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을 찾습니다 - S 라인을 꿈꾸는 청춘에게
몸문화연구소 지음 / 양철북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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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식스팩과 S라인이 미덕으로 여겨지고 있는 이 사회에서 인문학으로 '몸'을 성찰해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가졌다. 건국대학교 몸문화연구소에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엮은 책인데 매우 유익했다.  

인문학도 출신으로서 사실 인문학적인 통찰이 내게는 매우 익숙했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학생이 아닌 신분으로서 사회를 바라보던 냉철한 시선은 조금씩 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학부 때도 몸에 대해서 여러 책을 읽고 강의를 들었었기에 이 책에 나오는 내용들이 매우 생소하지는 않음에도  다시 몸과 관련한 여러 화두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들여다보니 그동안 내가 얼마나 선입견을 가지며 생각 없이 몸과 미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자각할 수 있었다. 

외국에 가보면 알겠지만 우리나라가 유독 성형수술이 발달되어 있으며 외모지상주의 문화가 팽배해져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는 나 같은 젊은 사람이 눈 닫고 귀 막으며 철저히 내 안의 내면의 아름다움에만 집중한다고 해도 사람이기에 남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 이는 자연스레 사회가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몸의 기준에 적합하고자 노력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 책을 통해서 의외로 몸이라는 소재 하나만으로도 여러 분야를 거론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무엇보다도 성에 대한 인문학적인 통찰력이 흥미로웠는데 예술과 외설의 경계에 대한 주제는 매우 흥미로웠다. 또한 관음증과 가부장제와의 관련성, 사회가 만들어 놓은 젠더의 함정 등은 지금까지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였던 모든 상식을 더 이상 상식이 아니게끔 만들어주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진리로 여기던 오랜 역사를 지닌 우리 민족이 언제부터 살덩어리에만 집착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더 이상 나도 살덩어리에만 집착하지 않고 내면과 외면의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스스로 수신을 해 보며 느껴보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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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걸리버 여행기 ㅣ 아무도 못 말리는 책읽기 시리즈 3
조르디 시에라 이 파브라 지음, 유혜경 옮김, 프란세스 로비라 그림 / 책빛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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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멋지고 훌륭한 동화책이었다. 유치하고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는 동화가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정도로 말이다. 아마도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를 새롭게 각색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사실 걸리버 이야기 내용은 많이 들어보았기에 내용은 대충 알고 있지만 한 번도 책을 읽어보지 않은터라 원작이 얼마나 훌륭한지는 잘 알지 못한다. 이 책으로 하여금 원작을 읽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이 책 <21세기 걸리버 여행기>의 걸리버는 우주여행을 하던 중 또 다른 별을 발견하게 된다. 인간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춘 그 별의 이름을 '애비게일 256'으로 명명하고 그는 그 별의 세 대륙을 여행하게 된다. 첫 번째 대륙은 소인국이 살고 있는 릴리풋과 랜드라풋으로 이 두 종족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전쟁을 하고 있었다. 걸리버가 기지를 발휘하여 전쟁을 막고 두 번째 대륙인 브로불셀로 떠난다. 이 곳에서 걸리버는 상황이 뒤바뀌어서 거인들의 세계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된다. 그 후 마지막 대륙인 갈라톤에 머무르게 되고 갈라톤은 다행스럽게도 그 곳은 천상의 낙원이었다.  

생각해보니 나는 걸리버 여행기 원작을 읽어본 적이 없었지만 이를 패러디한 영화와 책은 많이 보고 있다. 사실 그 중에서도 가장 최근의 잭 블랙이 나온 영화 걸리버 여행기도 매우 지루하게 봤다. 영화에서도 그렇듯 보통 걸리버 여행기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소인국만 생각하는데 이 책을 통해서 걸리버가 소인국만 여행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걸리버 여행기가 단순한 동화가 아니라 당대에는 정치적으로 풍자하는 힘을 가진 훌륭한 문학이었듯이 이제는 좀 더 걸리버 여행기의 그런 메세지까지 담은 여러 작품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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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의 권유
이중재 지음 / 토네이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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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오래전부터 독학의 힘을 믿고 있었다. 수능을 준비할 때 학원이나 과외보다 혼자 공부를 했을 때 더 성적이 좋았고, 지금까지도 독학이야말로 진정한 공부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의지가 박약하다는 것이다. 의지만 뒷받쳐준다면 아마 지금의 나는 다른 내가 되어 있을 것이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저자가 독학으로 축구선수에서 변호사로 제2의 인생을 살게 되었기 때문이다. 학창시절은 축구선수 유망주였지만 한 순간의 큰 부상으로 더 이상 10년 이상이나 해 온 축구를 할 수 없게 된 저자는 좌절하게 된다. 그가 대학 건축학과에 재학을 하고 있어도 그동안 해 온 공부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스무살의 나이에도 아주 간단한 영어 단어를 읽을 수 없는 그야말로 무식의 최고봉을 자랑하게 된다. 그런 그가 스스로 더 이상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자각을 할 때 쯤 우연히 접하게 된 공인중개사 공부에 흥미를 느끼고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그 흥미는 그에게 공인중개사, 법무사 그리고 변호사라는 타이틀까지 가져다 주게 된다. 

마치 수험생활 때 읽었던 수기집을 읽는 느낌이다. 이제 이런 책은 더 이상 읽고 싶지 않은데 겉으로만 화려하게 포장되어서 나와 있으니 수기집인지 아닌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싶다. 저자의 인생역전은 감탄할만한 일이고 그의 공부에 대한 철학과 방법도 매우 흥미로웠다. 그러나 그도 말했듯이 공부방법은 사람의 성격만큼이나 다양하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대부분의 콘텐츠는 사실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본다. 핵심은 독학이 그 어떤 공부방법보다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이거 하나만 기억하면 될 것 같다. 

다시 한 번 말하자면 이 책은 저자의 사법시험 수기집이다. 그러니까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와 같은 장르의 책이라는 말이다. 단지 책의 겉에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다. 독학으로 성공한 한 사람의 공부 방법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추천할만한 '수기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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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엔꽃을 2011-09-14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거의 수기집인가 보군요. 좋은 정보 얻어갑니다:)

미미달 2011-09-15 22:04   좋아요 0 | URL
음, 전 그렇게 읽었어요.
자극을 팍팍 주면서 열폭 쩔게 하는 뭐 그런 책들 있잖아요.^^*
 
여름 동물원 - 동물들과 함께 한 유쾌한 여름방학 이야기 ㅣ 아무도 못 말리는 책읽기 시리즈 2
이사벨 코르도바 지음, 유혜경 옮김, 전민영 그림 / 책빛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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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에 외국생활을 끝내고 집으로 오니 강아지가 있었다. 그 전까지 한 번도 애완동물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본 적도 없고 비위생적으로만 여겼으니 집 안의 털 달린 동물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기분이 매우 이상했다. 그러나 이내 나는 우리집 강아지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고 24시간 함께 붙어있곤 했다. 지금은 부모님이 애완동물 키우는 것을 싫어하셨던터라 다른 사람에게 준다고 해놓고 몰래 내가 자취하고 있는 곳에서 키우고 있다. 그래서 가끔 부모님이 우리집에 오실 때나 내가 집으로 내려가야 할 때 강아지를 누군가에게 맡겨야 하는데 이게 참 골치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함께 있을 때는 좋은데 꼭 이런 상황이 닥치고 보면 은근한 스트레스이다. 동물병원에 맡긴다고 해도 거의 방치수준이고 만오천원이나 되는 거금을 줘야 해서 지금까지 딱 한 번 맡겨보고 그 후에는 지인에게 맡기고 있다.  

이런 내게 책의 여름 동물원은 정말 이상적이다. 실비아는 시험에서 낙제해서 가족들과 함께 여름휴가를 떠나지 못하게 된다. 대신에 집에서 할머니와 남아 공부를 해야 하는 엄명이 내려진 것이다. 실비아가 불쌍했던 두 동생은 벼룩시장에 실비아가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의 동물을 맡아준다는 광고를 몰래 냈고 이윽고 몰려온 손님들의 동물을 모두 맡게 된다. 동물을 맡는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결국 모두에게 기쁜 마음으로 돌려준다. 

내 주위에 실비아 같은 사람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른 사람이 키우던 동물을 아무런 금전적인 이득 없이 맡아준다는 게 쉬운일이 아님을 강아지를 키우면서 알게 되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에서는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수도 비교적 적고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매우 많기 때문에 동물을 위한 사소한 복지조차 잘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어딘가에 동물을 사랑하는 누군가가 차려 놓은 여름 동물원이 존재하지는 않을까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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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내지 않고 핀란드까지 - 스무 살 때는 알 수 없었던 여행의 의미
박정석 지음 / 시공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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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렇게 감상적인 책을 읽는 기쁨이라니. 카페에 앉아서 커피와 함께 아주 맛있게(?) 읽었다. 2009년에 저자가 동유럽을 여행하고 쓴 책인데, 우연히도 나도 그 때 당시에는 유럽에 있었다. 영국에서 연수 중이었지만 유럽여행이라고는 영국을 벗어나서 프랑스에 가 본 게 전부였었는데, 늦게나마 이 책을 통해서 동유럽의 매력에 빠질 수 있다니 그 때 가본지 못한 안타까움을 느낀 반면에 책으로나마 여행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강원도의 바닷가 마을에서 개와 닭들을 키우며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저자는 어느 날 문득 더 이상 일상의 권태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는 자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우게 되고 그 여행의 장소로 핀란드를 최종 목표로 삼는다. 터키를 시작으로 하여서 폴란드, 루마니아 그리고 라투아니아, 라투비아 그리고 에스토니아를 거쳐서 핀란드를 최종으로 한 여정이다. 저자와의 동행이 내게 더욱 감칠맛 났던 이유는 내가 영국에 다녀 온 후 여행서를 거의 읽지 않았기에 오랜만에 느낀 여행서만의 여유로움을 느꼈기 때문이고 돈 보다는 시간이 좀 더 소중해지는 나이가 된 저자의 여행관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느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외국을 다녀온 후 변한 내 모습의 가장 주된 원인은 바로 현지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이었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떠나기 전에 내가 만났던 사람들은 나와 공통된 문화와 관습을 가졌기에 크게 다름을 느끼지 못했었다. 그러나 외국에서 만났던 다양한 국적의 여러 친구들은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 싶을만큼 내 인생관과 안목 그리고 가치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 후 나는 여행서에서 저자가 동행 길에 만난 여러 친구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저자와 함께 했던 스위스 친구인 줄리안이 이 책에 더욱 매료될 수 있게 한 이유가 되었다. 실제로 내가 본 스위스인들은 자국에 대한 애국심이 굉장했고 친절하지 못한 공통점이 있었는데 줄리안 또한 아이덴티티가 굉장히 강하고 평범하지 못한 여러 면모가 독자를 더욱 즐겁게 해 준 듯 하다. 

유럽에 있었을 때는 어찌나 한국과 한국 음식이 그립던지. 책을 읽으면서도 저자의 그리운 마음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다시 떠나겠냐고 누가 물어본다면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는데 이제는 아주 조금씩 내가 속한 곳에서 벗어난 다른 나라를 다시 한 번 여행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 때도 이십대였고 지금도 물론 이십대이지만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만큼 이제 다시 유럽 땅에 발을 딛게 된다면 그 때와는 다른 마음으로 여행해 볼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고나 할까. 아마 저자처럼 좀 더 나이를 먹은 삼십대에는 모험과 같은 여행이 아니라 즐기면서 여유있게 여행하는 내 모습으로 변하게 될 것 같기도 하다.  

동유럽만을 여행했다고 떡하니 내놓은 책을 처음 읽어보았다. 지금까지 무수히 뉴욕과 런던 등의 메트로폴리탄에 대한 여행서들을 읽어왔고 실제로 내가 그 곳으로 갔을 때에는 책에서 소개해준 곳들은 책에서 봤던 느낌과 너무나도 달라서 실망했던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오랜만에 읽은 이 책이 그런 여행서들의 편견을 깨 준 것은 차치하고 오랜만에 유럽을 책으로 만나볼 수 있었던 반가움과 그리움이 내 마음 한 켠에 새록새록 피어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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