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참 빨리 간다는 생각이 든다.  
쪽잠(한 번에 두 시간씩 세 번 나누어 잠) 자던 시기가 있었는데, 일 시작하니 그래도 한 번에 다섯시간씩은 잔다. 그러다가 어제는 거의 하루를 통째로 잘 기세로 자버려서 컨디션은 좋았다. (... 그게 아니라 어제 스크를 이겨서!?) 사실, 요즘 컨디션이 하루는 쌩쌩하고, 하루는 피곤하고 그런다. 쫌 그래.  

지난 신간 마실 이후로 모은 신간 주머니가 빵빵해져서 주말 신간 마실 ~ 

  존 스칼지 <유령여단>

존 스칼지 <노인의 전쟁>의 후속작이다.
노인에서 전쟁기계로 다시 태어났던 전작이 뭔가 아련아련한 느낌이었다면, '이번 <유령여단>에선  '존 페리는 75세에 젊은이의 몸을 얻었고 전쟁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재러드는 한 살도 되지 않은 나이에 청년의 몸과 중년의 의식을 얻었고 전쟁을 위해 태어났다. 젊고, 빠르고, 강하며, 양심의 가책을 전혀 느끼지 않는 ‘유령여단’으로…….' 라고 한다. 줄거리 자체로는 <유령여단>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작품이 홀드먼의 <영원한 전쟁>과 하인라인의 <스타쉽 트루퍼스>이다. <스타쉽 트루퍼스>가 밀리터리 SF의 시초로 그 세계관을 만들어냈다고 하면, 조 홀드먼의 <영원한 전쟁>은 같은 세계관 아래에 전혀 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작품성으로는 <영원한 전쟁>, 재미로는 <노인의 전쟁> 하인라인의 작품은 .. 일단 시초가 된 작품이니깐. (물론 하인라인은 언제나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다.)  

알렉스 로스 <나머지는 소음이다>  

뉴요커》의 탁월한 음악 평론가인 알렉스 로스는 음악의 세계에 밝은 조명을 비추고, 그것이 20세기의 구석구석까지 골고루 퍼져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광범위하고 극적인 이야기에서 저자는 우리를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의 빈에서 시작하여 20년대의 파리, 히틀러 치하의 독일, 스탈린이 다스리던 러시아를 거쳐 60년대와 70년대의 뉴욕 다운타운으로 데려간다. 우리는 대중문화, 대중 정치의 등장, 드라마틱한 신기술의 출현, 열전과 냉전의 발발, 실험, 혁명, 시위, 등장인물들 간에 맺어지고 깨어지는 우정 등을 지켜보며 그를 따라가게 될 것이다. 종착점에 서서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이것은 단지 20세기 음악의 역사만이 아니라 음악을 통해 본 20세기 역사임을 깨닫게 된다.
 
아는 만큼 본다고, 이 책을 100프로 읽어낼 자신이 없긴 하지만, '뉴요커'에 언제나 혹하는 나이니만큼, 사서 읽어보고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책이 무려 4만원이네 ;;  

홈페이지 The Rest is noise 가 무척 유용하게 꾸며져 있다. 특히 책에 나오는 오디오 가이드. 오오 굉장하네. 이런걸 보면, 확실히, 종이책, 전자책, 아이패드는 경쟁이 아니라 시너지다.  

무라카미 하루키 <1Q84 >3
예약본 판매 들어갔다.  

하루키의 잡문을 좋아하고, 소설은 그닥 취향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1Q84는 재미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읽었나보다. 정말 메가 베스트셀러. 약간 자존심이 상한다. 그러니깐, 우리 작가가 아니라 왜 일본 작가가. 하는 의미가 아니라(난 우리나라 소설 잘 안 읽는데 머) 하루키의 이름에 휘둘리는 것이. 사실, 하루키의 인기에 대한 실마리를 1Q84 에서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까지 생각한 정도니 이런 말 할 입장은 아니지만, 잘 표현할 수는 없지만, 왜? 이 책이 넘사벽 메가메가베스트셀러인 것일까? 물론 나는 1Q84 3이 메가메가메가 베스트셀러가 되는데도 일조하겠지만 'ㅅ'  

 


데니스 루헤인 <운명의 날>

이것도 예약판매

참전시위와 반전시위, 급진 혁명 세력의 폭탄 테러와 반공산주의의 태동, 흑백 인종 갈등의 폭발, 무정부주의자와 사회주의자, 급진 혁명가들이 난립하는 20세기 초 격동의 미국 보스턴을 배경으로 사상 초유의 경찰 파업 사건을 다룬 장편소설

우울한 결론을 내는데 일가견이 있는 베스트셀러 스릴러 작가, 데니스 루헤인. 반박할 수 없지만, 동의할 수도 없는, 재미있지만, 그닥 손이 안 가는 작가였는데, 이번 주제는 기대된다. 사상 초유의 경찰 파업이라 .. 나름 경찰물로 분류해도 될까?   

 


사토 마사루 <지의 정원>  

다치바나 다카시와, 돈키호테의 혼이라도 씌어진 듯 일본 사회의 부정과 비리를 도려 내고 때론 괴기스러운 언행으로 가는 곳마다 충돌을 일삼는 일본의 대표적인 논객 사토 마사루가 만나 우리가 왜 독서를 해야 하고, 21세기를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힘이라고 할 수 있는 교양을 어디서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지의 정원》은 '독서' 행위를 시작으로 해서 진정한 '교양'을 함양하고 '주체적인 존재'로 거듭나는 현대인들이 늘어나길 바라는 두 지성인이 자신들의 독서론과 인생론을 함께 이야기하고, 사유하고, 배우는 과정을 담은 대담집이다. 
 
다치바나 다카시와의 대담집인데 어쩐일로 저자 이름에 비교적 낯선 사토 마사루만 넣었을까? 다치바나 다카시의 이런저런 북리스트를 이미 여기저기서 봤지만, 이 책에서도 '서재 책장에서 100권을 꺼내다' 와 같은 리스트들이 유용하게 나와 있다. 사토 마사루의 리스트도 함께. 브레인 스토밍 식으로 이어간 대담이라고 하는데, 좀 덜 어려우면 좋겠다. 표지의 일본원서 제목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나쓰메 소세키의 책 두 권  

 하늘연못에서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이란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데, 기대해 봐도 좋을까? 소세키를 정주행한 반딧불이님이 떠오른다. 진지하게 소세키 읽고, 리뷰 쓰는 님 덕분에 나도 새삼 따라 읽으려고 ... 사두기만....했다는;;  

 

 

 

 

 

2권이 나올꺼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르몽드 세계사>

2권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세계질서의 재편과 아프리카의 도전'이다.  

 

 

 

 

그 외 관심신간들 :  

  

 

 

 

 

 

 

 

앙드레 지드 <위폐범들> :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앙드레 지드가 자신의 유일무이한 '소설'이라고 했을 뿐만 아니라 '마지막 작품'이라 생각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담고자 한 작품' 이라고 한다. 성장소설. 580페이지로 묵직.

레이첼 커스 <어느 도시 아가씨의 아주 우아한 시골 생활> : 거짓과 상처뿐인 도시여, 안녕! 새로운 삶을 찾아 자연의 품으로 떠나는 새침데기 런던 아가씨의 인생 제2라운드. 사실 <알링턴 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는 별로였지만, 이런 가벼운 소재는 어떨까 싶다. 원서 표지가 미술 화보 같이 멋지다.

스티브 헬리 <나는 어떻게 유명한 소설가가 되었나> : <기발한 세계일주 레이스>를 재미있게 보았는데, '소설에 대한 소설' 이라는 평을 듣는 이 책 (그러니깐 이건 소설이다!) 도 기대된다. 

   

 

 

 

 

 

 

 

 

 

 

피터 킹 <프랑스 요리 살인사건> : 미식가 미스터리 시리즈

호리우치 세이치 <피 이야기> : 인상적인 제목, 인상적인 표지. 내용은 학습적이긴 한데, 그림체와 더불어 그로테스크하게 느껴지는건 나뿐? ;;;

이그루 다이닝 <일러스트 연습Book>
 
가와바타 야스나리상 수상 작품집  

 

 

 

 

 

 

 

닉 케이브 <버니먼로의 죽음> : '음악계에서 소문난 기인으로 잘 알려진 뮤지션 닉 케이브가 20년 만에 두 번째 소설『버니 먼로의 죽음(The Death of Bunny Munro)』(2009년 9월 영국 출간)을 펴냈다. 그는 1984년 결성한 락밴드 닉 케이브 앤 더 배드 시즈(Nick Cave & The Bad Seeds)의 리더 겸 싱어송라이터로 잘 알려진 뮤지션이기도 하지만 <베를린 천사의 시(Wings of Desire)>에 출연하여 찬사를 받은 영화배우이기도 하며, 우화소설<그리고 그 얼간이는 천사를 보았네(And The Ass Saw The Angel)>로 첫 작품을 출간한 작가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명제(The Proposition)>라는 영화의 각본까지 쓴, 정리하자면 뮤지션이자, 영화배우이자,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이다.'

님 좀 멋진듯. 닥터 하우스, 휴 로리의 책과 에단 호크의 책을 샀는데, 이치도 전천후인가?

아담 리스 골너 <과일 사냥꾼> : '과일탐정, 과일주의자,과일수집가,과일탐험가,과일발명가,과일밀수꾼... 과일괴짜들이 벌이는 자극적이고 매혹적인 지식편력기' 라니, 이 책소개를 보는 순간 이미 장바구니 클릭클릭 과일미시사인건가?   
 
존 코널리 <언더베리의 마녀들> : <잃어버린 것들의 책>의 존 코널리의 중단편집

루이스 어드리크 <비둘기 재앙>

위의 책들이 모두 관심신간이지만, 무엇보다도 사고 싶은건 바로 이 책  

 <근대화 상회> 사진집, 컨셉이 무척 멋지다. 인터뷰로 글도 많은 것 같은데, 일단 나는 사진이 궁금. 표지도 쏘쿨. 이전에 영국의 펍 아니고, 뭐더라. 무튼 이 비슷한 느낌의 옛날엔 많았는데 지금은 잘 없는 조그만 식당들. 뭐라그러더라 .. 무튼, 그 조그만 식당들의 사진들만 모아 놓은 책을 보고 대단히 독특하다 생각했는데, 비슷한 컨셉인듯하다. 런던 여행중에 봤던 그 책을 안 사온건 두고두고 아쉽다.   

이 책은 벌쓰데이도 다가오니 선물로 받고 싶은 책. 가격과 상관없이 선물로 받고 싶은 책들이 있다. 두 종류가 있는데 ㅎㅎ 내 돈 주고는 사기 싫은데 읽고는 싶은 책, 혹은 뭔가 선물로 의미를 더 부여하고 싶은 책. 이 책은 물론 후자에 속한다. 이건 반대도 성립. 아, 이 책은 누구누구한테 선물하고 싶네 (이부분은 요즘 게을렀다;)  

난 기본적으로 '기브 앤 테이크' 가 편한 사람인데, 그게 물질적인 것이건, 마음적인 것이건. 그러니깐, 계산적인 것과는 좀 다른 의미에서 말이다. 요즘은 계속 테이크만 하고 있는 듯 하다.. 음.. 그러니깐, 맘적인 기브만 더 더 커진다. (어이, 우리 말) 좋게 보면 덜 계산적으로 (그러니깐 내 입장에선 일단;) 받는 것에 고마워하고, 감동하고, 고마워하고 그러고 있다.  이 글이 누구에게도 부담되지 않기를. 그거슨 나의 의도가 아님! 

엊그제 약간 기운 없는데 기운 나려고 쓴 페이퍼 후에 별다방 아이스커피 한 잔을 받았다. ... 뭔소리? 그러니깐 이런걸 받아보는 건 처음인데, '하이드님 커피 떨어지면 안 되지요!' 하면서 커피를 한 잔, 그러니깐 기프티콘을 받았다.  

요즘 새로 내린 어떤 결정으로 맘이 복잡한데, 그 결정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이렇게 받는 것들이 평소보다 더 크게 느껴지고, 큰 응원으로 느껴진다. 요즘 페이퍼에도 몇 번 썼듯이 자꾸자꾸 받고만 있다. 그게 하나하나 마음에 계속 남는다. 지금의 내 상황이 꽤 오래 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신뢰와 사랑을 받는 든든하면서 동시에 어쩔줄 모르겠는 기분이다. 내 늦여름을 지켜봐주는 것도 큰 응원. 그런 의미에서 미움이건 애정이건 관심이건 호기심이건 나를 오래 지켜봐 준 사람들에게도 감사한다. 가을의 과실을 기쁘게 함께 나눌 수 있는 여름을 보내야 할텐데 말이다.       

결론은 주말 신간 마실, 여름에는 미스터리, SF, 책을 사자읽자. 롯데 화이팅. 스크 이겨주세요.

* 알사탕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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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0-07-10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요. 전 하루키 별로던데 하도 메가 메가 하니까 읽어줘야 하나?
언젠간 한번쯤 읽어줘야지. 하고 있다능.
반드시 베스트셀러라고 나에게도 좋으란 법 없는데 왜들 난린지 모르겠슴다.
저 '나는 어떻게 유명한 소설가가 되었나'를 읽으면 좀 알랑가요?ㅡ_-;;

2010-07-10 14: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10 18: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10-07-10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쓰메 소세키의 전집이라니. 좀 기대되네요^^ 언제나 신간소식 반갑게 보고 있는 1人^^

로쟈 2010-07-10 15:19   좋아요 0 | URL
1,2권은 예전에 <몽십야>라고 나온 책이 분권돼 다시 나온 거 같습니다. 더 나와야 기대를 가질 텐데요.^^;

하이드 2010-07-10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십야가 품절이어서 저는 일단 이 책도 반갑습니다. ^^<몽십야>와 <나쓰메 소세키 문학론> 이 읽고 싶었는데 품절이었어요. 나쓰메 소세키의 책이 이미 많이 나와 있어서, 어떤 레파토리들로 소개해줄지, 아님 달랑 이 두 권에서 끝날지는 두고봐야죠.

로쟈 2010-07-10 20:26   좋아요 0 | URL
책 장정은 이번 게 훨씬 나아보입니다. 단권 <몽십야>는 너무 '무모한' 두께였어요.--;

아시마 2010-07-10 22:06   좋아요 0 | URL
로쟈님, <몽십야>를 두고 '무모한' 두께라고 하신다면,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합본을 보셔야 해요. 그건 몽십야의 세배 두께!

2010-07-10 2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Joule 2010-07-10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 님이 알뜰살뜰하게 정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문장 어딘가 디게 이상하죠. 근데 이상해서 괜히 맘에 들어요.)

반딧불이 2010-07-11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로쟈님 말씀처럼 내용은 예전의 <몽십야> 그대로네요. 순서도 발표작품 순으로 같구요. 다만 이봉일이라는 분의 '작가 읽기'라는 것이 더 추가되었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소세키의 단편에서는 재미를 못느꼈어요.

좀 묵직해보이지만 앙드레 지드의 <위폐범들>이 땡기네요.

반딧불이 2010-07-11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론>도 품절인가요? 문학론은 좀 거시기해요. 차라리 저는 <문명론>을 권하고 싶으네요.

비로그인 2010-07-11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똘똘이 하이드님이 무슨 좋은 소식을 전해주실지 기대하는 사람 중 하나에요.. ^^

moonnight 2010-07-11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권 또 바구니에 넣습니다. 늘 덕분에 감사해요. 휴 로리도 책을 냈었나요? 몰랐어요. 세상엔 재능 넘치는 사람들이 참 많기도 하군요. +_+;;
하이드님의 늦여름이 알차게 지나가고 멋진 가을을 맞으셨음 좋겠어요. 기프티콘으로 커피 선물하신 분, 참 멋지십니다!!! (기프티콘이 도대체 어떻게 사용되는 것인지 모르고 있는 1인-_-;;;;)

BRINY 2010-07-12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대화 상회 끌리네요. 군산여행 다녀온 후, 저런 느낌의 건물이 좋더라구요. 예전엔 참 뒤쳐졌다, 낡았다 싶었는데 말이죠.

Kitty 2010-07-12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소개를 보는 순간 이미 과일 사냥꾼 보관함으로 직행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