '좋은' 책들이 계속 읽히는데, 이런 것들이 트랜드가 되지 않을까?

'욕망의 한계'에 부딪혀 '힐링'을 찾았지만, 쓸모없음쓰잘데기없음을 깨닫고, 그런다고 채워질 수 있는 욕망이 아니니, 행복하게 '살기 위하여' 그 다음으로 필요한건 '욕망 덜어내기' 혹은 '욕망 다듬기' 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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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모모 2013-06-20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독이란 말 왠지 멋있어요*.*
얼핏 보고 라면 1/4 끓이고 거기에 계란 3개를 넣으셨단 이야긴 줄 알았어요;@.@

하이드 2013-06-20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맞아요. 라면이 1/4개밖에 안남은게 있어서 그거 넣고 계란 3개 풀었어요. ㅎㅎ

무지개모모 2013-06-20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면에 계란을 넣은 게 아니라 계란에 라면을 넣으셨네요! +ㅇ+

하이드 2013-06-20 11:02   좋아요 0 | URL
근데 왜 라면이 1/4만 남아 있었는지는 미스터리 ^^;
 

무엇이 우리를 타인과 다르게 만드는가? 자아? 나는 자아라는 말이 버겁다. 영혼? 솔직히 그걸 부정하지는 못하겠다. 내 몸뚱아리를 보고 나라는 인간 전부를 파악할 수는 없을테니까. 하지만 영혼은 들을 수도 만질 수도 냄새를 맡으 수도 맛을 볼 수도 없다. 증명할 길이 없다. 그렇다면 취향이다. 내 영혼의 풍향계가 그 많고 많은 티셔츠 중에서 어느 하나를 고른다. 아무 계산도 없이 즉흥적으로, 그리고 한 인간의 인생이란 그런 선택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 그 때문에 톨스토이가 어딘가에 '취향이란 인간 그 자체다' 라고 쓴 문장을 읽으면 우리는 그냥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도 취향을 일종의 상표 같은 거라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많은 것 같다. 그렇게 공동체의 일반적인 취향을 좇아 경향이나 규범, 유행에 익숙해지면서 사람들이 자기만의 취향이라는 걸 영영 잃어버리고 있는게 아닌지 간혹 슬금슬금 걱저외다. 내 것이라고 생각한 취향이나 선호가 타인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는 또 어떻고? 사람들이 취향을 자신의 신분이라든가 경제력을 드러내는 액세서리 같은 걸로 여긴다는 거 안다. 하지만 그런 취향엔 도무지 감흥이 일지 않는다.

 

  김 경은 더 까칠해진듯하다. 맘에 들어. 장마가 온다고 했는데, 이른 새벽녘에 한참 쏟아지더니, 내가 나올 새벽무렵에는 다섯 발자국에 한 방울씩 맞을까 말까 하며 길을 나섰다.

 

 10시 문여는 날인데, 꽃시장까지 들러 왔음에도, 일곱시 좀 넘은 이른 시간에 문을 열었다. 신논현역이 아무리 일찍 하루가 시작한다고 해도, 이 정도면, 좀 빠르지? 으쓱.하지만, 나는 그 시간에 이미, 많은 출근하며 하루 여는 사람들 중에 하나일 뿐;

 

김경이 취향에 대해 이야기하니,

 

요즘 나는,

 

 

 

 

 

 

 

 

 

 

 

 

 

 

 

 

 

 

 

 

못난이 주의보,

너의 목소리가 들려,

한니발,

오펀블랙,

 

 

 

평가옥 물냉면을 한 번 먹기는 먹어야 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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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8 0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별족 2013-06-19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명훈의 '은닉'을 그런 관점에서(취향의 종합으로써의 인간이라는)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하이드 2013-06-19 10:37   좋아요 0 | URL
배명훈 작가 책 안 읽어봤는데, 재미있겠어요! 보관함 담아둬요. 감사합니다. ^^

2013-06-19 1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게,

당신이라는 존재는 언젠가 내가 읽었던 아픈 책을 같이 읽은 사람이다. 그 사람을 나는 당신이라고 부른다. 당신이 이미 읽은 어떤 책은 앞으로 내가 읽을 것이다. 달에게 먼저 전해진 이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들이 가능하면 당신을 한번쯤 환하게 웃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이 봄날 방을 구하러 다니거나 이력서를 고쳐쓸 때, 나 혼자구나 생각되거나 뜻밖의 일들이 당신의 마음을 휘저어놓을 때, 무엇보다 나는 왜 이럴까 싶은 자책이나 겨우 여기까지? 인가싶은 체념이 당신의 한순간에 밀려들 때, 이 스물여섯 편의 이야기들이 달빛처럼 스며들어 당신을 반짝이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아껴 읽고 싶었는데, 단숨에 읽어버렸다.

 책 읽는 컨디셔이 아주 안 좋은 날이라도 이야기에 몸을 맡길 수 있을 것 같은 책이었는데, 독서 컨디션이 '상'쯤은 되는 오늘 재미있어서 야금야금

 

 선물하고 싶은 사람이 몇 떠오른다.

 

 

 

 

 

 

 

 

 

 

당신이란 존재는 책을 같이 읽는 사람.

아직 안 읽은 책은 앞으로.

 

스물 여섯편의 이야기에 한번쯤 환하게 웃었으면 좋겠다고 작가는 말하는데, 스물 여섯번 환하게 웃었다. 짠해서 웃고, 아련해서 웃고, 웃겨서 웃고, 슬퍼서 웃고, 아쉬워서 웃고, 슬퍼서 웃었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는 '미스터리' 한국 작가의 책은 잘 안 읽는다. 고 생각했는데, 얼마전 문득, 책을 가장 열렬히 읽었던 고등학교 때는 한국 작가 책을 많이 읽었던 것이 떠올랐다. 때가 바로 신경숙, 공지영, 공선옥 등이 나오던 시기이다.

 

시간이 많이많이 지난 지금, '너무' 가까워서 싫다. 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니 꼭 그런 것만도 아니었나보다.

 

명랑으로, 아니 명랑으로만 세상 끝까지 헤쳐나갈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꽤나 명랑한 기분이다.

 

하루종일 잔뜩 찌푸린 하늘을 보며 비를 기다린다. 장마를 기다린다.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은 '화요일'이다. 그래봤자 새벽에 나와서 아침에 들어가곤 하지만,

비가 많이 내리면, 그러니깐 '게으름뱅이 자기 좋으라고' 빗소리 주륵주륵 나면, 안 나와도 되는 날이다.

 

어제도 하루종일 사람이 없더니, 오늘도 하루종일 사람이 없어 내일은 또 새벽에 나오지 싶다.

 

비오는 날에는 왠지 꽃을 사고 싶은데, 나만 그런가?

한송이씩 투명 비닐로만 포장해서 출근길 사람들에 들려주고 싶다.

 

알라딘 중고샵 가는 길에 블랙스미스가 있다. 한 번도 안 가봤는데, 오늘 중고샵에 가다가 브런치를 한다기에 들어가봤다.

늦은 아점. 커피도 나쁘지 않고, 화이트 소시지, 치즈가루와 허브 소금이 뿌려진 감자튀김, 핫케잌 두조각, 베이컨 한 조각

에 말도 안 되게 싸다!

 

 

 

 

 

 

알라딘 서재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다 '당신'이란 생각을 했다.

같은 책을 읽은 사람, 같은 책을 읽을 사람. 당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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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3-06-18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경숙씨 소설은 깊은 슬픔과 외딴방이 저에게는 제일 좋았던거 같네요. 그후로는 뭐...좀 그래서 신간이 나왔다고 해도
별 관심이 가질 않았는데 스물여섯번 미소짓게 만든 이 책이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

하이드 2013-06-18 08:25   좋아요 0 | URL
저도 '깊은 슬픔' 이 가장 좋았던걸로 기억하고 있지만, 다시 보지 않는한 내용은 가물가물하지만요. ^^ 저의 한국작가 알레르기를 생각해볼때 이렇게나 좋았다면, 아무개님에게도 추천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노란곰 2013-06-18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너무 좋아요~~^^* <엄마를 부탁해>가 초대박을 친 이후로 담 작품을 기대했는데 의외로 힘을 빼고 낸 라디오사연같은 작품이었어요. 잡자마자 읽고 선물해버렸는데 가끔 생각이 나네요. 요즘 무거운 책들만 읽었더니 일상 이야기들을 업신여긴것같아요.ㅠ 전 브레히트 부분과 두 할머니 이야기가 젤 좋았어요^^

하이드 2013-06-19 08:50   좋아요 0 | URL
어떤 책인지 모르고 읽기 시작했다가 첫 에피소드 젊은 목사와 스님 이야기부터 빵 터졌다죠. ㅎㅎ 전 미국 간 동생 J 대신 엄마랑 전화하는 딸 이야기도 좋았고, 브레히트 나오는 거 ㅡㅜ 뱀 먹은 이야기, 등등 아, 좋은 이야기들이 정말 많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