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부터 십 수 년 학교를 다니고 졸업한지 아직 10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미니아빠는 2월2일에 미니가 학교 간다니까 무조건 입학인 줄 알았나보다.ㅋ 

첫 아이 첫 학교 입학이라고 단단히 착각을 하고 나름대로 퇴근 후에 장을 봐 왔다. 

그래보았자 작은 슈퍼만 오글오글 너 댓개 모여 있고 

역시 작은 정육점 하나와 나머지는 온통 관광객을 상대하는 식당 뿐인 장터라 

뭐 뾰족한 것이 없었던 모양인지 쇠고기를 한 옹큼 사가지고 왔다. 

운전하고 오면서 저녁상 차리라고 전화부터 했길래 미니에게 물었다. 

 "(입학인 줄 착각하셨다는 소리는 빼고 ㅎ)  

  내일 개학이라고 아빠가 맛있는 것 사오신다는데 뭐 먹고 싶니?" 

- "생각을 좀 해봐야겠는데요. 음, 고기요!" 

우리 집 식탁에서 실현 불가능한 요리들을 빼면  

역시나 뭐 별달리 떠오르는 음식이 있을 턱이 없다. 

" 그래? 사실은 아빠가 집에 곧 도착하신다는데 고기를 사 오실지 모르겠다." 

말이 끝나는 순간 마당에 자동차 소리가 들려왔다. 

아빠 마중하러 달려나가다 말고 

" 엄마, 그런데 내가 고기 먹고 싶다는 건 아빠한테는 비밀이에요!"  

왜냐고 물었더니 

" 아빠가 고기 안 사오셨으면 혹시 나한테 미안해하실지도 모르잖아요!"  

남편생활이 어려운 아빠마음을 배려해주는 큰 딸이 기특하다. 

우리 서로 마음이 통했나보다면서 아빠와 딸은 히히덕거리며 신나게 저녁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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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10-02-04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너무 이쁜 민이~
아빠 배려하는 마음도 넘 예뻐요.
아직 어린데 어떻게 그런 마음이 생겼을까요?

miony 2010-02-11 13:35   좋아요 0 | URL
제가 이 얘기를 다른 사람들한테도 했더니
미니가 "사실은 자기가 아빠한테 개학을 입학이라고 말씀드렸기 때문이지
아빠가 착각하신 게 아니"라고 하면서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에게도
정정해서 다시 알려주라고 부탁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