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 땡기는 날
다케노우치 히토미 지음, 김진희 옮김 / 애니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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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퇴근하고 집에 와서 저녁식사를 한 후에는 노곤해진다. 늘 그렇듯 언제나 책을 읽으려다가도 몸이 쳐져서 언제부터인가 노트북을 뚝딱거리며 맥주 한 캔을 먹는다. 아직까지도 맥주의 맛이 어떤게 맛있는지 모르고 싸구려든 고급 맥주든 그냥 있으면 먹는다. 누굴 만나는 것도 귀찮고 거하게 마시는 것도 싫어해서 이렇게 심플하고 담백하게 한 캔 먹는게 제일 좋다.

 

술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지만, 가끔 즐기는 혼술의 매력을 느껴보고자 혼술에 대한 만화책을 읽었다. 적립금이 생겨서 어떤 책을 살까 고민하다가 택한 책이다. 가끔 그림이 들어간 책을 읽는 그 느낌이 좋다. 딱히 머리 쓰면서 생각할 필요도 없고 가독성도 높기 때문에.

 

일본만화이다보니 일본인들이 주로 마시는 술을 소개해주고 있다. 여러 종류의 술에 대한 굉장히 간략한 소개 위주로 되어 있으며, 특별한 내용과 줄거리는 없다. 음식에 대해서 스토리를 겸비한 책을 원한다면 이 책은 무미건조하다.

 

술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알고 싶지 않아서 이 책으로 큰 도움을 얻을 것 같지는 않다. 술을 좋아할수록 건강은 반비례로 나빠지기 때문에 절제하는 편이다. 술이란 늘 적당해야 한다. 그리고 편한 마음으로 즐겨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맨날 회사라는 공간에서 쳐 봐야 되는 인간들을 퇴근 후 회식이라는 명목으로 술을 함께 하며 시간을 오버해서 마시는건 욕이 나올 만큼 불쾌하다. 그렇다고 친한 사람들과 방심하며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들이붓다가 구토와 숙취에 고생하는 건 더더욱 싫다. 역시 술은 '과유불급'의 정신으로 먹어야 함이 옳다.

 

달콤한 맛을 좋아하는터라 요즘에는 칵테일에 흥미가 생긴다. 적당한 알콜 도수와 달콤함이 겸비된 매력이란.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뭐랄까.... 칵테일과 같은 책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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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 - 이다혜 기자의 페미니즘적 책 읽기
이다혜 지음 / 현암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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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부터 우리는 얼마나 '여자라서', '여자이기 때문에'라는 말을 들으며 살아왔는지... 지금은 둔감해질 정도가 되었다. 이런 말들이 뿌리가 되도록 듣고 자라서인지 나도 모르게 '여자가 어떻게...' 혹은 '여자니까'라는 말을 하기 시작한다. 무척이나 부끄러운 일이며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알고 있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이 보는 현상들이 있는데, '여자'라는 걸 무기삼아서 많은 여자들이 행하는 행태이다. 결혼하기 전에 대충 직장생활 하다가 결혼하면 관례적으로 회사를 그만두거나 혹은 임신을 하면 그만두는 것이다. 많이 보아왔다. 맞벌이를 하며 아이를 키우는 건 힘든 건 알지만 결혼을 하면 무조건 회사를 그만둔다는 것... 그 이유가 그저 여자이기 때문에... 이것 하나만을 보자면 같은 여자로서 부끄럽고 왜 여혐이라는 말이 생긴 줄 알것도 같다.

 

얼마전에 읽었던 북유럽을 소개하는 책에서 북유럽의 남녀평등 문화를 배울 수 있었다. 이 문화가 뿌리깊게 내릴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여자들의 남성과 동등한 대우를 원하는 태도 덕분임을 알게 되었다. '여자니까'라는 말은 일단 그 나라에서는 통용되지 않으며, 오히려 여자이기 때문에 특혜를 받는 것 또한 여자들이 원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얼마나 선진적인 문화의식인가.

 

이 책을 보자면 일단 책 자체가 쉽게 읽혀지지는 않았다. 저자가 그저 뒤죽박죽으로 생각나는대로 써놓은 느낌이랄까... 뭐 그 속에서도 한가지 주제를 따지자면 '페미니즘'이지만.... 좀 더 내용이 정리가 되고 친절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이렇게 난잡한 내용은 내가 내 개인 블로그에 리뷰를 되는대로 쓰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본다. 다른 점은 저자가 쓴 책은 많은 독자들이 돈을 주고 구입하는 책으로 나오지만, 나는 내 블로그에 개인적으로 업로드하는 선에서 끝난다는 점.

 

아! 책을 읽으며 한 가지 크게 깨달은 점이 있었으니, 앞으로 다시는 '미망인'이라는 말을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남편이 죽었으니 함께 죽었어야 되는데 죽지 않은 여자라는 뜻이라니.... 이런 미친 단어가 있으랴.

 

특히 한국에서는 어렸을 적부터 남아선호니, 남자가 우선이니 하는 말도 안되는 문화가 뿌리깊었기에 아직 이 뿌리가 근절되었다고는 할 수 없는데, 이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은 바로 여자들의 위와 같은 태도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내가 봤을 때 페미니즘이 페미니즘다워질 수 있기 위해서는 남자들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저런 여자들의 태도 역시 고쳐야 될 사항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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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
엠마 후퍼 지음, 노진선 옮김 / 나무옆의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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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떠난다. 바다를 보기 위해서. 남편에게 쪽지 한 장을 남기고 떠난다. 그리고 무작정 걷는다. 땅 끝으로....

 

이야기로 풀어내자면 매우 간단하거나 매우 길거나....

 

아직 이 책을 덮고 난 후에도 어려움이 느껴진다. 내가 깊이 공감이 가지 않았던 것 같다. 혹은 딱 떨어지는 서사를 원했거나 줄거리가 좀 더 드라마틱하거나 쉬웠으면 하는 아쉬움 때문일지도...

 

내가 좀 더 나이가 좀 더 들어서 이 책을 다시 읽게 되면 다르게 읽힐 수도 있을 것 같다. 즉 에타가 이해될 것 같다. 작품 속 에타는 나이가 여든이 넘은, 이제 인생의 황혼이 지나고 있는 나이이기에...

 

때로는 내 인생의 사랑이든 추억이든 그 무엇이든 지난날을 가만히 떠올려보며 에타처럼 무작정 혼자 걷는 여행을 떠나는 건 어떨까? 사실 내게 지난날의 기억들은 달콤함보다는 쓴 기억이 더 많아서 잘 모르겠다. 여행이 고행이 되어서는 안 될 일이기에.. 그리고 지금까지 숱한 날들을 나는 일상에서 걷거나, 먹거나, 운전하거나 그 어떤 행동을 하면서도 지난 날들을 다시금 떠올렸다. 나의 나쁜 습관일테지. 언제부터인가 앞으로를 향한 마음보다는 과거에 얽매여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이런 내가 답답하다.

 

잔잔하고 유려한 작품 이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큰 일에도 크게 동요되지 않음을 뜻하는 것 같다. 지난 날의 에타가 사랑에 가슴 앓고 뜨거웠던 마음이 노년의 그녀에게는 담담하게 느껴지는 추억으로 다가오듯 말이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고, 인간이란 그런 존재일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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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의 날개 ㅣ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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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는 뭐랄까..... <백야행>과 <레몬>의 임펙트가 그 후의 작품들에서는 좀처럼 찾기가 힘들다. 내가 정말 경멸해 마지 않는 억지 신파, 억지 교훈, 억지 메세지를 추리라는 이름으로 전해주고 있어서 매우 실망스럽다.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해야 더 적합할 지경...

실망이 점점 커지다보니 이제는 그의 작품에 대한 기대도 하지 않게 되고, 언제부터인가 삼류 소설 작가였구나 싶다.

 

<기린의 날개> 역시 억지스러움을 버리지 않았다. 시작은 흥미로운 살인사건으로 시작하지만, 실마리의 해결은 역시나 쥐어짜기이다. 이 작품의 쥐어짜기 교훈은 '스스로를 속이지 말기'라고나 할까. 고등학생들에게 앞으로 스스로에게 떳떳하게 살아라고 전해주기에는 적합한 책이다.

 

쥐어짜기만큼이나 책의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느낀 것은 사건의 실마리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살해 된 두 명 중 나머지 한 인물의 죽음에 대해서 의문이 남는다. 어떻게 팩트가 아닌 넌팩트 소설에서 이렇게 명확하지 않은 끝을 제시할 수 있을까?

추리소설로서 자격이 없다고 해도 심한말이 아닌 듯 하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랄까... 혹은 다작하는 작가에게 브레이크가 필요한 걸까. 내가 배우 황정민을 싫어하는 것 처럼 히가시노 게이고의 무턱대고 다작하는 부류 중 하나에 오른 것 같다. 작품들의 떨어지는 완성도에 독자들이 왜 만 원 이상의 돈을 투자해야 하는 걸까. 이건 독자에 대한 농락이다. 진정한 프로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서 작품을 만들어내는 장인 정신을 가진 이들이다. 직업을 막론하고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히가시노 게이고는 그런 프로정신을 가진 것 같지는 않다.

 

실망이 연속적이다보니 이제는 그게 당연하게 느껴진다.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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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하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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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 소설은 흡인력이 굉장하다. 그러나 계속 읽다보면 음울한 잿빛 분위기를 지닌 서사성에 질려버린다. 처음에 <빅픽처>를 접하고, 책 표지에 매료되었다. 히가시노 게이고나 미야베 미유키처럼 동일 작가가 펴낸 소설이 쏟아져 나와도 어떤 책은 양장이고 어떤 책은 페이퍼북이다. 일관성이 없다. 그런데 더글라스 케네디는 동일 출판사에서 독점적으로 출간해서인지 나름의 책 표지 디자인의 일러스트에 일관성이 있다. 일러스트 또한 독자를 매료시킬 정도로 예뻐서 그의 작품이 나오면 꼭 손이 가게된다.

 

그런데 <데드 하트>를 읽고 난 후에는 글쎼다 싶다. 이번 작품이 회색빛이 가장 심했다고 볼 수 있을 만큼 우울하고 극단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건 무슨 하드보일드도 아니고 호러물도 아닌 것이 내용이 황당하다. 삼류 소설 작가가 써도 된다고 싶을만큼 이번 작품은 정말 별로 였다.

 

인생을 살며 희망이라곤 가져보지 않은 채 시간 가는 대로 사는 미국인 신문기자가 느닷없이 여행차 호주로 떠나게 된다. 정처 없이 다니던 중 한 여자를 알게 되고, 이 여자가 살고 있는 마을에 강제로 끌려가서 여자와 결혼한다. 그 후 탈출을 감행한다.

 

내용은 매우 단순하다. 호주의 찌는 태양과 불모지가 책의 표지 느낌과 잘 어울린다. 

 

이제 더글라스 케네디의 색을 알 것 같다. 좋은 곳과 좋은 것이 아닌 더럽고 추악한 것과 그것을 배경으로 하는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컨셉이랄까. 어쨌든 <데드 하트>는 그만의 색을 잘 살렸으나 너무나도 부족함을 보여줬기에 실망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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