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살만한건 이거 한권뿐이라는..

 

 

 

 

 

내 손이 꽤 작음에도 불구하고, 한 손에 들어오는 책.
뒷장이 살짜그니 비춘다는 단점
글씨는 생각보다 꽤 크다는 장점

무엇보다도 가벼워서 한번에 세권씩도(욕심욕심- ) 가뿐하게 넣어 다닐 수 있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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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8-05-08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책 가볍고, 작고 이런거 좋아요.
책을 너무 폼나게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blanca 2008-05-08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제 눈엔 하이드님 손이 먼저 들어온다는 것^^ 메니큐어 색깔도 넘 신비하고 손도 넘 이쁜데요^^

Mephistopheles 2008-05-08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손등이 손등이.....(중략) 되부렸어요=3=3=3=3=3

딸기뿡이 2008-05-25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살 게 이거 한 권 뿐이더라고요. 더 많았으면 하고 바랐는데. 페이퍼북 사진 제 블로그에 올려도 될까요? ^^

하이드 2008-05-26 14:06   좋아요 0 | URL
넵 ~ 출처 달아주시면 고맙구요:)
 

미야베 미유키와 관련하여 수많은 포스팅을 했으나, 미야베 월드가 부지런히 나오는 관계로, 조금 이른 미야베 미유키 업데이트를 해본다. 미야베 미유키는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에 재능을 보이는데, 미야베 미유키의 열렬한 팬들은 각기 취향에 맞는 장르를 골라가며 전혀 다른 모습이 미미여사를 즐길 수 있다.

최근부터 거꾸로 돌아가본다.

I. 미야베 월드 2막 - 시대물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가 쓰는 시대물이다. 
 가장 화려하고 기괴한 에도시대. 를 배경으로 쓰는 미야베 미유키의 시대 물은 비슷한 장르의 같은 시대를 그리는 소설(추리) 들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다른 세계관과 가치관을 가진 에도시대의 인정人情을 멋진 솜씨로 그려내어 '역시 미야베 미유키!' 무릎을 치게 만든다.

<외딴집>의 배경은 에도시대. 등장인물은 약간 모자라서 이름도 '바보' 인 소녀이다. 주인공의 성격상 치밀한 심리극이 연상되기도 한다. (왜 정신병자나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잔혹한 현실이야기 같은거) 미미여사에게 항상 감탄하고, 존경하는 것은 그녀의 인간에 대한 관찰력이다. 나는 그것이 보편적인 것이라, 나를 그녀에게 빠지게 한 소위 말하는 사회파 추리소설들의 수명이 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보편적이며서 동시에 시대적인것이였다. <외딴집>이 정말 잘 빠진 에도시대 사회파 추리소설이라면,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는 혼조 후카가와라는 마을에 전해져 내려오는 일곱가지 기담을 주제로 하나씩 이야기를 풀어가는 단편들이다. 추리보다는 기담이다. 그 시대여서, 그런 이야기들이여서, 비슷한류의 <음양사>나 현대가 배경이지만 <꽃밥>이라던가 하는 단편들이 떠오른다.

II. 단편 혹은 하나의 긴 이야기


장편과 단편을 모두 잘 쓰는 작가는 흔치 않다. 미야베 미유키는 장르뿐만 아니라, 장편과 단편도 호평을 받으며 넘나든다. <쓸쓸한 사냥꾼>은 헌책방 주인인 할아버지와 손자가 만나는 미스테리한 이야기들이 모인 단편집이다. 헌책방이 배경이고 할아버지 탐정에 손주 왓슨까지.. 소재는 일상의 미스테리들. 이쯤되면, 소개만으로도 구미가 당기는데, 역시나 어느 단편 하나 빠지지 않고 재미있다. <나는 지갑이다>는 그녀의 대작 <모방범>을 쓰기전의 단편집이고, 지갑이 주인공이고, 지갑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지갑들 이야기가 모여서 하나의 사건을 구성해나간다. 초기작품이고, 꽤나 실험적이고, 어설픈면도 없지 않지만, <모방범>의 전신이 되는 작품이라는 점. 각기 다른 이야기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꽉 짜인 플롯(미미여사는 플롯의 천재!) 이라는 점에서 싫지 않은 단편집. 마지막으로 <스텝파더 스텝>은 프로도둑과 쌍둥이 형제의 에피소드가 나오는 단편집. 처음 오쿠다 히데오를 읽었을때의 배꼽빠지는 포스를 전혀 예상치 못하게도 미미여사에게 느낄 수 있었던 책이였다. 미미여사스럽지는 않지만, 책의 재미만은 단연코 빠지지 않는다.

III. SF? 초능력? 마술사?



 

 

 

나랑 가장 안 친한 류의 책들인데,
게임매니아인 미야베 미유키는 소니의 유명한 게임(이라고 해봤자 나는 모르지만) 인 ICO를 소설로 쓸 정도이다.

<레벨7>은 사실, SF도 초능력도 마술도 그 비슷한것도 아니지만, 선전, 마케팅만은 SF적이다. 막상 소재는 구태의연하기 그지없다나 뭐라나.

<드림버스터>는 꿈 속에 나오는 흉악범 이야기. 열여섯 소년이 주인공인, 그야말로 일본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이 눈 앞에 어른거리는 내용이다. <브레이브스토리>는 책으로는 읽을엄두 안나지만, 만화로, 소설로, 애니로 꾸준히 재생산되는걸 보니, 미미여사 금단증상이 일어날때 읽으려고 놔둔 보험같은 책이다. 일단은. <용은 잠들다>는 초능력소년이 나온다. 미미여사의 책들은 다른 장르의 다른 플롯의 다른 시대의 다른 이야기들인데, 같은 느낌이 든다. 미야베 미유키 특유의 느낌. 내용도 가물가물할 때 많은데, <용은 잠들다>는 재미없게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많다. 일단 '읽지 않아도 되는 리스트 중에서 그래도 읽을만한' 정도라고나 할까. <마술은 속삭인다> 에서는 마술사가 나오고, 최면에 대해 나오는데. 뭐랄까.. 자극적이고 재미있을 것 같은 시작과 책뒤표지에 낚이게 되는 보통의 소설이다. <이코>는 나랑은 다른 감수성을 지닌 동생이 좋아하는 책이다. 게임속에 들어가서 왕녀를 구해나오는 어쩌구 하는 책인데, 엄청시리 두껍고 개인적으로 지루했다.

IV. 시리즈물


미야베 미유키의 또다른 시리즈물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시리즈가 계속 나올는지도 모르겠다. 번역된 것중의 유일한 시리즈물로 '스기무라 시리즈' 인 <누군가>와 <이름없는 독>은 정 가는 소설이다. 아동문학 편집자 출신에 대재벌의 첩의 딸과 결혼해서 대재벌의 기업체 한 구석에서 사보를 만들고 있는 스기무라상이 주인공. 
지극히 평범한 탐정 ( 부인이 대재벌 첩의 딸인데, 그것이 어째 평범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긴 하다만) 의 이야기들이 괜시리 정이가서 말이지. 
미스테리가 강하다거나, 감동이 강하다거나 하는 것은 아닌데, 문장 하나하나가 스기무라와 스기무라를 둘러싼 인물, 배경들을 어찌나 잘 나타내주는지. 정이 가는 시리즈다.  

V. 사회파 추리소설

 

 

 

 

분명히, 미야베 미유키는 어떤 장르를 쓰건 사회파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 하지만, 그것 자체가 소재인 것은 위의 소설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가장 좋아하는 탑3이기도 하다.

<이유>에서는 두꺼운 양과 엄청난 플롯과 부동산에 대한 이야기.
<모방범>에서는 두꺼운 두꺼운 두꺼운 양과 인간에 대한 그 심리에 대한 집요한 관찰.
<화차>에서는 신용카드 문제, 고독하고 출구없는 여자의 절망. 

VI. etc.  

쓰다보니 남게 된 두 권.
<대답은 필요없어>는 역시 단편집인데, 읽을맛이 안나는 단편집. 미미여사의 단편집이라고 믿고 싶지 않아! 라고나 할까.
<스나크 사냥>은 나쁘지 않았다. 짧은 글에 너무 많은걸 넣으려고 했던점을 제외하면 말이다.

 

 

미야베 월드.. 나오는대로 열씸히! 사고, 읽고, 리뷰하고 있으니깐,
이대로 쭈욱- 쭈욱- 인기 있는것도 , 없는것도 계속계속 나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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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8-05-07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지니아..던가? 그것도 미미아줌마 책인거로 기억하는디요.
근데 젤 첨에 나온 저 시대물...빨리 읽어야되는데말이죠. 작년말에 사서 집어넣어뒀는데 그 앞으로 책탑을 두개나 쌓았다가 엊그제 방정리하면서 겨우 책 표지를 발견했다는;;;;;;

chika 2008-05-07 13:32   좋아요 0 | URL
ㄴ ㅑ ~ 유지니아는 온다 리쿠 아줌마 책이었어요! 호곡~ OTL

하이드 2008-05-07 14:34   좋아요 0 | URL
유지니아.. 작년 여름에 읽고 별 두갠가 한개 줬잖아요. ㅋㅋ 온다리쿠 아줌마.

Beetles 2008-05-15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딴집 읽고 있어요...제가 하이드님덕에 미미여사 팬이 됐잖아요...

몽당연필 2008-05-21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딴집 읽었는데요. 느낌이 무척 색다르더군요. 미미여사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었답니다.
 
Cafe 한 사람을 기다리다
구바도 지음, 강현정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내가 대만의 연애에 대해 쥐뿔이라도 아는 것은 아니지만... 대만식 촌스러운 연애.라는 개념이 머리에 박힌 것은 아마 대만드라마들 덕분일 것이다. 특히 <꽃보다 남자> 제법같이 매니아를 갖추고 있는 드라마이지만, 나는 그것에 적응하는데 실패한 경험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Cafe 한 사람을 기다리다. 라는 책을 알게 된 것은 어느 카페에서였다.
카페 안에 나무도 한 그루 있고, 책들도 있고, 스케치북과 색연필도 있는 밝은 분위기의 카페였다.
넓은 책상 앞에 자리잡고, 그 앞에 있던 책의 제목을 훑다가 발견한 책. 한두장 읽어보고, 집에 돌아와서 주문했던 책이다.

이번에 읽기 전까지는 대만작가의 소설인지 몰랐다. 책소개를 보려 들어가니 대만의 귀여니.. 라는 말이 있어서 정말 허걱스러웠던 것을 빼면 ( 귀여니에 대한 나의 거부감은 그만큼 크다.이 책의 작가인 구바도가 인터넷 소설 작가라서, 아마 귀여니랑 비교한듯?) 그럭저럭, 대만드라마에 대한 짧은 기억을 떠올리며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한 사람을 기다리다' 라는 이름의 카페가 있다.
고등학생인 리쓰잉은 칭화대학 앞 '한 사람을 기다리다' 라는 이름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저위'라는 다이아몬드같은 남자에게 반하게 되고, 알버스라는 레즈비언계의 전설같은 바리스타에게 커피를 배운다.
괴짜 사장님이 있고, 그 까페를 찾는 괴짜 손님들도 있다.
카페를 찾은 또 하나의 인연은 아터. 아터는 투명한 물과 같은 남자이다. 주변의 기이한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남자다.

그들의 알콩달콩한 이야기가 카페와 대학을 배경으로(고등학생인 리쓰잉이 대학에 들어간다.) 이루어진다.
스토리도 그럭저럭이었지만, 독특한 인물들과 카페 배경. 커피 소품이 맘에 들었던 책이다.

정말이지 내가 평소에 읽는 소설과는 거리가 멀어서 (나는 이 책의 작가이름을 보고 왠지 포루투갈일꺼라고 생각했고, 앞의 한 두장을 읽고, 카페가 배경인 이미지즘이 있는 소설일꺼라고 생각했다. 완전히 틀려버렸지만..) 처음엔 좀 부끄러웠지만,
이런 정직하고 유치한 연애이야기는 일단 시작만 하고 나면,  하기에도, 듣기에도 재미있다는 미덕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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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디아의 비밀 일공일삼 1
E. L. 코닉스버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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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클로디아의 비밀이라는 이 책 안에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멧 뮤지엄, 미켈란젤로의 천사상, 갑부 할머니, 가출, 미스테리, 남매...

이런이야기들이 나온다.

가장 우아한 가출장소.
맏이인 클로디아는 집에서 자신을 잘 안 알아준다고 생각하고,가출을 결심, 계획한다.

그녀, 가출의 파트너는 남동생 제이미이다.
클로디아는 계획하고, 제이미는 돈을 댄다.

이 남매는 세상에서 가장 큰 미술관중 하나인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 머물게 된다.
'이왕이면, 가출이 유익하도록, 이 미술관 안의 모든 것을 배우고 나가는 거야' 라는 클로디아의 결심은 천사상을 만나는 순간 바뀐다.

미켈란젤로의 것일지도 모르는 천사상이 어느 경매에선가 고작 225불에 구매되어 미술관에 전시된다.
천사상을 본 클로디아는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감동을 받고, 천사상의 비밀을 밝히겠다고 결심한다.

이 책은 미스테리는 아니다... 굳이 말하지면, 가출소설? 가출 서바이벌북? 
남매가 드디어 한 패가 되는 순간. 택시를 버스를 타고 싶어하는 클로디아에게 40블럭 이상을 걸어갈 것을 주장하는 재무관리 제이미. 

밤이면 16세기 공주침대에서 잠을 자고, 중앙분수에서 목욕을 한다. 

이야기는 갑부 할머니의 시점의 액자식 소설이다. 물론, 이 갑부 할머니와 남매는 만나게 된다.
각자의 비밀을 나누는 시간. 
가출후 달라진 클로디아로 돌아가고 싶었던 클로디아는 

오래오래 간직할 비밀을 가슴에 안고 새로운 클로디아로 제이미와 함께 롤스로이스를 타고 귀가한다.
모험은 비밀을 만들고 비밀은 일상의 활기와 꿈을 만든다. 

보는내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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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5-03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네꼬님 페이퍼로 알라디너들의 관심이 집중된듯 해요.ㅎㅎ

하이드 2008-05-03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넵, 네꼬님 페이퍼 보고 샀지요..

네꼬 2008-05-05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출 서바이벌북". 하하하하. 내가 좋아하는 표현!

하이드님이 읽으실 거라기에 아주 기대기대였어요. 저는 그냥 소개만 해놓고, 리뷰는 잘 쓰는 사람들이 쓰게 하려는 수작이 제대로 통하고 있군요. (흐흐흐~) 저는 클로디아가 16세기 공주침대에서 자는 설정이 아주아주 맘에 들었어요. (그런데 막상 누우니까 냄새가 너무 난다는 이야기도 완소.) 아아, 나는 가출을 하면 어디로 가나. 혹시 제가 가출하게 되면, 이 서재에 와서 한 이틀 신세져도 될까요?

: )
 

엊저녁, 회사에서 버리려고 내둔 잡지 묶음을 지나치다가 '행복이 가득한 집' 이라는 잡지의 커버에 실린 눈을 끄는 '서재' 라는 단어. 어찌나 눈에 쏙 들어오는지.. ^^ 잡지를 가지고 사무실로 돌아와 '21세기의 서재, 선비의 풍류에 젖어들다' 라는 기사를 스크랩해왔다.

 꽤나 즐겨보는 잡지인데, 
 읽을거리가 쏠쏠하다.

 내가 스크랩해온 기사가 있는 건 몇월호인지 모르겠네...

이 기사에서 참조한 책들은

외에 알라딘에서 검색되지 않는

[서재, 지식과 교양을 디스플레이하다]와 [나무로 빚은 예술 나무 공예]라는 책이 나와 있다.

 

 

 



서재에 대한 로망이야, 두말하면 잔소리인데,
요즘 보는 드라마 '아츠히메' 에서 주인공 아츠히메가 당대의 여자답지 않게 사서읽는 것을 좋아한다. 화려한 가운데의 정적인 서재장면이 많이 나와 동양의 서재에 대한 관심의 불씨가 지펴졌는데, 이렇게 재활용통에서 구해낸 기사라니~ 흐믓~

우리 집에는 무엇이 있나
서가에는 만 권 서책이 꽂혀 있네
맹물 마시며 경서를 읊조리노니
이 맛을 어디에 견줄까
                       이하곤(1677~1724) <독서유감>中

기사는 선비의 풍류를 참고 삼아 만든 21세기 서재이다.




테이블 위에 깔 아 놓은 왠지 피크닉 분위기 나는 패브릭과 동양적인 티매트도 보기 좋다.
에르메스 테이블웨어라는데, 티팟과 푸드트레이, 찻잔과 접시가 너무 쌩뚱맞게 따로 떨어져 있다.
다만, 동양과 서양이라는 시도는 좋다. 이 서재의 컨셉은 '소통'이란다.

내가 생각하는 서재에 필요한 것은 햇빛 가득 들어오는 창문, 책 가득찬 책장,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의자, 가끔 레오와 말로와 함께 바닥에 딩굴수도 있는 카펫, 커피잔이나 티잔이나 와인잔을 올려둘 수 있는 작은 테이블 정도였는데, 이런 류의 좌식 테이블.. 나뭇결이 살아 있는 .. 도 운치있고, 독특하다. 아빠집에도 비슷한 테이블이 있긴한데, 거실.. 예전에 방콕의 제이의 집에 갔을적에 인도네시아에서 가져온 정말 죽이는 테이블과 의자... 접시를 놓으면 기운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그런 치명적인 단점조차 무시할 정도로 멋졌더랬는데 말이다..


"서책은 내 목숨과도 같다. 책과 두루마리가 소략하지만 또한 고심 속에서 나온 것이다. 대개 거두어 보관함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 특히 돌아가신 아버님의 필적은 더더욱 공경하고 중히 여겨야 할 것이다. 그 책 끝의 자잘한 기록을 살펴 하나하나 싸고, 다른 이에게 빌려주면 안 된다. 책자와 글씨는 늘 잃어버리기 쉬우니 십분 조심해서 상자에서 꺼내지를 말아야 한다. 한번 나왔다가는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 - 소치 허유(1809~1892)의 유언 중.

인테리어 서적들에 나온 서재 아이디어에 허거덩하는 경우가 많다. '분명 이 기자는 책이라고는 잃지 않는 기자일꺼야, 쳇' 하게 만드는 기사들 ^^a  여기도 역시나 '옛 선비들이 책을 차곡차곡 눕혀 쌓아두었는데, 이 책수납법이 요새도 유용하고, '장식효과'도 뛰어나며, 책 몇권만 쌓고 그 위에 화병이나 탁상시계 등의 소품을 올려 놓으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데커레이션이 된다' 는 망언이;;

무튼, 위와 같은 사방탁자는 우리집에서도 별 생각없이 자리 차지하고 있는 녀석들인데,
뒤의 벽지 색감이 다 드러나니 멋지다! 책수납에 역할을 많이 하지는 못하겠지만, 책 꾸역꾸역 처넣어 놓은 책장을 거실에 내 놓기 민망하니(아는 사람은 다 안다. 위태롭게 책이 막 흘러나오는듯한 나의 거실의 책장을 -_-;;) , 이와 같은 사방탁자를 이용하면, 최소한의 수납과 디스플레이에 좋을 듯하다.



이 서재에서 맘에 드는건 햇볕이다.

"앞으로는 호수의 풍광을 안고, 뒤로는 언덕을 짊어지고, 오른쪽으로는 붉은 벼랑이 솟아 있고, 왼쪽으로는 모래가 띠를 두르고 있다. 벼슬살이의 부귀영화는 귓전을 스치는 새소리가 되었을 뿐이고, 이곳의 아름다운 언덕과 골짜기에서 만끽하는 즐거움은 깊어만 간다. …산골짜기 사이를 이리저리 거닐어도 보고, 그림과 서책은 찾아서 보고 읽는 즐거움으로 만족한다. 아아! 이 또한 자신의 뜻에 맞는 일이니, 세상 바깥의 무엇을 그리워하겠는가!" 서애 유성룡(1542~1607) 의 <서애집>中

여기도 역시 사방탁자.. 뒤의 저 낮은 장롱같은건 책장이겠다. 개인적으로 책이 보이는 책장을 선호하는지라 패스-



무슨 한복디자이너 서재쯤 되는걸까? 
욕심나는 옷감들이 있다. (흰색테이블은 알레시란다.)
사방탁자위의 패브릭 박스들은 비싸서 침만 흘리던 것들인데, 이렇게 보니, 정말 예쁘다!
뒤에 있는사방탁자아랫칸에 가로로 놓인 커다란 책들은 좋아보인다. 책꽂이에 안 들어가는 책들 책장에 자리 많이 차지하며 누워있는데, 사방탁자에 들어가는지 시도해볼일이다.

 




 책이 많다는 이유로 가장 맘에 든 서재

"방 안에는 책꽂이 두 개를 놓고 책 천삼사백 권을 꽂아놓는다.<주역집해> <모시소>와 고서 명화, 의약에 대한 설명서, 그리고 초목과 새의 계보와 거문고 악보 등에 이르기까지 빠진 것 없이 갖춘다. 책상 위에는 <논어>한 권을 펼쳐놓고 곁에는 질 좋은 화리목으로 만든 탁자를 두는데, 위에는 도연명, 두보의 시 등을 올려놓는다. 책상 아래에는 오동으로 만든 향로를 하나 놓아두고 아침저녁으로 옥유향 한 판씩을 피운다." 다산 정약용(1762~1836)의 <은자의 거처>中

사진에 꽂혀있는 책들은 외국 서점의 여행/음식 섹션을 가지고 온듯하다. -_-a

무튼, 앞에 있는 평상이 맘에 든다!! 보료는 0.1초쯤 맘에 들었으나, 보관이나 관리가 힘들것 같아 급포기. 적당히 푹신하게 깔아 놓고 이쁜 패브릭으로 마무리한다면, 그야말로 옆으로 기대 누워 혀에 침발라 책 넘기는 선비(?)의 풍류를 즐길 수 있을듯..

군데군데 삑사리가 없는 건 아니지만, 까칠한 책에 집착하는 나 같은 독자를 만족시키는건 아마도 미션임파서블..이겠지만,  이런 기사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뒤에 서양의 서가에 대해서도 두피정도 더 있는데, 샤넬의 수장 칼 라거펠트가 독서광인데, ( 다이어트광인줄만 알았지.-_-a)  소장하는 책이 23만권이래나 뭐래나. 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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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08-05-01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잼있게 읽었어요^^ 저도 '나만의 서재'가 영원한 로망인데...지금은 계속 쌓이는 책들을 기증하고 팔고 다 없애고 있다는...좁은 공간 때문에요-..- 넘 슬퍼요.

하이드 2008-05-01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열심히 쓴 글에 댓글 달리면 기뻐요- ^^ BLACA98님~ 저도 한 번 안 읽을 책들은 다 배출(?)하고 있는데, 책읽는 속도가 책사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계속 포화에요;;

조선인 2008-05-02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비주얼은 근사한 서재들인데, 수납은 정말 꽝인데요. 그래서 패스~

하이드 2008-05-02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약용 서재는 괜찮지 않나요? ^^ 사방탁자(이번에 처음 안 단어)는 서재 외의 공간에 좋아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