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는 매운 음식이라면 질색이어서 김치도 겨우 몇 조각 물에 씻어서 먹어보는 게 고작이다.

하지만 작은 아이는 빨간 고춧가루 양념이 덕지덕지 묻은 김치도 입가를 벌겋게 물들이며 집어먹는다.

엄마가 대충 양념 털어내고 좀 작은 조각으로 나누는 짧은 시간을 기다리지 못해서다.

게다가 어떤 날은 김치로 끼니를 때우려든다.

우격다짐으로 밥 두세 번 먹이곤 포기해야 한다.

이렇게 김치를 좋아하다니 김치대장이라고 불러야겠다고 하니

미니가 무슨 그런 말을 하느냐는 말투로 <김치돌이죠~!>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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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10-17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아이 정말 잘 키우셨네요.
김치를 좋아하는 아이라니..

miony 2007-10-17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운 것도 잘 먹는 식성은 절대 키운 것이 아니랍니다. 청양고추를 잔뜩 넣고 부침개를 부쳐먹는 시댁 어른들을 볼 때 타고 난 것이 틀림없어 보입니다. 큰아이는 아직 고추를 안 먹는(못 먹는?)저를 닮은 것 같구요^^

소나무집 2007-10-18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이들도 김치를 너무 좋아해요. 어떤 날은 밥상 위에 김치를 차려놓고 왔다갔다 하다 보면 접시가 비어 있는 날도 있어요. 단 외할머니표 김치에 한해서만요.

miony 2007-10-18 23:33   좋아요 0 | URL
아이들 외할머니께서 무척 솜씨가 좋으신가봐요.
소나무집님도 그 분의 따님이시니 역시 그러실테고.

음식솜씨,손 맛 - 이런 것들과는 동떨어진 사람이라 너무 부럽네요.
 

그동안 좀 자랐다고 생각만 했는데

봄에는 바닥에 약간 끌릴 듯이 길었던 바지들이 깡총하게 짧아서 발목이 드러난다.

아이들은 시시때때 자라고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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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7-10-18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저도 철이 바뀔 때마다 실감을 하네요. 언제 크는지...

miony 2007-10-18 23:30   좋아요 0 | URL
^^
 

짧은 가을여행을 다녀왔다.

미니도 소감을 짧게 이야기했다.

- 엄마, 다음에도 여기에 또 오고 싶어요. 여기가 마음에 들고 추역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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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7-10-11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딜 다녀오셨을까나. 수민이의 추역이 무척 궁금하다.

2007-10-11 1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홍수맘 2007-10-11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궁금해요.
수민이의 "추역" ^^.

miony 2007-10-12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대와 텔레비젼,가까운 곳에 레스토랑이 있는 펜션이었답니다. 물론 아이스크림과 사탕도 먹었지요^^

향기로운 2007-10-13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정말 귀엽네요^^ 수민이의 '추역'이..^^*

miony 2007-10-14 14:02   좋아요 0 | URL
소박한 추역이지요. 어제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설치된 어린이용 자동차를 동전500원 넣고 탔는데 얼마나 좋아하던지...^^
 

배를 깎아서 동그랗게 잘라달라고 성화를 하다말고 뜬금없이 하는 말.

- 엄마, 어른이 되면 돈을 많이 벌어야 하잖아!

   어떻게 하면 돈을 마~않이 벌 수 있어? 제발 가르쳐 줘, 제발!

- 돈을 많이 벌고 싶니?

- 네.

- 왜 돈을 많이 벌고 싶은데?

- 돈을 많이 벌면 좋잖아요.

   커서 내가 낳은 아기 일회용품도 사 주고, 아기가 크면 장난감도 사 주고 그래야 되잖아요.

- 아기 일회용품이 뭔데? 

- 우유 뭐 이런 거 있잖아요!!!

- 그래, 그러러면 정말 돈을 많이 벌어야겠구나!

- 아빠도 열~심히 일을 하셔서 소꼽놀이랑 여러가지 장난감을 사 주시잖아요.

  그게 얼~마나 비싼건데 어떻게 사 주셨을까요, 맞죠(요즘 말끝마다 붙이는 말)?

 

동그란 조각을 낸 배를 맛있게 먹으면서

- 엄마, 금이 많은 사람이 부자 맞죠?

- 응, 부자들은 금이 많지.

- 그런데 부자라는 약재(!)도 있어요?

- 응, 부자라는 약재가 있지. 그걸 어떻게 알았니?

- 2층에 약 넣어 놓는 통들 (약장을 가리키는 말) 있잖아요? 거기 부자라는 표시가 써 있었어요.

기적의 한글학습 3권 받침이 있는 단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미니가 읽을 수 있는 글씨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 엄마, 19일이 수영이모 생일이에요?

- 그건 어떻게 알았니?

- 할머니가 19일에 수영이라고 쓰고 하트표시도 해놓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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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05 0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설 2007-10-05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이는 한의사의 딸답게 약재 이름도 잘 아네 ㅋㅋ
점점 한글을 깨치면 더 훌쩍 자라게 되겠지.

2007-10-06 0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7-10-06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대단하네요.
발견의 기쁨을 맘껏 누리는 아이가 그려지네요~~~~
아이들은 정말 다~~~영재, 내지는 천재라는 말이 마구 동감됩니다!

2007-10-07 06: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07 06: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unny 2007-10-07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대단하닷!!!
 

구례장에 가는 길에 여기저기 태극기가 내어걸린 것을 보고 우리나라 국기라고 아는 척을 한다.

그래서 개천절은 어쩌구 하다보니 단군이야기를 간단하게나마 들려주게 되었다.

집에 돌아와 한참이 지나고 저녁을 먹이는데

- 엄마, 엄마. 재밌는 이야기 하나 해줄께.

한다.

낮에 갑자기 들려달라던 잠자는 숲속의 공주 이야기나

요즘 드디어 혼자 클릭하여 찾아보는 쥬니어네이버의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인 줄 알았더니

뜻 밖에도 단군이야기였다.

- 옛날에 천사가 내려와서 살았는데 호랑이랑 곰이 둘이서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빌었대.

그래서 쑥이랑 양파를 먹고 동굴에서 백밤을 자야된다고....

- 혹시 양파가 아니라 마늘 아니니?

- (단호하게) 아니야, 마늘이 아니라 양파야!

이 때만 해도 마늘이랑 양파가 헷갈리나보다 생각했는데 그런 것이 아니었다.

(나는 쓴 쑥과 매운 마늘을 먹고 동굴에서 백일을 지내야 한다고 얘기했는데 백밤을 자야한다고 나름대로 표현한 것을 보니 마늘도 처음부터 작정하고 양파로 바꾼 것 같다.)

- 동굴에서 쑥이랑 양파를 먹고 백밤을 잤는데

.

.

.

.

.

- (이럴 수는 없다는 듯이 한껏 과장된 목소리로) 사~람이 안되는거야, 글쎄!!!

  그래서 꾹 참고 백밤을 또 잤는데 그래도 사~람이 안되는거야.

  그래도 꾹 참고 또 백밤을 잤는데

.

.

.

.

.

- (역시 한껏 과장되고 격앙된 어조로) 호~랑이가 남자가 된거야!!! 곰은 여자가 되고!

이야기는 여기서 끝났으니 엄밀하게 말하면 단군이야기가 아니라 호랑이이야기라고 해야하나?

다음 날 아침 장난기가 발동한 미니엄마는 그 이야기의 끝이 어떻게 되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 응, 그래서 그 곰이랑 호랑이가 결혼을 해서 아주아주 예쁜 아기를 낳았는데 그 이름이~

   당녀였대, 당녀!  당녀가 쑥쑥 커서 대학교 갈 때~,

.

.

.

- 머리띠 하고 갔대.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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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7-10-04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호랑이 이야기를 꾸민 미니는 20년 뒤... 젊은 작가의 탄생으로 결실을 맺었답니다!
아이의 모습을 그리며 재미있게 읽었어요. 엄마의 맞장구가 아이를 한껏 고조시켰겠죠!
얼렁얼렁 자라서 엄마를 극장에도 보내주고, 출판기념회나 작가사인회에도 초대하라고 응원합니다~~~ ^*^

miony 2007-10-04 15:51   좋아요 0 | URL
20년 후 영화관도 가고 출판기념회도 가는 영광의 그 날을 위하여 저도 꾹 참고 백밤씩 여러 날을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조선인 2007-10-04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하하 이맛이 제맛이죠. ㅋㅋ

miony 2007-10-04 15:4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이런 맛에 키우나봅니다.^^

소나무집 2007-10-04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니가 독후 활동을 제대로 했군요.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자기 나름의 창작을 해내는 과정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랍니다.
박수 짝작짝입니다.

miony 2007-10-04 15:53   좋아요 0 | URL
나름대로 창작의 고통이 컸던지 곰과 호랑이가 낳은 딸 이름을 말할 때, 한참 응,응 거렸답니다. 박수 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알맹이 2007-10-05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녀! ㅋㅋㅋ 대단한데?

2007-10-07 06: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13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