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로 무리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온 가족이 동감 식구들과 베트남에 다녀왔다. 

미니가 기억할 만한 나이에는 처음 간 해외여행이라서 무척 기대가 컸다.  

떠나기 전에 이 책을 주문해서 아마 스무 번 쯤은 읽었을 것이다. 

베트남 말을 모른다는 게 큰 걱정이라서 신 짜오, 신 까먼 열심히 외우기도 했다. 

그렇지만 가장 기대한 것은 기내식이었는데  

스파게티에 과자 몇 봉지 뿐이라며 이만저만 실망한 것이 아니다. 

결국 돌아오는 길에는 어른 기내식으로 바꿔달라고 했는데 새벽 5시에 아침을 주니  

아무리 깨워도 아이들은 일어나지 못해서 또 실망 ㅋ. 

아뭏든 친구들이랑 사촌들이랑 또래가 9명이나 함께 가서 더 즐거웠나보다. 

침대에서 자고, 마지막 날 밤에는 아이들이랑 과자 파티도 하고 하롱베이에서 배도 타고 신이 났다.  

오늘도 시간을 되돌리는 기계가 있다면 베트남 여행 첫 날로 돌아가고 싶다고 노래를 한다.  

나중에 어른이 되어 가족들이 시간이 없더라도 용돈을 모아서 혼자라도 꼭 다시 가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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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26 2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ony 2010-02-26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보다 태민이도 얌전하게 잘 따라주었고 재민이도 말썽없이 귀염받았어.
워낙 많은 사람들이 옆에서 도와주었던데다
일정도 열심히 걸어서 무언가 보고 듣고 이런 것이 아니라
하루는 작은 배타고 이동하여 하루종일 큰 배 타고 이동해서 돌아온 것이라
큰 무리없이 다녀올 수 있었어.
심지어 서너 명이 정원인 쪽배를 탈 때는 태민이를 다른 형 두 명이 같이 데리고 탔었어.
모두들 태민이 상태를 잘 아는 사람들이라서 각별하게 신경 써 주어 고맙더라.
늘 산에 있다가 이렇게 다녀오니 잘 갔다 싶고 나도 좋았어.
다만 여름 날씨였는데 인터넷에서 잘못된 정보만 믿고 겨울 옷만 잔뜩 싸가지고 가서 정말 난감했다는 거!^^
아뭏든 다음에 저 사람들 산에 놀러오면 잘해주고
결혼해서 애 낳으면 예뻐해줘야지 하고 다짐했다능ㅎㅎ

알맹이 2010-03-01 15:34   좋아요 0 | URL
다행이네~ 수민이는 이제 정말 아가씨같다.. 내일이면 입학식하겠네! 입학 축하!!

2010-03-03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나무집 2010-03-07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트남에 다녀오셨군요.
아이들이 어려서 아직은 님이 힘들었을 텐데...
계절이 다른 나라 갈 때는 꼭 옷 때문에 고민하게 돼요.
저희도 미국 갈 때 그랬거든요.
다음 주에 친정 부모님이 베트남에 가신다고 하셔서 저도 요즘 책을 몇 권 봤어요.
 



 

만 15개월 열흘이 지나는 이번 주에 젖을 떼기로 작정하고 

사흘 전 아침에 젖 달라기에 황금 달인 물을 젖꼭지에 발라 입에 대어주었다. 

한 번 먹어보더니 "어라, 이거 맛이 왜 이래?"하는 표정으로 순순히 물러났다. 

그 뒤에도 몇 번 달라고 품에 와 안겼는데 황금달인 물 그릇만 보여줘도 멀찌감치 도망을 간다. 

첫 날 밤에는 젖이 그리워서 엉엉 울며 한 시간을 안겨 있었는데 

둘쨋날에는 계속 칭얼거리며 이리저리 뒹굴거리기는 했지만 한 번 15분 정도 업혔던 것이 전부다. 

밥이랑 김치, 귤이랑 방울토마토, 생선구이, 삶은 고구마 ,치즈 등으로 연명하는 중이다.  

전에는 접시에 담긴 것들은 한 입 먹고 놓고 또 새 걸 집고  

잘 삼키지 않고 몇 번 씹어 뱉어놓고 하더니 이젠 흘리지도 않고 야무지게 다 먹는다. 

생각했던 것 보다 쉽게 넘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젖을 못 먹어서 그런지 얼굴이 작아보인다고 했더니 

누나도 정말 그래보인다며 우리 아기 얼굴이 콩이란다. 

콩만큼 작아보이니 콩알이라고 불러야겠단다.

아직 젖이 불어서 끙끙거리는 엄마만 나아지면 목표달성이다. 

그러면 아기도 엄마도 밤사이에 몇 번씩 일어나야 하는 일도 끝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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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3 2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젯밤부터 봄비라고 하기엔 너무 무지막지하게 주룩주룩 비가 내린다. 

지난 며칠은` 낮기온이 20도가 넘는 따뜻한 봄날이더니  

이제 비 너머로 떠나가는 함박눈이 보이는 듯 하다. 

나무는 봄 채비하느라 부지런히 물을 길어올린 탓에 얼마동안 고로쇠 물이 많이 났는데 

그만 이렇게 따뜻해져버려서 이제 다음 해를 기약해야 할 모양이다. 

둘째도 몸으로 봄을 느꼈는지 내복 바람으로 또 걸어서 30분쯤 걸리는 나라네까지 내려갔다. 

고로쇠물 받느라 자동차도 제법 오르내리고, 아직 수렵기간이어서 사냥꾼들도 다닌다는데  

아랫마을이랑 고개 너머랑 뛰어다니며 찾다못해 할아버지가 차를 몰고 내려가셨다. 

엄마 손 잡고 계속 따라 뛰던 누나는 영영 동생을 찾지 못하면 어떡하느냐고 걱정을 했다. 

다행히 할아버지를 만난 둘째는 자동차도 타지 않고 발길을 집 쪽으로 돌려 올라가더라고 한다. 

할아버지가 좋은 말로 타일러 태우고 돌아오시면서 꾸중을 하시니까 

고개를 수그리고 듣고 있더란다. 

마당에서 놀던 녀석을 가끔 창문으로 내다보면서 빨래를 널다가  

제법 무거운 2층 유리문을 열어젖히고 할머니댁으로 통하는 계단을 기다가 걷다가 하는 막내를 

붙잡아 오고 

이 녀석 그걸 어떻게 열었나 신통하네 형도 거기서 넘어져서 이마를 세 바늘 꿰맨 것이 엊그제인데  

어쩌구 하는 사이에 누나 말처럼 둘째는 갑자기 사라졌다. 

날씨는 따뜻해지고 마당에서 놀기도 좋은데 집안 출입문은 다시 완전히 잠겼다. 

그나마 마음대로 다니던 외갓댁과 마당도 이젠 안녕이다. 

엄마가 세 아이 챙겨서 손 붙잡고 산책나서기 전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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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10-02-26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 아이 챙겨서 산책하시려면 풍경을 둘러볼 겨를도 없으시겠어요. ^^ 전 아이가 걸음마를 시작했는데도 넘어질까봐 조심스러워서 자꾸 안게되더군요. 따뜻한 봄에는 넘어지더라도 걸음마 연습좀 제대로 시켜보려구요. ㅋㅋ
 

초등학교부터 십 수 년 학교를 다니고 졸업한지 아직 10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미니아빠는 2월2일에 미니가 학교 간다니까 무조건 입학인 줄 알았나보다.ㅋ 

첫 아이 첫 학교 입학이라고 단단히 착각을 하고 나름대로 퇴근 후에 장을 봐 왔다. 

그래보았자 작은 슈퍼만 오글오글 너 댓개 모여 있고 

역시 작은 정육점 하나와 나머지는 온통 관광객을 상대하는 식당 뿐인 장터라 

뭐 뾰족한 것이 없었던 모양인지 쇠고기를 한 옹큼 사가지고 왔다. 

운전하고 오면서 저녁상 차리라고 전화부터 했길래 미니에게 물었다. 

 "(입학인 줄 착각하셨다는 소리는 빼고 ㅎ)  

  내일 개학이라고 아빠가 맛있는 것 사오신다는데 뭐 먹고 싶니?" 

- "생각을 좀 해봐야겠는데요. 음, 고기요!" 

우리 집 식탁에서 실현 불가능한 요리들을 빼면  

역시나 뭐 별달리 떠오르는 음식이 있을 턱이 없다. 

" 그래? 사실은 아빠가 집에 곧 도착하신다는데 고기를 사 오실지 모르겠다." 

말이 끝나는 순간 마당에 자동차 소리가 들려왔다. 

아빠 마중하러 달려나가다 말고 

" 엄마, 그런데 내가 고기 먹고 싶다는 건 아빠한테는 비밀이에요!"  

왜냐고 물었더니 

" 아빠가 고기 안 사오셨으면 혹시 나한테 미안해하실지도 모르잖아요!"  

남편생활이 어려운 아빠마음을 배려해주는 큰 딸이 기특하다. 

우리 서로 마음이 통했나보다면서 아빠와 딸은 히히덕거리며 신나게 저녁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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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10-02-04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너무 이쁜 민이~
아빠 배려하는 마음도 넘 예뻐요.
아직 어린데 어떻게 그런 마음이 생겼을까요?

miony 2010-02-11 13:35   좋아요 0 | URL
제가 이 얘기를 다른 사람들한테도 했더니
미니가 "사실은 자기가 아빠한테 개학을 입학이라고 말씀드렸기 때문이지
아빠가 착각하신 게 아니"라고 하면서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에게도
정정해서 다시 알려주라고 부탁을 하네요.^^
 

이름을 부르면 "녜!" 라고 대답한다. 

누나가 먼저 시범을 보여주면 더 잘한다. 

형도 대답하는 연습을 시키려고 형 이름을 불러도 자기가 대답한다.  

아직 아빠라는 말은 못하지만 하루종일 엄마거리며 다닌다.

 

밥상머리에서 아빠 맥주를 쏟아 소맷부리가 젖었다. 

당장 갈아입히기 귀찮아서 우선 살짝 접어주었다. 

그랬더니 손 씻으러 가는 줄 알고 목욕탕 문 손잡이를 딸깍거린다. 

씻으러 가자고 하면 먼저 쪼르르 달려가서 아직 물을 제대로 틀 줄은 몰라도 수도꼭지를 만지작거린다. 

 

아직 젖을 떼지는 못했지만 밥도 제법 잘 먹는다. 

김치도 좋아하고 파도 좋아한다. 

조그만 조기를 한 마리 단번에 먹어치우기도 했다. 

생선살만 먹고 싶은데 밥이랑 같이 주면 입을 살짝만 벌려서 생선살만 물어간다. 

그래도 아직은 숟가락 위에 밥을 앞에 놓고 생선살을 뒤에 놓으면 어쩔 수 없는지 그냥 다 받아먹는다. 

컵에 담긴 물을 입에 대어주면 한 모금씩 흘리지 않고 마신다.  

조금만 담아주면 혼자서 흘리지 않고 들고 마시기도 한다. 

그런데 아직 빨대로 마시는 법을 배우지는 못했다. 

사과같은 덩어리 음식은 크게 베어물어서 다 씹어 삼키지 못하고  

씹다가 여기저기 뱉어놓아 문제다. 

 

보고 싶은 그림책을 들고 와서 엄마 앞에 뒤돌아 앉는다. 

그림책에 실린 문장을 말하고 가져오라고 하면 몇 권은 찾아오기도 한다. 

누나가 그 맘 때 하던 일들을 다 하는 것 같다. 

 

맘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거나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하면 앙탈을 부리며 울기도 한다.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엉엉 우는 것이다. 

누나와 형이 하는 일은 모두 함께 하려고 한다. 

이제 뭘 사도 3개를 사야할 것 같다.  

엊그제 누나 개학 기념이라며 아빠가 오랫만에 아이스크림 한 통을 사오셨는데 

셋이서 고개를 들이박고 서로 밀치고 숟가락으로 전쟁을 하는 모습을 보니 입이 딱 벌어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다 먹어치웠다. 

물론 막내는 숟가락으로 쑤시고 파기만 했지 병아리 눈물만큼도 못 먹었다.

 

엄마가 형 옆에 나란히 누워 형을 재우려고 했더니 

기어코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크,크."하면서 짐짓 자는 시늉을 한다. 

형이 엄마 품에 있으면 막내가 달려와서 비집고 들어오고  

막내가 엄마 품에 있으면 형이 비집고 들어온다. 

젖을 먹고 싶으면 엄마 앞에 고개부터 들이밀고 안겨서 드러눕는다.

  

바닥이 고르지 않은 집안 곳곳을 아무런 어려움 없이 올라가고 내려가고 거의 달리고 

이제 걷는 것이 완전히 자연스러워졌다.  

그래서 바닥에 이런저런 장애물이 있어도 넘어지지 않고 잘 넘어다닌다.

 

아빠가 만들어다 주신 신기환을 손바닥에 올려놓으면 한 알씩 잘 집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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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10-02-03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 막내도 만 15개월 지났답니다. 근데 아직 이름 불러도 대답같은 건 못하는데 대단하네요~. (저는 분유 먹이고 있는데 빨대로 먹는 법도 얼마 전에 배웠네요)
우리 아이도 아빠 소리는 못하고 하루종일 엄마 소리(언니도 엄마~)만 하고 다닌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