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우리를 타인과 다르게 만드는가? 자아? 나는 자아라는 말이 버겁다. 영혼? 솔직히 그걸 부정하지는 못하겠다. 내 몸뚱아리를 보고 나라는 인간 전부를 파악할 수는 없을테니까. 하지만 영혼은 들을 수도 만질 수도 냄새를 맡으 수도 맛을 볼 수도 없다. 증명할 길이 없다. 그렇다면 취향이다. 내 영혼의 풍향계가 그 많고 많은 티셔츠 중에서 어느 하나를 고른다. 아무 계산도 없이 즉흥적으로, 그리고 한 인간의 인생이란 그런 선택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 그 때문에 톨스토이가 어딘가에 '취향이란 인간 그 자체다' 라고 쓴 문장을 읽으면 우리는 그냥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도 취향을 일종의 상표 같은 거라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많은 것 같다. 그렇게 공동체의 일반적인 취향을 좇아 경향이나 규범, 유행에 익숙해지면서 사람들이 자기만의 취향이라는 걸 영영 잃어버리고 있는게 아닌지 간혹 슬금슬금 걱저외다. 내 것이라고 생각한 취향이나 선호가 타인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는 또 어떻고? 사람들이 취향을 자신의 신분이라든가 경제력을 드러내는 액세서리 같은 걸로 여긴다는 거 안다. 하지만 그런 취향엔 도무지 감흥이 일지 않는다.
김 경은 더 까칠해진듯하다. 맘에 들어. 장마가 온다고 했는데, 이른 새벽녘에 한참 쏟아지더니, 내가 나올 새벽무렵에는 다섯 발자국에 한 방울씩 맞을까 말까 하며 길을 나섰다.
10시 문여는 날인데, 꽃시장까지 들러 왔음에도, 일곱시 좀 넘은 이른 시간에 문을 열었다. 신논현역이 아무리 일찍 하루가 시작한다고 해도, 이 정도면, 좀 빠르지? 으쓱.하지만, 나는 그 시간에 이미, 많은 출근하며 하루 여는 사람들 중에 하나일 뿐;
김경이 취향에 대해 이야기하니,
요즘 나는,




못난이 주의보,
너의 목소리가 들려,
한니발,
오펀블랙,

평가옥 물냉면을 한 번 먹기는 먹어야 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