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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명의 화가 - 2page로 보는 畵家 이야기 디자인 그림책 3
하야사카 유코 지음, 염혜은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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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백과사전과 '메타'에 대해서 얘기를 좀 해야할 것 같습니다. 사실 둘 다 모릅니다만, 깊이있는 이해보다는 서로가 가진 '인상'을 통해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백과사전이라는 것은, 가나다순으로 표제어를 나열하게 되고 각 표제어 별로 간략, 혹은 방대한 정보를 담아두어서 알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 가나다순으로 쉽게 찾아 읽을 수 있게 되어 있는 것이죠. 어린이용 백과사전부터 시작해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많은 백과사전들까지 백과사전은 분명히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학술적인 글, 특히 논문을 쓸 때에는 백과사전을 참고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비판적인데요. 이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백과사전이 담고 있는 '에센스'지식이라는 것이 누구의 기준에 의한 것인지와 각 표제어를 바라보는 시각(혹은 컨텍스트)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 것이 꽤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왜 자꾸 백과사전 얘기냐구요?  오늘 만나게 되는 이 101명의 화가는 이 책의 저자인 '하야사카 유코'의 지극히 개인적인 백과사전이기 때문입니다. 잘 생각해보면, 전미술사를 아우르는 화가는 100명을 훨씬 뛰어넘습니다. 그런데도 101명만이 선택된 것이죠, 어떤 기준으로? '하야사카 유코'의 취향대로입니다.  

여기에는 좋은 점도 있습니다, 제 취향에만 맞춰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기만 한다면, 좀 더 다양한 시각을 갖기 어렵지요. '타인의 취향'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야 말로 이 책이 주는 최대의 장점입니다. 

물론, 각 화가의 일대기를 단 두 면에 걸쳐 알 수 있다는 건 큰 욕심임에 분명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까라바지오'의 팬이라 책을 받자마자 바로 찾아본 것이 '까라바지오'였었지요. 내용이요, 엄청나게 실망스러웠습니다. 작가의 설명 중에 까라바지오에 대한 잘못된 정보는 하나도 없었지만, 그렇지만, 생략된 것들 때문에 까라바지오는 저평가되고 말았으니까요(적어도 이 책에서는요)  

그러니, 어떻게 할까요? 방법은 있습니다. 검색입니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된 작가가 있다면, 또 땡긴다면 가차없이 '클릭'하셔야겠죠? 

그래서 '메타'가 등장합니다. '메타'소설, '메타'연극 등 각종 '메타'가 달린 단어들을 접해보셨나요? 저도 아직 '메타'의 개념이 명확히 잡히진 않았지만, '메타'텍스트에 대해 듣게 된 것은 바로 '클릭'에 있었습니다. 웹상에서 뉴스를 볼 때, 뉴스 중간에 링크가 걸려있는 단어를 클릭하면 바로 연결된 창으로 넘어가게 되죠, 우리는 연예뉴스를 읽다가도 생활문화에 관한 팁을 배우게 되고, 정치사회 기사를 읽던 중에도 스포츠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101명의 화가'가 선택한 방식은 만화이고 삽화중심인데요, 썸네일크기의 그림을 보고 내가 루브르에 와 있다, 라든지, 난 그림 봤다,라고 생각하면 안 되겠죠? 그래서 저는 이 책이 e-book으로 나오면 참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대표작으로 나온 그림도 실리지 않은 페이지가 있기 때문에 아쉬운 점이 있는데요, 그 그림을 클릭하면 혹은 동시대 작가들의 이름을 클릭하기만 해도 바로바로 점프가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보았습니다. 

네, 이래저래 아쉬운 부분이 많이 보이는 책이었지만, 이 책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끝까지 읽고있는 저를 발견했을 뿐더러, 무지몽매하여 아는 것만 찾아보고 좋아하던 제게 들어본 적도 없던 화가를 소개해주기도 했거든요. 
그리고 저는 까라바지오에 이어 유럽에 찾아가서 실제로 보고 싶은 그림을 만났습니다. 뭘까요? 일단 여권부터 만들고 출발하게 하면 말씀드릴게요 

낚이셨나요? 이 책의 낚시에 비하면 저는 새발의 피라는 거 명심하세요
썸네일 크기의 그림들이 너무너무너무너무 그림을 보고 싶게 만듭니다.
이건 그림을 본 것도 안 본 것도 아닌 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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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시사인 만화]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본격 시사인 만화 - 신세기 시사 전설 굽시니스트의 본격 시사인 만화 1
굽시니스트 지음 / 시사IN북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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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신굽신'이란 단어는 이미 인터넷 상에서 한 세대가 지난 의성,의태 복합어지만, 그 뜻을 알고 싶건 모르고 쓰건 상관없이 보는 순간에 그 뜻과 용태가 '탁' 하고 떠오를 정도의 직설적이고 직접적인 것이다. 

태어나고 모든 것이 자신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그 시점부터 우리는, 친구와 부모, 형제자매와 심지어는 애완동물에게까지 '굽신'거리는 방법을 터득해 나간다. 동시에 그 '굽신'을 '예의' 혹은 '헌신', '섬김' 등등의 포장까지 할 줄 아니, 우리는 정말이지 '굽신'하러 이 세상에 태어난 것과 다름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굽신'-ist'로 정한 이가 있었으니, 서론이 너무 길어 까먹을 뻔 하였으나, 결국엔 오늘 이 리뷰의 레이다망에 삐용삐용 걸린 '본격시사인만화'의 글/그림을 맡은 굽시니스트가 되겠다. 

굽시니스트의 정확한 이력은 내 비록 알고 싶지도, 알 수 있는 방법도 딱히 없었지만, 어느날엔가 술자리에서 굽시니스트의 시사인 초기 카툰 - 건너듣기로는, '기업' 탄생 비화(?)' 쯤 되는 이야기 - 이야기를 듣고 '아니 뭐 그런 '대단한 사람(혹은 비상한 사람 또는... 비방용 찬탄어)'이 다 있어?'라고 반응한 기억이 있어 그 이름 다섯글자는 기억하고 있었다.  

역시나 그 이후로 굽시니스트의 카툰을 찾아볼 생각은 하고 있지 않았는데, 때마침 단행본이 출간되어 읽어보게 되었다. '만날 만한 때에 찾으라"는 구절이 생각나는 순간이다. 

책에 관한 간략한 소개 및 광고카피에서 알 수 있든, 이 책은 굽시니스트가 시사주간지 시사IN에 기고한 2면짜리 카툰을 기반으로 한다. 게재된 것도, 불발된 것도 있는 이 단행본은 역시나 '굽시니스트'에 의한, '굽시니스트'를 위한 것이 아닐 수 없다.
배우는 연기로, 만화가는 그림으로 모든 것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는 하지만, 은유와 상징이 곳곳에 알알이 박혀있는 그의 만화를 단순히 아는 만큼 보고 즐겨 넘기기엔 놓치고 지나간 게 있을까봐 전전긍긍하게 되니, 카툰 뒷편에 놓인 굽시니스트의 친절한 설명이 두 면 빽빽히 읽느라 지친 마음에 위로가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벌써부터 닥찬의 기세를 깔아둔다) 

또한 '굽시니스트'의 은유과 상징은 상당히, 꽤 매니악한데 - 쉽게 풀어쓰자면, 아주많이 오덕(오타쿠) 스럽다는 것이다. 모든 장르를 떡 주무르듯이 가지고 노는 그의 컷 전개를 살펴보고 있자면, '아 뭔지 모르지만 멋있어!'정도의 감탄사가 손바닥으로 장단을 맞추듯 끊임없이 새어나오게 된다.  

덧붙여 본격, 시사인의 글이 그러하듯, '굽시니스트'도 자신의 확실한 정치적 입장을 내세우는 것에 민망함이 없다. 이것은 정치적인 싸움을 일으키거나 소리소문없이 (아, 요즘은 아니구... 아.... ) 혹은 세무조사로 이어지긴 하지만, 다시 말해서, 확실한 정치적 입장은 분명한 거울을 보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요즘은 정치인들마저 자신의 색을 흐려 민심을 얻는데 주력하는 것에 반해 '굽시니스트'는 상당히 자아배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굽신계의 마스터'급도 명확한 자신의 입장을 취하는 데 나라고 못할쏜가,로 이어지는 내 마음을 돌아볼 때,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분명함이 정치적 노선이나 색이 달라도 읽기에 부담이 없는 이유 중 하나는, 쓰는 사람이나 보는 내 자신이 직접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소신을 팔아먹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아, 정말일까? 써놓고 보니 불안하지만, 어쩌거나 명백하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람들끼리 만나면 해서는 안 되는 대화소재가 있는데, 바로 '종교'와 '정치'라는 것이다. 실제로 '정치'와 '종교' 얘기의 서두만 꺼냈다가도 대화에서 저멀리 강등당한 경험이 수차례 있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것인 줄 알았던 적이 있었다. 때문에, 대화의 소재는 각종 스토리텔링의 소재 또한 될 수 없는 게 아닌가 고민하고 있던 나에게 '굽시니스트'의 카툰은 또 한 번 분명히 말해주었다. 왜, 안 돼? 써버려! 아, 네 그렇습니까?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덮으며 이 책을 읽었노라 자랑하고 전도하기로 마음 먹었다. 정치의 소재가 재미없을 거라는 단 하나의 편견을 없애는 데에서부터 시작하여, 이 땅에 숨어있는 오덕들의 어깨를 펴주기 위해서다.  매일매일 클릭에 클릭을 더하며 보고또보던 웹툰도 책이 나오면 사서 보고 빌려보던 그대들이여, 이 책도 그럴만한 가치가 있소이다!  

아, 어서 전국의 대여점에 이 책이 깔리길 바라며,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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