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참자 ㅣ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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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처음 접했던 때가 2006년이다. 대학교 1학년 때였다. 그랬다. 내 대학생활의 시작과 함께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한 탐독도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히가시노 게이고라고 하면 내 청춘과 함께 했던 캠퍼스가 떠오르고 그 때의 내가 떠오른다. 그 후 유명해진 그의 작품을 영화로도 만나볼 수 있었는데, 몇 년 전에 명동에서 보았던 한국판 <용의자 X의 헌신>은 '글쎄올시다'라는 반응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책을 읽었을 때의 임펙트와 흥미진진함을 뺀 건조함밖에는 남지 않았고, 추리와 로맨스 둘 다 초점이 뚜렷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히가시노 게이고의 수많은 작품들을 접해왔고, 그 중에는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작품도 있고 아니 작품도 있다. 최고의 작품은 단연 <백야행>과 <레몬>인데 아쉽게도 이 책 <신참자>는 그 최고의 반열까지는 올리기 힘들 듯 하다.

 

보통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는데 이 책을 샀던 이유는 도서관에서 대출하려면 수일을 기다려야 하거나 수일을 기다려도 책이 너무 더러워서 읽기 찝찝한 이유 뿐만이 아니라 얼마전에 어디선가 보았던 여름맞이 추리소설 추천리스트라는 기사에서 이 책이 1위에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샀다.

 

책에 대해 논하기에 앞서 '신참자'라는 단어가 흔한 단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나는 한 번도 이런 단어를 썼던 기억이 없다. 몇 번 들었던 것 같긴 한데, 생각해보니 신입사원이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나마 '신참자'가 낫긴 한 듯 하다. 책의 주인공인 신참자는 가가 형사라는 인물인데, 여느 일본 소설이 그렇듯 보통 캐릭터는 아니다. 형사로서의 명석한 두뇌, 예리한 관찰력과 따뜻한 마음을 지녔는데 오히려 이런 캐릭터를 너무 많이 봐서 참신성이 떨어진다라고 까지 생각할 수 있겠다. 책의 주된 내용은 중년여성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내용인데, 가가형사가 동네의 가게를 하나씩 돌며 각각의 스토리를 풀어낸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그 스토리가 매우 아름답다는 것이다. 사실 일본소설 많이 읽다보면 이런 내용 또한 그리 놀랄 정도는 아니다.

 

예리함과 차가움의 한편으로 따스함이 녹아든 추리소설이라는 점이 <신참자>의 특징이겠으나, 허를 찌르는 반전, 여름날씨에도 소름이 돋을 정도의 추리소설 같은 추리소설과는 어딘가 거리가 멀다고 하겠다. 그리고 이 작품만큼은 어설픈 한국 영화로 제발 만들어내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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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만의 커피 로드 - 아랍과 유럽으로 떠난 커피 여행
박종만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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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대한 기억들을 더듬어보았을 때 내가 10대 였던 시절에는 지금처럼 커피전문점이 없었다. 고2때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제뉴어리'라는 커피숍을 보았었는데, 당시에 친구랑 나는 학생의 신분으로는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고 판단했었다. 그렇기에 사실상 내가 커피전문점에 출입하게 된 때는 대학생이 되고 나서부터다.

 

대학생이 된 이후 처음 스타벅스를 알게 되었고, 커피빈을 비롯한 여러 커피전문점들을 매일같이다니게 되었다. 레포트를 써도 집보다는 카페를 선호했고, 친구를 만나도 꼭 가는 곳이 카페였으며 더우면 더워서갔고 추우면 추워서 갔다. 그 당시에도 커피 한 잔에 사천원을 호가했었음에도 자주 갔던 것을 생각하면 내가 도서관 다음으로 삼던 놀이터였던 듯 하다. 혼자서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카페는 사실 무척이나 매력적이었었다. 해마다 책을 백 권 넘게 읽었었던 그 때, 아마 그 독서의 공간은 거의 카페였었던 듯 하다. 돌이켜보면 내 인생에서 20대의 삶은 카페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내가 커피를 잘 아느냐? 그건 아니다. 어디 커피가 맛이 어떻다라고 하면 그냥 그렇구나 싶다. 비단 커피뿐만이 아니라 맥주도 그러한데 커피와 맥주는 브랜드마다 맛이 오묘하게 다를 뿐 사실 거기서 거기이지 않나? 커피의 경우에는 그저 각성에 도움을 주는 카페인의 역할로서만 의미가 있을 뿐이었으며 지금 역시 그렇다.

 

다행이지 불행인지 회사 근처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커피숍 사이에서 커피의 가격은 점점 더 경쟁력이 높아져서, 요즘에는 단돈 천원으로 아메리카노를 즐길 수 있는 커피숍을 단골로 삼았다. 단돈 천원이지만 벽에 걸려있는 수많은 바리스타 자격증들을 보노라면 씁쓸함을 금할 수가 없다. 청년 창업의 가장 만만한 아이템으로서 정말 실력 있는 바리스타이지만 그만큼 커피 가격을 높이면 자연스레 손님이 줄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말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은 커피전문점의 홍수 속에 있다. 그러나 우리는 커피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나? 커피의 역사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에서 넘쳐나고 있는 커피의 역사에 대해서 불현듯 궁금해졌다. 그래서 이 책이 그 역사를 더듬어서 커피와 카페의 역사에 대해서 잘 제시해주고 있다. 저자의 여정이 이슬람 국가에서부터 시작되어서 유럽에 이르기까지 매우 알차다. 그러나 역사보다 커피기행에 더 무게가 쏠려 있어서인지 책을 읽고 나서 커피의 역사에 대해서는 사실 명확하게 기억되지 않는다. 그저 저자가 여행한 국가들에서 커피는 그들의 역사와 문화를 창조하는 음료 이상의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커피를 생산하는 국가에서의 커피와 카페를 탄생시킨 국가들에서는 지금의 대한민국에서의 삐까뻔쩍하고도 세련된 카페 그 이상의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이 점이 우리와 그들의 가장 크고도 극복할 수 없는 차이점이다.

 

저자의 커피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철학 그리고 애정을 책만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현재 커피 박물관과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여 검색해보았다. 책의 여정 속에서 박물관에 전시할 여러 커피잔에 대해서 매우 호기심이 생겼다. 직접 눈으로 보고 또한 직접 고급 커피가 어떤 것인지 체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조만간 방문할 계획을 세웠다.

 

커피는 비단 음료로서의 기능으로만 그치는게 아니다. 문화를 창조하며 또한 역사를 창조하는 것이다. 과거 유럽의 커피하우스들이 그러했으며, 지금의 커피전문점 또한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그저 저렴한 커피 한 잔으로 잠을 깨우는 용도로서의 커피보다는 좀 더 맛을 알고 역사를 알아야 함은 커피 애호가의 필수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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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잠시나마 자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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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속의 여성 그리고 이슬람- 베일을 통해 본 이슬람 문화
오은경 지음 / 시대의창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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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차이나 로망 -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을 즐기는 인도차이나 로드맵
강석균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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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이 봤어도 안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못봤다. 그런데 바로 내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들 중의 하나였다. 누군가 내게 여행좋아하냐고 묻는다면 늘 '그닥'이라는 답으로 나는 그런 대세와는 다르다는 뜻을 표했었다. 그 당시 나는 한 마디로 소위 말하는 '집순이'였고,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는 말을 철학으로 삼아 여행이라고 해봐야 인근 가평이나 갈 정도였다. 심지어 남들 한 번 시간 내서 가보기 힘든 유럽 대륙에서도 가 본 나라라고는 영국과 프랑스가 전부이니 정말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얼마전에 출장으로 미국을 갔었는데 일생 동안 가볼 수 있는 곳은 최대한 많이 가 보자 라는 신념을 가진 다른 회사 남자 직원 분이 인상적이었다. 그 분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정말 놀랍도록 대단한 체력에 실제로 매일 새벽 다섯 시 반부터 숙소 근처를 열심히 돌아다녔다. 물론 그토록 해외 출장이 잦은 분의 영어 실력은 차치하고, 외국인 앞에서의 매너 없는 태도에 그야말로 내 일생에 처음으로 본 진정한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게 반전이었지만 말이다.

 

이번 달 까지만 회사를 다니고 다음 달 부터는 나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다. 늘 그렇듯이 누구나 일상에 쫒겨 있다가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할 때는 여행을 한다. 여행을 좋아하지 않았던 나는 지금까지 이런 방법을 한 번도 쓴 적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말레이시아로의 여행은 확정이 되었으며, 인도차이나의 다른 국가도 무척이나 가 보고 싶은데 그 중에서는 베트남이 가장 끌린다. 막연히 끌리지만 다른 사람의 여행기를 읽는다면 더욱 끌리거나 실망하거나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이 책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도움은 커녕 이렇게 재미없는 여행책은 처음이다. 여행을 앞둔 독자를 위한 가이드북 겸 저자의 여행기이기도 한데 그 무엇하나 제대로 갖추어진 게 없는 듯 하다.

 

감성을 뺀 담백함만을 보여준 가이드북에 가깝지만 담백함보다는 건조함이 더 느껴졌던 것은 여행책에 필수인 사진조차 너무 부족하였기 때문이다. 각 나라의 여행기 끝 부분의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에 대한 간략한 소개글이 사실은 너무나도 비슷하여서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성의가 느껴지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제목에 로망이 붙었지만 이 책으로 인해 오히려 로망을 상실해버린 느낌이다.

 

또렷한 색을 가진 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무척 아쉬웠으나 인도차이나에 대한 내 관심은 더욱 높아졌으니, 아주 수확이 없던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는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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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여행자 - 히말라야 도서관에서 유럽 헌책방까지
김미라 지음 / 호미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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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부터 무언가에 강렬히 끌렸으며, 지금도 그러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삶의 낙이자 스승이며 친구도 되어주는 그 무엇은 바로 '책'이다. 내게 책은 그런 존재다. 얼마나 다행인지, 책이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았을지 상상할 수 없다. 또한 이 세상에 이토록 많은 책이 있다는 것 또한 내게는 얼마나 행운인지 모르겠다. 읽을 책이 하루에도 수만권씩 쏟아지는 지금 책의 홍수 속에서 옥석을 가려 읽어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가려 읽지는 않기에 그저 행복할 따름이다. 물론 자연스레 손이 가는 장르가 있긴 하지만 내 목표는 세상의 수많은 책을 다 읽는 것이었고, 현재는 그 꿈이 거의 불가능함을 알지만 그래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이 다른 이들에게는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히 하기 위한 목적일 수 있지만 내게는 한 가지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더 많은 책을 읽기 위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에 머물고 있었을 때 열심히 도서관을 다니며 책을 빌려서 읽곤 했다. 우리나라에 없는 책을 다른 나라의 언어로 읽는 다는 것에 굉장한 희열을 느꼈었다.

 

여행을 하면 혹자는 그 지역의 마켓이나 시장을 꼭 가보라고 하지만 나는 도서관과 서점을 꼭 가본다. 그것이 그 나라의 국민들의 지적 수준을 보장한다고 생각한다. 경건한 교회나 성당 못지 않게 도서관 또한 그 경건함을 지닌다. 도서관은 그런 곳이다. 세계 어디에 있던 지식과 지혜의 보고임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 나 못지 않은 애서가가 있다. 히말라야 산 속에 있는 학교를 다니며 아주 어렸을 적 처음 책의 매력에 빠지게 된 이후, 그녀에게 책은 운명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마치 동화처럼 말이다. 구성은 전반적으로 책에 대한 단상과 경험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어떤 글이든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주옥같은 여러 서점에 대한 소개글 또한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솔직히 왜 책 제목이 책여행자인지는 알 수 없을만큼 여행에 대한 부분이 미흡했던 점이 아쉽긴 했지만 말이다.

 

햇살 밝은 날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 하며 책 읽는 행복을 누릴 수 있는 한 나는 지극히 행복한 사람임을 느낀다. 내게 책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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