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5개월 열흘이 지나는 이번 주에 젖을 떼기로 작정하고
사흘 전 아침에 젖 달라기에 황금 달인 물을 젖꼭지에 발라 입에 대어주었다.
한 번 먹어보더니 "어라, 이거 맛이 왜 이래?"하는 표정으로 순순히 물러났다.
그 뒤에도 몇 번 달라고 품에 와 안겼는데 황금달인 물 그릇만 보여줘도 멀찌감치 도망을 간다.
첫 날 밤에는 젖이 그리워서 엉엉 울며 한 시간을 안겨 있었는데
둘쨋날에는 계속 칭얼거리며 이리저리 뒹굴거리기는 했지만 한 번 15분 정도 업혔던 것이 전부다.
밥이랑 김치, 귤이랑 방울토마토, 생선구이, 삶은 고구마 ,치즈 등으로 연명하는 중이다.
전에는 접시에 담긴 것들은 한 입 먹고 놓고 또 새 걸 집고
잘 삼키지 않고 몇 번 씹어 뱉어놓고 하더니 이젠 흘리지도 않고 야무지게 다 먹는다.
생각했던 것 보다 쉽게 넘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젖을 못 먹어서 그런지 얼굴이 작아보인다고 했더니
누나도 정말 그래보인다며 우리 아기 얼굴이 콩이란다.
콩만큼 작아보이니 콩알이라고 불러야겠단다.
아직 젖이 불어서 끙끙거리는 엄마만 나아지면 목표달성이다.
그러면 아기도 엄마도 밤사이에 몇 번씩 일어나야 하는 일도 끝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