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건강한 식생활의 기쁨을 잘 모른다. 게다가 음식이 너무 '꾸밈이 없다'는 이유로 과한 손질을 해서 자연스러운 맛을 해친다. 요리 자체가 맛있고 상차림까지 완벽하면 많은 양을 먹지 않아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몇 입만 먹어도 충분하다. 양이 아닌 질이 우리를 만족시키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포만감은 양이 아니라 질에 의해서, 즉 음식의 질과 음식을 먹는 장소의 질, 그리고 음식을 먹을 때 우리 마음 상태의 질에 의해서 좌우된다.
저녁때 집에 들어가면서 무언가를 먹는 것은 꼭 배가 고파서 먹는 건 아니다. 한동안 편의점 도시락을 사가서 먹었더랬는데, 다음날 아침에 속이 불편해서 (편의점 도시락, 감자칩 - > 속 불편함) 나이가 들었나, 편의점 음식이 안 좋나 (좋을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끊었다.
역시, 그건 '습관' 이거나, 몸이 배고픈게 아니라, 마음이 배고파서일지도 모르겠다. 아임 스틸 헝그리, 돈 더 벌어야 하는데, 허기진 마음이 몸에 좋지도 않은 음식들을 좋지도 않은 시간에 꾸역꾸역 몸에 밀어넣게 해서 마음을 마비시키게 하는거다. 잠 오게 해서. 그럴꺼야, 그런걸꺼야.
그렇다면, 마음이 배부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지만, 난 밤에 집에 들어가 책을 볼 때면, 꼭 뭔가 먹고 싶다.역시 '습관'의 문제인거다.
예전에는 많이 먹었다 지금은 잘 못 먹게 된 것들이 있다.
첫째는 술. 안 먹으니 준다.
둘째는 닭. 공장식 사육에 대한 글을 많이 보다보니, 옴짤달싹 못하는 공간에서 촉진제 맞아가며 사육되는 닭을 죽인 음식을 먹기 싫어졌다. 닭이 먹고 싶다가도 그 닭이 어떻게 키워졌나를 생각하면 먹기 싫어지는 것. 계란도 요즘 '동물복지 인증' 마크 있는 제일 비싼 계란 사 먹고 있다.
"포만감은 양이 아니라 질에 의해서, 즉 음식의 질과 음식을 먹는 장소의 질, 그리고 음식을 먹을 때 우리 마음 상태의 질에 의해서 좌우된다. " 고 하는데, 음식의 질 뿐 아니라, 마음의 질, 장소의 질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이 나이 먹도록 좋아하는거 많이 먹었으니, 이제는 몸이 좋아하는, 몸에 좋은 걸 먹는 걸 '선택' 하자. 라고 마음 먹는다면,
못 할것도 없을 것 같긴 한데 말이다
식탐이 아닌 몸을 만족시켜 주는 것을 먹자.
대부분의 사람은 불안하거나 지루하면 음식을 먹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