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부르면 "녜!" 라고 대답한다. 

누나가 먼저 시범을 보여주면 더 잘한다. 

형도 대답하는 연습을 시키려고 형 이름을 불러도 자기가 대답한다.  

아직 아빠라는 말은 못하지만 하루종일 엄마거리며 다닌다.

 

밥상머리에서 아빠 맥주를 쏟아 소맷부리가 젖었다. 

당장 갈아입히기 귀찮아서 우선 살짝 접어주었다. 

그랬더니 손 씻으러 가는 줄 알고 목욕탕 문 손잡이를 딸깍거린다. 

씻으러 가자고 하면 먼저 쪼르르 달려가서 아직 물을 제대로 틀 줄은 몰라도 수도꼭지를 만지작거린다. 

 

아직 젖을 떼지는 못했지만 밥도 제법 잘 먹는다. 

김치도 좋아하고 파도 좋아한다. 

조그만 조기를 한 마리 단번에 먹어치우기도 했다. 

생선살만 먹고 싶은데 밥이랑 같이 주면 입을 살짝만 벌려서 생선살만 물어간다. 

그래도 아직은 숟가락 위에 밥을 앞에 놓고 생선살을 뒤에 놓으면 어쩔 수 없는지 그냥 다 받아먹는다. 

컵에 담긴 물을 입에 대어주면 한 모금씩 흘리지 않고 마신다.  

조금만 담아주면 혼자서 흘리지 않고 들고 마시기도 한다. 

그런데 아직 빨대로 마시는 법을 배우지는 못했다. 

사과같은 덩어리 음식은 크게 베어물어서 다 씹어 삼키지 못하고  

씹다가 여기저기 뱉어놓아 문제다. 

 

보고 싶은 그림책을 들고 와서 엄마 앞에 뒤돌아 앉는다. 

그림책에 실린 문장을 말하고 가져오라고 하면 몇 권은 찾아오기도 한다. 

누나가 그 맘 때 하던 일들을 다 하는 것 같다. 

 

맘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거나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하면 앙탈을 부리며 울기도 한다.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엉엉 우는 것이다. 

누나와 형이 하는 일은 모두 함께 하려고 한다. 

이제 뭘 사도 3개를 사야할 것 같다.  

엊그제 누나 개학 기념이라며 아빠가 오랫만에 아이스크림 한 통을 사오셨는데 

셋이서 고개를 들이박고 서로 밀치고 숟가락으로 전쟁을 하는 모습을 보니 입이 딱 벌어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다 먹어치웠다. 

물론 막내는 숟가락으로 쑤시고 파기만 했지 병아리 눈물만큼도 못 먹었다.

 

엄마가 형 옆에 나란히 누워 형을 재우려고 했더니 

기어코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크,크."하면서 짐짓 자는 시늉을 한다. 

형이 엄마 품에 있으면 막내가 달려와서 비집고 들어오고  

막내가 엄마 품에 있으면 형이 비집고 들어온다. 

젖을 먹고 싶으면 엄마 앞에 고개부터 들이밀고 안겨서 드러눕는다.

  

바닥이 고르지 않은 집안 곳곳을 아무런 어려움 없이 올라가고 내려가고 거의 달리고 

이제 걷는 것이 완전히 자연스러워졌다.  

그래서 바닥에 이런저런 장애물이 있어도 넘어지지 않고 잘 넘어다닌다.

 

아빠가 만들어다 주신 신기환을 손바닥에 올려놓으면 한 알씩 잘 집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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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10-02-03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 막내도 만 15개월 지났답니다. 근데 아직 이름 불러도 대답같은 건 못하는데 대단하네요~. (저는 분유 먹이고 있는데 빨대로 먹는 법도 얼마 전에 배웠네요)
우리 아이도 아빠 소리는 못하고 하루종일 엄마 소리(언니도 엄마~)만 하고 다닌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